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2011년에 한국만화 영상진흥원에서 한국만화의 걸작을 복원하는 사업에서 16번째로 복간한 작품이다. 나는 그 무렵에 이 책을 구입했고, 구입과 동시에 완독을 했다. 당연히 리뷰를 썼으리라고 생각했는데 쓰지를 못했다. 1~3권 세트를 종합해서 쓰기는 했지만, 각 권의 리뷰는 못 쓴 것이다. 한국 만화의 전설인 작가에 대한 경의를 표하기 위해 다시 책을 펼쳤다.
예전에 읽은 책을 다시 읽을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나의 건망증이 고맙기만 하다. 예전에 읽었다는 생각이 전혀 들지 않을 만큼 각 장면이 생소하기만 하다. 그래서 재미있었느냐고? 그렇지는 않다. 아동 만화니 성인인 내게는 유치하게 느껴지는 것이 당연하고, 현대의 눈으로 보면 촌스럽게 보이는 것이 당연하리라. 고속 전철이 달리고 비행기가 일반화된 지금의 시점에서 보면 자전거가 우습게 보이겠지만, 반세기 전에는 자전거가 있는 집이 별로 없었고, 승용차만큼 요긴한 교통한 수단이었다. 지금의 시점에서 과거의 물건을 볼 수 없는 것처럼 책 역시 그럴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상당히 잘 짜인 구성이었다. 특히 타임머신의 원리에 대한 설명은 지금의 내게도 배우는 바가 많게 느껴질 정도였다. 다만 1970년대만 해도 우리나라는 아직 개발도상국에서 벗어나지 못한 시대였는데, 한국이 세계 최초로 타임머신을 발명했고, 최초의 조종사가 초등학생인 창민이와 소연이라는 것은 좀 무리한 구성이었다.
창민과 소연은 타임머신의 시험 비행에서는 이순신 장군이 전사한 노량해전의 장면에 다녀왔고, 여러 문제점을 보완한 뒤 2차 여행에서는 서기 3,000년의 뉴욕으로 간다. 지구는 새로운 빙하기에 접어들었고, 인류는 지하에서 생활하고 있다. 현대인과 미래인의 윤리에 대한 갈등이 흥미 있었다.
아무튼 책장을 넘기는 내내 반가웠다. 어린 시절에 보던 그 그림체, 그 문체가 아닌가? 앨범 속의 흑백사진에서 친구들을 만나는 듯한 마음이라고 할까? 향수에 잠길 수 있어서 좋았다. 또한 타임머쉰(지금은 타임머신, 그 시절에는 타임머쉰이라고 썼음), 지하제국 여왕, 무람무타 왕, 할레살 별의 대신 등 그 시대에 생각할 수 있었던 모든 상상도 정겨웠다.
이 책을 누구에게 권할까 아동만화이지만 지금의 아동들은 그리 흥미를 느낄 것 같지 않다. 달콤한 과자에 맛을 들인 아이들이 군밤이나 옥수수 같은 옛 시절의 먹거리를 보고 구미가 당길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 만화를 보고 자랐을 40~50년대의 장년층이 더 반기지 않을까 싶다. |
![]()
타임머쉰 1~3권과 케이스 이 책은 1965년부터 월간지 소년중앙의 별책부록으로 발표되었는데,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전권 3권으로 편집하였다.
타임머쉰 1권 앞뒤 표지 내가 초등학교 때 읽던 작은 규격의 제본을 보면서 향수를 느꼈다.
'타임머쉰'은 한국 만화의 걸작을 복원하고 있는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여섯 번째로 펴낸 작품이다. 이 작품은 1965년에 소년중앙에 연재하였고, 1976년에 단행본으로 발표했다고 한다. 1960년대는 내가 만화에 심취했던 시기이기는 하지만, 아쉽게도 이 작품을 읽지는 못했다. 당시 시골인 우리 동리에는 소년중앙이 들어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2년 전부터 한국만화걸작선으로 복간 된 작품은 대부분 구입했다. 그러나 이 작품이 8월에 복간되었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구입을 망설였다. 내가 옛 만화를 구입하는 이유는 과거의 향수때문이지 작품을 읽기 위해서는 아니었다. 30~40년 전의 아동 만화를 성인이 된 내가 읽어서 감동을 느끼기는 힘들 것이다. 더구나 3권까지 있으니 경비도 만만치 않았다. 그렇다면 나와 아무런 추억이 얽히지 않은 이 책을 구입할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내가 방학기 화백과 전혀 인연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가 성인물로 발표한 작품 '다모'는 흥미있게 읽은 추억이 있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면서 이 책의 구입을 결정했다. 그렇다면 책을 읽은 뒤의 마음은 어떠했는가? 내가 느낀 생각을 몇 가지만 적어 보겠다.
첫째, 향수를 느꼈다. 어린 시절에 이 책을 읽지는 않았다고 해도 과거에 많이 보던 그림체였다. 반드시 고향에 가야만 향수를 느끼는 것은 아니다. 고향과 비슷한 풍경을 보면 예 추억에 잠길 수 있는 것이다. 스토리는 좀 어설펐지만, 창민이와 소연이 등 등장인물의 모습, 현대의 로봇같이 세련되지 못하고 깡통처럼 투박한 로봇 솔로몬을 보면서 어린 시절 만화방에서 보던 그 풍경이 떠오르며 그리움에 잠겼다.
둘째, 아쉬움을 느꼈다. 스토리가 어설펐다고 언급했지만, 그것은 현대 국어교사의 관점에서 그렇게 보인다는 의미이다. 1960년대의 내가 이 책을 만날 수 있었다면 나는 환호하면서 이 책에 빠져들었을 것이다. 당시로서는 타임머쉰(현대의 표기법으로는 타임머신)이 놀라운 개념이었고, 그것을 타고 과거와 현재의 세계를 여행하는 이 작품은 나와 같은 세대의 벗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을 것이다.
셋째, 작가의 양식이 고마웠다. 어린 시절에 내가 타임머신을 다룬 작품을 전혀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다. 제목은 생각나지 않지만, 이 작품과 비슷하게 주인공 소년과 소녀가 과거의 세계인 임진왜란 시대로 가는 작품이 있었다. 그들은 현대의 상식과 무기를 활용해서 이순신 장군 등을 도와서 왜적을 무찔렀었다.
이 작품에서 주인공인 창민과 소연이가 타임머신을 타고 처음으로 간 곳이 임진왜란이 일어나던 시대였다. 작품 속에서 이순신 장군이 전사하는 장면이 사실적으로 묘사되고 있었다. 그런데 주인공들은 그것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지만 사건에 개입하지는 않았다.
작가의 입장에서는 이순신 장군을 살리고 싶은 생각이 왜 없었겠는가? 그러나 주인공들은 역사에 개입하지 않고 현대로 돌아왔다. 그러나 두 번째 여행인 서기 3000년의 미래 세계에 갔을 때는 그렇지 않았다. 우주인의 침입으로 지구의 지하제국이 위기에 처하자 창민은 로봇 솔로몬과 함께 침입자에 대항한다.
글쎄, 작가가 거기까지 생각했는지 모르지만, 이 작품을 읽은 독자들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미래는 바꿀 수 있다."
1권은 서기 3000년의 미래로 간 박사(소연의 할아버지), 창민, 소연이 로봇 솔로몬과 함께 지구를 침입한 우주인과 싸우는 장면에서 멈춘다. 2권의 내용이 기대가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