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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라면, 내게 책이나 그림이나 방송이나 영화에서 만날 수 있는 곳. 언젠가 가서 직접 밟아 볼 땅으로 존재하는 곳이 아니어서 내게는 그저 멀고도 먼 곳이기만 하다. 간간이 구경하다가 얄팍한 관심이 생길 때도 있고 지구 차원에서 보살펴야 하는 곳이라는 정도의 막연한 의무감 정도 갖게 되는 그런 땅. 아프리카는 글 속 작가의 말처럼 '아프니까'로 들리기도 한다.
작가는 시인이다. 나는 아프리카보다 작가의 시집에 더 관심을 느꼈다. 이런 작가가 쓴 시라면 얼마나 애절하고 아플까. 아프리카에서 아프리카 사람들을 위해 이렇게 살고 계시는 분이라면, 이런 분이 쓴 시라면, 나는 바로 앉아서 읽을 수도 없으리라 싶은 황송함마저 느끼면서.
아프리카를 눈으로 둘러보는 여행 책이 아니다. 아프리카의 아주아주 낮은 땅에서 간신히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을 위해 온몸을 던진 봉사자의 삶을 보여주는 책이다. 이런 분이 어디 아프리카에만 있고 이 분 한 분만 있으랴마는, 아프리카와 시인의 연결은 자연스럽지 않은 만큼이나 간절하다. 시인이어서 가능했을 것이라고 믿고 싶다.
우리 인간들이 지금보다 좀더 배우고 좀더 각성하게 된다면 제 나라, 제 민족만이 아니라 지구 위 전 세계인을 가족처럼 여기게 되는 날이 올까. 그런 날은 꿈으로만 남고 여전히 전쟁 속에서 살아가게 되는 걸까.
한 치 앞도 못 보는 인간이라면서, 내 이웃의 굶어 죽어가는 아이도 구하지 못하고 살면서, 멀고먼 아프리카의 영혼들을 염려한다는 게 얼마나 모순이냐는 핀잔에 고개도 들지 못하는 상황이면서, 내 눈과 의식은 열렸다가 오그라들었다가 한다. 이래도저래도 서글프고 애달픈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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