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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나미 서점(岩波書店)-고지엔(広辞苑) 제7판
"이와나미 서점(岩波書店)-고지엔(広辞苑) 제7판" 내용보기
2018년 1월 12일, 이와나미 서점(岩波書店)에서 고지엔(広辞苑) 제7판이 출간됐다. 6판이 2008년에 나온 바 있으니 10년 만의 개정(改訂)인 셈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오류가 보이는 듯하며, 조사 부족인 듯 보이는 새로운 용어들의 설명이 일본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시마나미 해도(しまなみ海道)의 설명에서는 이마바리(今治)의 오시마(大島)를 야마구치현의 스오 오시마(周防大
"이와나미 서점(岩波書店)-고지엔(広辞苑) 제7판" 내용보기

2018년 1월 12일, 이와나미 서점(岩波書店)에서 고지엔(広辞苑) 제7판이 출간됐다. 6판이 2008년에 나온 바 있으니 10년 만의 개정(改訂)인 셈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오류가 보이는 듯하며, 조사 부족인 듯 보이는 새로운 용어들의 설명이 일본 네티즌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시마나미 해도(しまなみ海道)의 설명에서는 이마바리(今治)의 오시마(大島)를 야마구치현의 스오 오시마(周防大島)로 잘못 설명, 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야마구치현의 옛 지명이 스오(周防)라는 것을 조금이라도 알면 쉽게 구분할 수 있는 문제였다. 결국은 교열, 검수과정에서의 문제로 밖에 볼 수 없게 됐다. 서점 관계자는 이른 시일 내 중판을 내서 정정하겠다고 했으나, 12일 발매 이후 문제가 불거진 현재까지 구입한 사람들이 적지 않을 듯하다.     

몇 년 전에 구입한 제6판 사전은 책상판으로, 한 권으로 구성된 보통판과는 달리 あㅡそ까지 한 권, たㅡん까지 한 권으로 총 두 책으로 구성돼 있다. 보통판과 책상판에는 한 권의 부록이 포함돼 있는데, 큰 차이라고 한다면 사전의 크기와 권 수에 있다. 이와나미 서점(岩波書店) 측은 두 권으로 나누어 편의를 도모했다는 뉘앙스로 홍보했지만, 개인적으로 한 번에 찾을 수 없었고 큰 책을 두 권 놓고서 이 책 저 책 번갈아가며 찾는 행위가 꾀나 힘에 부쳤다. 책상판에 대한 나름의 시행착오를 겪은 뒤, 7판은 보통판으로 구해놓기로 생각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제7판의 발매 소식이 들려왔다.

   

당초 개인적인 계획으로는 동경에 가게 되면 신주쿠(新宿)에 있는 기노쿠니야(紀伊國屋) 서점에 가서 구입하기로 했었다. 도서구입에 있어 동경에서 거의 유일하게 면세 수속을 할 수 있는 서점이라는 것. 8,500엔에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국내 인터넷 서점에서 쿠폰 할인과 적립금 사용을 더하면 오히려 일본서 면세를 받아 사는 것보다도 정가보다 싸게 살 수 있는 것을 본 뒤, 굳이 무거운 백과사전을 일본서 사서 가지고 다니기 보다 집까지 배송해 주는 국내 인터넷 서점을 이용하는 것이 더 유리하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에 예약판매를 통해 주문해 둔 것이 오늘 도착한 것이다. 만약 일본에서 구입을 했더라면 호텔에서 뒤적여 볼 수도 있겠지만, 짐이 됐을 것이다. 국내에서 정가보다도 싸게 구입한 것에 만족한다.

이와나미 서점이 고지엔 제7판을 출시하면서 판촉에 혈안이 될 정도로 다양한 행보를 보여 온 것을 주목하고자 한다. ① 특설 홈페이지를 만든 것, ② 제6판과는 다른 제본 기술의 적용, ③ '고지엔 대학'이라는 명서 초청 강연(Lecture), ④ 상반기 까지 특별 정가 운용, ⑤ 판매 권 수에 따른 서점의 인센티브 제도 운영 등을 들을 수 있을 것.

① 특설 홈페이지의 제작은 무엇을 의미하는 가. 고지엔은 명실공히 이와나미의 아이덴티티처럼 지난 반세기 넘게 권위와 중량감을 구가해 왔다. 그러나 무료 인터넷 사전의 대중화, 전자사전의 보급, 출판업계의 경쟁 격화 등으로 종이 사전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게다가 이번 논란처럼 종이 매체의 특성상 오류가 발견되어도 단시간에 수정이 불가능한 점이 가장 큰 맹점으로 꼽히기도 한다. 설상가상으로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전자사전마저도 사양길로 접어드는 요즘의 시류에 더더욱 종이 사전의 입지란 녹록지만은 않은 것이다. 이런 시류를 반영하기라도 한 듯, 특별 정가 판매 기간인 상반기까지 20만 부 판매 목표를 세웠다고 한다. 1983년 출시된 제3판이 260만 부의 매상을 올린 것에 비하면 10% 수준도 미치지 못한다. 제7판은 홈페이지를 만들어 '말은 자유다'(ことばは, 自由だ)라는 캐치프레이즈와 함께 새로워진 사전을 홍보하고 있다. 

② 제6판과는 다른 제본 기술의 적용은 당연히 뒤따라야 하는 것이다. 6판과 비교할 때 새롭게 1만 가지 항목이 추가됨에 따라 사전의 페이지가 늘어나는 일은 당연한 일. 7판은 6판에 비해 140페이지가 늘었지만, 두께는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 특징이다. 고지엔을 제본하는 기계의 한계는 두께 8cm라는 것. 서점은 이 한계에 맞춰 얇은 종이를 개발했고, 얇은 종이임에도 불구, 넘기기 쉬운 책 넘김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것. 종이 사전의 발전은 제본과 종이의 혁신에서 나오는 것이다. 수록된 항목이 늘어나면서 그에 따라 페이지 수도 늘었음에도 두께는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는 것. 다음 판이 될 제8판은 어떤 혁신을 보일지 고지엔의 미래가 기다려진다. 그러나 이번에 제7판 고지엔이 출간 일주일도 안 되어 오류가 속출하는 것은 아무리 하드웨어에서 혁신이 이루어져도 소프트웨어가 뒷받침되어주지 못한다면 무위(無爲)인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고 생각한다.  

③ '고지엔 대학'이라는 명사 초청 강연을 열어 고지엔을 통해 새로운 문화와 가치관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 각 분야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는 명사들이 강연과 대담을 통해 사전의 의미와 말, 언어, 그리고 텍스트(text)에 대해 논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출판사가 판매에만 급급하지 않고 지적(知的) 욕구를 채워줄 수 있는 장(場)을 마련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국내에서는 절대 찾아 볼 수 없는 풍경인 것. 그나마도 대기업 계열의 두산 동아에서 사전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품절이고 절판이 전부다. 한국의 사전 업계가 부활하여 다시 소생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④ 상반기까지 특별 정가 운용은 마케팅 전략의 일환으로 보인다. 일본의 문화는 형식과 체면을 중시하는 집단주의적 성향이 강하다. 상반기까지 한정으로 보통판의 경우 500엔, 책상판의 경우 1,000엔을 할인해 판매하면서도 '할인'이라는 직접적 소구대신 '완성 기념 특별 가격'으로 간접적으로 돌려서 모호한 표현을 하고 있다. '폭탄세일', '폐업 대방출' 따위의 직접적이고 자극적인 한국식 마케팅은 일본서 무례하고 공격적으로 비친다.

⑤ 판매 부수에 따른 서점의 인센티브 제도는 이와나미가 고지엔을 판매하는 서점에 판매 부수대로 '판매 협력비'라는 명목으로 부수에 비례하여 우편환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반기까지 유효한 것으로 볼 때 새롭게 사전이 나옴에 따른 판촉으로 생각한다. 5부~19부를 팔면 권 당 150엔씩, 20부~99부는 권 당 250엔씩, 100부~499부는 권 당 350엔씩, 500부 이상은 권 당 500엔씩 이와나미 서점이 판매한 서점에 지급하는 식이다. 또한 이와나미는 서점 측이 사전에 고지엔을 발주하면 3개월간 대금을 유예해서 받기로 했다. 지불 대금의 일부를 지불인에게 되돌려주는 리베이트(rebate)와 비슷해 보인다. 

일본어를 처음 배우는 과정이라면 고지엔(広辞苑)을 추천하지 않는다. 산세이도(三省堂)의 신명해 국어사전이나 다이지린(大辞林), 쇼가쿠칸(小学館)의 다이지센(大辞泉) 등을 추천한다. 고지엔은 어느 정도 일본어를 학습한 중급 이상의 사용자가 보기에 좋은 사전이라고 한다. 그 이유가 사전의 뜻 설명 첫 부분이 옛날에 쓰이던 의미를 싣고 뒤로 갈수록 최근의 의미를 수록하기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결국은 자기가 좋다면 그걸로 좋은 것이 아닐까. 

 고지엔(広辞苑). 10년 만의 개정 신판이다. 앞으로 또 언제 새로운 사전이 나올지는 알 수 없지만, 새롭게 개정된 최신 사전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에 마음이 든든하다. 전자사전이나, 어플로 쉽게 찾아 볼 수도 있지만, 역시 사전이란 종이 한 장 한 장 넘겨가며 밑줄 치며 보는 재미인 게다.

v*****0 2018.01.18. 신고 공감 5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