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祭忘妹(한자가 맞는지 자신이 없다), 西遊記, 贊 기파랑, 사십세, 전녀총 이여성 여사께 드리는 공개서한 등이 수록된 고종석의 단편집이다. 단편집의 제목이기도 한 '제망매'는 죽은 누이를 기리는 고대 향가(이던가)에서 빌려온 것이고 그대로 그 내용을 가리키기도 한다. 세살인가 아래의 이종사촌누이와의 지난날의 추억을 떠올리며(근친에 대한 성적 터부를 살짜기 넘어서는 듯한, 그 발칙한 쾌감이라니...), 누이의 죽음을 접한 뒤의 상념들을 잔잔하게 이국땅 파리에서 매제와 동료와 다니며 서술한다. 고종석의 소설은 때때로 그의 자전적 이야기를 가득 담고 있는 듯 하여 혼란스럽기도 하다. 이것을 소설가로서 허구를 개연성있게 재구성해내는 재주라 할 수 있겠고, 당연스럽게 그의 직간접적인 체험들이 거기에 녹아들어가 있겠지만, 왠지 픽션과 논픽션의 중간을 오락가락하는 듯한 글을 읽노라면 내가 그를 사적으로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게 다행스러이 여겨지기도 한다. 실제로 "사십세"를 둘러싸고, 그에 대한 비난의 소리에 대한 그의 글을 읽어본 기억이 있는 것 같다. 그는 픽션을 논픽션으로 착각하는 이에 대한 어이없음과 그로 인해 결과적으로 송구스러워져버린 자신의 입장에 대한 감상을 담담히 서술했다. 그만큼 그의 작가로서의 재능이 돋보였다는 이야기도 되고, 기자출신인만큼 "글의 신뢰성"이라는 부분의 점수를 따고 들어간 한계이기도 하다. '찬기파랑가'라는 고대 향가(역시 -이던가)에서 착안한, 기 파랑이라는 프랑스학자에 대한 설정도 재밌었지만, 특히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던 건, "전녀총 이여성 여사께 드리는 공개서한"이다.
이 소설은 기업의 신규사원고용에서 "용모"를 선발기준에 포함함이 공개되어 한때 사회적 파장이 적지 않았던 일을 가지고 쓴 것으로, 일단은 용모라는 선발기준의 하나를 공개한 "순진한" 기업들은 피해를 보고, 그 뒤에는 모두 영리해져서 "용모"기준을 내세우지는 않는다는 식의 얘기도 있지만, 평등주의에 대한 대목이 더 재밌다. 용모를 두고 평가를 하여 선발한다는 것에 대하여 평등하지 않다고 하는 이들이 지성을 두고 평가하여 선발하는 것에 대해서는 아무런 문제의식이 없다는 점. 그들의 논지는 용모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지성은 노력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니까 상관없다. 지성도 대개는 부모의 유전적 형질에 크게 좌우되니 타고난다고 볼 수 있고,(그의 성향을 "우"라고 한 이답게 환경에 대한 언급은 없다)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타고난 지성의 결핍으로 인해 다니고 싶은 대학에 가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것 아니냐. 뭐라고 해야 하나. 이건 여성주의자들에 대한 비꼼일까. 평등주의자들의 불평등한 논리 적용에 대한 비아냥일까. 고종석도 대체로 삐딱하다만. 읽기에 수월하고 재미도 쏠쏠하다. 고종석의 다른 책들을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의 소설이 아닌 글에서 제기되는 생각들과 소설의 내용이 겹쳐지는 부분을 보고 미소지을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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