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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래간만에 서재정리를 하느라 근육통에 당최 요즘의 두꺼운 책들을 읽을 수가 없어 주구장창 신문이나 잡지의 인터뷰기사만 읽은 것 같다. 최근에 읽은, 김영사 CEO의 인터뷰에서 금강경을 2만번 읽은 그녀는, 우리 모두는 완벽한 세상을 꿈꾸지만 결국 지금 이순간이 부족함이 없으며 순간순간을 살아야 한다는 말을 던지며 그럼에도 내세를 믿는다고 하였다. 그리고 발레리나 강수진은 남편과 강아지, 이렇게 건강하면 그게 최고라고 하였다. 아, 당최 고개를 뒤로 할 수 없는 그 괴로움에 이 말들은 어찌나 가슴에 와닿았는지. 손가락에 베인 상처 하나만 나도 샤워하기 힘들다며 징징대는 판국에. 여하간, 지금 순간의 건강함이 최고의 행복임을 깨달으면서도 나도 내세를 꿈꾼다. 다음에 태어나면, 저기 미래가 아니라 평행우주로 튕겨져서 저기 나폴레옹전쟁이나 시저가 살았던 즈음도 괜찮겠다는 생각이다. 다만, 강한 전사로 태어나고 싶당 ^^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건 군인이라도 그 시대의 해군으로는 근무하고 싶지않다는 것. 태풍전 알바트로스가 날고 잭 오브리 선장은,
..파두와 파두의 거리가 200미터에 달했다...선체를 높이높이 올리자....파저 중 한 곳에 거대한 알바트로스 한마리가 무심히 날고 있었는데, 지금은 광대한 바다 떄문에 작은 갈매기처럼 작아보였다. "웅장하군."
(최근에 제임스 본드 때문에 더 생생해진 터너. 저런 파도라는거)
짜릿해하고, 읽기만해도 '이거 파선되는거 아냐' 하며 닥터 스티븐 머투린에게 동화되는 가운데, 흠뻑 젖고 먹은건 식탁 위에서 출렁거리고 잠도 못자고 무서워죽겠는 가운데 선원들 또한 '뭐 이것또한 지나가리니..'하지만 말이다.
(육지를 밟지않고도 수천킬로를 가는 알바트로스. 근데 사진속의 얘, 눈매가 좀 멋진거 같애~~ ^0^)
패트릭 오브라이언 (1914~2000)의 오브리-머투린 시리즈이다.
1.Master and Commander (1970) ----요기 위에 까지 번역되었다. 이 책을 읽는 가운데, 어떤 책은 영화를 보고 SNS에 감상평 올리면 책주는 이벤트와 요 네스뵈의 [레드 브레스트]를 읽고 리뷰 올리면 최근 방한취소한 작가의 싸인본을 준다는 이벤트가 엄청나게 유혹했지만, 꼭 리뷰를 올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아, 책이 더 잘 팔려야 이 뒤에 책들도 계속 나올텐데. 중간에 기다리다 3권이 나온것을 한참 뒤에 알았다 (꼭 온라인서점의 알람서비스를 잊지말아야지!)
예쁘고 잘생긴 것보단 테스토스테론이 팍팍 풍기는 배우를 좋아하는데, 다시 태어나면 이 인물이어도 좋겠다...고 생각하는 러셀 크로우의 2003년 (타칭 그의 먹튀영화라지만 난 엄청나게 좋았다. 그의 캐릭터는 완전 그와 비슷한데다 잭 오브리의 현신같았다) 영화 [마스터 앤 커맨더 (Master and Commander: The Far Side of the World)]는 설정과 10권의 배경을 나폴레옹전 중으로 (물론, 시리즈 초반은 나폴레온전이었다) 가져왔다고 하는데, 그의 배 또한 영화처럼 서프라이즈호이고, 잠깐 스티븐이 외딴 섬에 내려 채집하는 동안 프랑스배랑 붙는거랑, 배안에서 보케리니의 연주, 사관생도 훈련 등등은 이번편이 가장 영화와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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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잭맨의 [반 헬싱]과 함께 이 영화도 후속작이 나오길 바랬는뎅.... 근데 '위대한 정복자'..는 아니라고 봐)
셜록 홈즈-닥터 왓슨, 닥터 하우스-닥터 윌슨, 네로 울프-아치 굿윈, 에르큘 포아호-헤이스팅스, 다구치-사라토리, 모스경감- 루이스 등을 잇는 멋진 남남커플 잭 오브리-스티븐 머투린은 1탄에 만나 결투하다 음악으로 정들고, 2탄에서 여자 두고 싸움날려다 다시 정들고, 3탄에서 또 붙잡혀간 스티븐 구하러 가서 또 정들고..하면서 여전히 떨어질 수 없는 우정을 쌓고 있다.
작품에서도 언급되듯, 러셀 크로우랑 똑 닮은, 우리의 훈남 잭 오브리는 바다 위에서는 엄청난 기술과 전략, 전투의 리더쉽, 부하의 사소함은 눈감고 중요한 것만 보고 어려움을 잘 돌보는 다정함과 가끔 잘난척 하는 부하를 머리 속으로 단점을 읊어 흐뭇해하는 귀여움 등 뛰어나지만, 육지 위에선 영국정세에 반해서 휘그당을 대놓고 상징해 아들 잭의 출세를 방해하며, 하녀랑 나이차많은 결혼을 한 전직 선장 아버지와는 다른 면모로 금전감각이 부실해 여전히 빚에 시달린다. 게다가, 3권 초반 바뀐 해군장관은, 2권에서의 잭 오브리가 나포한 배에 대한 보상은 커녕 청무회에서 해군첩보부의 조지프경을 으악하게시리 스파이인 스티븐 머투린의 이름을 밝혀버린다.
...현재 상황은 명확해요. 우리쪽에는 오스트리아와 러시아, 스웨덴이 있고, 나폴리 왕국..도 우리편이오. 그리고 나폴레옹 쪾에는 무수히 널린 자잘한 국가들과 바바리아 ( = 독일의 가장 큰 주 바이에른), 홀란드 (= 네덜란드), 에스파냐가 있소. 하지만 이들 동맹은 둘 중 어느 쪽에도 크게 중요하지 않소....문제는 홀란드와 에스파냐요. 그들에겐 해군이 있기 때문이요. 우리가 이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바다에서 승리해야 하오. 보나파르트의 전열함은 45척이고 우리는 80척이니...우리배들은 전세계에 흩어져있고..에스파냐는 27척을...네덜란드도 비슷하다고...무슨일이 있어도 그들이 연합하는 것을 막아야하고...잭과 넬슨제독이 툴롱 근해를 오르내리면서...에스파냐 함대와 연합하는 것을 막고있는 거라오...p.28
2권에서 만난, 미모의 소피랑의 결혼이 어려운 가운데, 화성에서 온 남자의 전형인 잭은 스티븐의 재촉에도 상황이 좀 나아져야 편지를 할게 아니냐며 (소피는 왜 편지안하는지 그가 애정이 식은게 아닌지 걱정하는데) 채권자감옥에서 나오자, 그의 사관생도시절을 보낸 오래지만 멋진배 서프라이즈호에 타서 지중해를 순시하다 인도로 출항한다. 팜므파탈이 될 것 같았던, 2권의 다이애나는 잭과 사촌 소피 사이를 엉망으로 만들려다 스티븐의 마음을 사로잡았지만, 유부남 캐닝을 따라 인도로 가버렸고, 영화 속 폴 베타니와 달리 실제론 검은 머리의 좀 검은피부의 키작은 스티븐은 관여할 일도 많은 가운데 에스파냐의 서쪽 마온항 근처에서 잡혀버린다. 당근, 잭이 구출하러 온다.
스티븐은 자기 연애사, 남의 연애사, 남의 빚 (여기서 남 = 잭 오브리) 걱정, 독립운동, 스파이, 정치, 곤충류 수집, 쥐 동물실험, 새로운 동물/식물 채집 등 할일도 많고 관여되는 사건도 많지만, 중반에 태풍을 만나기 전까지는 잔잔하다. 230여 페이지 즈음에서야 이 작품의 진가가 나타난다. 태풍과 이를 맞서는 선원들의 묘사가 엄청나게 세심해서 배 위에 타고 있는 것 같은 흥분을 일으킨다. 후반부에는 동인도회사의 물건을 노리는 프랑스함선과 대항해, 영국상선들과 함께 전투를 벌이는 장면 또한 아드레날린을 불러일으킨다. 배치라든가 쫌만 더 자세했더라면...그럼에도, 바람과 재고 등을 감안한 전투에서의 잭 오브리의 머리는 뛰어나다.
그럼에도, 가끔 허당의 매력을 보여주는 잭은, 장미봉우리 (rose bud)를 장미봉다리 (rose pode)로 인용하기도 하고 (어째, 넌 [꽃보다 남자]의 구준표, 츠카사 같은거냐) 나포상금의 1/8이 선장에게 가는지라 한방에 한몫해서 영국해협이 보이는 언덕 위에 작은 집짓고 소피랑 살고픈 귀여운 꿈도 꾸며 (진짜 낮에 상상하다 스티븐에게 쿠사리먹고), 스티븐의 심장을 아작낸 다이애너랑 만날까봐 닥달하며 걱정도 하며, 완전 매력덩어리 임을 여전히 보여주며 작품을 이끈다.
p.s: 수학의 탄젠트, 시컨트, 사인은 항해에 요긴하게 쓰였던 거구나. 역시 배운건 버릴게 없어. 중간에 존 드라이든의 시가 수없이 인용되는데, 글쎄 무식한 뱃사람이지만 시인의 시를 듣고 쯧쯧댄다. '...무역풍이 아니라 계절풍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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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
이번에는 서프라이즈 호를 인수하여 특사를 태우고 캄퐁까지의 왕복 항해를 하는 동안의 이야기입니다. 소피아 윌리엄스와의 약혼, 스티븐의 다이애나 빌링스와의 스캔들이 어우려집니다. 가장 큰 부분은 남태평양(대서양?)에서의 폭풍우 속에서 파선할 뻔한 이야기입니다. 읽다가 배가 어떤 항적을 그리며 가는지 헷갈리는 이유는 희망봉이 네덜란드가 차지하면서 마치 서진을 하여 대서양을 가로질러 남미를 돌아 태평양으로 들어간 것처럼 된 부분이 있기 때문입니다. 남동풍 이야기도 있고요. 그런데 다시 북상하는 다른 부분에서는 동진하는 것처럼 되어있습니다. 아무튼 배는 반쯤 거덜이 나지만 다시 수리에 들어가서 회복됩니다. 그 다음에는 단신으로 프랑스의 함대를 유인하고 또 중국함대(라고 하지만 아마도 동인도회사의 수송선단)을 보호하는 이야기가 주입니다. 다이애나 빌링스를 사이에 두고 벌어진 스티븐과 리처드 캐닝과의 결투는 캐닝의 죽음과 스티븐의 빈사상태를 불러오지만 정작 다이애나는 존스톤이란 자와 미국으로 가버리는 대목도 웃깁니다.
오브리-머투린 시리즈 중 하나입니다. 전에 본 [마스터 앤 커맨더]의 뒷부분인 셈입니다.
524페이지, 25줄, 25자.
120211-120211/1202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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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넓은 바다를 항해하는 거친 남자들의 모험담을 그리는 해양소설은 장르 자체만으로도 멋지다. 게다가 탄탄한 스토리, 개성 강한 캐릭터, 박진감 넘치는 액션,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위기와 갈등, 사나이들의 우정, 아름다운 여인과의 로맨스까지 어우러져 있다면 책 속으로 흠뻑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20세기 최고의 역사소설로 칭송받아온 영국 소설가 패트릭 오브라이언의「오브리-머투린」시리즈는 거의 모든 걸 충족시키는 작품이다. 발표된 지 몇 십 년이 지난 소설이라는 걸 감안한다면 나폴레옹 전쟁이 절정으로 치닫던 19세기 초를 배경으로 하는 구식 전투 장면이나 항해술에 대한 설명적인 문장들도 그리 지루한 것만은 아니다. 오히려 서정적인 느낌으로 다가온다고 할까. 사실 현대의 액션은 너무 생생하게 그려져 폭력이 너무 자극적인데 반해 이 소설에서는 전투에 대한 서술이 이야기의 한 부분으로 흡수되기 때문에 생사를 오가는 장면이라 해도 담담하게 읽어갈 수 있다.
탁월한 전략가이면서도 용맹한 함장 잭 오브리와 군의관이자 아일랜드―카탈루냐 혈통의 의사이며 자연학자인 스티븐 머투린의 활약상을 그리고 있는「오브리-머투린」시리즈는 총21권으로 첫 번째 책 『마스터 앤드 커맨더』는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살아 있는 자연사 박물관이라 불리는 갈라파고스 섬의 신비함과 함장 잭 오브리라는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이는 배우 러셀 크로우가 벌이는 활약상이 장쾌하게 그려졌다고 한다. 뚱뚱하다고 놀림 받지만 날렵한 움직임을 보이는 잭 오브리와 깡마른 몸매를 지닌 까다로운 스티븐 머투리의 우정은 진지함과 유쾌함을 오간다. 휴식을 취할 때도 클래식 음악을 함께 연주하는 두 사람. 오브리는 바이올린을, 머투린은 첼로를.
시리즈의 3번째권인 「H.M.S. 서프라이즈 호」는 이전 작품을 읽지 않았더라도 인물들의 설명은 충분하다. 특히 탁월한 전략과 신뢰를 바탕으로 한 팀워크, 고도의 항해술을 이용한 적군과의 마지막 전투장면은 압권이다. 높은 망루에서 바라보는 드넓은 하늘 아래 끝없이 펼쳐진 바다, 돛을 올리고, 닻을 내리고, 키를 돌리고, 앞으로 쾌속 질주하는 서프라이즈호의 위엄이 눈앞에 그려지는 듯하다. {나폴레옹(Napoleon)이 유럽을 장악하고 영국함대만이 그에 대항하고 있었다. 이 시기엔 바다가 전쟁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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