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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인형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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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휴고상, 2009년 네뷸러상 양대 SF상을 석권하고 그 외에도 권위있는 상들을 먹어치운 파올로 바치갈루피의 <와인드업 걸>.  사실, 이 책을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의외로 당황스러웠다고나 할까. 보통 한국에서 SF란 뉴스에서 수상소식을 접한 기억이 지워진 후에야 뒤늦게 색이 바랜 과거의 명성을 두르고 나타나니까 말이다.    이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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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휴고상, 2009년 네뷸러상 양대 SF상을 석권하고 그 외에도 권위있는 상들을 먹어치운 파올로 바치갈루피의 <와인드업 걸>.

 사실, 이 책을 대한민국에서 이렇게 빨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래서 의외로 당황스러웠다고나 할까. 보통 한국에서 SF란 뉴스에서 수상소식을 접한 기억이 지워진 후에야 뒤늦게 색이 바랜 과거의 명성을 두르고 나타나니까 말이다.

 

 이 신선하고 팔딱팔딱 뛰는 SF를 만나게 된 행운을 찬양하며 감상을 써볼까 한다.

 

1. 책 이야기

 

 

 섣부른 추측이지만, '다른'이라는 출판사에서 <와인드업 걸>을 발간해 낸 것은 책 기획자의 약간의 '사기'가 들어간 게 아닌가 싶다. 그 동안 나왔던 책들과는 다른 장르인 SF지만 또 한편으로는 '생태.환경,평화,인권,나눔에 대해 청소년과 함께 고민한다.' 는 출판사의 모토와 기가 막히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혹시 아는가 '대표님  휴고상 네뷸러상 다 싹쓸이한 책이 있는데 말이죠.이러이러한 책이 있는데 환경, 인권 이런 주제야. 딱이지 않음? 대박남. ㅋㅋㅋ' 했을지도.

 

 생태, 환경, 평화, 인권, 나눔에 대해 고민할 책은 맞다. 하지만 책의 성적수위가 꽤 높아서... 청소년과 함께 고민하긴 좀 그렇다는 게 내 생각이다. 더불어... 24,000원이라는 SF특유의 배짱튕기기 가격 또한 청소년 주머니털기를 넘어서 찢어놓는다는 심보.

 

( 갑자기 딴 곳으로 새는 것 같아 참 눈치보이는데, 왜 SF는 스릴러나 미스터리보다 책값이 비쌀까?

 해외판권이 비싸서 그런 것은 아닐 것 같은데 말이다.

 스릴러 팬들은 비싸면 안산다. SF팬들은 비싸도 산다. 뭐 이런 마인드일까...어쨌든 책의 질이 특별히 좋은 것도 아니고 좀 언짢은 부분이다.)

 

 

 

2. 왜 태국인가?

 

 

 와인드업 걸에 대한 혹평을 살펴보면, 이 책의 작가인 서양인의 시선에 동양인에 대한 편견이 담겨있다. 태국이란 나라의 불안정함을 미래로까지 고스란히 가져다가 이미지를 망가뜨리는 저질렀다는 투의 의견들이 있다. 사실 나로서는 태국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냥 사람 이름이 외기 힘들다 정도의 느낌만 받았을 뿐, 딱히 다른 불만은 없었다.

 

 적어도 필립 K 딕의 <높은 성의 사나이>나 작가도 기억안나는 <평양의 이방인> 같은 병신같은 맛뵈기 문화체험 같은 느낌은 못받았다는 소리다. 책 읽은 내공이 높지 않아 반론이나 반박같은 것을 내가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휴고상과 네뷸러상을 생소한 무대에서 자기 입맛에 맞게 뒤튼 이야기로 받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구글링을 통해 알아본 태국은 1. 농업대국 2. 입헌군주제하의 내각책임제 3.쿠데타 등의 정치적 불안정 4. 동남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식민통치를 받지 않으면서도 외국과의 교류가 활발한 나라다. 

 

 현재 정치의 불안정을 고스란히 미래로 가져다 놓은 것이 어째서 잘못된 것일까. 우리나라만 해도 몇백년전 조선의 썩어빠진 정치인들이 하는 짓거리에 식민지시대의 친일파들이 하던 짓을 반복하고 있는데말이다. 서양인의 시선으로 태국의 정치상황을 섣불리 판단했다는 것에 대한 비난? 괜히 기분나쁜 나머지 꼬투리를 잡는 것은 아닐까? 사실 기분이 나쁘려면 왜 다른 동남아는 망해 돌아가는데 X도 없는 태국이 아시아의 마지막 보루가 될 수 있는가 라는 질문을 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GMO 기업으로 인해 무너져버린 세계의 식량시장, 유전자 조작으로 인해 발생한 신종 전염병에 대해 버틸 수 있는 나라.

 불안정한 정치상황 속에서 외세와의 교류가 활발한 나라라는 설정으로 태국만한 곳이 있었을까? SF 답게 아예 세계를 한번 리셋해서 새로운 나라를 하나 뚝딱 만들었어야 하는 걸까? 미래에도 태국은 그럴것이다. 라는 게 이 책의 핵심은 아닐 것이다.

 

 이 책은 작가가 그려낸 미래의 태국을 이미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나는 그 배경을 만들어 내는 것에 사용된 계산식이 틀린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다.

 

3.  디스토피아 속에서의 필사적인 인물들

 

 이 책은 챕터마다 바뀌는 시선으로 서로 다른 현실을 공유한다. 거대 GMO기업의 끄나풀인 앤더슨, 그 아래에서 재기를 꿈꾸는 몰락한 중국인 탄혹생, 성적노리개로서의 삶을 살아가는 버려진 와인드업 걸 에미코, 태국을 양분하는 거대세력 화이트셔츠의 수장 짜이디와 그의 부관 깐야가 바로 그들이다.

 

 이들을 움직이는 것은 다름아닌 욕망이며, 그 욕망을 걸고 넘어지는 것은 바로 타인의 욕망이다. 서로의 삶에 대한 의지가 강해질수록 서로 다른 삶을 살던 자들의 인생이 가까워지고, 충돌을 피할 수 없어질 때 이야기는 폭발한다.

 

 모두의 욕망이 충족될수는 없을 것이다. 돈도 행복도 삶도 언제나 한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허물어져 가는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들은 필사적으로 자신의 삶을 거머쥐기 위해 행동하고 그것이 묘한 스릴을 낳는다.

 

 

4. 2012 우리가 사는 세상

 

 와인드업 걸 에미코는 세상을 올바른 눈으로 바라보지 못한다. 하루하루 삶을 걱정하는 것도 버겁기 때문이다.

 앤더슨은 세상을 오직 회사의 이윤추구 대상으로 바라볼 뿐 어떠한 애정도 없다.

 오직 자신의 재기에만 힘쓰는 탄혹생은 자신의 선한 본성을 거세하려 애쓰며 이를 악물고 살아간다.

 서민을 착취하는 자들의 수장인 짜이디와 깐야는 권력을 지닌 듯 하지만 그보다 위에 있는 자들의 정치놀음에 휘둘릴 뿐이다.

 

 복잡하고 긴박하게 돌아가는 세상. 그 이면에 이미 망가질대로 망가져버린 세계가 있다.

 남은 화석연료를 손에 넣기 위해 전쟁이 끊이질 않는 세상.

 이미 예전의 종들이 역병과 기생충들에 의해 멸종되어 버린 세상.

 그 와중에도 자신들의 종자를 억지로 팔아먹으려는 거대 기업들의 침략.

 

 세계는 이미 엉망인데 그들은 더이상 세상을 크게 볼 수 없는 세상에서 살고 있다.

 태국의 한 도시. 거기에서 벌어지는 답답하고 끔찍한 삶 속에서 그냥 죽기 전까지 살 뿐이다.

 

 이 책이 두려운 이유는 그다지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란 생각이 들어서이며, 점점 살아가는 것이 힘들어지기에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들을 머리에서 내몰아야 하는 현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기 때문이다.

 

 영화를 보는 듯한 스펙타클함과 묘하게 몰입되는 인물들, 짜임새있는 스토리에 감탄했다.

 다소 당황스러운... 에미코에 대한 성적 폭력 묘사부분만 뺀다면 정말 멋진 작품이란 생각이 든다

YES마니아 : 로얄 d**7 2012.01.10.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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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잔한 오리엔탈리즘적 디스토피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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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리뷰에 제목을 달면서 스스로 참 적당하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배경은 태국. 그리고 주인공 중 하나는 태국사람 말고 일본계 사이보그(와인드업 걸~ 자체가 이를 칭하는 말). 그리고 다른 주인공인 서양사람은 소설 내내 서구인이 보는 동양인, 동양문화의 이국성을 읖조리고 있다. 내재적인 오리엔털리즘이 아니라 오리엔털리즘 그 자체를, 그리고 그 문제점을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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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 리뷰에 제목을 달면서 스스로 참 적당하다라는 생각을 해본다. 


배경은 태국. 그리고 주인공 중 하나는 태국사람 말고 일본계 사이보그(와인드업 걸~ 자체가 이를 칭하는 말). 그리고 다른 주인공인 서양사람은 소설 내내 서구인이 보는 동양인, 동양문화의 이국성을 읖조리고 있다. 내재적인 오리엔털리즘이 아니라 오리엔털리즘 그 자체를, 그리고 그 문제점을 공공연히 드러내면서 적어내린 작품. 다른 남자주인공도 태국인 또는 중국인이고~


애잔함이란... 다른 주인공인 태국 여성이 권력사이에서 자아를 찾아가는 과정, 그리고 언급한 와인드업 걸이 그려주는 게이샤적인, 그리고 사이보그로서 받을 수 밖에 없는 차별과 수모의 장면들마다 이어지는 감성이다. 멜랑콜리와 동정사이의 뭐랄까? 


그리고 디스토피아... 생물학적 파국의 상황. 유전자자원을 둘러싼 자본과 고립된 국가주의 사이의 갈등, 그리고 기후변화로 인한 침수... 전형적인 SF 클리셰들이 잘 버무려졌다. 


고로... 이 제목은 나의 판단이 아니라 이 작품을 구성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를 단순히 나열하는 문구에 불구하다. 


재미의 요소도 나쁘지 않았다. 

e****s 2014.12.17.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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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갑지 않은 더운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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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라는 말에 외계인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책을 받았었다. 나의 SF라는 어감에서 느껴지는 상상속에서는 당연히 외계인이 나오고 비행선이 나오고 회색빛으로 가득찬 세상이다. 차가움과 무언가 절제된 인생.   배경이 태국이라는 말에, 우선 놀랬다. 왜 태국일까? 왜? 생각에 생각을 해봐도 그 해답은 모르겠다. 우리와 피부색, 머리색이 다른 이들의 비춰진 눈속에서는 결국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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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라는 말에 외계인이 나오겠지 하는 생각으로 책을 받았었다. 나의 SF라는 어감에서 느껴지는 상상속에서는 당연히 외계인이 나오고 비행선이 나오고 회색빛으로 가득찬 세상이다. 차가움과 무언가 절제된 인생.

 

배경이 태국이라는 말에, 우선 놀랬다. 왜 태국일까? 왜?

생각에 생각을 해봐도 그 해답은 모르겠다. 우리와 피부색, 머리색이 다른 이들의 비춰진 눈속에서는

결국 태국이라는 장소가 무언가 신비한 비책이 있을 것 같은 신비로운 세상과 그리고 계속되는 좌절을 보여주는 게 아닐까 한다.

결코 현실은 신비로움속에 있는 더운 날씨와 습함. 숨쉬기에 답답함.. 결국 세상에 대한 답답함.

 

GMO 기업의 공장을 이끌어가는 앤더슨, 호시탐탐 다시 자기만의 세계의 우두머리가 되고 픈 탄혹생, 신인류지만 결코 신인류라는 이름이 어색할 정도로 성적노리개로만 살아가는 에미코, 이중 스파이 깐야, 그녀의 상관이었던 화이트 셔츠 짜이디.

 

등장인물을 보면 한 그래프 상에서 딱 알맞게 포물선의 좌표를 담당하는 인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식량부족과 유전자 조작으로 피폐해진 세상속에서 조금은 아날로그 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하는 태국안에서,

신인류라 일컫어지는 에미코는 인간이어도 로보트 마냥 짜여진 구조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자신의 주인에게 복종하고, 성적으로 바로바로 표현을 자신이 제어하기도 전에 하게 되버리는 그녀는 앤더슨에게서 자신의 이전 주인과 같은 느낌을 받고 북쪽에 와인드업 이 사는 곳으로 가고 싶어한다. 하지만 쉽지 많은 않다.

무역성과 환경성의 대립에서 누군가는 흥하고 누군가는 망한다.

 

식량부족과 유전자 조작 전쟁 속에서 태국만이 거대 기업에 맞서며 버티고 있을 때 이를 노리는 기업들과 그 속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분투는 씁쓸하다. 결국 이런 세상이 안오란 법도 없고

작가가 가깝다면 가까운 미래에 이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이야기 중간중간에 속속들이 잘 녹여놓았다.

인간이 인간이기에 가치있는 것이지만 그 인간이 새로운 종류의 인간을 그저 도구로서 만들었을 때 인간의 존엄성은 이미 없는 것이다. 선을 긋고 넌 나랑 다르니까 내가 널 잡는다 라는 식의 인물들의 태도 안에서 현재 사회에서 자기 멋대로 사람을 구분짓고 그 자신만의 구분선으로 타인을 비난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이 책에 나오는 이야기들, 등장인물 하나하나 놓칠 수는 없다. 결코 작가가 그냥 등장을 시킨 것 보다는

각자 하나하나에게서 느껴지는 것들이 많다. 결국 앤더슨도 에미코를 좋아하지만 그녀도 결국 와인드업 걸이고, 그는 언젠가 죽을 사람이고, 깐야 자신이 상관을 존경해도 자신에게 주어진 스파이 임무가 있기에 섣부른 행동을 못할 뿐이다. 겉으로보면 위대해 보이고 호랑이라 불려지는 짜이디 이지만 그 보다 위에 있는 권력 앞에선 그는 그저 종이 한장의 목숨만도 못한 이가 된다.

 

결국 인간이 신인류라 부르며 그들의 인생을 짓밟고, 자신도 자신들이 만든 세상속에서 인생을 잃어가게 된다.

앤더슨 처럼, 짜이디 처럼

 

이 책을 읽고 나서 많이 씁쓸했던 기억이 난다.

읽고 나서의 허망함.

 

 

u****n 2012.01.1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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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을 잃어버린 미래/와인드업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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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는 와인드업일 뿐이야.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생물. 영리한 짐승. 그리고 강한 자극을 받으면 위험해지는 존재" (본문 중에서)   2010 휴고상, 2009 네블러상, 2009 타임지 선정 올해의 소설, 2009 미국도서관협회 최고의 SF!   이 화려한 수상내역들이 가리키는 단 하나의 책은 바로 <와인드업 걸> 이라는 SF 소설이다. SF소설이라... 참 오랜만에 읽어본다. 작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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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여자는 와인드업일 뿐이야. 유전자 조작으로 만들어낸 생물. 영리한 짐승. 그리고 강한 자극을 받으면 위험해지는 존재" (본문 중에서)

 

2010 휴고상, 2009 네블러상, 2009 타임지 선정 올해의 소설, 2009 미국도서관협회 최고의 SF!

 

이 화려한 수상내역들이 가리키는 단 하나의 책은 바로 와인드업 걸이라는 SF 소설이다. SF소설이라... 참 오랜만에 읽어본다. 작년 상반기 중에 존 스칼지의 노인의 전쟁을 마지막으로 읽은 뒤로는 평소에는 손길이 잘 가지 않는 장르인데 우연한 기회에 제공받아 사전 정보 없이 읽었다.

 

와인드업 걸의 배경은 미래의 태국이다. 전 세계를 휩쓴 유전자 조작으로 인하여 전염병과 기아가 만연하는 바람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난 후, 지구상의 인류는 각기 고립된 채 메탄가스와 압축 스프링을 이용한 동력에 의존해 살아간다. 태국의 유전자 변형 작물을 이용해 다시 세계를 지배하려는 다국적 기업, 통칭 칼로리 회사라고 불리는 이 기업들과 해수면 상승으로 침수해가는 수도 끄룽 텝(방콕)을 수호하려는 태국 정부가 한 데 뒤섞여 권력과 이권을 놓고 음모와 배신이 난무하는 압제의 현실 속에서 칼로리맨 앤더슨과 와인드업 걸 에미코는 생존을 위한 위험한 밀애를 시작한다.

 

이처럼 배경이 태국이다 보니 태국식 언어, 지명, 인명 등과 디스토피아적인 세계관을 보여주는 각종 미래 용어들이 상당히 낯설다. 다행히 마지막 장에는 주요 용어들에 대한 사전적 해설이 곁들여 있어 읽다가 이해가 안 되면 뒷장을 확인해서 상당부분 의문점을 해소시킬 수는 있다.

 

이 소설에서 가장 중요한 축을 구성하는 단어는 "환경성""무역성"이다. "환경성"은 쁘라차 장군이 수장으로 있는 정부기관으로 태국을 위협하는 전염병에 대응하기 위해 설립되어 탄소배출권 거래감독, 기후 파괴 감시 등의 업무까지를, 아까랏 장군이 수장으로 있는 "무역성"은 국가무역을 담당하면서 "환경성"과 적대적인 관계를 취하고 있는 정부기관이다.

 

사실상 태국의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양대 기관으로 군부 쿠데타로 권력을 장악한 실세들이라고 할 수 있는데 단지 소설이 아니라 지금 현실에서도 태국에서는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고 방콕이 물난리로 침수하는 일이 실제로 일어나는 걸 보면 허황된 미래가 아니라 엄연한 현실을 잘 투영하고 있다는 점은 인상적이다.

 

이 두 정부기관을 등에 업고 다국적기업들이 태국의 먹거리 유전자를 얻기 위한 부당거래를를 통해 돈벌이에만 열을 올리는 추악한 현실은 자본의 논리에 잠식당한 민초들의 배고픔과고통을 뼈저리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지구의 환경은 석탄 같은 자원전쟁과 국수주의와 융합해 나날이 파괴 속에 신음하고 있어 읽는 내내 마음이 무겁다.

 

무엇보다 이 소설을 가장 SF적으로 읽게 만드는 키워드는 바로 "와인드업"이라는 불리 우는 신인류들이다. 일본에서 고령화로 인한 노동력 감소를 대체하기 위해 유전자 조작을 통해 탄생시킨 또 다른 생명체가 "와인드업" 이다.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되 인간에 대한 복종과 봉사를 유전자적 본능으로 주입시킨 존재들로 우월한 신체능력에 반해 더위에 취약한 폐쇄된 모공구조가 특징인 "와인드 업"은 비서로, 때론 군용으로 사용되기도 하지만, 여주인공 에미코는 주인에게 버림받고 태국에서 불법체류중이다.

 

불법 수입된 물건취급 받는 에미코는 남자들의 성적 노리개로 전락하여 능욕을 당하면서도 언젠가는 "와인드업"들이 사는 마을로의 탈출과 이주를 꿈꾸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치 않다. 결국 우발적으로 태국의 고위층을 살해하게 되고. 이것이 도화선이 되어 태국 전역이 무역성과 환경성과의 내전이 벌어지게 하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한다.

 

유전자 해커인 기븐스 박사는 "인간이 곧 자연이라네, 인간이 세상이고, 세상은 인간인 것이 "라는 말로 과학적 호기심이라는 탈을 쓴 진화라는 게임이 가져다 준 오만함의 극치가 전염병과 기아, 환경파괴, 신인류 "와인드업"의 존엄성 파괴 등 크나큰 댓가를 치르게 한 근본적인 원인이 무엇이었는지 잘 드러낸다.

 

700페이지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 속에서 결코 읽기가 만만치 않았던 소설 "와인드업 걸"은 그래서 독자들에게 화두를 던지고 있다. 현재는 미래의 거울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 후손들에게 유토피아를 물려줄 것인가? 아니면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물려줄 것인가? ! 당신과 우리 모두는 어떻게 행동하여야하는가? 그것의 해답은 각자의 몫으로 남아있다.

 

이렇듯 환경파괴 ,과학의 폐단, 계급구조, 권력암투, 자원전쟁, 민족주의, 인권 등 다양한 키워드와 시각적 관심을 보여주는 파올로 바치갈루피 작 와인드업 걸은 많은 것을 고민하게 만드는 수작이다.

 

 

 

 

 

 

 

 

 

q****5 2012.01.08.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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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드업 걸] The Winderup Girl (2011)
"[와인드업 걸] The Winderup Girl (2011)" 내용보기
3.5   688페이지, 23줄, 30자.   여기서의 '와인드업 걸'이란 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신인류를 말합니다. 사람으로 취급당하지 않고 물건으로 처리됩니다. 주로 일본에서만 활동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무대가 되는 태국에서는 합법적인 상황이 아니면 폐기 대상입니다. 와인드업 걸은 전투형과 비서형이 있는데 둘 다 빠른 움직임이 가능합니다만, 비서형은 매끄러운 피부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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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

 

688페이지, 23줄, 30자.

 

여기서의 '와인드업 걸'이란 유전자 조작으로 만든 신인류를 말합니다. 사람으로 취급당하지 않고 물건으로 처리됩니다. 주로 일본에서만 활동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무대가 되는 태국에서는 합법적인 상황이 아니면 폐기 대상입니다. 와인드업 걸은 전투형과 비서형이 있는데 둘 다 빠른 움직임이 가능합니다만, 비서형은 매끄러운 피부를 위해 모공을 작게 설계하였습니다. 그래서 과격한 운동을 하면 금방 달아오릅니다. 게다가 주인(또는 다음 주인)에게 복종을 하도록 교육받았기 때문에 비서 내지는 성노예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에미코는 전 주인이 일본에서 데리고 왔다가 돌아가는 비용보다 일본에서 다시 사는 게 더 싸다는 이유로 버려졌습니다. 원래는 폐기(죽여서 메탄생산에 투입)되어야 하지만 암시장으로 흘러나와 롤리라는 클럽 주인이 데리고 있으면서 돈벌이에 사용합니다. [암브로시아]의 개념을 빌려온다면 '영생'을 지니고 있습니다. 모든 질병에 대해 저항성이 있어서 어떤 음식이든 음료든 먹어도 괜찮네요.

 

석유자원이 고갈된 상황인 시대입니다. 그래서 동물이나 사람의 힘으로 된 에너지만 사용이 가능합니다. 다른 에너지원은 주로 메탄. 자동차는 없고, 자전거가 사치품이지요. 일반적인 상황에선 인력거를 타고요.

 

태국은 다국적 유전자 회사와 대립하면서 독립적인 지위를 지켜냅니다. 애그리젠의 칼로리맨인 앤더슨 레이크는 위장업체인 스프링라이프의 대표인데 여기서는 적자를 보면서도 킹크스프링을 만들고 있습니다. 전임자인 예이츠가 잘 개발한 탓에 에너지 효율이 높은 스프링을 만들고 있습니다. 앤더슨의 목적은 태국의 종자은행에 있는 종자들의 샘플을 확보하는 것. 환경성의 쁘라차 장군과 무역성의 아까랏 장관 사이에는 경쟁이 있습니다. 상징적 존재인 어린 여왕의 섭정 쏨뎃 차오프라야가 전권을 휘두르는 상황입니다. 환경성에서는 화이트셔츠라고 부르는 병력을 지휘하여 단속을 합니다. 짜이디 대위는 호랑이라고 소문이 난 민중의 영웅입니다. 과도한 탄압을 무역품에 가하기 때문에 탄핵되어 실직합니다. 아내가 실종(납치)된 상태이기 때문에 형식상 항복을 하였다가 실제로 죽임을 당한 것이지요. 부관인 깐야가 대위로 승진하는데, 그녀는 아까랏 장관의 스파이입니다. 장관은 북부의 군대를 투입하여 반대파인 쁘락차 장군 세력을 몰아냅니다.

 

주요등장인물은 앤더슨 레이크, 쁘라차 장군, 아까랏 장관, 짜이디 대위, 깐야 중위, 와인드업 걸인 에미코, 스프링라이프의 공장장 탄혹생(말레이지아계 중국인) 정도입니다.

 

철저하게 인간이 살아가는 것을 묘사한 작품입니다. 인간군상의 모습은 시대나, 상황에 상관없이 항상 비슷하게 묘사되네요.

 

120819-120821/120821

k****8 2013.01.22. 신고 공감 0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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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쓴 SF가 무엇인지 보여주다
"잘 쓴 SF가 무엇인지 보여주다" 내용보기
리뷰 쓰는 걸 귀찮게 여기는 이유가 한 문장 이상 무언가에 대해 주절대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도 쓰겠다. 이 책은 재미있다. 잘 읽힌다. 이 책을 읽을 때 이언 뱅크스의 컬처 시리즈를 같이 읽고 있었는데 본문 편집 문제를 떠나서 훨씬 읽기 쉬웠다.(장르 때문은 아닌 것 같다. 히페리온은 정말 재미있었으니..) 주제 파악도 더 쉬었으며 문장 자체도 독자에게 친절한 느낌을 받
"잘 쓴 SF가 무엇인지 보여주다" 내용보기

리뷰 쓰는 걸 귀찮게 여기는 이유가 한 문장 이상 무언가에 대해 주절대야 한다는 점 때문이다.  그래도 쓰겠다. 이 책은 재미있다. 잘 읽힌다. 이 책을 읽을 때 이언 뱅크스의 컬처 시리즈를 같이 읽고 있었는데 본문 편집 문제를 떠나서 훨씬 읽기 쉬웠다.(장르 때문은 아닌 것 같다. 히페리온은 정말 재미있었으니..) 주제 파악도 더 쉬었으며 문장 자체도 독자에게 친절한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책 값이 아쉬었는데 두께와 크기 등을 생각해도 이건 좀 무리한 가격이 아니었나 싶다.

YES마니아 : 로얄 o***2 2011.10.31.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