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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이 거창한 서론: 자기만의 지식을 가진 사람들, 예로부터 보편적으로 지식인이라 불리는 사람들, 나는 그 지식인들을 크게 나누면 두 가지 유형이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는 지식을 나누지 않고 권력화 하는 사람들과 둘째는 지식을 나누어 주는 사람들. 첫째 유형인 지식을 권력화 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그렇지만 역사속에 늘 있어왔다. 노동을 하지 않고 학교에 갈 수 있었던 사람들은 지식을 얻어서 사회에서 더 높은 위치에 오른다. 그리고 습득한 지식을 다른 사람들을 통치하고 권력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사용한다. 한글이 보급되기 전에는(보급된 후에도) 어려서 한자를 배운 사람들은 사회에서 권력을 행사했다. 개인과 개인이 만날 때도 자기만의 지식을 다른 사람을 무시하는데 써서 갑-을 관계를 만드려는 사람이 있는데 이것 역시 지식을 권력화하는 예다. 그렇게 보면 이는 어쩌면 지식인들만의 속물 근성이다. 그렇다면 둘째 유형인 지식을 나누는 사람들, 개인적인 소신이든, 사회제도 교육제도 안에서든, 책을 내어서든 아니면 요즘처럼 인터넷에서 글을 쓰든지 간에 벽을 허물고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개인과 개인이 만날 때도 지식 벽을 세워 상대를 무시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밝고 희망찬 민주사회를 위해서 참으로 바람직하다. 예수님이나 부처님도 그들이 이룬 깨달음을 스스로 신격화 하는데 쓰지 않고 민중들에게 나누려고 했을 뿐이다. 그 깨달음을 종교화하고 제도화하고 권력화하고 통치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은 것은 후대 종교인들과 정치인들이다. (아따 딥따 거창하다) 그렇다면 그 지식을 나누는 방법에 있어서, 이왕이면 받는 사람의 입장을 고려해서 "잘" 나누어주는게 좋겠다. 나누어 주는게 어디냐 감지덕지 알아서 이해하라는 식으로 뭉치째로 툭 던져주는 것보다는 어떻게하면 받는 사람이 잘 이해할 수 있을까 하고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좋다. 이는 사실 인격의 문제이기도 하고 또 재주의 문제이기도 하다. 재주의 문제라면 타고난 화술의 교육자이거나 또 타고난 글솜씨의 작가들이 바로 지식나눔의 재주꾼들이다. 풍부한 지식에다가 인격에다가, 게다가 문장력, 문학성, 감수성으로 떡칠한 글솜씨까지 갖추었다면!!!! 꼬로록... 쓸데없이 거창한데다가 본론하고 아무 상관도 없는 서론 뒤에 비로소 리뷰 본론: 컴퓨터음악을 배우려는 사람들이라면 "수학의 정석" 책에 버금가는 재미없고 불친절한 실용서적들 때문에 한숨지으셨을거라고 본다. 이는 컴퓨터음악 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 수많은 실용서적들이 지식을 전달하려는 목적만 있지 "글과 문장"을 신경쓰지 않기 때문이다. 아무리 실용서적이라도 독자들은 한글로 된 글과 한글로 된 문장을 읽는, 순도 높은 한글 감수성을 보유한 한국인들이다! 글을 쓰는 사람들의 의무는 그 글을 읽어내는 사람들을 우선으로 고려해야하는 것이다. 실용서적이라고 해서 이 의무를 망각해서는 안된다. 그나마 그 지식 마저도 짜집기에 울궈먹기인 실용서적들이 널렸다만.. 권순형씨의 이 책은 컴퓨터음악에 대한 지식이 독창적이고 깊을 뿐만 아니라 독자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가 끊임없다. 작가가 독자들한테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실용적인 부분을 고심했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나의 진정한 찬사는 이제부터다. 음악분야이든 또 다른 분야이든 간에 나는 이제껏 이렇게 글이 재밌는 실용서적은 처음인것 같다. 시니컬하고 유머러스한 작가의 문장력 때문에 읽다보면 나한테 필요없는 부분이 나와도 글읽는 재미 때문에 계속 읽어나가게 만든다. 전문적이고 기술적인 부분에 들어서서도 딱딱하게 쓴 문단이 하나 없을 정도로 글솜씨가 좋다. 아마 해리포터의 작가 JK 롤링이 "수학의 정석"을 썼으면 이 정도로 재미있지 않았을까. 단, 롤링은 수학을 모르는 사람이기에 오로지 글솜씨로만 재미를 주었겠지만, 권순형씨는 음악전공자라서 군데군데 곁들이는 음악철학과 음악얘기까지 읽다보면 실용서적의 본모습을 깜빡깜빡 잊을 때도 있다. 글솜씨 외에도 독자에 대한 배려부분을 보자면, 무료 시퀀싱 프로그램 사이트 소개와 너무나도 세심한 음악장비 구입방법, 그리고 결국 노래를 만드는 구체적인 방법들까지 알려주는데 이는 다른 컴퓨터음악 실용서적들이 무턱대고 기계적인 작동방법을 위주로 설명하는 것과는 큰 차이가 있다. 실제로 컴퓨터음악을 처음하는 사람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작동방법 외적인 문제들이다. 한푼이라도 아끼고 또 좋은 장비를 구매할 수 있도록 해외구매를 소개하고 수입관세율까지 알려주는 부문은 무척 감동적이었다. 한가지 아쉽다면 무료 시퀀싱 프로그램을 소개해 주는 열정은 좋지만 소개해준 무료사이트들이 이미 시간이 지나서 무료로 다운 받기가 안된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많은 무료 사이트의 존재을 알고 탐색하는 데 눈을 뜨게 했다. 서론, 본론 하니까 필요도 없지만 괜히 써야할 것 같은 결론 컴퓨터음악을 시작하려는 분들은 이 책을 꼭 사보라고 권하고 싶다. 책 제목처럼 진정한 "가이드 북"이다. 또한 컴퓨터음악이 아닌 다른 실용서적을 쓰려는 분들한테도 기회가 되면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지식을 나누는 것 뿐만 아니라 독자에 대한 진심어린 배려와 문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지식+인격(배려)+글솜씨, 결코 아무나 쉽게 이룰 수 없는 황금의 삼박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