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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와 식물은 공동운명이다 생태계에 심상치 않은 변화의 바람이 있다. 멸종위기의 동식물이 늘어나고 다음세대에서는 다시는 볼 수 없는 동식물들이 많을 것이라는 불안한 전망을 내놓는 학자들이 많다. 그 원인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이유는 무분별한 개발로 인한 산림훼손이나 환경파괴, 화석연료의 사용 등으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 다양한 요소를 들 수 있다. 이렇듯 인간의 삶 속에서 인간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오며 인간의 목숨을 살렸거나 삶의 질을 풍성하게 만들어온 동식물과 인간의 관계를 살펴보는 것은 매우 흥미 있는 분야가 아닌가 한다. 지구의 오랜 역사만큼이나 동식물의 역사는 길다. 그 긴 시간동안 사라지거나 새롭게 나타난 동식물들 또한 많았을 것이다. 자연적인 환경의 변화에 의한 이러한 현상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렇게 인류의 역사와 맥을 함께해온 동식물들이 사람들의 인위적인 요인에 의해 멸종되거나 사라지는 상황은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새로운 상황일 것이다. 이 책 ‘식물, 역사를 뒤집다’는 인류의 역사와 맥을 함께하며 긴밀한 관계를 맺어왔던 식물들의 역사적 기록을 살피고 인간과 식물이 어떻게 공생관계를 맺어왔는지 그 필연적인 이유를 찾아보고 있다. 저자 빌 로스(Bill Laws)는 사회사학자이자 전문적인 정원사이며 명성 있는 원예학 저술가로 활동하며 ‘예술가의 정원’, ‘들판 현장 안내서 : 풀밭, 초원 그리고 목장’ 등 다수의 책이 있다. 저자가 이러한 관점에서 주목하는 식물로는 용설란을 시작으로 양파, 파인애플, 대나무, 차나무, 삼, 오렌지, 커피, 사프란, 마, 코카나무, 벼, 담배, 양귀비, 로부르참나무, 사탕수수, 옥수수, 장미, 포도 등 50여 가지 식물들로 인류의 삶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었던 식물들이 주종이다. 벼를 비롯한 식물들은 인류 역사가 시작되는 시기부터 인간의 생존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었다. 하지만, 이러한 식물들은 지역적 환경을 반영하며 식물 성장의 특성에 적합한 한정된 지역에 분포되었다. 그렇기에 그 식물이 주는 혜택은 한정적일 수밖에 없었으며 지역과 사람들의 문화에 의해 다른 성질과 특성으로 관계 맺어왔다. 식물들의 이러한 상황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온 사건이 있었다. 바로 신대륙발견 등 인류가 다른 대륙으로 삶의 영역을 넓히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동하게 된 것이 그것이다. 이렇게 사람에 의해 인위적인 환경으로 옮겨지게 되면서 다른 지역의 사람들에게까지 식물 특유의 성질을 이용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는 특정한 식물에 대한 지배적 권리를 가진 집단이 생겨나며 경제적 이득과 관련되어 식물의 성질까지 변화시켜가며 변종과 개량화가 시작되었다. 이 과정에서 커피나, 차와 같은 식물들에 의해 전쟁이 일어나는 사건으로까지 확대된다. 아편전쟁이나 미국의 독립전쟁 등이 그것이다. 또한 사탕수수나 고무나무, 면화 등의 재배에 노동력의 필요한 상황에서 식민지 노예 등의 노동력 착취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이처럼 인간의 삶과 밀접한 관계를 가진 식물의 역사는 곧 인류의 역사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인간이 생태계 먹이사슬의 최정점에서 식물을 지배한다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각을 바꿔 식물의 입장에서 인간을 바라본다면 어떨까? 식물은 움직이지 못한다. 그래서 자기의 종족을 번식시킬 다양한 방법을 만들어 왔다. 하지만, 인간이 이 과정에 개입하면서 특정한 식물은 별다른 노력 없이 인간에 의해 종족을 번식시키며 우수한 품종으로 개량되어 생존에 필요한 환경을 만들어 왔다고도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표적인 식물이 사과, 장미, 튤립 등이 그것이다. 이 책은 각 식물들의 상세한 그림과 관련 자료, 식물의 어원과 유래, 비슷한 유의 식물에 대한 설명까지 구성되어 식물의 역사뿐 아니라 다양한 역사적 사실까지 알려주고 있어 더 흥미로움을 느낄 수 있다. 인류보다 긴 시간동안 지구의 주인공으로 살아왔을 다양한 식물들이 인간의 인위적인 간섭이나 작용에 의해 사라지게 된다는 것은 곧 인류의 미래도 불투명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이 책은 바로 이러한 현실의 심각성에 대해 경종을 울리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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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과 노예제 ‘애니깽(Henequen)’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았는가? 100년에 한 번 꽃이 핀다고 해서 ‘백년초’라고도 불리는 용설란(龍舌蘭)의 일종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비참한 멕시코 이주사를 떠올리게 하는 식물에 불과하다. 1905년 4월에는 1,033명의 조선인들이 멕시코로 4년간의 계약노동을 위해 제물포항을 떠났지만, 막상 도착한 그곳에서는 마치 노예를 경매하듯 농장주에게 뽑혀 착취에 가까운 저임금으로 일해야만 했다. 사실상의 노예노동이었다. 이들의 비참한 삶은 1905년 중국인 허우이[河惠]가 쓴 편지에서 “이곳 토인[土人, 원주민]이 지구상 5, 6등의 노예라는 소리를 듣는데 한인(韓人)은 그 밑인 7등 노예가 되어 영원히 우마(牛馬)와 같다.1)”고 한 것에도 잘 드러나 있다. 혹시 실감나지 않은 사람은 멕시코 이민 1세대의 삶을 그린, 김호선 감독의 영화 “애니깽(1997)”을 한번 보면, 간접적으로나마 그 시절의 처참한 모습을 경험할 수 있다. 용설란(龍舌蘭)만 노예노동과 관련된 식물인 것은 아니다. 목화, 사탕수수, 고무나무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한때 미국 최대 수출상품이었던 목화는 소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나 <엉클 톰스 캐빈>에서 묘사된 방대한 미국 남부의 목화농장에서 생산되었다. 이를 위해 수많은 흑인 노예가 필요했는데, 그 결과 1855년에는 미국 남부 인구의 거의 절반이 흑인 노예였을 정도2)였다. 이렇게 목화농장에서 일하는 “노예들은 날이 어두워져 앞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단 한 순간도 쉬지 못했다.3)”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고달픈 생활을 했지만, 이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는 흑인 노예보다는 형편이 나았다. 왜냐하면 “목화나 담배 밭과 달리 설탕 농장에서 일하는 노예들의 작업 속도는 격렬할 정도로 빨랐고, 그들의 수명은 담배 농장에서 일하는 노예들 수명의 절반에 지나지 않았다. 선진국 사람들이 설탕에 중독되는 동안, 흑인 노예들은 설탕 때문에 그렇게 죽어 가고 있었(기)4)” 때문이다. 이렇게 보면 마치 식물이 노예제를 유지한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스페인을 점령해 해당 지역에 한층 앞선 작물 재배 기술을 도입했던 이슬람교가 그리스도 교도의 국토 회복 운동으로 이베리아 반도에서 추방(당했을 때), 스페인의 지도자들은 사탕수수를 키우고 가공하기 위해 이슬람 세계의 농사 기술을 직접 이용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자국을 가꾸는 일보다 타국 땅을 정복하는 데 관심이 많았던 스페인은 농업에 힘을 쏟는 대신 노예 제도를 발전시켰다.5)”라는 저자의 언급에서 보듯이 광물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인간의 선택이 역사를 이끈 것이다. 역사의 변환기를 상징하는 식물들. ‘제 1의 물결’이라고도 불리는 ‘신석기 혁명’은 인류의 생산양식이 채집에서 농경으로 바뀌는 획기적인 변화였다. 유럽에서의 ‘밀’, 아시아에서의 ‘벼’는 이러한 신석기 혁명을 대표하는 식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20세기에 기후 변화를 연구하던 과학자들이 온실 효과를 일으키는 주범으로 메탄을 지목하면서 논을 둘러싼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서구의 과학자들은 소 똥과 벼의 줄기 및 뿌리가 논에서 함께 분해되며 3,780만 톤이 넘는 메탄을 대기 중으로 방출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나 인도 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하면 이 수치는 실제보다 열 배 이상 부풀려진 것이라고 한다. 그들은 이 문제가 벼와 논 때문이 아니라, 그리 많지 않은 자료를 바탕으로 통계적 추정 결과를 발표한 데 있다6)”고 주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스턴 티파티 사건(Boston Tea Party)’은 미국 독립이라는 역사적 사건의 발단으로 기억되고 있다. 그런데 “당시의 어느 나라 사람들보다 차를 즐겼(던) 애국심 강한 미국인이 그들의 이웃[캐나다인]보다 차를 덜 마시게 된 것은 대략 200년이 넘었는데, 이 습관적 행위의 역사적 뿌리는 1773년 12월의 어느 날로 거슬러 올라간다.7)”는 저자의 언급대로라면 ‘보스턴 티파티 사건(Boston Tea Party)’은 아메리카 대륙과 유럽 대륙의 결별이라는 역사의 전환을 상징할 뿐 아니라 미국인의 입맛마저 바꾼 계기가 된 셈이다. 아편의 원료인 양귀비도 역사상 가장 부도덕한 전쟁 가운데 하나인 ‘아편전쟁’을 상징한다. 그래서 우리는 흔히 양귀비하면 부정적인 이미지만 떠올린다. 하지만 이 식물에서 파파베린(papaverinc; 장에 탈이 났을 때 사용), 베라파밀(verapamil; 심장 관련 질환의 치료에 사용), 코테인(codeine; 진통제와 기침 및 감기 치료제), 모르핀(morphine; 통증 경감에 사용) 등 각종 치료제도 추출8)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독(毒)도 약(藥)도 쓰는 사람에 따라 달라진다는 어쩌면 평범한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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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의 나라가 새로 건국하는 과정에서는 꼭 영웅이 나타나기 마련이다. 왕건이 그랬고, 이성계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영웅만이 새로운 시대를 만들지는 않는다. 미국이라는 나라의 건국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바로 차 (茶)였다. 18세기까지 북아메리카 인들은 차를 즐겨 마셨다. 지금도 캐나다 사람들은 차를 좋아한다. 이에 반해 미국인들은 커피를 선호한다. 왜 그럴까. 1773년12월 보스턴에서 일어난 사건 때문이다. 이 사건을 역사에서는 ‘보스턴 차 사건’이라고 부른다. 영국은 식민지였던 북아메리카에 수출하는 상품인 차에 과중한 관세를 부과한다. 이에 식민지인들은 “대표 없는 과세 없다”라며, 보스턴 항에 정박해 있던 배에 실린 차를 바다에 던져 버린다. 이후 뉴욕과 필라델피아 등지에서 이와 비슷한 저항운동이 벌어진다. 3년 후인 1776년7월4일 미국 의회는 독립선언서를 채택함으로써 신생 국가 미국이 탄생하기에 이른다. 이후 미국인들은 음료에 대한 선호에서 차를 커피로 바꾸게 된다. 더 나아가 차는 왕이 없는 최초의 나라를 만들게 된다. 요컨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대통령이라는 임기제 왕을 탄생시켰다는 말이다. 차가 직접적으로 역사를 바꾼 것은 아니지만 차는 미국인들의 음료에 대한 기호를 바꿨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볼 수 있다. 우리 식탁에 자주 올라오는 고사리는 양치류 식물이다. 양치류는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식물로 3억3,500만 년 전에 지구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에 비한다면 현생 인류인 호모 사피엔스가 지구에 태어난 것은 불과 20만 년에 불과하니 양치류는 지구상에서 잘 적응해서 살아왔다고 볼 수 있다. 양치류는 죽으면서 자연 퇴비가 되거나 땅 속에서 태양 에너지를 그대로 저장한 채 남아 있게 된다. 결국 양치류의 잔해는 석탄으로 우리 인간에게 알려지게 된다. 석탄은 산업혁명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산업혁명은 신석기 혁명에 이어 두 번째로 인간의 삶을 통째로 바꿔버리게 된다. 그러나 세상에 빛이 있으면 그늘도 있는 법. 석탄으로 인한 인류 문명의 발전을 빛이라고 본다면, 이로 인해 지구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의 증가로 인한 지구온난화는 그늘이라고 볼 수 있다. 습하고 햇빛이 잘 들지도 않는 음지에서 자라고 있는 양치류는 이처럼 인류 역사에 있어서 엄청난 역할을 했다. <식물, 역사를 뒤집다>에는 차와 양치류 이외에도 인간의 역사를 바꾼 50가지의 식물을 소개하고 있다. 최초의 코카콜라에는 마약인 코카인 성분이 함유되었다는 이야기는 믿을 수 없기 까지 하다. 게다가 양배추 때문에 로마의 멸망이 더 빨라졌다는 믿을 수 없는 이야기의 주인공도 식물이다. 또한 인간에게 큰 해약을 끼치는 담배가 한때는 기적의 치료제였다는 사실은 충격적이기까지 하다. 2011년은 유엔이 정한 ‘세계 살림의 해’다. 이 책은 이에 걸맞는 책으로 추천하고 싶다. 식물을 주제로 다룬 인문학 책으로 독자들에게 식물에 대한 지식과 아울러 인류 역사에 대한 지식도 소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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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이렇게 쓰고 나니, 다행스러운 한숨이 난다. 잘 보았다 싶어서. 안타까운 한숨도 난다. 다 외워 둘 수가 없어서.(외울 수만 있다면 잘난 척하는데 엄청 유리할 것 같은데....)
식물, 그래 나는 동물보다는 식물이 낫다. 식물을 잘 키우는 재주는 없으면서 식물의 은혜로움은 익히 알고 있고 누리면서 산다. 실현가능성은 없지만 식물원을 갖는 꿈을 살짝 꾼 적도 있다. 식물 잘 키우는 사람하고 동업한다면, 어쩌고 하면서...., 식물을 키우는 수고로움은 바치지 않고 식물이 주는 좋은 점만 홀랑 받아 안아 들이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했으니까.
50가지의 식물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내가 잘 알고 있는 식물도 보이고 처음 보는 것도 있다. 그런데 겉모습만 안다는 것이지 속속들이 모르니까 어쩌면 하나도 모른다고 해야 하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다. 식물에 대한 이런 배경지식을 알고 있다면 다른 창작 활동을 할 때 참 많은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글을 쓰든 그림을 그리든 노래를 만들든 집을 짓든 그 무엇이든, 그래서 인간의 모든 활동 배경에는 인문학이 필요하다는 것이겠지.
식물 하나하나에 대한 분량은 적은 편이다. 학생들과 함께 읽기에는 딱 적절하다. 많으면 안 읽으려고 하니까. 좋은 읽기 자료를 구한 것 같아 그것만으로도 충분하게 여겨진다. 이제 고를 일만 남았다. 뭘 먼저 읽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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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스지음 서종기 옮김 식물, 역사를 뒤집다 인류의 역사는 유목으로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야 욕심은 먹잇감을 더 많이 확보하는 일이었겠지. 야망의 인간은 우두머리로 복속시키고 영토를 넓혀 영웅으로 대접받았다. 거기에는 억압과 반대파를 처형하는 일도 서슴지 않았다. 사람이 사람을 복속시키는 방법이다. 또 다른 야망의 무리는 식물을 이용하여 만족의 저력을 얻는 이들이 있다. 식물운 식품으로 안류를 유지하게 해 오고 있지만 어떤 학자는 인류의 팽창원인은 식량의 대량 생산이라 한다. 의약품으로 병마로부터 벗어나게 한 식물도 있다. 오래 전부터 식물로부터 약품을 얻어 치료를 해오고 있다. 공업용으로 생활용구의 원자재로도 무한히 발전되고 있다. 이런 상황들은 산림을 훼손하여 집단 경작을 통하여 대량생산을 하게 한다. 집단 재배지에서는 많은 노동력을 필요로 한다. 원주민으로 부족하여 노예제도가 생긴 것이다. 노동의 착취로 비참한 생활을 한다. 집단 경작은 자연 ㅠ질서를 파괴하는 것으로 많은 병과 충이 생겨서 농약을 해야 한다. 삶을 살아가며 별거 아닌 드러나는 현상이라 생각하지만 연관 지어 그 밑바탕을 생각하면 엄청난 사실이 숨겨져 있음을 확인할 때 놀라게 된다. 가끔 연애인이 ‘대마초’관련 기사가 나오면 대마초가 그럴 수 있나? 생각하지만 인류와 관련지어 그 상황을 더듬어 보면 엄청난 그 저력이 보인다. 그것도 하찮게 여긴 식물에서 말이다. 이 책의 구성은 문명을 이끈 50가지 식물을 가지고 그 원산지와 분포, 재배, 이용, 문화사적 가치와 사건으로 다룬다, 한 종에 대해 2쪽에서 6쪽, 드물게 사탕수수, 포도는 8쪽으로 기술되었다. 식물은 그 자람만으로는 가치가 높지 않다. 가공을 하였을 때 그 수요와 가치가 높아진다. 가나란 식물에서 말라리아 예방약을 만들기 위한 약성 추출, 커피의 가공, 목화의 옷감 생산 등이 그렇다. 보리가 우리나라에서는 밥으로 식량 자원이지만 영국에서는 유명한 위스키 제조 원료가 된다는 걸 새롭게 알았다. 경기도 파주 지역에서 살다보니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는데 다른 지역보다 음식점에서 ‘고수’라는 야채를 많이 쓴다. “교하 운정지역에 조선시대 내시들의 집단주거지가 많아 그 후손들이 가진 땅이 많이 보상을 받았지요. 그들은 수양아들로 대물림하여 많은 땅을 가졌지요. 고수도 그들의 즐기는 채소였으니 내시라는 일에서 성기능을 약화시키는 작용이 있지 않았을까요?” 그래서 그 독특한 향 때문에 싫어하는 이들도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오히려 성기능을 돋우는 식품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렇다면 독특한 향의 이 채소를 독점하기 위한 일 아니면 내시라는 집단의 비하에서 나온 일이 아닐지 마이클 폴란의 ‘욕망하는 식물’에서 감자, 사과, 대마, 튤립의 이야기를 읽은 적이 있다. 감자로 인한 아이슬란드의 인구 증가와 감자의 역병으로 흉년이 되어 인구의 이동은 대부분 알고 있다. 튤립이 투기의 대상이 되었다는 건 우리로써 상상하기 어렵다. 어느 작물이 국가의 경제 지도를 바꾸게 한다는 저력. 하긴 오즘의 작물은 소비자를 위한 맛의 개량이 아닌 상업성의 수송을 위한 보관의 방향으로 개량되고 있다니 식물 자신의 욕망일까? 인간의 끝없는 욕망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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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물, 역사를 뒤집다 첫 느낌은 오래된 마법서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두꺼운 양장본이라 먼저 그러했고, 투박한듯 옛스러운 표지가 그랬다. 책 안의 내용구성이 많은 그림과 다양한 글자체로 편집되어 설레임이 더욱 은은하게 다가선다. 책을 구매하며 예상했을 때는 50가지 식물 이야기 중 모를 식물이 있을까 생각하며 우쭐거렸는데 실상 모르는 제목이 넘쳐나는 자신을 만난다. 고수, 사프란, 기나나무, 인도남, 스위트피 등이 그 주인공이다. 저자가 영국인이니 당연하게 느끼는 유럽중심주의는 감당해야 될 듯하다. 다양한 식물이야기에 첨삭된 저자의 해박함과 노력이 잘드러나 보인다. 식용, 약용, 상업성, 실용성으로 식물의 쓰임새를 잘 분류했다. 식물의 작은 단락 단락의 이야기에 취해 큰 부담없이 내리 읽었던것 같다.
책을 읽으며 가져 본 독백들이 떠 오른다. 환경의 문제뿐만 아니라 식물을 키우던 옛 사람들의 마음은 지금의 사람들과 어떻게 다를까? 싶은 것이다. 식물을 이용하는 씀씀이는 별반 차이없을테지만 바라보는 눈은 과연 현장에서 땀흘리며 교감에 담기는 눈이 있을까 싶은 의문이다. 아바타 키우기에 애착을 가지는 요즘. 누군가의 말처럼 현대는 독립적 삶을 꾸릴 개인은 남아있지 않다고 말하듯이 과정이 주는 땀의 의미를 일깨우는 과정으로 나마 이 책이 많이 읽하고 실제의 키우기 과정도 되어 봤으면 싶다. 우리나라 식물도감도 이런 다양한 역사이야기 형식으로 나온다면 좋겠다. 간단한 재배법까지 포함해서 말이다. 식물가꾸기를 하나의 일상생활 운동으로 발전 시켜봄은 어떻까 싶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