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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을 위시한 주제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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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양의 작품을 창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창동의 작품이 연구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작가 이창동이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여러 시각에서 예리하게 짚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분단이나 운동권, 개인의 욕망, 그리고 현대 산업사회에서 일어나는 병리적 현상 등은 다방면에 두루 걸쳐 나타나는데, 이는 꾸준하고 심도 있게 검토하고 개선해 나가야
"분단을 위시한 주제의식" 내용보기
많은 양의 작품을 창작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이창동의 작품이 연구대상이 되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작가 이창동이 현재 우리 사회가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여러 시각에서 예리하게 짚어냈기 때문일 것이다. 분단이나 운동권, 개인의 욕망, 그리고 현대 산업사회에서 일어나는 병리적 현상 등은 다방면에 두루 걸쳐 나타나는데, 이는 꾸준하고 심도 있게 검토하고 개선해 나가야 할 문제이다. 이러한 주제들은 현재의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갈등과 모순으로서, 현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들에게 무거운 짐으로 다가온다. 그런데 분단의 문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이든 현대 산업사회의 병리적인 문제들을 다루고 있든 간에 이창동의 소설은 현재를 살아가는 개인의 존재방식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분단의 문제를 다룬 그의 대표작 <소지>를 통해서 한 가족의 운명이 분단 이래 어떻게 변모되어 가는지, 1980년대에 뜨겁게 달아올랐던 현실변혁 및 분단의 논리와 어느 정도 그 맥락을 같이 하는지 살펴보도록 하겠다. 분단 이후 행방불명된 아버지의 두 아들은 홀어머니를 모시고 살아간다. 어느 날 대학생인 작은 아들을 찾기 위해 형사들이 나타났다는 소식이 어린 손주를 통해 어머니에게 들려온다. 이에 어머니는 가슴을 졸이고 있는데, 고모가 등장한다. 귀신을 보는 고모는 어머니에게 아버지를 꿈에 보았다고 말한다. 애써 남편의 죽음을 부정하는 어머니에게 고모는 그만 제사를 지내라고 강요한다. 고모가 퇴장하자 손주가 보았다던 형사와 큰 아들이 등장한다. 그들은 술상을 앞에 놓고 작은 아들 이야기를 주고 받는 듯하다. 어머니는 과거, 경찰이던 시매부에 의해 잡혀간 남편을 회상한다. 형사들이 퇴장하자 큰 아들은 몹시 화를 내며 동생을 미친자식이라고 부른다. 뒤늦게 돌아온 작은 아들은 알고 보니 운동권 학생이었다. 큰아들은 동생을 빨갱이라 칭하며 둘은 싸운다. 수십 년간 부재한 아버지는 아들의 기억 속에 자리하지 않지만, 그의 업적만은 남아 큰아들의 출세를 훼방놓았던 것이다. 큰아들은 동생을 아버지와 동일시시키며, 이미 마음 속의 아버지는 죽었다고 한다. 어머니는 자유당 말기 첩자의 꼬임에 의해 돈을 날리고 몸을 버린 일을 회상하는데, 작은 아들은 아버지의 아들이 아니었다. 어머니는 작은 아들의 인쇄물을 불태우며 남편이 잡혀갈 때, 혹은 아까부터 아파오던 이 하나를 뽑아 버린다.
d*******s 2002.12.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