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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ythology>- The DC comics art of Alex Ro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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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간단히 나누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 미국의 슈퍼히어로는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로 크게 구분짓곤 한다. 수천명의 캐릭터를 자랑하는 마블 코믹스 계열의 슈퍼히어로들의 매력도 상당하지만, 개인적으로는 DC 코믹스 쪽의 슈퍼히어로들에 대해 좀 더 친숙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공중파 방송을 통해 소개된 <슈퍼 프렌즈(MBC 방영 당시에는 슈퍼특공대)>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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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간단히 나누어 떨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흔히 미국의 슈퍼히어로는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로 크게 구분짓곤 한다. 수천명의 캐릭터를 자랑하는 마블 코믹스 계열의 슈퍼히어로들의 매력도 상당하지만, 개인적으로는 DC 코믹스 쪽의 슈퍼히어로들에 대해 좀 더 친숙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 어렸을 때 공중파 방송을 통해 소개된 <슈퍼 프렌즈(MBC 방영 당시에는 슈퍼특공대)>의 영향도 분명 있을테고, 지금처럼 슈퍼히어로 만화를 원작으로 한 극영화가 해마다 극장에 줄줄이 걸리게 되기까지는 리처드 도너의 <슈퍼맨>이나 팀 버튼의 <배트맨>이 있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상대적으로 '미국적인' 느낌이 강한 것도 사실이지만 친숙한 건 친숙한 것이니까. 게다가 어린시절의 추억 정도로 끝났을지도 모르는 슈퍼히어로들에 대해 뒤늦게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된 데는 <배트맨: Animated series>로 대변되는 워너브러더스 계열의 애니메이션 또한 지대한 영향을 미친 것도 그 이유 중 하나일 것이다.

DC 코믹스의 수많은 슈퍼히어로들을 그려낸 작가들은 숱하게 많지만, 그 중에서도 알렉스 로스는 내겐 상당히 흥미로운 작가다. 알렉스 로스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전에 계간 코미커즈에 나온 <킹덤 컴> 관련 기사와 광고를 통해서였다. 그때는 알렉스 로스의 이름도 몰랐고 중후한 필치로 재 해석된 슈퍼히어로들의 모습과 상황을 알 수 없는 그림을 보며 꽤 호기심을 가지는 정도에 머물렀을 뿐이지만, 결국 인터넷에서 만난 그의 홈페이지와 작품들을 통해 생각보다는 나이가 많지 않은 사람이고 일견 고전적인 표현방법이긴 하나(코믹북 관련 그림 중에선 강렬한 개성과 완성도를 지녔지만, 일러스트레이션의 유행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다분히 촌스러워 보일 수도 있는 그림이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썼다) 독자적인 맛을 가진 작가라는 것을 알게 되면서부터 호기심은 호감으로 변하게 되었다.<스파이더맨 2>의 오프닝 타이틀에 등장했던 멋진 그림 또한 주효했다. (노먼 오스본의 광기어린 표정이 아주 제대로였기 때문에 임팩트는 몇배에 달했을지도)

 

 

이 < Mythology>는 알렉스 로스의 DC코믹스 아트웍을 한데 모은 책이다. 수많은 이슈의 표지를 장식했던 멋진 그림들이 잔뜩 들어있는 것은 물론이고, 작가의 어린 시절이나 현재의 모습, 작업 스타일 등 구석구석 살펴보면 재미있는 내용들로 가득차 있다. (서문을 영화감독인 M.나이트 샤말란이 쓴 것 또한 흥미롭다. 제대로 읽을 능력이 안 돼서 유감일 뿐) 익히 보아 왔던 유명한 그림들의 중간과정을 보는 것도 좋지만, 특유의 접근 방식을 볼 수 있다는 것이 특히 재미있다. 예를 들면 작가 특유의 사실적인 프로포션이나 그림 스타일이 그냥 머릿속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스튜디오에서 찍은 사진에 기반을 둔 것이라든가 하는 것들이다. 중후한 스타일의 중년 모델이 코스튬을 챙겨 입은 모습을 스튜디오에서 촬영하여 작가의 해석을 더해 완성해 가는 과정은 마치 작업실을 들여다 보는 듯 한 느낌이 들어 즐겁다. 중간중간 볼 수 있는 엄청난 스케일의 그림들(예컨대 DC에서는 상당히 큰 사건이었던 크라이시스와 관련된)을 까맣게 메운 슈퍼히어로와 악당들의 면면을 구석구석 살피며 내가 알만한 사람은 누구인가 찾는 즐거움도 무시할 수 없다. < The DC comics encyclopedia>의 표지 그림이 빠진 건 조금 유감이지만, 브루스 팀의 그림을 바탕으로 알렉스 로스가 채색한 <저스티스 리그>의 메인 비주얼이 한 페이지 가득 수록된 것은 아주 만족스럽다. 수많은 그림들 가운데서 가장 웃음을 자아냈던 것은 저스티스 리그 멤버들의 크리스마스 파티 장면. (배트맨 혼자 창문 밖에서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니 너무나 그럴싸하지 않은가)

책 말미에 수록된 < The Trust>라는 제목의 단편 또한 재미있다. 일단 처음은 브레이니악(슈퍼맨의 많은 적들 중 하나로, 이번에 박스세트가 출시된 애니메이션 판에 의하면 클립톤 별의 중앙통제컴퓨터였다는 설정인 듯 하다)에게 조종당하여 폭주하는 슈퍼맨과, 그런 그를 막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배트맨의 모습을 보여주면서부터 시작된다. 성격차이(?)로 꽤나 대립적인 면모를 보이는 슈퍼맨과 배트맨이지만, 오랜 신뢰를 통해 슈퍼맨은 배트맨에게 자신을 제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인 크립토나이트를 맡긴다. 사랑하는 지구와 인류에게 자신이 위협이 될 때, 이것을 사용해달라고 하면서. 그런 슈퍼맨의 믿음에 화답하듯 배트맨은 자신의 금기인 '어떠한 경우에도 총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깨면서까지 크립토나이트 총알(다트)을 슈퍼맨의 몸에 박아넣는다. (이것은 심지어 필생의 숙적인 조커에게도 적용되었던 원칙이었고, <배트맨 비욘드>에서 그가 은퇴하게 된 원인을 제공한 것이기도 하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힘을 모아 브레이니악의 아지트를 뚫고 내려가는 것으로 마무리.

뎃생력이나 왕성한 작업도 그렇지만, 알렉스 로스 그림의 가장 큰 매력은 '빛과 그림자의 해석'이라고 생각한다. 슥슥 그려나간 연필 그림에서 느껴지는 만만찮은 입체감은 그 해석에 기인한 것이기도 하고, 그의 많은 그림들 중에서 특히 강한 인상으로 다가오는 것들은 밝은 부분이 아예 확 날아갈 정도로 과장된 조명이 주를 이루는 작품들이기 때문이다. 그동안 인터넷을 통해 모니터로나 볼 수 있었던 멋진 그림들의 디테일을 살펴볼 수 있다는 것만 해도 충분히 즐거운 책임에는 틀림없다

e***6 2009.05.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