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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주말은 생명 같은 시간이다. 주일 예배를 마치고 남편과 함께 친정에서 보내준 싱싱한 굴전을 먹으며 점심을 먹고 혼자 바람이라도 쐴 요량이었다. 그런데 남편이 혼자 굴을 국밥으로 요리해서 먹고 있었다. 순간 남편과의 단란한 점심시간이 날아갔다는 게 슬펐고 그럼 굴을 다시 사와서 요리하면 내 금쪽같은 시간이 사라지는 게 억울했다. 난 밥상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고 말았다. 남편은 너무 황당해하며 굴국밥을 싱크대에 던져버렸다. 우리 둘은 굴로 싸우게 되었다. 남편은 급기야 친구가 왜 없는지 알겠다며 상담을 받으라고까지 말했다. 요즘 내가 이상하다는 것이다. 근데 거기서 왜 친구 이야기가 나오는지..내 인간관계를 왜 남편이 평가하는 건지.. 또 세상에..굴이 뭐라고..굴로 싸우다니 이 상황에 웃기면서도 내 자신이 왜 이렇게 되었는지 초라해지기까지 했다. 난 남편에게 밤까지 안 들어올 테니 아이나 잘 보라고 말하고 집을 나왔다. 코로나로 어딜 가면 안 되는데.. 난 서점으로 갔다. 그리고 책을 읽었다. 머리 복잡할 때는 책 읽기가 제격이다. 그 책이 바로 <나는 쓰는 대로 이루어진다>다. 저자 한명석는 원래 학원 원장이었다. 그러나 학원 운영을 하면서 영혼까지 팔릴 것 같아서 손을 떼고 고 구본형 작가의 연구소에 입소해서 2년 만에 책을 내고 자신만의 브랜드를 창조했다. 바로 '글쓰기를 통한 삶의 혁명'글쓰기 강좌를 열어 지금까지 글로 밥벌이를 이어가고 있다. 이 책에서는 글쓰기를 어떻게 하면 포기하지 않고 쓸 수 있는지 진솔하고도 솔직하게 조언해 주고 있다. 글쓰기는 누구나 원하지만 다들 망설이거나 포기한다. 어느 작가의 말 "글쓰기는 엉덩이로 쓴다"라는 말처럼 정신적인 노동을 요하기 때문에 쉽게 볼 대상이 아닐 수 있다. 저자는 멋 부리지 말고 솔직하게 쓰라고 조언한다. 치부 노출증 환자처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이 말에 공감한다. 멋을 부리며 쓰는 글은 잘 읽히지 않고 지루하기만 하다. 그래서 읽다가 말아버린다. 사실 내 첫 책도 지금 생각하면 다 폐기처분하고 싶다. 내 과거를 다 보여줬기 때문에 창피해서 얼굴이 화끈거릴 정도다. 그러나 글쓰기는 원래 설명하는 게 아니라 보여줘야 한다. 첫 책 내용이 마음에 안 들지만 계속 쓰면 발전할 터이니 용기를 내보련다. 그리고 이 책에서 나는 큰 용기를 얻었는데 그것이 무엇이냐 하면 저자의 라이프스타일이 나와 똑같다는 것이다. 서점에서 거리 두기를 하며 구석에서 읽고 있던 나는 혼자 하이킥을 할 뻔했다. 독특하고 자유로운 삶을 추구하여 남들이 가지 않는 길만 골라 다니는 기질도 받아들이기로 했다. 혼자 일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깊은 신뢰로 맺어진 소수의 인간관계를 갈망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이런 내게 글 쓰는 일은 적격이다. (중략) 사람을 오래 상대하면 지치는 편이니 온라인과 오프라인 비중이 7대 3 정도면 좋겠다. (p.84) 사실, 나도 인간관계가 늘 어려웠다. 반면 남편은 내성적인 것 같으면서도 주변에 친구들과의 관계도 원만하고 심지어 회사 사람들과의 관계도 원만한 것 같다. 나는 친구가 사실 없다. 임신이 안되어 차단해버렸다. 일적인 관계의 사람들은 다단계처럼 돈에 묶여 있는 것 같아 탈퇴했다. 그러고 나니 친구가 없다. 하지만 지금이 좋다. 때론 외롭기도 하지만 남편..새봄이..친정..시댁를 챙기는 것도 바쁘기에 지금은 이 정도로 만족한다. 그러나 이제부터는 과거의 실수를 생각하며 내게 오는 관계를 소중히 생각하려고 한다. 인간은 원래 화목하며 지내야한다는 것을 부끄럽지만 이제야 깨달았기 때문이다. 원수까지도 말이다. 어쩜 인간관계가 늘 힘들었기 때문에 청년 시절 들어가는 회사마다 적응하지 못하고 나왔는지도 모르겠다. 아무튼 이런 나인데..저자 또한 사람을 오래 상대하면 지치는 편이라는 대목에서 어찌나 공감이 되고 위안이 되던지,,글쓰는 방법을 알려고 본 책에서 내 기질을 이해하게 되었고 내가 이상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어쩜 우리는 글쓰기를 통해 본인의 기질을 알게 되고 그 기질을 통해 앞으로의 미래를 어떻게 설계할 수 있을지 구체적으로 계획할 수 있지 않을까. 또한 저자는 일기를 통해 자신의 악순환 고리를 끊었다고 고백한다. 전에 예전 일기를 훑어보다가 충격을 받은 적이 있다. 거의 10년 동안 똑같은 망설임, 똑같은 자괴감, 똑같은 다짐을 되풀이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때까지 내가 우유부단하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오히려 매사에 맺고 끊는 것이 분명해서 인간미가 떨어진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정말 놀라운 발견이었다. 덕분에 그 문제에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할 수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중요한 결단을 내릴 수 었었다.(p.89) 이 문장들을 읽으며 나의 과거와 현재를 생각했다. 혼자 있는 걸 좋아하다 보니 내 식대로 뭐든지 해야 했다. 결혼하니 늘 부딪쳤다. 남편과 자주 부딪치는 부분은 설거지다. 남편은 감사하게도 집안일을 나보다 더 잘한다. 그러나 내 식대로 그릇을 놓지 않고 분리수거를 하지 않아 매번 설거지를 가지고 다퉜다. 이로 인해 서로가 스트레스 받고 그 시간이 늘 아까웠다. 이 악순환을 끊지 않으면 앞으로 10년은 매번 싸우고 스트레스로 시간을 허비할게 뻔했다. 이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사람은 나였다. 위문장들을 읽을 때 얼굴이 화끈거리고 창피했다. 내 모습이 너무 적나라하게 드러났기 때문이다. 서점에서 나와서 밤거리를 걷는데 눈물이 나왔다. 내 모습에 대한 반성과 남편에 대한 미안함과 고마움 등 다양한 감정이 섞여 나온 눈물이었던 것 같다. 이후 나를 남편을 대할 때 너무 편한 가족이 아니라 약간 남을 대하는 것 처럼 상냥하려고 노력하고, 왠만한 집안일에 대해서는 넘어가는 센스를 발휘하는 중이다. 저자는 분명 글쓰기를 통해 삶을 바꿨다. 아니 글쓰기를 통해 자신의 민낯을 확인했고 극도의 고립된 시간을 통해 자신의 약점을 강점으로 승화시켰다. 내가 이 책에서 뽑은 키워드는 솔직함, 공감, 글이 말이 되게하기, 진정성, 성실함이라고 뽑고 싶다. 더불어 글쓰기에 대한 더 깊은 지식이 나열되어 있었으나 글쓰기의 으뜸은 솔직함이라고 생각하기에 이쯤에서 마무리하고 싶다. 나도 글쓰기는 아직도 어렵고 미숙하지만, 이렇게 책을 읽고 글을 쓰면 머릿속에서 정리가 잘되고 내 삶에서 어떤 부분을 개선해야하는지 뚜렷하게 알 수 있기 때문에 솔직하게 쓰는게 재미있다. 코로나19로 전 세계 사람들은 생계형태가 달라질 것 같다. 좀 더 혁신적인 생계를 원한다면 나는 글쓰기를 추천한다. 더불어 이 책도 한번 보길 추천하고 싶다. 글쓰기는 어려운 게 아니다. 그저 내 삶을 진솔하게 솔직하게 말하듯 풀면 된다. 오늘도 남편을 이해하며 새봄이와 잘 지내보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