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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로 한번에 잡고 다 읽어내지않고 좀 간격을 두다보면, 정신없는 일상에 책의 내용을 잊어버리곤 한다. 장편을 읽다가 또 일하다 간만에 잡아서 '앞에 뭐였드라' 할때의 그 난감함과 간지러운듯한 짜증이 날때, 그럴땐 추리단편이 정말 최고다. 그리고 원래 맨처음 매혹된 것도 로알드 달이나 스탠리 엘린 등의 단편이였다. 후자의 경우는 단편의 '헨리 제임스'여서 짧아도 낭비되거나 소용없는 단어가 있을 수 있는 단편 속에서도 그 어떤 하나 필요없는 단어와 문장이 없다는 평을 듣는, 읽다보면 그 쫀쫀함과 임팩트있는 엔딩에 짜릿하고 뿌듯한 만족감을 안겨주곤 했다. ![]() 맨처음에 실린 '최후의 메세지'는 본격미스터리작가클럽의 앤솔로지에 실렸다고 하지만, 그보다는 다른 작품들이 더 좋던데.. 보이스피싱에 관한, '어라, 어라?'는 후후 ^^ '마지막 한마디'는 음, 이거 향후 영업을 위한 청부살인업자의 완전범죄 모색인가 싶은 생각이 들도록, 작품이 끝난 이후의 이야기가 머리속에 그려지면서 궁금해졌고, '차안의 매너'는 어째 안타까움이... '경사스러운 날'은 뿌듯한 감동이, '몸은 기억하고 있다'는 비소를 많이 쓰는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가 생각나면서, '부인은 왜 놀라는걸까? 혹시 당신도!!!!!'하며 맞받아치고 싶은 심정이 들었고, '예쁘지 않아도 괜찮아'는 하하, 예전에 유행했던 몰래한 성형수술과 2세에 관한 유머가 생각나서 ㅎㅎ '오렌지 씨앗 두개'는 으시시함이, '귀에 남는 멜로디'에서 결정적으로 작가의 수법을 감지하였다. 실컷 오해하게 해놓구서.. (다만, '주먹밥군'은 좀 억지스러웠단 느낌. 가족중에 누가 어떻게 될지는 일년에 벌써 알았다고??) 약간 O. 헨리 풍의 오해로 벌어지는 '뜨아'한 엔딩에 잠깐씩 빠져들어도 일상과 독서, 둘 모두 아무런 지장없는, 신선한 방식이었다. 짧다고 너무 후딱 읽지마시길. ...단편소설을 즐는 법은 여러가지가 있다....특히 소설을 읽는다는 재미에 관해서 말하면, 묘사를 즐기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장편의 묘사와 단편의 묘사는, 그 방법이나 감각적인 면에서,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소설은 이미지의 예술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 이미지를 보여주는 것이 전혀 다르다. 장편에서는 10매로 희미한 이미지가 독자의 머리에 떠오르고, 20매로 희미한 이미지가 독자의 머리에 떠오르고, 50매로 그것이 차츰 명확한 상을 갖게되고, 100매로 완성된다는 느낌이 있다. 만들어진 이미지는 다의적이고 입체적이며 때로는 독자를 압도하는 듯한 박력을 갖는다. 단편은 그렇지 않다. 2행이나, 3행으로 이미지를 떠오르게 할 수도 있다. 그 이미지는 순관적인 관망이다. 그러나 독자의 감성을 날카롭게 찌른다. 그곳에서 흘러나온 피가 언제까지나 마음에 남는 일도 있다..... - [베스트미스터리 (1999, 태동출판사)의 기카가타 겐조 (일본추리작가협회이사장)의 머릿말 중에서 p.s: 케멀먼의 [9마을은 너무 멀다]와 레이몬드 챈들러의 [기나긴 이별]을 조합한 암호문의 단편, '아홉잔째는 너무 빠르다'는 위에 이미 실렸는데, 또다른 단편선 제목으로 쓰였다 (근데, 작품속 사람들, 정말 뭘모르고 저 암호문을 만든건 아니겠지?). 위에 실렸던 '제목의 유래'에 나왔던 '일구이언한 혀는 천국에 간다'란 말을 사용해서.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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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리뷰를 쓰기에 앞서 해당 도서가 단편일 경우에는 혼자서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곤 합니다. 아무래도 본문의 내용 자체가 짧다보니 주의하지 않으면 스포일러 투성이의 리뷰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번 단편집은 하나의 이야기가 4페이지입니다. 번역 과정에서 조금 길어지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그래도 60편의 이야기는 각각 2장을 넘어가진 않습니다. "이 책이야말로 사건이다!"라는 감상평이 존재하는 것도 이 압도적인 짧은 분량 속에서도 하나의 '완결된 이야기'가 담겨져 있기 때문일 겁니다.
"뭐야, 왜 그래?" 그녀가 목소리를 낮춰 재빨리 대답했다. "모르겠어? 형사 남자친구에게 전화한다는 설정이야. 그냥 적당히 맞춰줘." 그러고는 다시 목소리가 커졌다. "일반 승용차를 타고 있다고? 뭐야, 경찰차 한번 타보고 싶었는데. …중략… 사건이라고 말하면 되잖아. 살인마에게 습격당한 미모의 여사원을 구하기 위해서 현장으로 달려가는 거라고. 뭐? 좋잖아, 미모의 여사원이라면. 이럴 때는 미인이라고 말하는 법이야. 상식이잖아." 그녀의 연기에 나도 모르게 쓴웃음을 지었다. 이러니까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15p
그녀는 낯선 남자가 아파트 우편함을 뒤지고 있었기에 그후로부터 약 한 달 동안 본가에서 출퇴근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마침 오늘 본가로 돌아가는 중에 또 다른 낯선 남자-우편함을 뒤진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젊어보였기 때문에 다르다고 판정-가 자신을 쫓아오고 있는 것 같아 두려움에 통화를 하면서 귀가를 서두릅니다. 그녀는 경찰을 부르는 게 어떻냐는 말에 "아, 그거, 괜찮을지도 모르겠다"라고 대답하더니 곧이어 경찰 남자친구를 둔 여자친구 모드로 통화를 이어나갑니다. 그 모습에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다시 한 번 그녀를 향한 애정을 확인합니다. 그리고 그녀의 연기가 통했는지, 그녀의 뒤를 쫓던 남자는 이내 골목에서 모습을 완전히 감춰버립니다.
나도 안심했다. 남자는 정말로 조깅하던 중에 잠시 쉬기 위해 천천히 걷고 있던 것뿐이었는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그녀에게서 떨어져주어서 다행이다. …중략… "그렇구나, 알았어." 그녀의 목소리는 밝았다. "그러면 이대로 전화하는 척하면서 돌아갈게. 오늘 고마워, 리사." 그녀는 리사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전화를 끊었다. 나는 도청기의 이어폰을 빼고 귀를 가볍게 주물렀다. -15p
이처럼 독자들은 곧 그녀가 통화를 하고 있던 상대방과 '나'가 동일 인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나'는 그녀의 귀가를 기다리고 있는, 약 한 달 전 그녀의 아파트 우편함을 뒤졌던 남자인 것입니다.
사실 초단편(쇼트쇼트스토리)이라는 말을 들었을 시, 저는 호시 신이치가 1순위, 츠츠이 야스타카-'시간을 달리는 소녀'의 작가로도 유명-가 2순위로 떠오르긴 합니다. 그렇기에 아오이 우에타카의 『4페이지 미스터리』가 참신하다고는 생각하지만 문학사에 한 획을 그을 만한 역사적 사건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 부분에서는 호시 신이치의 업적이 압도적으로 크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4페이지 안으로 미스테리, 서스펜스, 홈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를 '성공적으로' 담아냈다는 점에서는 작가의 천재성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을 듯합니다. 장편 소설이 부담스럽거나 퇴근길에 주로 독서를 하시는 분들처럼 짦은 분량 안에 강한 스토리를 원하시는 분들에겐 정말 문자 그대로 하나의 사건과 같은 책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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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미스터리 소설을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하드보일드의 거장 챈들러를 읽기 시작했고, 중국 판관 디런지에의 활약을 담은 《디 공 시리즈》도 읽었습니다. 아가사 크리스티 여사의 명작도 다시 집어 들었습니다. 하나같이 놀라운 재미와 감동을 전해주었습니다. 아! 브램 스토커의 《드라큘라》도 다시 읽었습니다. 역시 고전의 힘은 위대합니다. 그러던 중 업무와 관련된 책을 찾기 위해 서점을 뒤지다 눈에 들어온 것이 바로 이 책이었습니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았고, 그 형식도 무척 신선했습니다. A4 두 페이지 분량으로 끝내는 한 편의 미스터리. 개인적으로는 마음 급한 한국인들의 성격에 딱 맞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미 《스릴의 탄생》 서평에서 말한 바 있지만, 일본은 우리보다 상당히 앞서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을 서구로부터 받아들였습니다. 그 후 꾸준히 장르를 발전시켜왔고, 지금은 나름대로 탄탄한 토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책 역시 그러한 전통과 경륜을 바탕으로 만들어질 수 있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직업상 제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바로 간결함입니다. 모든 글에 적용되는 진리이지만, 특히 기사는 간결함이 생명입니다. 중언부언 글이 길어지면 읽는 이의 집중도도 떨어지고 글이 갖는 생명력도 사라집니다. 때문에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언론계 거장들은 언제나 “지금의 글을 반으로 줄여라!”라고 주문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짧은 글에 기승전결을 담고, 놀라운 반전까지 포함할 수 있다는 것은 그야말로 너무나 부러운 재능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자가 고품격 미스터리 단편 전문 작가로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이러한 간결함의 원칙을 철저히 지키기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책은 모두 60편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조금은 오싹한 호러부터 블랙 유머, 따뜻한 가족 드라마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이 한 권에 모두 담겨 있습니다. 일단 행복했습니다.(^^) “이건 뭐 거의 천재 수준인걸!”하고 놀라게 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어떻게 정해진 짧은 분량 안에 이렇게 다양한 이야기를 창조할 수 있었을까. 그만큼 저자의 내공이 대단하다는 것이겠죠. 편당 이천 자 이하, 원고지 열 장 분량입니다. 우리말로 번역하는 과정에서 조금 늘어났지만, 원문은 딱 그만큼의 길이라고 합니다. 감탄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옮긴이는 각 작품을 한꺼번에 읽지 말고, 출퇴근길을 이용해 한두 편씩 아껴서 읽을 것을 권유했습니다. 하지만 전 결국 역자의 우려대로 단숨에 읽어버리고 말았습니다. 때문에 조금은 아쉽습니다. 아껴 두고 야금야금 보는 재미를 놓쳤으니까요. 자기 아내를 죽여 달라고 청부한 살인업자가 바로 아내였던 멍청한 남자의 이야기, 살인의 기억을 계속 반복하는 딱한 아저씨, 살인죄를 짓고 마지막 판결을 기다리던 남자를 구해준 이들의 정체는? 자신만 모르는 수 십 년 전의 자신의 모습, 하지만 다시 찾은 고향에서 그의 정체를 알려주는 버스가 다가오는데…. 궁금하시죠~?(^^) 상당히 다양한 스토리가 포진되어 있는 《4페이지 미스터리》. 강력히 추천합니다. 단 부디 아껴서 읽으시길. |
4페이지 미스터리』는 결코 굻다고 할 수 없는 책에 총 60편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의 단편들로 채워져 있는데 이 이야기들은 원래『소설추리』라는 잡지에 2005년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7년간 연재했던 것들을 책으로 엮은 것이라고 한다. ‘아오이 우에타카’ 일본작가를 알면 몇 명이나 알겠느냐 만은 여하튼 처음 들어보는 작가였다. 그렇지만 이 ‘초단편’이라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고 구입할 당시에 너무 무거운 책들만 구입하는 것 같아서 “하나는 쉽고 편하게 읽자!”라는 생각으로 선택했다.
쉽게... 이 말이 부끄럽게 구입한지 3개월쯤 되어서야 다 읽을 수 있었다. 읽겠다는 마음을 먹고 읽어도 세 편 이상씩 읽기가 버거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워낙 짧은 이야기여서 불친절한 내용전개와 트릭으로 인해 편당 두 세 번씩은 다시 읽어야 하는 경우가 많이 생겼다. 특히 <역신의 귀가>같은 경우는 10번은 넘게 읽었는데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었다. 그래서 포기하고 다음 내용을 읽었는데 마지막 옮긴이의 말에서 역자가 힌트를 하나를 던져 줬다 그것은 역신疫神관한 주석에 유의 하며 읽으라는 것이었고 이제야 이해가 됐다.
60편의 작품들 모두 대단했지만 <록 온>,<유일한 목격자>,<운수 나쁜 날>,<차 안의 매너>,<흐리멍덩한 살인자> 아직까지 이해하지 못한 작품이 많아서일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는 이 5개의 작품이 너무 재미있었고 가장 기억에 남는다. 그리고 이미 말한 것처럼 이해하지 못한 편들이 꽤 있어서 잠들기 전이나 버스 탈 때 와같이 시간이 날 때 다시 읽어보는 것도 은근히 재미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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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과 그 발상이 특이하고 재밌어서 꼭 읽어보고 싶었던 책, 가볍게 몸푸는 느낌으로 다시 독서를 시작하며 잡은 책이다. 그러나, 오우, 대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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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전개가 4페이지에서 끝난다는건 장점이자 단점인 것 같다. 그런데 요즈음 긴 글을 잘 읽지 못하게 되는 나에게는 즐겁고 재밌는 책이었다. 앞내용을 기억하지않아도 되어서 띄엄띄엄 읽어도 재밌게 봤던것같다. 하지만 짧은 글에 반전요소를 다 담기에는 조금 부족한 점이 있었기에 별하나를 뺐다. 갈수록 조금 지루해지는 느낌이 없잖아 있었지만 그럼에도 재밌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고등학생 때 처음 읽었던 책이지만 1~2년에 한번씩 다시 이 책이 생각나서 또 읽어보게 된다. . |
방대한 스토리라인을 보여주는 장편소설도 좋지만, 가끔은 작가의 번득이는 아이디어를 보고 싶다면, 단편소설을 읽는것도 좋은것 같아요. 그래서 종종 단편소설을 읽지만, '4페이지 미스터리'는 단편보다 더 짧은 쇼트에 가까워요. 물론, 제목에서 알려주듯이 모든 이야기는 4페이지로 완성됩니다. 솔직히 제목을 보며 정말, 4페이지에 모든것을 보여줄수 있을까? 의심을 했는데, 기대했던것보다 너무 재미있게 읽었답니다. 추리소설이기도 하지만 블랙유머에 가까운 느낌이었어요. 아이디어가 좋아서 단편들을 좀 더 길게 장편으로 연장해도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점이라면,(어쩜 장점이 될수도 있는) 이야기가 짧아 계속 읽는것이 오히려 힘들게 느껴졌던 책이예요. 그래서 이 책은 천천히 하루에 두세편씩 읽게되다보니 다른 장편보다 오래 읽었답니다. (완전 화장실에서 읽기 좋은 책이였어요. ㅎㅎ) 그리고 4페이지에 모든 이야기를 끝내려다보니, 이야기가 친절하지는 않아요. 약간은 읽는분들의 상상력을 동원해야 진짜 이야기를 이해할수 있는 이야기들도 있답니다. 그래서 저도 몇편은 여러번 읽어 겨우 이해했어요. 지금도 제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신은 서지 않지만, 읽는 사람들의 해석에 따라 또 다른 이야기가 될수 있다는 점이 이 책의 큰 매력이 아닌가 싶어요. 짧지만 그래서 모든 액기스를 담으려고 노력하는 작가의 도전 정신이 마음에 들었답니다. 이 책을 출발로 그의 또 다른 작품들을 만나고 싶은데, 다음에는 단편이 아닌 장편으로도 만나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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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맘에 드는 작품이었다. 원래 단편소설을 편애하는 편인데, 이렇게 짧은 분량안에 임팩트 있게 작품을 풀어내는 것은 저자의 필력이 상당하다는 방증인 듯 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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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많이 사놓아도 매일 쌓아두기만 하고 끝까지 읽는 게 너무 힘들던 내게 이 책은 정말 딱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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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오이 유우와 성이 같아 매우 긍정적으로 책을 펼쳤건만 결과까지 긍정적이지는 않았던 책이었습니다. 저는 뭐랄까 대체적으로 책을 읽기전에 그 책에 대한 정보를 전혀 파악하지 않고 덥썩 집어드는 경향이 좀 있는데요, 그래서 좋을 때가 물론 더 많지만 이런 경우는 그 반대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그냥 제목만 4페이지 미스터리인 줄 알았는데 왠걸, 정말 4페이지 분량 숏스토리 묶음집이었던 것입니다. 그리하여 250쪽 분량에 작품이 무려 60편! 그리되었던 것이었던 것이었습니다. 흑. 나한테 왜 이러는 거야.
일본 작가 중에 그런 타입으로 아주 유명한 작가가 한 명 있습니다. 지금은 가셨나 아직 계시나 잘 기억은 안나지만 여하튼 호시 신이치라는 분이신데요, 우리나라에도 지식 여행이라는 출판사에서 한동안 시리즈가 나왔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지금도 나오는지는 모르겠습니다. 검색 따윈 각자 알아서 하도록. 이 냥반이 그러니까 살아 생전에 -그런 걸로 기억하지만 혹시라도 아직 계시면 쏘리- 쓴 작품이 무려 6천여편이던가 뭐 그렇습니다. 물론 이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만 대충 그보다 많으면 많았지 적진 않습니다. 가히 소설을 찍어내는 기계라고 해도 불가능한 수치라고 여겨지는 이 숫자가 가능했던 이유는 바로, 그가 숏다리 스토리의 조상쯤 되시기 때문입니다. 짧은 건 반 페이지에 끝나는 소설도 있으니까요. 그걸 소설이라고 해야할지 메모라고 해야할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만, 뭉치면 산다고 워낙 많은 작품이, 이른바 엽편들의 수가 엄청 많다보니 반페이지 분량도 결국 소설은 소설인걸로 인정받는 형국이었는데요, 말하자면 이분, 아오이와 어떤 관계일지 궁금한 이 작가 센세도 그런 타입이신 겁니다. 하지만 작품은 호시 신이치 씨의 것이 훨씬 재미있었씁니다.
물론 남미의 대표적인 거장 보르헤스가 그런 말을 하기는 했습니다. (북미에 스티비 원더가 있다면 남미엔 보르헤스 씨가 계신거니까 이 분의 말쌈은 조금 힘이 있습니다.) 소설이 길어 뭐해? 짧아도 할 말 다하고 재미있으면 그만이지. 그렇습니다. 보르헤스의 소설은 짧아도 재미있으므로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아마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르헤스가 그렇다고 해서 너도 그렇지는 않을 거야. 짧게 끄적여 놓고 보르헤스가 그랬다구, 하고 말했다간 삼선 쓰레빠의 달콤한 맛을 보는 수가 있다. 어쨌든 서사를 좋아하는 저로서는 단편보다는 장편을 선호하는 편이므로 당연히 엽편에 대한 애정은 그만큼 더 적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니 결국 이 작품집은 내용과 재미면에서 저의 개인적인 선호도의 편견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웠을 것입니다. (뭐는 안 그러냐구) 물론 그런 상황에서도 워낙 탁월한 실력을 보여주어 반대 생각을 송두리째 바꾸어 버리는 작품들도 종종 있습니다만, 불행히도 너는 아니다.
말씀드렸듯이 4페이지의 분량의 엽편이고요, 60편의 성향은 미스터리도 있고 호러도 있고 뭐 잡다합니다. 문장과 전개는 깔끔하니 나쁘지 않은 인상이었는데 간혹 뭔소리야? 싶은, 어쩐지 나사가 몇 개쯤 빠진듯한 느낌의 작품도 적지 않았습니다. 결론적으로 저한테는 별로였습니다. 재미라도 있었다면 모든 것이 용서되었겠지만 불행히도 그렇지는 못했기 때문에 이렇게 말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소설이 뭐, 아이디어를 자랑하는 수단은 아닌 거니까. 그러나 다양성은 인정해주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