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상률하면 왠지 어렵고 까다로운 작가라는 느낌이 든다. <평심>은 그렇게 생각하는 분들에게 권할만한 책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책을 만만히 보아서는 안된다. 일상적인 이야기가 읽기 쉽게 술술 쓰여 있는 것 같지만 거기에는 인생의 아이러니와 삶의 난해함이 숨어 있기 때문이다. 암선고를 받고 하루하루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네의 이야기는 그 대표적인 것이다. 죽음이라는 선고를 받은 노인네는 피둥피둥 살아있고 어이없게도 그 부인이 먼저 죽는다. 이 애기는 또 어떤가? 죽기까지 평생을 돈이라고는 벌어보지 못했지만 대학을 두군데나 나온 비만증 청년은 몸은 사회에 속해있으면서도 삶은 전혀 관계를 맺지 못하고 있다. 오로지 쓸데없는 지식을 들여 삼키고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는 이 청년에게 유일한 자랑거리는 텔레비전에 0.5초 정도 자신의 얼굴이 나왔다는 정도이다. 이런 이야기들을 읽다 혀를 끌끌 차다가도 "아차! 작가의 의도는 그게 아니었구나"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나는 뒷통수를 얻어맞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니네들 삶이라고 별수 있냐? 쓰잘데기 없는 생각으로 꽉 찬 머리 둘 데를 찾지 못해 이리저리 부딪치며 사는 이 중생놈들아. 번뇌의 끈을 끊기에도 인생은 너무나 짧은 것을. 왜 그다지도 사소한 일에 목숨을 설며 사냐 이 놈들아" 박상륭은 무서운 작가임에 틀임없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