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지웅, 박성제, 박성호, 이용마, 정영하, 최승호의 해고를 무효로 하고 2017년 12월 8일자로 전원 복귀시킨다" 최승호 MBC 사장은 지난해 12월 8일 첫 출근길에 5년 전 파업 과정에서 해고된 이들의 전원 복직을 선언했다. 그 순간 많은 이들은 전율을 느꼈을 것이다. 파행을 거듭하던 MBC가 언젠가는 국민을 위한 방송으로 되돌아오길 간절히 바랐지만 과연 그런 날이 올까 의심스럽기도 했던 지난날이었다. 순식간에 이루어진 망가짐에 비해 바로잡기 위한 노력은 끝이 보이질 않았기에 더더욱 그랬다. 이날 이용마 기자는 휠체어를 타고 친정을 방문했다. 병색이 완연한 얼굴이었지만 머금은 미소에서 희망이 느껴졌다. 누구보다도 감회가 남달랐으리라. 공정방송을 위한 파업을 진두지휘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그는 2016년 복막암 말기 판정을 받았다. 남은 날이 얼마일까. 부디 쾌차하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책 제목에서부터 험난했던 지난 시간들이 느껴졌다. 제 아무리 순탄한 삶을 살았다 할지라도 약간씩의 굴곡은 겪었기 마련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해직기자로서의 삶 이전까지도 그는 한 권의 책에 담으려 애썼다. 그렇게 자신이 떠난 후에도 세상에 오래도록 남을 두 아들을 위한 기록은 탄생했다. 원래 그의 꿈은 기자가 아니었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여파였을까. 나름 공부를 했던 그는 고위 공무원이 될 수 있는 행정고시를 치르겠다고 마음을 먹은 터였다. 법학과에 진학하지 못했을 때에도 크게 상심하지 않았다. 어느 과에 진학하건 진로가 달라지진 않을 거라 믿었던 탓이었다. 세상이 혼란스러워도 누군가는 공부만 했다. 옳고 그르고의 판단을 중지한 채 이루고자 하는 바에 매진한다면 그 시절에도 승승장구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저자는 그리 하지 못했다. 그치지 않던 경쟁에 일찌감치 질려 버린 탓도 있을 것이요, 집안에 부유하지 못해 겪었던 설움 등도 적잖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3학년 때 동기들과의 여행을 기점으로 저마다 다른 삶을 택하기 시작했는데, 그는 조금 더 현실에 침착하기로 마음먹었다. 이전까지 그가 꿈꿨던 것들이 부모가 희망한 것과 가까웠단 사실을 아마도 이 때 즈음 깨달았을 것이다. 전세계의 패권을 양분했던 국가 중 하나인 구소련이 무너지고, 안팎으로 민주화와 개혁을 부르짖는 목소리가 거세지는 것을 느끼며 그는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직업, 언론인을 꿈꾸기 시작했다. 시작부터 쉽지가 않았다. 스스로도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표현을 썼을 정도로, 마음에 있는 생각을 곧이곧대로 이야기했을 때 세상은 이를 받아들이기는커녕 내쳤다. 적당히 눈치보고 아니다 싶을 땐 바로 꼬리 내릴 줄 아는 사람을 다른 곳 아닌 언론사에서도 필요로 했다. 어쩌면 이 시절부터 세상은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갈 준비를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그는 자주 버림 받았다. 기자 정신을 발휘해 대기업의 비리를 파헤치려 들 때면 다른 부서로 발령이 났다. 대기업 광고가 끊기는 걸 국민의 시선보다도 더욱 두려워한 언론은 결코 진실에 다가서지 못했다. 여기에 정권의 입김까지 작용했다. 정권에 부역하는 이가 사장으로 꽂혔고(!), 이후 벌어진 일들은 우리 모두가 잘 아는대로다. 만나면 좋은 친구였던 MBC는 그렇게 언론 아닌 언론이 되어버렸다. 많은 이야기들이 머릿속에 남았다. 종군기자라면 목숨을 내걸고 전장을 누벼야 할 터인데 우리의 언론은 그리 하지 못했다. 외신의 기사를 고스란히 사용하면서 화면만 그럴싸하게 배치하는 등의 눈속임이 우리가 이제껏 알고 있는 진실이었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쓰렸다. 이는 비단 언론 방면만의 문제는 아닐 것이다. 곳곳에서 이루어진 눈속임에 어쩌면 나 또한 알게 모르게 가담했을지 모를 노릇이다. 세상을 바로잡는 일은 다른 누구의 몫이어선 안 된다. 나 또한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그릇된 세상에 대한 약간의 지분은 지니고 있다. 지난겨울 강추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거리로 향했음을 떠올려본다. 그들이 바란 것은 거창한 게 아니었다. 그들은 정권 교체를 목소리 높여 외쳤지만 그 외침은 잃어버린 이상을 되찾기 위함이기도 했다.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 다큐멘터리 영화 ‘공범’을 만들던 당시 최승호 PD는 그에게 물었다고 했다. 다들 노조에 가기를 꺼리는 상황에서 왜 굳이 수락했느냐고. 딱히 이유는 없었다. 심각하게 생각해보지도 않았다. 그냥 그래야만 할 것 같았다. 그건 마음이 시키는 행동이었다. 같은 상황에서 난 어떠한 선택을 하게 될까.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 빛을 바라는 사람이라면 거창한 무언가가 아닌 제 삶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기 위한 노력부터 해야 하는 법이다. 달라질 수 있다는 믿음은 제 안에서부터 싹틀 때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다. ... |
|
우리는 지금 그 어느때보다 격동 시간에 있습니다. 우리의 의견을 표현하고 그 마음 먹은대로 세상에 변화를 요구하며 그것이 이루어지는 기적과 같은 시간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보는 격동의 시간들을 함께할 수 있는 책 입니다. 세상을 올바르게 바라보고 이해하는데 도움이될 것 같습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
|
대한민국 근현대사 농축 액기스를 모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근현대사 내용이 잘 스며들어있습니다. 글이 차분하고 침착하게 쓰여져있습니다. 저도 차분하게 읽고 싶었지만, 끓어오르는 피를 주체할 수 없었습니다. 다시 열심히 공부해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교육부에서는 이런 책을 대한민국 공교육과정에 필독도서로 꼭 심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이 책을 청소년기에 읽었더라면 나도 이용마 기자님 처럼 더 원대한 꿈을 꾸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정말 한 없이 부족하고 모자란 제가 이 책의 리뷰를 감히 쓰지 못할정도로 너무 감사한 마음이 드는 책입니다... ![]()
다시 한 번 좋은 책 읽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용마 기자님, 빠른 쾌유를 빕니다.. ㅜㅜ
|
| 얼마전, TV에서 최승호 PD와 이용마 기자 등이 MBC에 복직되어 회사에 들어서는 모습을 봤습니다. 무척 기쁜 소식이었지만 한편으론 너무 안타까웠습니다. 저분들이 불의에 항거하고 진실을 보도하기 위해 던져야 했던 그 시간과 울분을 생각하니 저도 모르게 분노가 솟구쳤습니다. 너무도 가혹했던 그 시간동안 이용마 기자가 겪어야 했을 마음 고생들이 결국 병으로 나타난 게 아닐까요? 정의가 무너져가는 이 사회를 무력하게 지켜만봐야 했을 그 심정이 어땠을지... 솔직히 같은 울분을 참아야 했던 동시대인이자 소시민으로밖에 살지 못한 데 대한 부채감에서 이 책을 구입했지만 책 내용은 의외로 우리나라 현대사를 관통하는 사건들의 전후 맥락과 그 뒷이야기들로 읽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청소년을 위한 현대사 교재로도 손색이 없을 정도였습니다. 적극 추천합니다! |
|
며칠 전에 부당하게 mbc에서 해고된 기자들이 복직되어 출근을 하면서 인터뷰하는 동영상을 보았는데 휠체어에 의지한채 병마에 시달려 수척한 얼굴이었지만 얼굴 표정은 누구보다 밝았고 담담하게 복직의 감회를 털어 놓는 그의 모습을 보고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 "우리 모두 하나 된 새로운 시대가 열렸다. 2012년 3월 해고 이후로 단 한 번도 이런 날이 오리라는 걸 의심하지 않았다. 정정당당한 싸움을 했고 정의를 대변해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막상 (복직이)현실화 되니 마치 꿈을 꾸는 듯하다" . 복막암 시한부 판정을 받고 병마와 힘겹게 씨름하던 그는 위에서 밝혔듯이 아버지가 살아 왔던 부끄럽지 않은 인생과 세상을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지침을 두 쌍둥이 아들에게 남겨주고 싶어서 책을 썼다고 하는데 자식들과 젊은 세대들을 위해 백범일지를 남긴다는 김구 선생과 오버랩이 되었다. . 책 끄트머리에 삼국지의 주유를 인용하는 구절이 나오는데 본인의 바람대로 생사길을 오가는 가운데 다시 살아나 자신의 꿈을 꼭 이루는 기적이 이뤄졌으면 좋겠다. . "그 꿈이 무엇이냐고? 그건 우리 사회를 더욱 자유롭고 평등하게 만드는 것, 그러면서도 인간미가 넘치는 사회,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다." . -제5회 리영희상 수상식에서- . “오늘 이 자리에 어렵게 나온 또 다른 이유는 제 어린 아이들 현재·경재를 위해서, 아빠의 자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입니다. 저와 함께 상을 받고 꽃다발까지 받았으니 영원히 잊지 못하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 “‘사상의 은사’로 불리는 리영희 선생은 언론인이자 지성인의 표상으로, 제가 가장 존경한 분 중의 한 분이다. 그런 분의 상을 받게 됐으니 저로서는 무엇이라고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엄청난 영광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나는 아이들이 꿈을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 자신들이 즐기는 일을 하면서도 존중받는 사회에서 살았으면 좋겠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우리 사회는 아직 그런 사회가 되기에는 갈 길이 멀다. 우리가 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는 것” “자유와 평등이 넘치고 정의가 강물처럼 흘러넘치는 아름다운 사회가 되기를 다시 한 번 꿈꾼다” . “생명의 불꽃이 조금씩 소진되는 걸 느끼고 있다” “더 늦기 전에 마지막으로 도전을 해보려 한다” “인명은 재천이라고 하니까 모든 건 하늘의 뜻에 맡기고 그 운명을 받아들일 줄 아는 것이 우리가 가져야 할 겸손함이 아닌가라고 생각한다” . 건강한 모습의 기자로 시청자들을 맞는 기적이 꼭 이뤄지길!! |
|
영화 <공범자들>을 보면서 MBC 이용마 기자님을 알게 됐습니다. 지난 10년 동안 공영방송을 망친 주범과 공범자들의 실체를 밝히기 위한 영화. 사실 이 영화를 보기 전까지는 공영방송이 어떤 상태인지를 잘 몰랐습니다. 공영방송에서 왜 파업을 하는지, 그 이유를 알려주는 뉴스가 없었기 때문에. 최승호 PD는 그 주범을 향해 외쳤습니다. "언론이 질문을 못하면 나라가 망해요!" MBC 김재철 사장은 기존의 노사 단체협약에서 보도의 공정성을 담보할 수 있는 강력한 조항을 문제 삼아서 해지했습니다. 단체협약이 없다는 건 노조의 방어막이 붕괴되었다는 뜻으로, 이런 상황에서 파업을 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최승호 PD는 노조 집행부라는 이유로 해고 당한 이용마 기자에게 질문합니다. 다들 노조에 가기를 거부했는데 왜 굳이 수락했느냐고. 이용마 기자의 대답은 "그렇게 살아본 적이 없어서..."였습니다. 그런데 화면 속 이용마 기자는 병색이 완연한 모습이었습니다. 2016년 복막암 말기 판정을 받고, 현재는 경기도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지내며 책을 집필 중이었습니다.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가 바로 그 책입니다. 이 책은 원래 쌍둥이 아이들을 위해 쓰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그러다가 글을 쓰면서 한 가지 욕심이 생겼다고 합니다. 자신과 비슷한 꿈을 꾸고 있는 사람들과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싶다는 것. 그 꿈이란, 우리 사회를 정의롭고 인간미가 넘치는 곳으로 바꾸고 싶다는 꿈. 가슴 한 켠이 뭉클해졌습니다. 책을 통해서 그가 걸어온 길을 봤습니다.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MBC 기자로서, 한 가정의 남편이자 아버지로서 부끄럽지 않게 잘 살아왔구나... 반면 제 자신이 부끄러웠습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토록 치열하게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이 있었기에 촛불 혁명이 가능했구나...이제는 꿈을 현실로 이뤄내야 할 때입니다. 세상은 바꿀 수 있다는 걸 우리는 알게 됐으니까요. 부디 이용마 기자님도 암과의 싸움에서 이겨내시길 바랍니다. 그래서 "지금까지 MBC뉴스 이용마입니다."라고 말하는 모습을 다시 뵐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
|
성역을 두지 않는 취재, 정도를 걷는 언론인.. 말이 쉽지 내 일이 된다고 생각하면 참 쉽지 않은 일이라 생각합니다 그 간의 언론인으로서, 해직기자로서, 인간 이용마로서의 삶과 생각,그리고 소신들이 담담하게 그리고 너무너 따뜻한 시선으로 담겨져있는 글입니다.....힘내시길.... 새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 |
|
지금까지 MBC 뉴스 이용마입니다. Jtbc 손석희 앵커의 추천사를 보고 읽게되었다. "읽지 않고 쓰는 것은 나의 비장함이다." 이 한마디에. 꼼꼼하다 못해 기자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깐깐하기까지 한 손석희 사장님이 읽지 않고 쓰는 추천사라. 어떤 분인가 싶어 산 책. 기자 이용마. 사진을 보다 보니 MBC 뉴스에서 자주 뵌분 같았다. 어느 순간 안보이시던. 이건 그분의 인생사이다. 우리나라의 현대사가 묻어있는, 그 현대사 속에서 기자로써, 국민으로써, 버텨온 그의 인생사에 대한 이야기이다. 우리네 현대사가 녹록하지 않았다는 건 겪어보지 않아도 알만한 일이 였는데, 그 시절을 주류의 반대편에서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해온 그의 인생이 참 고달팠다. 읽는 것만으로도 고달픈데, 살아온 그는 그리 고달파 보이지 않는다. 신념에 따라 주류에 굴복하지 않고 당신의 의지로 "잘" 살았기에 보이는 자신감이 아니겠는가. 실제로 만나 뵙지는 못했지만, 아픈 와중에 찍은 사진 한장 한장, 그의 표정에 여유로움이 보여 좋았다. 그래서 이용마 기자님 같은 분이 꼭 병마를 이겨내시고 다시 공영 방송의 기자로 리포팅 하는 모습이 보고 싶어졌다. 그가 바라본 세상이 이제 한발짝 시작되었는데,,, 그 세상에 또 허무해지지 않게 바르게 길을 잡아 줄 언론인들이 많이 필요한데. 말이다. 타협하지 않고 살아온 삶 속에서 밝고 당당한 그의 표정에 가슴이 벅차오른다. 꼭 이겨내세요. 응원합니다. |
|
'세상은 바꿀 수 있습니다' '전라도에 경상도 차 넘버로 가면 주유소에서 기름을 안넣어준다더라' 대학교 신입생때 전라도에 소재한 무등산으로 MT를 가는데 친구에게서 들은 말이다. "세상에~ 전라도사람은 왜 그런대?"라는 질문에 경상도사람을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싫어하는 이유를 물어보진 않았던 것 같다. 왜그랬을까. 게으름 탓이기도 하고 부산이 아닌 지역에서 살 일이 있겠냐는 생각도 했을 것 같다. 그보다는 사회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듯 하다. 전라도니, 강원도니, 서울은 부산과 떨어진 거리만큼이나 나에겐 먼 일이라 생각했을 것 같다. 한편으로는 어린 마음에 무섭기도 하고 걱정이 되었다. 무등산 근처에 있는 민박집에서 1박을 하는 동안 근처 가게에서 먹을 것들을 사야 했기 때문이다. '주유소에서 기름도 안준다는 곳인데 먹을걸 팔겠나' 라는 우려가 들었다. 그러다가 '아 맞다. 부산 사투리를 안쓰면 내가 경상도사람이란걸 들키지 않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주머니, 이렇게 해서 얼마인가요?" (부산사투리로는 "아지매, 이래가 얼만데예?") 당연하게도 아무일 없이 먹을 것들을 살 수 있었다. 그 당시에는 나의 서울말 연기가 디카프리오의 양뺨을 후드려패는 수준이었다며 자축했었다. 경상남도 밖을 한번도 나가보지 않은 나는 이런 말도 안되는 유언비어로 지역감정을 경험하게 되었다. 그 뒤인지, 그 후인지는 모르지만 (군대에서 들었는지도 모르겠다.) '전라도 깽깽이' , '경상도 문둥이'라는 말도 들었다. 아. 원래 저쪽이랑은 서로 멸시하는구나. 나아가서는 신라,백제라는 역사를 들이대며 '원래 니네들은 옛날부터 사이가 안좋았자나' 했다. 그런가보다. 그런가보다. 이 모든 것 지역간 갈등 조장의 시작은 박정희가 오래오래 독재자의 지위를 누리기 위해서 시작되었다. 독재자 박정희는 농업국가에서 공업국가로 국가주도의 경제개발을 강행한다. 그 효율을 높이기 위해 곡물가격을 폭락시킨다. 한국의 곡창지대인 호남은 굶을 수밖에 없다. 그런데 공장은 영남에다만 짓는다. 국가고위공직자나 기업인들은 영남인들로 구성된다. 호남인들은 농사로 버틸 수가 없다. 공장 노동자가 되기 위해 서울과 영남으로 떠날 수 밖에 없다. 공장들이 들어선 영남은 상대적으로 호남에 비해 가계가 풍부해지고 인구수는 2배가 된다. 이때부터 선거로는 영남인 후보를 이길 수가 없는 지경이다. 후보자는 그저 허구의 지역감정만 조장하면 그냥 당선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지역감정은 쿠데타로 정권을 잡은 독재자들이 만든 덫이라는 걸 알아야 한다. 이 책 '세상을 바꿀 수 있습니다'는 MBC 해직기자 이용마가 두 아들에게 남기는 유언과도 같은 글이다. 그 유언의 대상은 두 아들과 함께 살아갈 세대뿐만 아니라 그들이 살아갈 사회를 바꿔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 모두이다. 이용마 기자는 2012년 전국언론노조 MBC 본부 홍보국장으로 공정방송을 위한 170일 파업을 이끌었다는 이유로 MBC에서 해고된다. 해직 후 세상을 바꾸기 위해 여러 사회활동을 하던 중 2016년 복막암 말기(그것도 희귀암이란다)를 판정받고 현재 경기도 자택에서 가족과 함께 지낸다. 이 책은 69년생, 87학번으로 자신이 살아온, 그리고 우리가 살아온 세상에 대한 이야기다. 그는 MBC 기자라는 기득권에 속했던지라 일반인들보다 훨씬 더 많고 깊은 부조리를 알고 있다. 여기에 그 민낯을 까발린다. 그리고 그가 생각하는 세상을 바꿀 제안들이 담겨 있다. 하지만 이 책은 탐사보도, 기획기사의 성격은 아니다. 앞서도 말했지만 희귀암 말기로 언제 생을 마감할지 모르는 아비가 남겨질 두 아들에게 전하는 글이다. 언젠가 두 아들들이 인생의 목표에 대해서 번민할 때 곁에서 들어주고 조언해 줄 수 없기에 미리 남기는 타임캡슐과 같은 용도다. 그때가 오면 그는 두 아들에게 이렇게 말할 것이다. "무엇이 될 것인가가 아닌 어떻게 살 것인가" |
|
이용마 기자의 해직과 복귀 투쟁, 투병생활과 부고까지... 마음으로 응원했던 저널리스트의 부고를 듣고는 이 책을 잠시 손에 잡을 수가 없었다. MBC 기자로서 현대사의 굵직굵직한 사건들, 우리 사회에 만연해서 이미 익숙해져서 미처 깨닫지 못했던 정경유착, 언론과 정치, 경제와의 유착, 부조리들, 경제 문제 등을 마주하면서 느꼈던 그의 고뇌와 철학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그러나 감정적이지 않고 차분하고 진중하게 기술하고 있다. 아이에게 전해주는 말의 형식을 빌어서 그렇겠지만, 타협하지 않고 묵묵히 걸어온 그의 단단하고 한결같은 삶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다. 여전히 검찰개혁, 언론개혁, 경제 개혁을 위해 몸부림치는 대한민국에 이용마 기자와 같은 목소리를 들을 수 없어서 안타깝다. 그가 남긴 글을 통해서라도 그의 목소리의 힘을 빌어, 그의 용기와 의지를 빌어,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내딛는 세상을 보고 싶다. 세상이 바뀔 수 있다는 믿음으로, 우리가 바꿀 수 있다는 희망으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