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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지리과목을 재미있어 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지리과목을 "국영수보다 덜 중요하면서 외울 것만 많은 암기과목"의 하나로만 인식하는 경우가 더 많았을 것이다. 이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지리를 비롯한 기타과목에 비해 국영수는 대학입시에서 중요과목으로 여겨지고, 국영수만 중점적으로 공부하면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지는 것이 현실이다. 그리고 지리 수업시간에 다루어지는 내용은 암기가 엄청나게 많다. 이 책의 서문에서도 나오지만, 각 도시의 기온, 강수량, 연교차 등을 다 외우고, 우리나라 에너지자원 소비 순위와 발전량 순위를 '많은 순서로' 그리고 '최신자료로' 다 외워야만 수능지리 1등급이 가능한 것 또한 현실이다. 학생들은 국영수 위주로 집중 공부하여 고득점을 노리고, 지리는 재미도 없고 중요하지도 않으니, 적당히 암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현행 미래형 교육과정에서는 이제 지리는 딱히 선택하지 않으면 배울 필요도 없는 과목으로 홀대받고 있다. 심지어 전공자들도 지리를 단지 '잡학'으로 폄하하는 것을 서슴지 않는다. 정말로 지리는 이렇게 '지리지리한' 과목인가?
지리는 자연과 인간의 생활 그 자체이다. 인간은 자신이 땅을 딛고 생활하는 그 장소에 애착을 느끼게 마련이고, 지리는 이러한 우리의 삶의 터전인 공간을 연구하는 과목이다. 그 어느 교과목보다 우리의 생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것이다. 그리고 지리는 우리 삶의 공간에서의 여러 자연, 인문적 현상을 분절적으로 외우는 것이 아니고,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학문이다. 그리고 지리를 배우면 우리의 국토 및 세계를 이해하는 첫걸음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요즘 같은 여행 대중화 시대에, 우리나라 및 세계의 여러 지역에 대한 경관 및 지리정보를 미리 볼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는 만큼 더 보람차고 의미있는 여행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수능지리 중심의 빗나간 지리교육을 일방적으로 해 온 결과, 지리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에 큰 오해가 있었다. 이 책은 이러한 학생, 일반인들의 지리과목에 대한 오해를 풀기 위한 지리교사들의 이유있는 변명이라고 생각한다. 저자들 전국지리교사연합회에서 활동하는 뛰어나고 열정적인 지리교사들로, 이렇게 홀대받는 지리교육의 현실에 매우 안타까워 하는 마음에서 이 책을 쓴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그러한 집필의도와 저자들의 관심, 열정은 책의 곳곳에 드러난다. 그 과정을 저자들은 이렇게 표현한다. 학교 지리와 우리의 삶 간의 틈을 연결시키는 것, 그리고 여러 분리된 사실의 나열이 아닌, 공간에 대한 종합적인 이해 등이다.
이 책의 장점이라면 수많은 사진, 지도 및 자료들이다. 제7차 교육과정 이후부터는 교과서에 학습내용이 모두 실리지 않고, 교과서는 수업에 있어서 하나의 참고자료일 뿐이다. 그래서 교육목적을 살리기 위한 효과적인 교육방법은 여러 자료를 제시하면서 학생들에게 정보 분석 및 처리기능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 이 책에 있는 많고 신선한 자료들은 현재 학교지리수업에서 수업을 진행하는 데 참고자료로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기존의 교과서에서 덜 주목하는 관점도 제법 다루고 있어, 학생들의 사고력 신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예컨데 지도와 거짓말, 환경문제의 원인 및 대책, 세계와의 그늘과 공정무역, 세계의 분쟁에 대한 내용 등이다. 한편, 아쉬운 점도 약간 있었다. 우선 1권에서 지형과 기후 부분에서 내용이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하고, 중복되는 서술도 좀 있었다. 집필자가 각각 달라서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자연환경을 종합적으로 이해한다는 부분에서 조금 아쉽지 않나 싶었다. 그리고 계통지리 중심으로 서술하다 보니, 한국의 사례와 세계의 사례가 무질서하게 섞여서 나오거나 생략되어 지역성을 이해하는 데 힘들지 않나 싶은 생각이 들기도 했다. 어쨌든 이 책이 현장 지리교육에서도 많이 쓰이면서 지리를 학교에서 진정하게 가르치는 교사가 늘어난다면, 지리에 대한 오해도 풀리고 학생들도 우리의 삶의 공간을 진정하게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참고로 이 책은 2권이다. 지리에서 자연지리/인문지리는 가위의 두 날과 같아서, 두 책을 함께 보는 것이 좋겠다. 이 리뷰는 두 권 다 읽고 쓴 리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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