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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를 잘못 태어나 자신의 진가를 제대로 인정 받지 못했다고 느껴지는 사람들이 있다. 내겐 마광수 선생이 그렇다. 선생의 주장에 다 동의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그의 주장이 그런 비난과 조롱을 받아야 했다고 생각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나 또한 선생을 잘 안다고 할 수는 없기에 우선 그의 가치관이나 사고관 등을 더 알고 싶어 이 책을 택했고 꽤 흥미롭게 읽었다. 책의 전반부에 선생은 각 종교들을 언급하며 그가 생각하는 문제점을 짚는다. 그 중 불교에 대한 부분이 가장 인상 깊었다. <등신불>이 고교 국어교과서에 오랫동안 수록되어 있었다는 것부터 불만이었다면서 선생은 문제를 제기한다. 자살을 터무니없이 미화시키고 있는 이 작품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자살충동에 빠뜨릴 위험이 다분하다는 것. "출가와 탈가족주의의 의미"라는 제목의 쪽글에서는 만해 한용운을 작심 비판한다. 본부인을 버리고 출가한 다음 다른 여인에게 새장가를 든 과정이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고는 해도 그걸 결코 윤리적이라 볼 수는 없을진대 우리는 만해를 <님의 침묵>으로 유명한 승려로만 알고 있다며, 선생이 보기에 만해는 불법을 배우러 집을 나갔다기보다는 그저 본부인에게 정이 없어 뛰어 나간 핑계에 불과한 남자라는 것. 원효대사 역시 색을 몸소 실습까지 한 장본인이라고 하는데, 좋게 보면 그러한 융통성 덕분에 불교가 존경까지 받을지 모르지만 사실 모순으로 가득 차 있는 종교라는 것. 이런 그의 주장에도 물론 반론은 있을 것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고개가 끄덕여지는 부분들이 많았다. 그의 최대 문제작을 아직 읽지는 않았지만 새삼 더 관심이 가지게끔 만들어준 책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