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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게 되면 한 작품, 한 작품 골라서 읽게 되는데, 서귤의 작품도 그런 의미에서 차례 차례 읽게 된다. <판타스틱 우울백서 : 2019년>를 통해서 누군가에게 말하기 꺼려 하는 우울증 치료에 관한 이야기를 읽게 됐고, 그 이야기 이전의 작품인 <환불불가여행 : 2018년>을 읽었다. 아주 짧은 이야기이고 만화이기에 부담감없이 읽게 됐는데, 차츰 서귤 작가의 작품에 관심이 가서 4권의 책을 또 읽게 됐다. <책 낸 자 : 2017년>은 서귤의 첫 번째 책이다.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기에 직장을 다니면서 독립출판사를 통해서 책을 내 볼까 하는 생각을 하던 중에 한 권의 책이 출간되는 과정을 그대로 담은 책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내게 된다. 한 권의 책이 독자들에게 오게 되는 과정은 초보 작가에게는 힘겨운 일이지만 '책만들기 워크숍'을 통해서 한 걸음, 한 걸음 작업을 하게 된다. 한 권의 책을 낼 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스토리인데, 작가는 두 마리의 반려묘를 사랑하기에 삼색냥이 쭈쭈를 주인공으로 이야기를 만들어 나간다. 나는 이미 <고양이의 크기>를 먼저 읽었기에 서귤 작가가 <책 낸 자>의 내용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다. 그런데, 책의 내용 뿐만 아니라 책이 출간되기 위해서는 거쳐야 하는 과정이 많이 있다. 독립출판을 위한 워크숍에서 많은 정보와 함께 책의 스토리 만들기, 원고가 완성되면, 인쇄, 유통까지 작가가 직접 뛰어 다니면서 해야 한다. 독립출판으로 책을 출간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책을 출간하는 전체적인 흐름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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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 전 동생이 사와서 내게 전해준 책이다. 만화책이라 받은 때에 후루룩 다 봐버렸지만 어째서인지 이번 독서챌린지를 할 때 바로 눈 앞에 있어 다시 한 번 읽게 되었다. 처음 읽었을 적에는 그저 책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가의 일기라고만 생각했었다. 사실 그것도 맞기는 하지만, 단순히 내가 책을 이렇게 힘들게 만들었다! 가 아닌 청년세대의 현실과 고뇌가 담긴 약간은 텁텁하고 그래도 이렇게 만들어냈고 나는 살아간다 와 같은 약간의 달짝지근함이 있는 제법 감명깊은 이야기였다. 이야기, 그것도 팔리는 이야기를 세상에 내놓는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나 만들어 낸 이야기가 아닌 경험으로 된 이야기는 종종 누가 볼까 무섭기도 하잖아. <책낸자>에서는 후들후들 귀여운 그림 속에 그런 고백이 들어 있다. 그래서 내가 보기에 너무 내밀한 거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럼에도 작가가 이 경험을 토해내고 싶었던 이유를 알게도 될 거 같다. 그래서 이 책은 꽤나 잘 만들어진 책이 된 듯 하다. 이야기가 재밌었고 분량이 적절했으며 그림도 귀여웠다. 특히나 제목과 표지에서 이 책을 알 수 있으면서도 궁금해지니 전작의 경험으로 작가가 얼마나 노련해졌는지 알 수 있다. 동생은 나에게 왜 이 책을 선물로 줬을까. 하고싶은 게 넘치던 그때는 약간 부끄러웠는데 지금은 밍기적거리며 뭐라도 할 수 있지 않을까 슬쩍 생각해본다. 동생 고마워 #사락독서챌린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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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박 3일로 전국국어교사모임 겨울연수에 다녀왔다. 방학에, 자발적으로, 약 20만 원의 자비를 들여, 스스로 부족한 점을 털어놓고 자원하여 발표를 하고 수업을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이렇게나 많으시다는 것에 놀랐다. 마지막 날에는 연수를 마치며 『좋아하는 것은 나누고 싶은』을 쓰신 선생님, 『우리들의 문학시간』을 쓰신 선생님의 북토크가 열렸다. 교직 경력이 1년도 안 됐을 무렵부터 애정하는 마음으로 블로그를 구독 중인 분들이셨다. 독립출판물을 만드셨다는 글을 읽고 광화문 소소시장까지 시간 맞춰 찾아가서 팬심을 전하며 싸인본을 구매한 적도 있었다. 드디어 두 선생님께서 강단에 오르셨고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연필을 쥐었다. 시작은 "왜 책을 만드세요?"였다. 친구이자 동료인 두 선생님은 독립서점 여행기부터 풀어가셨다. 특히 기억에 남는 독립출판물로 『모든 시도는 따뜻할 수밖에』, 『책 낸 자』, 『경찰관속으로』, 『그 여자의 자서전』를 꼽으셨다. 개인적인 이야기가 주는 울림을 헤아리며 '나의 이야기도 다른 사람들에게 울림을 줄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마음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이야기를 쓰고 싶다'라는 생각이 드셨다고 했다. 연수가 끝난 후 나는 두 선생님의 발자취를 따라가듯 추천해주신 독립서점을 방문하고 추천해주신 『책 낸 자』를 읽었다. 서른 살에 독립출판물 『고양이의 크기』를 만들며 들었던 생각들을 풀어낸, 책을 만드는 이야기에 관한 책이었다. 얇은 만화책이라 부담 없이 읽었는데 여운은 짙었다. 좋아하기 때문에 만드는 나의 책, '책을 낸 후에 달라질 삶'을 꿈꾸며 엮어가는 나의 책, 좌절하다가 들뜨다가 그 모든 감정을 안긴 나의 책, 조심스레 가격표를 붙인 나의 책, 나의 책이기 때문에 소중한 나의 책, 그 '나의 책'을 이루어가는 과정을 함께 겪듯 찬찬히 읽었다. 그리고 나까지 나의 삶, 나의 글감을 소중히 껴안게 되는 신기한 체험을 했다. 그날 북토크를 들으며 나란히 앉은 룸메이트 선생님과 해방촌에 가자고 약속했었다. 누군가가 꺼내놓은 이야기가 연결되고 연결되어 파장을 일으킨다. 『책 낸 자』가 일으키는 크고 작은 파도를 타는 모두가 잠시쯤 같은 상상을 해볼 것이다. 책을 낸 후에 달라질 삶, 예전과 같을 순 없는 그 삶을 상상해본 후 고개를 내젓든 주먹을 불끈 쥐든 잠시나마 뭉클해질 것이다. 내가 나에게만 줄 수 있는 뭉클함이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하는 게 좋아요. 저한테 독립출판 알려주신 분이 그랬어요. 매일 하면 그게 직업이라고. 매일 책을 만들면 작가인 거예요." - 「매일」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