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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어렸을 때 영화를 보기시작하면서 좋아했던 여배우가 있었다. 스크린에서 접한 적은 없고 모두 TV에서 였다. 맨 처음에 그 배우를 접한 것은 '어두워 질때까지'. 여배우가 아주 말랐다는 인상이었다. 그 후 샤레이드, 사브리나, 로마의 휴일 등. 모두 철모르는 소녀같으면서도 공주같은 한결같은 모습이었고 먼 훗날 올웨이즈에서 천사로 나온 모습과 노후에 소말리아에서 봉사를 하다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은 후 생긴 모습과 마음이 똑같은 분이라는 생각을 계속 가지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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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드리가 홀리를 만났을 때
고백하건대, 나는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본 적이 없다. 오드리 햅번이 나온 영화 중 내가 본 것은 단 두 작품. 청순 발랄하기 그지 없던 앤공주로 분한 <로마의 휴일>과, 마치 무언의 질문을 하듯 꾹 다문 입술로 수녀원 뒷문을 나서던 마지막 장면이 인상적인 <파계>였다. 그 두 작품 속 그녀의 이미지가 너무 달라서였을까, 아니면 그 두 작품 속에 공통적으로 숨겨져 있던 오드리 햅번의 '올곧은 순수성'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반발이었을까. 나는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보는 것이 싫었다. 간혹 헐리웃 영화 속에서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보며 눈시울을 적시는 중년의 여인네들을 만나면 '도대체 저 영화가 뭐길래...'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말이다. 도대체 오드리가 콜걸 역할을 하는 로맨틱 코미디가 말이되냐고 자문하면서.
내가 이 영화를 보지 않은 것에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에 대한 개인적인 알러지 반응도 있다. 나는 아예 사랑에 푹 젖어버리거나, 사랑이 삶을 파괴하는 종류의 영화를 더 선호했다. 로맨틱 코미디의 '지지고 볶고 어쨌든 해피엔딩이라네~ 에헤라디야~'식의 전개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좋아하는 작품으로는 <홍등>이나 <아이엠러브>가 있음)지금은 많이 나아졌지만 대학 입학 때까지 나의 그런 성향은 꽤 확고해서 덕분에 <티파니에서 아침을>보다는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를 돌려보곤 했다. ( 비비안 리의 그 뾰로통한 복숭아색 두 뺨...) 그리고 고마운 누군가에 의해 이 책을 만났다.
이 책은 주로 오드리 햅번, 더 정확하게 말해 <티파니에서 아침을>을 찍기 전, 찍는 동안, 찍은 직후의 오드리 햅번과 그 주변 사람들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영화를 찍게 된 배경, 그 원작자, 각색자, 감독과 프로듀서의 이야기들도 비중있게 다뤄지고, 그 시절 동안 오드리와 미국 여성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도 상세하게 다룬다. 사실 작가는 오드리 햅번이라는 한 사람에 주목하기 보다는 오드리 햅번이 가진 성격과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주인공 홀리 골라이틀리의 성격을 함께 보여주며 그 시대 여성상의 변화에 대해 꼬집고 싶어하는 듯했다. 이 책의 부제가 '첫번째 싱글걸에 대한 혼란과 떨림의 이야기' 이듯이 말이다.
첫번째 여자: 순수하고 따뜻하지만 동시에 너무나 약한 여자, 오드리 햅번
오드리 햅번, 지금 우리에게 남은 햅번은 딱 한 사람이지만 동시대 사람들에게 햅번은 자주 '캐서린 햅번'과 헷갈리는 존재였다. 그녀가 의상구입을 위해 처음 지방시를 찾았을 때, 지방시조차 '햅번? 캐서린을 말하는건가?' 라고 생각했다니까. 그녀는 어디에서나 눈에 띄고 특유의 온화함이 매력적인, 발레리나처럼 청초한 여자였지만 동시에 자신을 잘 내세우지 않는 여자였다. 예의바르고 배려심 깊은 그녀는 지나치게 소심하고 안절부절하는 모습도 함께 가진 배우였는데 스스로도 자신의 유약함을 알았는지 '나를 확 끌어주는 스타일의 감독'을 선호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녀는 항상 따뜻한 가정과 듬직한 남편을 원하는 여성이기도 했다. 오드리는 남성적이고 때로는 권위적인 남자를 선호했고 그래서 멜 페러와 결혼했다. 멜 페러는 탁자에 팔을 올린 오드리에게 "여자가 식탁에 팔을 올리다니!" 따위의 막말을 던지는 꽉 막힌 인간이었는데 오드리는 그것이 당연한 거라고 배려해주기까지 했다니 배려심이 지나친 캐릭터인지, 잡혀 사는 아내인지 모를 정도였다고 한다. 함께 작품을 했던 배우가 영화 속에서 자신이 입었던 레인코트를 갖고 싶어하자 스타일디렉터에게 본인이 직접 사정하여 포장까지 해서 인편에 보내주던 여자, 오드리햅번은 그런 여자였다.
오드리 햅번에 대한 부분을 읽을 때마다 들었던 한가지 생각. 이 여자 왜 이렇게 답답하게 살지? 작가는 말한다. 그 시대에는 거의 그렇게 살았다고. 1950년대, 전쟁이 끝나고 남편들이 집으로 돌아온다. 전쟁 기간 동안 금기시 되었던 화려한 패션과 유흥들은 어느새 돌아와 쇼윈도를 밝혔다. 그리고 여자들은 미디어에 의해 두 부류로 나뉘었다. 붉은 루즈를 바르고 바람에 들춰진 치마를 부끄러운 듯 슬며시 누르며 웃음짓는 마릴린 먼로와, 그런 마릴린을 보고 휘파람을 부는 남편에게 정성껏 저녁을 지어다 바치는 정숙한 아내. 이른바 섹시한 금발과 정숙한 갈색머리. 책에서는 당시의 분위기를 이렇게 토로한다. "1958년 미국의 아내들은 경제적인 면에서 남편에게 절대적으로 의지했으며, 결혼한 여자란 곧 감옥에 갇힌 여자나 다름없었다." 최고의 학부를 졸업해도, 결혼하면 앞치마와 머리수건을 두르고 팬케이크를 뒤집으며 이것이 행복아니겠냐고 천편일률적으로 대답해야하는 사회, 그것이 1950년대 미국이었다. 그리고 오드리 햅번은 그런 사회 분위기에 부합하는 내면을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끊임없이 기대고 싶어했고 연기조차 자신이 좋아하는 쪽이 아니라 남편이 코칭하는 쪽으로 가려고 했다. 그건 마치 핸들이 고장난 차에 타고는 '이건 고장난 차니까 어딜 박더라도 내 잘못은 아니야'하며 안심하는 것과 비슷해 보인다. 바보같이, 어서 뛰어 내리지 않으면 넌 죽는다구!
두번째 여자: 어디에도 구속되지 않는 매혹적인 여자, 홀리 골라이틀리
홀리 골라이틀리는 자유 그 자체였다. 그녀는 사랑에 목숨을 걸지도 않았고, 남편의 등 뒤에 숨어사는 삶도 거부했다. 함께 살아 종속되어야 한다면 혼자살아 외로워지겠다는 것이 그녀의 포부였을지 모른다. 영화의 원작인 소설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작가 트루먼 카포티는 홀리에게 여러 인물의 모습을 집어넣었다. 자신의 친어머니 '니나'의 자유분방함과 꿈을 쫓는 욕망, 평생을 두고 우상처럼 사랑했던 여자 베이브의 우아함과 매력, 그리고 자신의 백조들과 트루먼 스스로가 겪었던 방황이 그것이었다. 그러나 트루먼은 홀리가 어느 한쪽으로 기우는 것은 바라지 않았다. 홀리는 현실의 여자들과 달라야했다. 현실 속의, 한달에서 길게는 1~2년 도시를 떠돌다가 어쩔 수 없다고 고개를 저으며 고향으로 돌아가 버리거나 적당히 결혼하는 여자들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여야 했다. 그녀는 결혼에 대한 환상을 품지도 않고, 그렇다고 모든 걸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다고 믿어버리는 철딱서니 없는 소녀여서도 안됐다. 홀리는 솔직하고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여자야했다. 비록 그 독립이 자기 스스로를 판 대가로 이루어진 것일지라도.
트루먼 카포티의 홀리 골라이틀리는 즉각적인 반응을 일으켰다. 많은 여자들이 홀리가 자기와 동일인물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이 홀리의 출신이나 이혼경력, 고양이를 좋아하는 것 등에 자신을 끼워다 맞춘 결과였다. 그들은 홀리의 내면에 대해서는 탐구하지 않았다. 자신을 팔면서까지 자유와 독립을 원하는 여자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을지에 대해 논의하는 건 평론가나 기자들의 일일 뿐이었다. 소설 속 홀리는 자유를 열망하는 모습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주목받을 수 있는 여자였지만 동시에 그 시대 사람들에게 너무도 충격적인 캐릭터였다. 그래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 영화화되기 전까지 많은 사람들은 홀리를 소설 속에 묻어두려했던 것 같다. 소설 속에는 충분히 있을 법한 파격적인 캐릭터. 문학작품으로서 가치는 인정하지만 신인류 같은 홀리가 썩 받아들여지지는 않았던 당시의 상황은 의외의 여성에 의해 급반전된다. 그녀는 바로, 약하디 약해 홀리 앞에서 기가 질려버릴 것 같은 여자 오드리 햅번이었다.
세번째 여자: 달빛 속의 고혹적인 방랑자, 오드리의 홀리
트루먼 카포티가 만들어낸 홀리 골라이틀리는 미안하지만, 이 영화 속에 없다. 트루먼은 이 소설을 영화화하면서 주인공으로 '마릴린 먼로'를 추천했다고 한다. 그가 소설을 쓰면서 어떤 그림을 그렸는지 알 법하다. 그런 그림이었다면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홀리는 트루먼의 홀리가 아니다. 영화 속 홀리는 순전히 '오드리의 홀리'였으니까.
오드리는 이 영화를 찍으면서 수없이 많은 상황을 극복해야 했다. 예전처럼 남편에게 연기 코치를 받고 싶은 욕망 (연기가 썩 맘에 안들어도 남편에게 배운거니까 괜찮다고 자신을 다독여가며)도, 순수하고 깨끗한 자신의 이미지가 콜걸 역할로 무너지면 어쩌나 하는 걱정도, 모처럼의 연기 변신이 수포로 돌아가면 어쩌나하는 고민까지도 오드리의 가녀린 어깨에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그런 그녀를 자유롭게 해줬던 것은 감독 에드워즈의 공이었다. 에드워즈는 그녀가 배우 오드리 햅번으로서 자유를 찾게 만들어줬다. 홀리는 '자유'의 상징같은 여자였기에 홀리를 연기하는 배우가 새장 속에 갇혀있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여겼던 것 같다. 그는 오드리가 준비되기를 기다렸고, 오드리의 눈이 뭘 원하는지를 지속적으로 살폈다. 촬영장에 들어서기 전, 에드워즈는 감독이 원하는 장면 따위는 애초부터 없었던 것처럼 오드리의 모습을 살폈고 농담을 건네며 긴장을 풀어줬다. '당신 마음 가는대로 해요. 홀리를 내버려둬봐요. 어떻게 하든 그건 자유니까.'
오드리는 조금씩 홀리가 되어갔다. 동시에 홀리 골라이틀리는 조금씩 완성되어 갔다. 홀리는 오드리의 우아함을 가진 여자이면서 동시에 약한 내면을 끊임없이 되돌아보며 스스로를 키워내는 여자였다. 아무에게도 속박되지 않고 종속으로부터 도망치는 여자이면서 사랑을 원하고 충분히 느낄 줄 아는 여자였다. 원작의 홀리가 사랑 같은 환상을 믿지 않는 여자였다면, 오드리의 홀리는 사랑을 즐길 줄 알지만 사랑에 목매지는 않는 여자였다. 이유는 분명했다. 사랑보다 그녀가 먼저 변할 수도 있으니까. 홀리는 1950년대의 룰을 깬 싱글걸이었지만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느끼게 할 존재는 아니었다. 그건 오드리의 홀리였으니까 가능한 이야기였다. 오드리의 그 눈망울 속에는 '나는 그저 내가 원하는 일을 할 뿐이에요. 그건 나쁜일이 아니잖아요?'라는 물음이 담겨있었다. 사람들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래, 저런 여자가 원하는 일이라면 사실 나쁜 일은 아닐거야. 그저 뭐 약간 비도덕적이긴 하겠지만.' 홀리가 태어나는 순간, 오드리도 함께 눈을 떴다. 새로운 종류이 자유, 새로운 종류의 여자로!
네번째 여자: 오드리와 홀리를 만나고 있는 그대, 과거와 현재 미래의 여자들
시대의 여성상들은 조금씩 변해왔다. 그것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분야가 바로 영상매체이다. 활동하던 여배우들과 그들이 연기한 캐릭터에서 시대의 여성상이 드러난다. 그런 점에서 1950년대의 끝, 60년대의 시작에 나왔던 홀리 골라이틀리는 하나의 '신여성' 이었다. 무엇보다 주목을 끈 것은 홀리의 '개인성에 대한 욕망'이었다. 홀리는 수많은 그렇고 그런 여자부류에 드는 것 자체를 싫어했다. 아니, 여자들을 하나의 부류로 규정짓는 것 자체를 거부했다. 열녀가 되거나 요부가 되어야 하는 그 꽉 막힌 기준에 돌을 던졌다. 빵을 먹으면서 티파니를 기웃거리는 여자는 사치에 눈이 멀어 머리가 비었을 거라고 말하는 얼굴에 살짝 입술을 비틀며 비웃어주었다. 그녀는 기가 막히게 당당했다. 그랬다.
홀리의 신여성이 신선한 파장을 일으켰다면 그 파장은 어디까지 왔는가. 사실 지금이야말로 개인성의 홍수아닌가. 사람들은 저마다의 개인성에 도취되어있다. 집단으로부터의 자유와 독립의 구호는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런데 홀리가 비웃던 그 인습은 어떤가? 어떤 대상을 자기들 맘대로 규정짓고 매도하는 그 잘못은 홀리 이후 50년이 지난 지금도 영화 속에 등장해 교묘하게 비난 당하고 있다. 달라지지 않았다. 홀리는 아직도 유효하다.
자, 이제 영화를 봐야겠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나는 이 영화를 본 적이 없다. 보지 않고서도 이 정도의 이야기를 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이 책은 얼마나 대단한가. 영화를 봐야하니까 여기서 내 길었던 리뷰를 끝마친다. 여기까지 읽어준 당신에게 감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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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드리 햅번은 이미 유명인사다. 그녀의 영화를 못 본 사람들이라고해도 옷 좀 입는다는 사람은 햅번룩이라는 말은 안다. 그 햅번룩을 탄생시킨 영화가 바로 <티파니에서 아침을>이다. 틀어 올린 머리, 검은색 원피스, 다소 굵은 듯한 진주목걸이에 얼굴을 반이나 가리는 선글라스까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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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곳곳에 살고 있는 어려운 아이들의 손을 잡아주던 그녀, 내가 알고 있는 오드리 햅번의 모습이다. 유명한 영화배우였다는 것도 알고 있었지만 그녀의 작품을 보지 못했다. tv를 통해 흑백필름속의 짧은 장면, 장면만 봤을 뿐이다. 그 장면 속의 젊은 그녀의 모습뿐 아니라 나이가 들어 세계를 다니며 봉사하는 오드리 햅번의 모습도 내가 본 여성중에서 가장 예쁜 모습이었다. 그녀의 얼굴은 눈을 뗄 수 없을정도로 예뻤다. 얼굴뿐 아니라 몸매도 예뻤다. 소위 이기적인 몸매의 소유자였다. 170cm키에 몸무게가 49kg 였다고 한다. 게다가 말년을 봉사에만 집중하며 보낼정도로 착한 마음씨까지 가진 오드리 햅번. 얼굴도 예쁘고 몸매도 좋고 마음씨까지 고우니 영화배우로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은 물론이고 지금까지도 워너비 스타로 꼽힐만한 사람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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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묘한 우연이 다 있다. 며칠 전 아침 식사를 준비하던 중 생각 없이 떠올린 영화가 "티파니에서 아침을'이었고, 그 숱한 '고전' 중에 유독 곰팡내만 싹 제거한 채, 고전으로서의 향취는 그것대로 갖추었으면서도 보면 볼수록 모던의 향수를 풍기는 그 영화에 대해 나름의 감상을 적었더랬다. 그리고 어제 이 책, 자체 '대체 역사' 의 시나리오가 흥미로운 複數로 존재할 법한 그 영화와 원작(카포티의 소설임) 간의 관계, 영화 탄생의 이력 등에 대해 취재한 사연을 솔솔 풀고 있는, '이런 장르의 책도 존재할 수가 있구나'의 미소를 짓게 하는 읽을거리가 마침 눈에 띄어 리뷰 하나를 또 적는 것. 책은 대체로 영화 제작 과정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가 주된 내용이다. 허나..... 많은 사람들은, 대개 '책'이란 것은 다소 높은 차원의 존재 이유를 가질 필요가 있다 여기는 거구,.. 음, 과거에 그것이 대체로 전통 도덕이었겠다면, 현재는 사회학이 주로 제기하는 진보의 아젠다 풀에서 이것저것 번갈아 가며 그 자리를 차지해야 어쨌건 안도가 되나 보다... 그래서인지, 프로모션 쪽에서 내세운 캐치프레이즈는 상품 소개에 보다시피, 또 아예 부제에 박아 놓았듯이, 그 이른 시기에 등장했던 싱글 우먼의 처음(홀리로 분한 오드리 햅번으로 상징되는)... 뭐 그런 류이다. 1960년대는 보통 '우먼 리브'라 불리는 여성 해방 운동이 거세게 일었고, 나름의 뚜렷한 성과까지 거두기도 했던 시기이다. 허나 그것은 일부 선구자적 위치에 있던 특수 계층에서나 자신의 삶과 운동의 실제 행보 간에 보조를 맞추거나, 운동의 실천을 제 삶의 일부로 편입하는 것이 가능했던 거고, '싱글 우먼'의 이슈처럼 실제 삶의 문제로, 사회 속에서의 생존의 문제로, 누군가는 순간순간 제 피부로 맞닥뜨려야 할 국면은 여전히 아니었다. '해방'이란 아직도 '이념' 혹은 '정치'였을 뿐 '삶', '생존'의 문제는 아니었으며, 그런 입장에 처한 여성이 아직 많지도 않았고, 운동의 성과가 다만 그 일부라도 그 힘들어하는 소수에게 직접 도움을 줄 만한 결실도 거두지 못했다는 말이다. '티파니...'의 성공 비결이라면 첫쩨, 기술적 역량보다는 산뜻한 이미지 창출에 주력할 줄 알았던 감독의 '쎈스', 균형감각에 있었다. 이 책에서 여러 각도로 르포하고 있는 결론도 그와 크게 벗어나지 않았는데, 확실히 몇 십 년을 크게 앞서간 개성이었음에도 그녀에 뒤처진 當代에 의해 배척받지 않았고, 항상 그녀와 잘 매칭되거나 작품 자체가 성공한 기획에 출연한 것도 아니었지만(나는 예를 들어 킹 비더의 '전쟁과 평화' 같은 건 거의 재앙에 가까웠다고 생각한다), 화수분격 원천에서 솟아나는 불가사의한 방출량의 매력에 웬만한 실착도 곧 덮이곤 했던 오드리 개인의 공도 결코 멀리 떨어져 버금가는 건 아니겠다. 책은 어쨌든 여러 시대에 걸쳐 두루 빛을 발했던 다층 홀로그램 아이콘 오드리에 대해 귀납적 분석이 가능한 여러 자료를, 독자를 충분히 배려한 자상함으로 잘 프레젠테이션하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책 본문은 인상 잔뜩 쓴 따분한 사회학 렉처하곤 거리가 멀고, 굳이 실낱같은 함의를 모종의 결과론적 '교훈''에 끌어댈 무리, 여지를 유발하지 않는, 캡션 가득한 '화보집'에 차라리 가깝다. 킬링타임용으로도, (제한적-국소적)레퍼런스로도 두루 쓰일 수 있는, 싱글걸이라기보다 차라리 여성 보편에 마음 한 구석 주파수 확실한 공감을 이끌어낼 매력적 아이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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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지 않았는데도 본 것 같은 영화가 ‘티파니에서 아침을’ 이다.
티파니의 포장 상자를 연상시키는 고운 색깔의 책의 겉모습과 영화 한편을 만들기 위해 진행된 과정이 섬세하고 세밀하게 묘사하고 있다. 원작 소설의 주인공 훌리는 영화보다 모호한 캐릭터에 이기적인 여자다.
이 책은 이런 배드걸이 굿걸이 되는지 이야기한다. 책을 읽어보면 영화자료실과 인터뷰 등 자료수집에 충실한 저자의 집중력을 볼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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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가 순간 깨달은 사실... 세상엔 볼 것이 아주 많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