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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름대로 진보적 정치 성향을 가지고 있다. 자연스럽게 민노당 분당을 안타까워 했다. 언론을 통해 파편적인 기사를 접했다. 대학 때 부터 어느 쪽 사람들과 친해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한 쪽 정파를 지지하게 됐다. 그렇다고 해서 분당을 찬성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여전히 궁금했다. 왜 그들은 갈라섰을까. 학교에서 보면 꼭 집안이 어려운 집 아이의 부모들은 더 자주 싸운다. 싸워서 얻을 것도 없을 것 같은 데 죽어라 싸우고, 헤어진다. 헤어지면 별 볼일 있을 것 같지만, 세상 일이 그런가.
이 책은 민노당 창당과 분당 과정을 정밀하게 추적하고 있다. 책 내내 대학 때 지겹게 들었던 NL과 PD가 또 지겹게 나온다. 참 뿌리가 깊다. 언제적 얘기냐. 내가 생각하는 분당 원인은 두 세 가지다. 하나는, 정말 그 둘을 같은 진보라고 통칭할 수 있겠느냐의 문제다. 너무 다르다. 정책상 차이가 아니라, 갈등의 역사가 의외로 길다는 얘기다. 참 길고 지루하게 싸웠다. 지들끼리. 더 이상 싸우면 둘 다 망할 것 같아 뭉쳤는데, 그래도 그 버릇을 버리지 못 했다. 둘은, 밥그릇 싸움이다. 밥그릇 싸움이 나쁘다는 것은 아니다. 밥도 많이 먹어야 자기 뜻을 실현하기 위해 일을 열심히 할 수 있다. 이들은 조금 과한 면이 있다. 밥그릇에 밥도 없는데, 밥그릇 뺏는 데 힘을 다 뺐다. 셋은, 미숙함이다. 이들이 대부분 대학 운동권에서는 전설같은 사람들일텐데, 정작 이들은 그동안 허황된(?) 혁명만 꿈꿔 왔지, 민주적 절차나 현실 정치에 대해서는 미숙했다. 저자는 내가 정리한 세 가지 이외에도 많은 원인을 제시한다.
다시 민노당과 진보신당 합당 얘기가 나온다. 분당이 된 이후에도 그 당의 지도위원들은 수 많은 당원들에게 합당의 바람을 들었을 것이다. 나도 그랬다. 이제나 저제나 합당하나. 곧 하겠지, 곧 하겠지, 하며 기다렸다. 이런 바람은 어쩌면 비현실에 가까운 지도 모르겠다.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한 지도 모르겠다. 내가 생각한 것 보다, 민노당에 두 정파 간 거리는 훨씬 더 먼 것 같다.
어쨌든, 집에서는 아이들이 배고프다고 울고 있으니, 제발 집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 다만, 이번에는 충분히 생각하고 고민하고 준비한 다음에. 정권 창출보다 서로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더 중요한 시점이다. 진보정권 창출은 훨~~씬 더 미래의 일인 것 같다. 현실인 걸 어쩌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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