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일 쓸데없는 걱정이 ‘연예인 걱정’이라는 말이 있다. 그런데 이 걱정을 전면으로 내세운 책이 있다. 이승한의『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다. 부제는 ‘어느 TV 중독자가 보내는 서툰 위로’다.
책을 내기 위해 원고들을 추리다가, 새삼스레 이 책은 내가 누군가를 이해하고 간곡하게 위로해보기 위해 발버둥 친 흔적이란 사실을 깨달았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들, 반복된 실패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사람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제 편 하나 없이 외롭게 싸우고 있는 이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순간에도 자신만의 춤을 추는 걸 멈추지 않는 수많은 외톨이와 괴짜와 관심종자와 고집불통 들에게, 당신을 이해해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려던 내 가난한 시도들이 모여 이 책이 되었다. 비록 세상 사람들의 기억에 승자로 남지 않더라도, 당신은 다른 누구의 것이 아닌 당신만의 춤을 추고 있다는 사실을 내가 이해해보겠노라 다짐했던 서툰 기록들. 그러니 이건 연예인들에 대한 책이기도 하지만, 자신만의 춤을 추고 있는 이들에게 보내는 내 위로이기도 하다. (p. 5~ 6 머리말)
가만 보면 요즘 위로를 보내는 책들이 많이 나오고 있다. 그만큼 사람들에게 위로가 필요한 것이리라. 어영부영 TV를 보고 글을 끼적이다 정신을 차리고 보니 30대 중반이 되었다는 이승한에게는 TV가 위로였는지도 모르겠다. 추천평을 쓴 요조는 “이 지독한 아군의 분투기를 읽으며 이상하게 울 대목도 아닌 데에서 몇 번 울었다.”, 라고 말한다.
쟤는 왜 혼자서 영화를 찍고 있는 걸까. 첫 추격전에 임한 광희를 보다 나도 모르게 중얼거렸다. MBC <무한도전> 멤버들과 부산 경찰 간의 추격전, 모든 게 처음인 광희는 그저 사력을 다해 뛸 뿐이었다. 실외기 사이에서 비를 맞으며 한 시간가량 몸을 구겨 넣은 것을 시작으로, 촬영감독을 버려두고 생면부지의 레미콘 기사에게 히치하이킹을 시도해 형사의 눈을 피해 달아나더니, 급기야 지나가던 시민과 옷을 바꿔 입어 자기로 위장시키는 대목쯤 됐을 땐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모르는 사람이 보면 진짜로 죄짓고 도주 중인 사람처럼 보이는 처절함. 어찌나 불쌍해 보였는지, 따로 부탁하지 않아도 알아서 경찰에게 거짓말까지 해가며 광희를 숨겨준 부산 시민은 무심하게 툭 한마디를 던졌다. “내가 보니 제일 안됐더라. 테레비 보니까는. 제일 약해 보이더라고.” (p. 19~ 20)
이승한은 광희의 ‘안돼 보일 정도의 절박함’을 훑는다.(굳이 고백하자면 내가 이상하게 운 대목이었다) 송혜교를 통해서는 ‘가혹한 재발견의 굴레’를 논한다. 효연을 통해서는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는 거잖아’의 모습을 보여준다. 마냥 연예인을 응원하는 것은 아니다. 블랙넛과 비뚤어진 마케팅을 통해 혐오를 정당화하려는 전략을 알아본다. 한국 문화 속 호모포비아와 세월호 참사 이후 드라마에 드리워진 죽음의 그림자를 살펴보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서툰 위로를 보내는 것을 잊지 않는다. 마지막으로 황정음을 통해 ‘버티는 이에게 기회는 온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연예인의 인생에 평범한 우리의 삶을 등가 비교하는 건 무리다. 평범한 우리 중 대부분은 황정음처럼 엄청난 성공을 거두진 못할 것이며, 사소한 승리와 자잘한 좌절을 반복하며 하루하루를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겹겹이 쌓인 좌절 앞에서 포기했다면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황정음은 없을 것이다. 쉴 틈 없이 세상에 얻어맞으면서도 어떻게든 버텨내야, 예상치 못한 기회라도 잡아볼 수 있다. 당장의 실패로 자신의 인생 전체를 재단하지 않는 것. 2013년 11월, 수능이 끝난 직후 신문에 발표한 이 글에서 새삼스레 황정음의 기나긴 실패를 되짚어가며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그런 것들이었다. (p. 289)
결국 평범한 우리들도 버티자고, 포기하지 말자고 하는 이 메시지가 얼마나 위로가 될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연예인 걱정이 생각보다 쓸데없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연예인을 통해 자신의 삶을 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언젠가는 효연처럼 자신의 춤을 추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책 소개에 이런 말이 있는데 마음에 와닿았습니다. 요조(뮤지선, 책방무사 운영)가 쓴 글입니다. 이 책을 읽으며 놀아운 위로의 공격성을 본다. 거리낌 없이 상대를 향해 돌진하는 위로. 끝끝내 읽는 사람을 납득시키기 위해 펜촉을 휘드러며 설득하고 또 설득하는 위로. 이 지독한 아군의 분 투기를 읽으며 이상하게 울 대목도 아닌 데에서 몇 번 울었다. 혹시 정말로 솔직한 감상을 적어도 된다면, 나 역시 그 위로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 간절하게. 나 역시 그 위로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는 말을 나 역시 내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다로 바꿔보니 이또한 말이 되지 싶었습니다.
제 마음에 와닿은 문장을 적어보겠습니다.
24쪽 모든 게임이 끝난 뒤, 광희는 이번 축격전에 목숨을 걸고 임했던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추격전 소식 을 알리는 기사밑에 달린 네티즌 댓글 중 "광희야, 마지막 기회다"라는 글이 눈에 들어왔다는 것이다. 모든 것이 끝난 뒤에야 웃으며 말할 수 있었지만, 바로 그 순간이 광희에게 가장 절박한 성장의 신호가 아니었을까? 아이돌치고 이른 나이는 아니었던 스물 세 살 데뷔부터, 웃으며 제 치부를 광고해야 했던 토크쇼, 그리고 하차 서명운동까지 감내해야 했던 무한도전 합류까지, 광희에게 마지막 기회가 아니었던 건 없었으니까. 그리고 그때마다 광희는 보는 이들이 다 민망할 정도로 처절하게 제 앞에 놓인 벽을 기어올라왔다. 연말 시상식에선 꽃다발이 모자라 멤버들 중 유일하게 빈손으로 무대에 있었지만, 괜찮다. 특유의 절박함으로 무한도전 멤버들과 같은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쟁취한 것이, 세상 그 어떤 꽃다발보다도 의미가 있었을테니.
세상 그 어느 꽃다발보다 의미가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기회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제게 는 가족을 부양하는 일. 걱정 없이 삶을 누리게 부양하는 일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아직 최소 14년 은 더 해야할 듯 ^^
34쪽부터 평범한 아줌마의 독립적 서사 라미란 배역 이름이야 어찌 됐든, 모든 배우가 그렇듯 그도 작은 배역이라고 허투루 연기하지 않으려 안 간힘을 썼다. 같은 아줌마라도 다들 다른 아줌마라는 거죠. 그들은 너무나 다른 상황에 처해 있으니 까요. - 최준용, 댄싱퀸 명품 배우 라미란, 유쾌한 그의 꿈을 이야기하다, 헤럴드 경제 2012.2.12자
35쪽 배역이 작다고 서러웠던 적은 없지만, 자신 같은 이가 멜로를 욕심내면 웃음부터 터져 나오는 분위 기는 좀 서글 펐다. - 취중토크 라미란 새로운 용기 가진 감독님 연락 기다려, 일간스포츠 2015.1.6자
36쪽 2013년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리즈에 합류한 그는 삶의 무게를 짊어진 채 살아남느라 밉상이 되어버린 위킹맘을 연기했고, 같은 방송사의 메가 히트작 응답하라 1988(2015)에선 자신만의 욕망과 콤플렉스를 모두 지닌 쌍문동 치타 여사를 연기했다. 찢어질 듯한 가난에서 복권 한 방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한 치타 여사는 화려한 호피 무늬 옷으로 돈 자랃도 하고 싶고, 어떻게 먹는지도 모르는 스파게티도 이게 요즘 유행한다는 미국 국수라며 챙겨 먹는다. -중략- 꼴불견 속물 벼략부자인 동시에 속정 깊은 이웃 흔한 아줌마에게도 단수하게 한 문장으로 요약할 수 없는 복잡한 성격과 역사. 특징이 있다는 걸 보여준 쌍문동 치타 여사는 단수난 주인공의 엄마 역 이 아닌 당당한 극의 한 축이었다. -중략- 그렇게 그는 평범한 이들의 복잡한 욕망을 풀어 설명할 기회를 얻었고, 그 기회를 통해 이름 석자를 대중에게 각인시킬 수 있었다. 쌍문동 치타 여사의 본명이자 자기 자신의 것이기도 한 그 이름. 라, 미, 란.
글에 나와 있는 것처럼 막돼먹은 영애씨에서 참으로 찌질한 라미란 씨를 처음 만났고 그 다음에 쌍문동 치타 여사로 만났었습니다. 그렇게 그를 알게 되니 다른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자주 얼굴이 보이더군요. 하지만 쌍문동 치타 여사 라미란 그리고 언니들의 슬램덩크에서 보았던 라미란은 참으 로 예쁜 배우는 아니더라도 대단한 재능을 가진 배우였습니다. 저도 제 인생에서 빛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쌍문동 치타 여사처럼 말이지요.
무려 37개의 맛깔난 사연들이 있지만 2개만 더 적어보겠습니다. 이런 말이 있지요. 누구나 자기 인생의 유일무이한 배우이다. 그 말이 맞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한 번 뿐인 인생이고 이 인생의 주인 공은 나뿐이니까요. 누구에게나!
49쪽 내가 진짜 궁금한 것은 왜 송강호가 그런 배역들을 연달아 맡았을까라는 질문의 정반대편에 있다. 왜 그 많은 감독들은 이런 역사의 격랑 한가운데에 서 있는 배역들을 송강호에게 맡기고 싶어 하는 것 일까다. 이에대한 가장 간단하고 게으른 답변은 그 연배의 주연급 배우 중 송강호가 상업적으로나 연 기력으로나 가장 파괴력 있는 배우이기 때문에 일 것이다. -중략- 영화 속 그의 자리는 주로 상아탑이 아닌 소시민들 틈바구니였고, 무게를 잡고 시대에 고뇌하기보 단 주리면 먹고 졸리면 자며 큰 야망보다는 소소한 행복이 중요한 소탈한 인간상을 더 자주 맡아왔다 는 점일 것이다. 송강호는 극을 설명해주고 이끌어가는 지식인이 아니라 우리 중 한 명을 분해 우리 옆 에 서서 스토리라인을 함께 걷는다. 그래서 우리는 송강호가 연기할 때 주인공의 할약을 보는 것이 아 니라, 자연스럽게 스스로를 주인공의 자리에 앉히고 그 활약을 체험하게 되는 것이다.
239쪽 투쟁을 좌절시키려는 회사 쪽의 농간 앞에서, 자신들의 절박한 싸움을 두 눈으로 보고도 외면 하려는 콘크리트 같은 무관심 앞에서 선희는 절박하게 소리 지른다. 대단한 신념이나 치밀한 정치적 목표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냥 이대로 잊히고 무시당하고 패배한 채 살아갈 수는 없어서, 사는 것처럼 살아야겠기에 그는 기어코 목소리를 낸다. 스스로 사회적 이슈에 큰 관심이 없었다던 염정아가 배역을 보자마자 잘할 수 있다고 확신햇던 것은, 분명 인물이 지닌 삶에 대한 간절함을 그 온도를 이해할 수 있 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중략- 마치 스크린을 뚫고 나오기라도 할 것처럼. 영화는 카트를 미는 선희의 표정을 통해, 관객에게 이들 의 투쟁을 언제까지 무관심의 벽으로 막아서고 게실거냐고 묻는다. 삶을 대하는 태도와 연기를 대하는 태도가 별개가 아닌, 실로 염정하였기에 가능한 엔딩이다.
저는 1991년에 염정아가 매우 싫었습니다. 그에 대해 알지도 못하지만 우리들의 천국이라는 드라마 에서 첫사랑인 홍학표를 염정아가 배신 또는 차버리거든요. 군대 문제와 사랑에 대한 배신이라믄 면에 민감해있던 시절이라 염정아가 정말 싫었습니다. 그리고는 2017년 그녀가 절심함을 가진 배우라는 것 을 알고나니 조금은 덜 미워하게 될 듯 싶습니다. 최소한 마트의 선희로는 말이지요.
이 리뷰는 운좋게 서평단에 선정되어 yes24를 통해 한겨레출판에서 증정받은 책을 읽고 작성하였습니다. |
|
작년 초여름 나는 한 편의 드라마에 깊이 빠져 본 적이 있다. 드라마 종영 후 전에 없이 배우들의 인터뷰 기사를 찾아 읽으며, 드라마 이면에 놓인 배우들의 모습에 신선한 자극을 받기도 했다. 그때 주로 들었던 생각은, 그간 피상적으로 알아 온 것보다 배우들의 내면이 꽤 진지하고 깊이 있다는 것과 현재 자리에 서기까지 비교적 지난한 과정들을 감내해 왔다는 것, 그리고 자신의 일을 위해 부단히 공부하고 노력한다는 거였다. 또한 한 편의 작품을 창조하는 과정에 동참하면서, 대중들이 받는 영향력 이상으로 그들 역시 성장하게 되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동경이었다. 연예인에 대해 뒤늦은 관심을 갖게 된 내게,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는 적절한 타이밍에 찾아 왔다. ![]() 대중문화 저널리스트인 '이승한'이 쓰고 '들개이빨'이 그린,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는 춤이 아닌 '사람'에 대한 이야기였다. 조금 특별한 직업을 가진 사람들, 연예인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이 책은, 거듭되는 실패 속에서도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연예인들 또는 무참히 외면당하고 때론 혐오의 대상이 되기도 하는 그들에 대한 이해와 위로를 위해 쓰여졌다. 저자 이승한은, '자신은 남에게 공감하고 위로하는 데 젬병'이라고 했지만, 이승한의 책을 읽다보면 연예인과 그들이 속한 현실 그리고 사회전반에 대한 그의 따뜻한 시선과 세심한 관심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는, 대중문화에 대한 엄청난 내공과 사회 전반에 대한 깊이있는 문제의식에 기반하지 않고는 쓸 수 없는 사유의 결과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다양한 연예인들과 그들의 작품, 나아가 그들의 비하인드스토리와 삶의 스타일 및 사고방식 등을 매우 깊이있게 소개하고 있어, 연예인에 대한 기본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기에도 충분했다. 더불어 그 팩트들에 대한 저자 특유의 독창적이고 섬세한 해석을 통해 새로운 관점으로 이끌어주는, '연예인을 매개로 한 인간학'이라 할 만 했다. 책은 '연예인을 매개'로 하고 있었지만, 저자의 시선은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과 사회에 대한 진지한 문제제기와 인문학적 영역으로까지 확장되어 있었다. 이승한은 '한겨레신문' 토요판에 '술탄 오브 더 티브이'를 연재하면서, '자신과 다르거나 이해할 수 없다는 이유로 너무 쉽게 타인을 외면하고 배척하는 혐오주의'에 주목해 온 것으로 보였다. 그런 혐오의 대상에 오르는 사람들은 주로 우리사회의 소수자인 경우가 많았고, 연예인들 역시 그 소수자들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나 역시, 이해할 수 없는 논쟁의 급물살에 휘말리는 연예인들을 보며 의아했던 적도 많았고, 때로는 드라마를 통해 호감을 갖게 된 배우가 논란의 중심에 서는 경우들도 보었다. 그러나, 그런 상황들에 처한 그들을 진지하게 걱정해 본 적은 많지 않았다. 때마다 진지해지려는 나를 붙잡은 건, '세상에 가장 쓸 데 없는 게 연예인 걱정'이라는 세속의 경구였고, 이승한의 표현대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만으로 주변을 꾸리고 그 안온한 소우주 안에 숨으려' 했는지도 모르겠다. 이 책에 소개된 36명의 연예인들에 대한 에피소드를 읽으며, 어느 누구의 스토리 하나 쉽게 지나칠 수 있는 게 없었지만 그 중 몇 가지만 여기에 소개하려 한다. 이 책에 대한 이해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 가혹한 재발견의 굴레 '송혜교' 이승한은 '발랄한 이미지와 준수한 외모 탓에 아무리 호연을 펼쳐도 늘 상대적 저평가에 시달리는 배우들'이, 그들의 연기력을 제대로 인정받기 시작하게 되는 건, 일련의 연기 변신들이 한참 이어지고 난 후에나 가능했던 여러 사례들을 나열하면서, 매번의 연기마다 '재발견'되는 기이한 현상들을 조명했다. "하지만 성별을 비롯한 특정 조건에 놓인 이들에게만 세상이 요구하는 바가 유독 더 가혹하다면 그건 부당한 일이 아닐까. 오늘도 우리는 '연기력 논란' 따위의 핑계를 들어 누군가에게 부당하게 더 높은 허들을 세울 것이고, 세상 어딘가에서는 또 누군가 배우로 존중받을 자격을 따내기 위해 몸에 피 칠갑을 하고 있을 것이다. 어떤 이들의 자기 증명은 그렇게나 처절하다." (p.60) ◆ 양희은, 이선희, 이상은 그리고 '엠버' 한국 걸 그룹에서 쉽게 찾아보기 어려웠던 톰보이 캐릭터로 나름의 팬층을 형성해 왔지만, '남장 여자'라는 키워드로 자신을 수식하는 세간의 시선과도 맞서야 했던 f(x)의 엠버에 대한 이야기였다. 연약하거나 앙증맞은 이미지의 걸 그룹에만 익숙했던 우리 사회는, 엠버에게도 '모범적인 여성상' 혹은 남성상의 이분법적인 카테고리 중 한 곳에 해당될 것을 강요했던 것이다. "여기 모두가 날 보며 고개를 젓네. 내가 뭐가 문제인 걸까. (중략) 하지만 만약 내가 충분히 강하다면, 눈을 발치에 두고 묵묵히 걸어갈 텐데, 왜냐하면 엄마가 말했거든. 경계를 넘을 때 궁지에 몰리더라도 결코 두려워하지 말라고. 똑바로 서서 너의 길을 위해 싸우라고 일어서고 넘어지고 다시 일어서서, 나를 짓누르는 압박에 맞서서. 흉내내지 않을 거야. 훨씬 더 많은 것들이 앞에 있으니까. (엠버의 솔로 음원 'Borders'에 실린 곡 중)" (p. 80) ◆ 더 가닿고 싶어요. 혼자 말고 함께 '이소라' JTBC '비긴어게인'의 연습 장면에서, 노래를 마친 멤버들이 이소라의 노래에 대해 '이렇게 가슴이 설레냐?', '진짜 너무 대박이다.', '노래 부르기는 되게 힘들 것 같은데 듣기에는 되게 좋다'라며 찬사가 이어졌다. 이소라는 당황한듯 웃으며, '내가 이래서 안 나오는 거야. 이거는 노래가 아니지' 하던 장면을, 이승한은 놓치지 않았다. 이승한이 아는 '이소라는 "잘해야 한다. 무슨 일이든 잘 하는 게 좋아요. 잘 한다는 건 그걸 안다는 거고 열심히 했다는 거고 모든 것이다."라고 말하는 사람이었다. 이소라는 자신의 노래가 청자의 마음에 정확히 가닿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단호하게 '이것은 노래가 아니다'라고 잘라 말하는 사람이었다. 2009년 소극장 공연 때 자신이 납득할 수 있는 목 상태가 아니라는 이유로 공연의 절반을 넘긴 시점에 공연을 중단하고 입장료 전액을 환불했던 사례 등을 예로 들었다. 그는 평론가 신형철이 장승리의 시집 '무표정'을 소개하며 했던 말을 인용해, 이소라의 입장을 대변했다. "비판이 다 무익한 것이 아니듯 칭찬이 늘 값있는 것은 아니다. 부정확한 비판은 분노를 낳지만 부정확한 칭찬은 조롱을 산다. 진지한 예술가들은 정확하지 않은 칭찬을 받는 순간 자신이 실패했다고 느낄 것이다. <신형철. 한겨레21 제948호>" (p. 97) ◆ 아픈 청춘을 위로했던 그들의 응원가 '크라잉넛' 저자 이승한은 IMF 사태가 전국을 덮친 시기 암울한 10대를 보낸 세대였다. 이승한은 크라잉넛의 노래들을 '시대의 송가'로 명명하며, 그들의 노래에 대한 추억과 함께 해석을 덧붙였다. "짐짓 삶의 비의를 다 안다는 듯한 가사의 꼬리를 물고 터져 나오는 "닥쳐!"라는 외침은 틀을 깨부수는 통쾌함이 있었다. 집단으로 조울증에 걸린 듯 어느날은 희망을 말하고 다음 날엔 좌절을 이야기하던 우리에게 "이 쓰레기같은 지구상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달리는 것 뿐이다. <말 달라지자>는 가사 자체로 해방구였다." (p.154) "<서커스 매직 유랑단>에서는, 단순히 세상에 대한 분노와 저항만을 외치는 게 아니라, 슬픔에 힘을 실어 웃음으로 바꾸는 신묘한 재주를 구사하는 이들이었다. 요즘 말로 '웃픈' 청춘이었달까."(p.154) "2011년, 비극적인 투신자살이 줄줄이 일어났던 카이스트로 공연을 간 크라잉넛은 "여러분 죽지 말라"는 멘트를 던진 뒤 <다 죽자>를 불렀다. 정말로 단체로 추락해 세상을 떠버리는 이들을 보면서, 크라잉넛은 어쩌면 보다 직설적으로 시대를 위로하는 곡이 하나쯤은 필요하다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p. 157) 이승한은 나이든 '크라잉넛'에게 멋진 찬사를 보냈다. "시대를 향해 이리도 듬직한 위로를 건넬 수 있는 게 철든 어른의 덕목이라면, 크라잉넛은 멋지게 철드는 데 성공한 듯이 보인다. 지루하거나 고리타분해지는 일 없이."(p. 158) ◆ 가장 악랄하면서 가장 평범한 '김의성' 이승한은, <부산행> <북촌방향> <남영동 1985> <소수의견> <오피스> 등에서 김의성이 연기한 악역에는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이 담겨 있다고 보았다. "제 한 몸 살아보겠다는 '먹고사니즘'에 모든 걸 동기화한 악당, 오늘날을 살아가는 대부분의 표준시민이 잠깐만 경계를 풀고 발을 헛디디는 순간 아주 쉽게 같은 수준으로 전락할 수 있는 평범한 악이다."(p. 210) "김의성은 <스포츠Q>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연기한 악질 검사 홍재덕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은 환경과 위치가 규정한다. 자신의 스탠스에서 망설임 없이 나쁜 행동을 하는 이들이 많다. 자신의 행위를 국가를 지탱하는 힘이나 봉사로 여기는 확신범이 바글대지 않나. 나 역시 그런 함정에 빠지지 말란 법도 없다."(p. 210) "김의성이 <부산행>의 용석을 통해 보여준 악역은 그 연령대 아저씨들의 전형이 아니라, 그냥 내가 잠시만 자성을 멈추면 굴러떨어질 수 있는 모습이다." (p. 213) 저자 이승한은 외면당하고 배척받는 '연예인들을 위로'하는 것은 물론, 혐오주의가 만연한 요즈음 우리 모두에게 자성의 시간을 제안하고 싶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의 주된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고 느껴진 단락을 소개하며, 이 책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해야겠다. "미디어의 주목을 받는 연예인들 또한 이런 대접을 받는 마당에, 평범한 우리의 노동이라고 그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 우리는 종종 내가 받아야 하는 서비스를 보느라 종일 계산대 뒤에 서서 일하는 동료 시민을 보는 걸 놓치고, 저렴한 옷을 사느라 과중한 작업량에 혹사당하는 공장 노동자를 생각하는 걸 까먹는다. 바쁘고 고단한 탓에 서로가 서로의 괴로움을 오래 바라보지 못하니, 딱 그만큼 우리는 또 외로워지고 소외된다. 그 외로움을 잊기 위해 소비자의 자리에 가면 타인의 노동을 외면하고, 노동자의 자리로 돌아가면 외면당하는 이 악순환." (p. 115) "우리는 남의 삶을 저울질해 감정의 순도를 감별하는 판관이 아니다. 타인의 삶은 내 만족을 위해 존재하는 영화가 아니며 우리 또한 관객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종사 중인 정형돈의 삶 또한 그렇다. 너무 많은 언론이 연예인의 사생활까지 제값 주고 구해온 상품인 것처럼 팔아대는 통에 많이들 잊고 있지만, 그는 쇼비지니스에 종사하는 사람인 것이지 그의 삶 자체가 쇼인 것은 아니니 말이다." (p. 199)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 ![]() 임시완, 광희, 박지윤, 라미란, 박철민, 송강호, 송혜교, 김유정, 샘 오취리, 엠버, 효연, 이소라, 김추자, 윤상, 예은, 레이디스 코드, 종현, 노라조, 크라잉넛, 김기수, 김부선, 정형돈, 김의성, 염정아, 차승원, 이보영, 이영자, 박미선, 이민지, 진지희, 황정음 이 이름들의 공통점은 무엇 일까? 한마디로 연예인이라고 표현 할 수 있다 각자 잘하고 알려진 분야는 다르겠지만 연예인으로 구분 되는 사람들이다 이들의 일 거수 일 투족은 많은 이들의 관심의 대상이 대고 이들의 말 한마디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렇기에 이들에게 더욱더 냉정한 잣대를 요구 하지만 이들도 우리와 별반 다를 바 없는 인간인 것을 까먹는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를 한다 하지만 이들은 공인 이라는 이름으로 과도한 질책을 받기도 한다 물론 이들은 일반인에 비해 고액의 수입과 사랑을 받고 자라는 스타겠지만 한번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이 책은 연예인들 개개인의 삶과 행동을 티비에 나온 모습을 통해서 독자들에게 알려준다 이들도 우리와 같은 심정을 가진 사람이라는 것을, 그렇기에 그들의 겉모습을 통해서 접했던, 혹은 소문으로만 접해서 오해 하고 있던 편견의 시각을 조금만 벗고 바라보자고 이야기 한다 보통은 오랜 무명 시간을 거치고 인기 높은 자리에 올라가면 부와 명예가 따라온다 티비를 통해서 그들이 벌어들이는 엄청난 금액과 그들이 구매한 부동산에 관한 소식이 들을 때면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곤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귀를 누리는 사람은 연예계 종사자의 상위 10%안에 들어야만 한다 우리는 피 말리는 그들의 경쟁에 대해서도 무관심하기도 하지만 알 길이 없다 그렇기에 겉으로만 보여지는 단편적인 모습으로 그들 개개인의 삶까지 전부다 파악하는 우를 범하곤 한다 드라마 미생의 주인공인 ‘장그래’를 연기한 임시완은 자신의 실제 모습과 많이 유사하다고 밝혔다 우리는 인기 있고 잘 생긴 임시완만 보일 뿐 고민하고 번뇌하고 소외 당한 임시완은 보이지 않는다 저자는 이러한 우리의 시각을 바꾸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미처 보지 못했던 시각을 알려주는 것이다 무한도전은 10년 넘게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프로그램이기에 파급력은 어마어마 하다 스치는 역할로만 잠깐 출연해도 곧바로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보이기도 하다 무한도전 멤버로 ‘광희’가 들어왔을 때 찬반 논란이 뜨거웠고 그의 특유의 까불거리는 성격으로 인하여 논쟁은 끊이질 않았다 호불호를 떠나서 그가 목숨을 걸듯이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눈여겨 본 사람은 극히 드물기에 저자는 이러한 모습을 한번 생각해보자고 독자에게 이야기 한다 여자 아나테이너(아나운서 + 엔터네이너)의 시초인 박지윤에 대해서도 그의 언행과 SNS 실수, 출산 후 빠른 복귀를 가지고 마녀사장을 하지만 그녀가 어떻게 그 자리에 오르고 유지 하는지에 대해서는 생각해본 적이 없다 오랜 시간 무명을 거친 라미란, 특유의 목소리와 연기력인 박철민, 노무현처럼 고통을 감내한 송강호, 외모 때문에 연기력 논란이 된 송혜교 등등 수 많은 연예인들 이면에 있는 모습들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모든 글이 다 수긍이 가는 것은 아니지만 지나친 잣대나 혹은 엄격한 기준으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면 한번쯤은 그들에게 숨어 있는 혹은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점들에 대해서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왜냐하면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인격을 가진 사람이기 때문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이 책의 리뷰를 쓰려다 잠시 망설였다, 카테고리를 어떤 분야로 정해야 할까 살짝 고민되었다, 문학으로 한정하기도 좀 그렇고 인문학으로 정하자니 무게가 좀 더 나가야 할 것 같긴 한데,,, 그렇다고 결코 가볍다는 의미도 아닌지라,,, 음, 그래서 작가의 시각이나 글의 대상, 그리고 문체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예술'이 무난한듯 해서 그렇게 가기로 했다, 특히 작가의 문체 스타일이 '예술'이다,
또한 작가가 이 책에서 다루어 살핀 대부분의 인물들이 대중예술의 연예인들 인지라 그쪽이 맞지 않나 싶었다, 기실 이 책은 <한겨레> 지면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묶어 펴낸 책이라 기획의 의도에 걸맞는 일관성을 유지한체 비교적 자유롭게 칼럼의 양식으로 저자의 개성들이 십분 발휘된 문체 면모들을 곳곳에서 읽을 수가 있었다,
작가는 스스로를 티비 중독자로 표현할 만큼 오랜 시간 티비와 함께 하면서 그 속에서 보게된 주요 인물들의 면면을 이토록 세밀하게 살핀 응원과 위로의 글들을 필자는 최근 보지 못했다, 가수 윤종신의 추천의 글에도 있지만 성실하고 예리하고 사려 깊어 뭉클하면서 위로와 응원의 글들을 직접 당사자가 읽는다면 얼마나 큰 위로와 힘이 될까도 싶었다,
그런데도 정작 작가 본인은 누군가를 위로하는데 재능이 없다는 건 아주 오랜 콤플렉스 였다며 머리말에서 피력하면서 누군가를 동의하거나 지지, 비판, 그리고 공격하는 일 이전에 일단 그 사람의 오늘에 이르기 까지를 힘껏 이해해 보려고 노력한 결과물로서 이 책은 읽힌다,
또한 작가는 이러한 글을 쓰는 것을 자신의 춤 이라면서 자신만의 춤을 추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을 바친다고 쓰고 있다, 그런 의도를 읽었을때 문득 기억에도 가물가물한 오래전 읽었던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1949~ )의 작품 [신의 아이들은 모두 춤춘다]라는 타이틀이 떠오르는 것은 왜일까,,,
끝으로 조금 아쉬웠던 점은 인물과 칼럼 관련 사진이나 캐리커쳐, 그림들이 적재적소에 좀더 다양한 모습으로 편집되어 실렸었으면 하는 바램들은 나만의 생각일까,
*위 서평은 예스 24를 통해 출판사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되었읍니다, |
|
조금은 독특한 책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를 읽었다. 본인이 TV 중독자라 일컬은 저자는 대중매체 속 인물, 소위 말하는 연예인들을 통해 다양한 평론을 곁들인 위로를 전한다. 그게 딱히 가십거리로 전락한 연예인들에게 던지는 위로가 아닌 다양한 방법으로 자신의 위치에서 "버텨나가"는 그들을 통해 독자들에게 같이 "버텨나가"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한다. 넘치는 저자의 다양한 문화적 식견이 탐났다. 책을 읽다가 "우리는 어쩌면 모두가 배우가 아닐까?"라는 생각을 했다. 임시완을 통해 이 시대를 관통하는 직장인들의 애환과 갑질의 모욕을 다시금 곱씹으며 든 생각은 하루에도 열두 번씩 때려치우고 싶은 직장이지만 상사의 어이없는 행동에도 웃는 얼굴로 받아내야 하는 일이나, 죽을 만큼 힘들지만 지친 내색을 하긴 아직 부모로서 걸어야 할 길이 멀기에 웃으며 현관문을 열여 젖혀야 하는 일이나, 아직 청춘의 흔들림을 감당하면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려 애쓰는 연인들이거나 혹은 아직 사표 하나쯤 가슴에 준비하지 못한 취준생의 조급함 등을 좀 더 나은 방법으로 애써 감추고 웃어야 고 힘내야 하는 그런 일상의 배우들 말이다. 또 저자는 브라운관, 지금은 패널이라고 해야 하나? 어쨌든 저자는 TV 속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의 모습을 통해 그들이 마냥 행복할 것이라는 속단에 경종을 울린다. 그들 역시 절박함으로 카메라 앞에 서는 것이며 그 절박함이 때론 오해를 불러일으키며 그런 일로 생계를 위협받을 수 있음을 이해하자는 마음을 담기도 한다.
그중에 내가 지독히 편향적 시선을 유지하는 젠더에 대한 부분을 뚜렷하게 개인적 성향이라는 점을 저자는 공고히 한다. 특히 희극인 김기수에게 꽤나 골 깊은 불신과 불쾌감이 있었는데, 가만히 돌아보면 그다지 개콘 이외에 그를 유심히 본적도 없었다. 다만 우연히 어떤 프로그램에서 짙은 화장과 여성스러운 몸짓을 부러 과장되게 하는 그를 보면서 느꼈던 거 같다. 불편하다고. 그래서 <고정관념을 흔드는 '고운남자'>를 읽으며 내 기준에서 김기수라는 한 사람을 고정관념과 편견으로 옭아맸는지 새삼 반성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어쨌거나 이제부터라도 젠더의 다양성을 공감까지는 어렵다하더라도 개별적 특수성은 이해하려 한다. 그리고 인종차별 역시. 이처럼 이름만 대면 삼척동자도 익히 알만한 여러 연예인들의 비하인드스토리를 굴비 엮듯 줄줄 엮어내며 그 안에서 그들 역시 인간으로 가져야 하는 다양한 삶의 무게를 이야기함과 동시에 독자들을 위로한다. "그렇게 존중받는 내일을 위해 존중받지 못하는 오늘을 견뎠다." 29, 외줄 위에 서서: 박지윤 "내가 평가받고 싶은 진가와 세상이 날 바라보는 잣대 사이의 괴리 때문에 고민하는 이들에게 해줄 말이 하나 더 생겼다. 무엇이든 처음 시작할 때 그런 고민을 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세상과 부딪쳐 싸워서 바꿔낼 자신이 없다고 해서 너무 일찍 스스로 포기를 선언하진 말라고." 88,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는 거잖아: 효연 "하지만 사는 것은 언제나 내가 과거에 무엇을 이루었고 얼마나 성공했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그래서 앞으로 무엇을 하며 살 것인가의 문제다." 123, 나야, 강철의 소녀: 예은 "좌절과 고난, 콤플렉스가 가람을 성장시킨다는 말은 이제 너무 흔한 말이 되었다. 모든 이가 그런 것들을 극복하고 살아남는 데 성공하는 것도 아니고, 극복한다 해서 당연한 성장이 담보되는 것도 아니다.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이영자는, 그렇게 성장한다. 좌절과 고난, 콤플렉스의 시간을 잘 '살아내'는 것을 통해서." 261, 산전수전이 빚어낸 너른 품: 이영자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나는 보통 상대방에 대한 호감도를 측정할 때 첫인상에 좌우된다. 사람을 만나는 그 첫 순간 대번에 이 사람은 내게 좋은 영향을 줄 사람과 나쁜 영향을 줄 사람으로 나누어진다. 싫다고 생각되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리고 그런 첫인상은 그 사람과의 관계가 있는 동안 줄곧 유지되며 잘 바뀌는 경우가 없다. 간혹 중간에 ‘어? 이 사람 이런 면이 있었네?’하는 의외의 모습을 보기는 하지만 결국엔 ‘그럼 그렇지’로 끝나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나쁘고 좋음은 나와 어떤 식으로든 엮이는 관계라면 분류할 수 있지만 그것이 나와 엮이지 않는 일방적으로 보여 지는 부분만 볼 수 있을 경우에는 싫고 좋음으로 분류가 되고 만다. 그 일방적인 경우는 거의 연예인에 속한다. TV화면에 보이는 것만으로도 싫어서 채널을 돌리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믿고 보는 좋아하는 배우는 본방을 사수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 내 호불호에 제동을 걸게 된 계기가 있었다. 한겨레신문 [토요판]에서 연재하는 ‘이승한의 술탄 오브 더 티비’라는 칼럼을 읽고부터 연예인에 대한 선입견을 꽤 벗어던지게 되었다. 물론 오늘 이야기할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의 저자 이승한의 칼럼이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가진 연예인에 대한 ‘이 연예인은 이럴 것’이라는 선입견과 ‘카더라’라는 출처불명의 소문에 의지하여 좌우되는 인상을 단번에 해소시켜주는 연예인소개서라고 할까?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는 내가 관심이 없던 혹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혹은 좋아하지만 잘 모르는 연예인들을 숨겨진 모습을 보여주는 책이다. 일견 연예인들은 모두 화려한 삶을 살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너무도 화려하기에 오히려 그 뒷면은 더욱 어둡다는 걸 간과할 때가 있다. 연예인들도 연예인이 아닌 보통의 사람들 못지않게 고민하고 흔들리고 있다는 걸, 그렇지만 연예인이라서 내색도 하지 못하고 속으로 삭여야하는 것이 많을 것이다. 그래서 어느 연예인은 그것을 혼자 앓다가 병이 되는 경우도 있고 어느 연예인은 정공법으로 맞서서 싸우며 자신의 명예를 지켜내는 경우도 있고 어느 연예인은 숨기고 감추려다가 단번에 들켜서 뭇매를 맞는 경우도 있는 것을 봐왔다. 어쨌거나 그들은 보여 지는 것만이 전부인 연예인이라는 부류이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동안 나는 자신만의 길을 걸어가는 연예인들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그저 튀는 모습의 아이돌일 줄로만 알았던 F(x)의 엠버는 남장여인이라는 손가락질에도 아랑곳없이 ‘지금 내 모습은 나 자신을 속이지 않는 모습이며 나는 이렇게 살아가겠노라’고 당당하게 선언하는 것을 보며 나도 누군가에게 보이고 싶은 모습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또 ‘누가 뭐라고 하건 지금 나는 나의 춤을 추고 있다’는 효연을 보면서 나도 누구의 눈치를 보지 않고 나만의 길을 갈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다짐했다.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를 읽는 동안, ‘내가 유명인이라서가 아니라 나니까 내 길을 가겠다’는 그들의 당당한 모습에 나는 연예인이라면 응당 가졌을 법한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얻을 수 있게 되어서, 내가 편견에 치우친 사람이 되지 않도록 기회를 얻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오늘의 책은 <나는 지금 나의 춤을 추고 있잖아>이다.한겨례 토요판에 '술탄 오브 더 피브이'컬럼을 연재하며 가장 오래 염두에 두었던 사람을 이해하자는 마음으로 시작한 컬럼이 한권의 책으로 엮어 나왔다. 글쓴이는 누군가를 위로하는데 재능이 없다는 건 자우 콤플렉스라고 머리말에 적혀있는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을때면 누군가를 가장 잘 위로하는 사람이라는것을 알수 있을 것이다.
세상 사람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자기 길을 묵묵히 걷고 있는 사람들, 반복된 실패 때문에 모든 걸 내려놓고 싶은 사람들, 자신이 옳다고 믿는 것을 위해 제편 하나 없이 외롭게 싸우고 있는 이들,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순간에도 자신만의 춤을 추는 걸 멈추지 않는 수많은 외톨이와 괴짜와 관심종자와 고집불통 들에게, 당신을 이해해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하려던 내 가난한 시도들이 모여 이 책이 되었다.
임시완, 광희, 박지윤, 라미란, 박민철, 송강호, 송혜교, 김유정, 샘 오취리, 엠버, 효연, 이소라, 김추자, 윤상, 예은, 종현, 노라조, 크라잉넛, 소녀시대, 김기수, 김부선, 정형돈, 김의성, 염정아, 차승원, 이보영, 이영자, 박미선, 이민지, 진지희, 황정음... 우리가 한번쯤은 인상을 찌푸리거나, 고정관념에 사로잡힌 이들을 우리가 알고 있는 단편적인 연예인 정보가 아닌 사람으로 들어아보는 이야기를 들려준다.
- 주눈 든 청춘의 얼굴 임시완
등 순서와 상관없이 눈에 들어오는 글부터 읽어내려갔다. 아마도 나의 고정관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싶기도 하고, 정말 내가 생각하는 사람이 아닌가?하는 확인을 해보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차곡차곡 이들의 이야기를 듣고나니 얼굴이 화끈거리면서 나도모르게 나의 마음을 다독이게 되었다. 이런걸 '공감'이라고 해야할까?
그렇지. 너도 그랬구나. 나도 그랬는데. 그렇게 읽고 싶은 부분부터 읽다보니 어느새 책에 있는 모든이의 이야기를 듣고 말았다. 그리고는 '나도 참 꼰대 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 그렇게 내가 보고 싶어하는 부분만 봤을까? 왜 그들에게 그렇게나 차갑게 시선을 보냈을까? 글쓴이는 지독하게도 읽는이에게 그들은 그렇지 않다고 대변하고 있다. 그리고 너는 괜찮다고, 너는 멋있다고 그들에게 위로한다. 그 위로 나에게도 해줬으면... 가볍게 읽기 시작한 글이 스르륵 가슴에 와 닿는다. 글쓴이는 연예인 한사람이 아닌 우리에게도 토닥토닥 위로를 해주고 있으니 읽는 내내 나도 모르게 울컥울컥했다. 다 읽고 나서 목차를 펼쳐 다시한번 읽었다. 나중에 위로 받고 싶을때 또 한번 읽어야지.
걱정이란 그리 세련된 위로의 방식은 아니지만 세상 구석에서
그리고 들깨이빨 그림을 통해 쉬어가는 틈을 만들었다. 글을 읽다 뜬금없이 웹툰이 왠말인가? 했는데, 이 또한 이 책의 매력포인트^^어떤 텍스트보다 강력한 한방!!!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
|
누군가를 위로하기위해서 맨처음 해야할일이 무엇일까요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