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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참으로 좋은 그림책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불만인 것은 한국적인 정서나 선과 색을 보여주는 그림책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이다. 그림의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고 하지만 화려하고 서구적인 선과 색채가 두드러질 뿐이다. 또 아이들의 동화 속의 주인공은 주로 사자이다. 호랑이는 거의 나오지 않을뿐더러 나온다 해도 부정적인 이미지로 그려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자가 주로 동물의 왕으로 그려지는 데 비하여, 호랑이는 '라이온 킹'의 '심바'가 아닌, '정글북'의 '시어칸'으로 그려질 뿐이다. 우리 민족의 이야기 속에 등장하는 용맹하면서도 어리숙한, 그래서 친근한 느낌을 주는 호랑이의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 그러던 차에 눈에 띈 것이 '호랑이와 메아리'였다. '호랑이와 메아리'의 미덕은 그림과 내용에서 찾을 수 있다. 한국화의 부드러운 선과 은은한 색을 보여주는 이 책은 극단적인 화려함을 추구하는 많은 그림책과는 구별이 되어 좋다. 그리고 옛날 이야기 속에 등장하던 호랑이가 되살아난 듯한, 친근한 호랑이의 모습이 반갑기 그지없다. 두 돌 된 아이는 메아리가 무엇인지 분명히는 모르지만, 호랑이가 메아리에게 으르렁대는 장면이나 꾀꼬리가 정답게 메아리를 부르는 장면이 인상 깊나 보다. '반갑다, 꾀꼴'을 외워 대는 아이의 모습이 귀엽다. 커다란 깡통에 고함을 지르다, 메아리 이야기를 했더니 '호랑이 어흥'과 '반갑다, 꾀꼴'을 외면서 아이가 좋아한다. 메아리는 거짓이 없다. 우리가 적의를 갖고 호랑이처럼 으르렁대면 메아리도 똑같이 답을 하고, 우리가 정답게 메아리를 부르면 더없이 좋은 친구의 목소리로 답을 한다. 세상살이도 자기가 하기에 따라 분노나 친절이 되돌아오기 마련이라는 저자의 생각이 이야기 속에 잘 녹아 있다. [인상깊은구절] 메아리는 절대 혼자서 소리를 내지 않습니다. 이쪽에서 보내는 대로 되받아서 내놓기만 할 뿐이죠. 호랑이 소리는 호랑이 소리로 꾀꼬리 소리는 꾀꼬리 소리로. 이 세상살이도 마찬가지입니다. 자기가 하기에 따라 친절이 되돌아오게 마련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