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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을 보고 느끼는 내용의 따뜻함과 은유적 느낌으로 행복감 가득한 상태에서 이 영화 보면, 하늘을 날 듯. 오랜만에 본 이 영화. 1편과는 좀 다르다. 1편이 영국의 19세기 중반 이후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배우들의 연기와 아이들의 모습으로 웃음과 재미, 감동을 전해줬다면 이 영화는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전쟁 중 소식이 없어진 아버지. 그래서 유모가 필요한 집. 아이들이 예전만큼 많지 않다. 단 3명, 그리고 사촌 2명이 더 왔지만, 어른들이 단순하다고 생각하는 선과 악의 축이 지나치게 분명해서 생각을 덜하면서 오히려 장면과 인물에 더 빠져들어 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맥피의 외모가 점점 예뻐질수록 이별의 시간이 가까워진다는 걸 알면서도 이 이야기가 흥미로운 건, 단순히 영화가 아니라 중간중간 선보이는 마법의 장면속에 보이는 유쾌함이 보는 사람을 즐겁게 한다. 보리밭이 추구되는 과정, 까마귀가 부풀어오르는 장면 등. 무엇보다 마지막 부분에서 동물들이 나오는 부분들은 마다가스카 시리즈를 연상하기에 충분하다. 멋지고 재미있고, 환상적인 움직임.^^
이 영화는 색채감이 좋다. 자연풍광을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무엇보다 이 영화의 중심에 있는 엠마 톰슨의 모습은 그녀가 보여주는 영국배우의 자존심과 색채가 무엇인지 관객에게 전달하기에 충분하다. 과장되지 않고, 당연하지도 않은, 그러면서도 자신의 모습을 근사하고 멋있게 전달하는 배우. 그래서, 그녀가 나온 영화들에 관심을 갖게 되는지 모른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했다 하더라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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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궁금해서 못 참은 나머지, 어제 귀갓길에 샵에 들러 dvd로 속편을 대여했다. 블루레이판이 없었다. 내니 맥피는 일단 임무 완수 후, 같은 이들을 문제 해결차 두 번 만나는 일이 없으므로, 전편의 캐릭터 중 계승되는 역은 하나도 없다. 이번에는 한적한 시골의 어느 농장이 무대인데, 다만 시간적 배경은 2차 대전으로 삼았다는 게 작품 분위기를 좀 묵직하게 만드는 요소이겠다.
여인은 전쟁터에 남편을 보내고 혼자 농장을 지키며 아이 셋을 키우는 엄마다. 내니 맥피가 어느 집을 방문하려면 대책 없이 말썽을 피우는 아이들이 있어야 그 자격이 있는데, 약간 설정이 억지 아닐까 싶다. 맏이 노먼이 대단히 책임감이 강하고, 정돈된 규율로 제 일상과 농장 일을 (그 어린 나이에) 처리하는 의젓한 아이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의 어머니이자 참전 용사 로리 그린의 아내 이사벨 그린(결혼 전 이름은 그레이였을까?)은, 제이크 질렌할의 누나 매기 질렌할이 맡아서, 평소처럼 성실한 연기를 보여 주고 있다. 그럭저럭 평온을 유지하고 있던 이 가정에 몇 가지 불안 요소가 있다면, 1) 도박빚에 쫓기는 남편의 사촌 필(아이들에게는 아저씨가 되는)이, 형수에게 계속 농장을 팔라고 지분댄다는 사실이다. 이 사람도 농장에 대해 50%의 지분을 갖고 있나 본데, 문제는 물건을 통째로 팔려면 공유자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한다는 법이 엄존하여, 따로 제 몫만 처분이 어렵다는 데에 있다. 이 자는 제때 빚을 못 갚으면 장기라도 팔아야 할 지경이다. 2) 아이들의 아빠에게서 삼 개월째 소식이 없다는 점. 그러나 아이 엄마는 전혀 동요하지 않고, 반드시 남편이 돌아올 걸로 확신한다. 사실 보는 관객은 벌써 이 지점에서 '이거 나중에 무슨 사달이 여기서 나겠구나'하며 이른 불안을 갖게 마련이다. 일개 캐릭터에 불과한데도, 착한 이들에게 몹쓸 일이 벌어지는 건 화면 안으로 뛰어들어가서라도 말려 주고 싶은 게 정상인의 심리다. 이런 마음을 잘 대변하는 존재가 바로 이 내니 맥피 같은 초자연적 능력의 소유자이겠고 말이다. 세번째 불안 요소는 바로, 낯선 불청객의 방문이다. 내가 어제 쓴 리뷰에서도 밝힌 바 있지만, 아이들에게는 제 집에 낯모를 사람이, 설사 그가 친척이든 뭐든, 어느 날 예고가 있었든 없었든, 찾아 오는 일이 가장 마음에 부담을 주는 행사다. 그게 또래 아이들이라도 해도 사정이 다를 바 없다. 마음이 맞을지 어떨지, 아이들은 아이들대로 가리고 꺼리는 바가 또 심하기 때문이다. 비슷한 나이를 먹었다는 이유로 쉽사리 친구가 되는 축은, 파고다공원의 노인네들이나 직장에서 쫓겨 나기 반 보 직전인 폐기물들밖에 없다. 이런 찌질이들은 누가 친구를 안 먹어 주면, 소통을 거부한다느니 공감 무능력이라니 터무니없는 비방을 일삼는데, 어려서부터 제 부모가 버릇을 잘못 들여 학교에서건 직장에서건 저런 부적응자로 키운 탓이 크다. 엄마 표현에 따르면 '두 세트의 말썽꾸러기들'이다. 이 영화가 전시를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말인데, 적이란 일면에서 밀고 들어오는 대군보다 두 방면으로부터 짓치고 들어오는 게 대처하기에 훨씬 힘든 게 상식이다. 아이들 수는 전편의 일곱에서 다섯으로 줄었으나, 세트가 둘로 갈려 두 방향으로 통제한다는 게 아이 엄마에게는 그러잖아도 힘든 상황1)을 더 힘들게 만들고 있다. 이에, 우리의 내니 맥피가 이런 궁벽한 시골이라고 도저히 피해 갈 수 없어 특별히 방문을 하시게 된다.
내니 맥피는 항상 이런 측면 프로파일로 노크와 함께 대문 밖에 모습을 보이는데, 보는 이들은 여기서 쉬운 추측을 하게 되나, 영화는 여기서 다시 한 번 영리함을 발휘한다. 예상을 비껴 가며 이 실루엣은 '농장을 팔자'고 끈덕지게 조르던 필의 모습이었던 것. 성장 배경과 기질이 극과 극으로 서로 다른 아이들이 이런 좁고 누추한 곳에서 만났으니 무슨 일이 벌어질지는 뻔하다. 내니 맥피는 여기서도 특유의 지팡이질(?)을 통한 마법으로 아이들 버르장머리를 고쳐 나가는데, 우리가 주목해야 할 점이 하나 있다. 그것은....
가난한 환경에서 절제와 근면을 배워 온 아이들과, 나라에서 으뜸가는 귀족에다 고관직을 맡고 있는 이의 자식들이 서로 충돌을 빚었다면, (최근 땅콩 회항 사태도 있었거니와) 뭔가 사정은 잘 몰라도 막연히 후자의 귀책이라고 짐작하기 쉽지 않은가? 그런데 이 내니 맥피는, 아이들을 똑같이 나무라며, 양쪽 모두에게 시정할 부분이 있다는 듯 사태에 대처한다. 이는, 같지 않은 것을 같게 다루라는 무리한 평등주의가 아니다. 오히려, 평민의 자제들도 자신과 전혀 다른 환경에서 자란 귀족 출신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는 훈계에 가깝다. 역지사지로 남을 이해하는 노력은 신분의 귀천이 따로 없다는 은근한 암시이다. 무작정 가난한 집 애들을 편드는 게 아니라는 점. 역지사지의 이치를 모르면 제 객관적 외모, 지능, 분수를 모조리 망각하게 되고, 나중에 학교에서건 회사에서건 무능력 호구로 전락하며, 혼자만의 망상 혹은 낙오자들의 인터넷 집결지에서 자칭 디카프리오로 놀아야 한다는 점, 우월자를 향해 무작정 근거 없는 자폭 시비를 거는 발악을 한다는 점을 이 영화는 잘 가르쳐 주고도 있다.
저능한 호구는 일단 여자들이 삥뜯기 위해 웃어만 줘도 좋아서 어쩔 줄 모른다, '과연 난 디카프리오였어!' 질 나쁜 찌질이 필은 농장 매각 건이 뜻대로 안 되자 기어이 사고를 친다. 한밤중에 이사벨네 농장에 침입해서는, 돼지 우리에다 구멍을 뚫어 그 판매대금으로 트랙터를 살 돈을 마련해야 하는데, 이를 방해하기 위해서다. 트랙터를 못 구하면 결국 추수를 못 하고, 추수를 못 하면 농장을 보유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달아난 돼지를 잡기 위해 결국 협력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내니 맥피는 (보는 이들의 예상을 완전히 빗나가게 하는) 이상한 행동 두 번을 보인다. 하나는 한밤중에 필이 돼지우리에 접근하는 모습을 보고도 아무 제지를 하지 않은 채 밤인사만 건네고 헤어지는 장면. 나는 처음에 다른 무슨 생각이 있겠거니 했는데, 미스터 에델바이스(라고는 하는데 그냥 까마귀다)가 황급히 알려 주고서야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는다. 마법도 부리고 초자연적 능력으로 물리계에 변형을 가할 수는 있으나, 사람의 마음을 바로 꿰뚫어 보는 힘은 없는가 모양이다. 이런 점에서도, 그 어떤 초자연적 존재나 천사보다 인간이 존엄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인간은 그게 (재능이나 노력 여부에 따라) 가능하지 않은가.
아이들이 기특하다며 돈을 더 쥐어 주는 노인 그녀의 다른 의외의 모습이라면, 이제 사방팔방으로 흩어진 돼지를 찾아 나서는 아이들에게 직접 도움을 주지 않고, 오히려 돼지를 나무 위에 올라가게 하는 등 문제의 난점을 더 가중시키고 있다는 것. 그러나 여기에 내니 맥피의 깊은 뜻이 숨어 있다. 결국 제 앞길은 제가 개척해야 하며, 그 방법을 몸소 터득하는 과정이 문제 해결 자체보다 더 큰 의의가 있다는 점을, 아주 교육적으로 아이들에게 가르치려 드는 모습이다. 부전자전이라고, 전쟁성 장관직을 수행 중인 그레이 경의 아들답게, 시실은 머리를 써서 돼지들을 일망타진(!)한다. 육체 노동보다는 머리가 더 우선순위라는 점을, 은근 이 영화는 계급 차별 뉘앙스를 살짝 끼워 넣어 가며 암시하고 있다. 아무래도 각본을 쓴 이 엠마 톰슨이 지독한 보수주의자인 탓도 배제할 수는 없을 듯.
사실 이 속편에서의 내니 맥피는 다소 중량감이 떨어지는 느낌이다. 아마도 아이들이 너무 쉽사리 제 문제를 해결하는 설정이어서인지도 모르겠다. 돼지매각건은 잘 해결되고 두 세트의 아이들과 여인은 모처럼 한 시름 돌린 여유로운 피크닉을 즐기고 있었으나, 질 나쁜 찌질이가 제 못난 의사가 관철 안 될 때 흔히 치는 사고가 그렇듯, 있지도 않은 사실을 제 희망사항에 맞춰 범죄적으로 날조하게 마련이다. 가장 로리의 전사 통지서를 위조해서 전달하고는, 겉으로 저처럼 고개를 푹 숙인 채 속으로 농장 매각의 기대에 쾌재를 부르며 날뛰는 중이다.
맏이 노먼은 그러나 이 사실을 믿지 않는다. 마침 시실의 아버지가 그런 고관이기도 하니, 런던 소재 전쟁성을 직접 찾아가 아버지의 생사를 확인해 보려고 한다. 아버지가 살아 있다면 농장을 팔 이유가 없는데, 지금 당장 절망에 빠진 엄마는 그러나 이제 마음을 거의 굳힌 상태다.
내니 맥피와 아이들이 탄 오토바이가 지나가자 런던 트라팔가 광장에 석상으로 서 있는 넬슨 제독, 그리고 그를 호위하는 네 마리 사자들 중 하나도 경의을 표하는 모습이다. 아무래도 시대적 배경이 배경(백척간두의 위기에 놓인 조국의 수호)이다 보니 이런 장면이 들어갔을 테고.. 내니 맥피가 모는 오토바이는 저 비슷한 걸 영화에서 많이 봤을 것이다. 주로 나치 독일이 애용하는 병력 이동 수단이었는데, 사실 저것과는 다르다. 그건 BMW('베-엠-베'라 읽는다) R75 모델이고, 이 영화에 나온 기종은 에어리얼 사에서 제조한 윙 시리즈 중 하나다. 에어리얼에서 만든 차량은 R75와는 달리 사이드카가 안 달려 있는 게 기본이고, 다만 저걸 민간에서 쓸 때 편의를 위해 저처럼 개조한 것으로 나는 알고 있다.
역시 2차 대전 소재로 한 영화에 자주 등장하는 전쟁 상황판이다. 더 예뻐진 디자인인데, 다만 사진 오른쪽 아래를 보면, 희미하게 보라색으로 칠해지긴 했어도 일본 열도는 표시가 되어 있는데(교전국이니 당연한 일이지만), 한반도는 보라색 표시가 아니라 아예 반도 지형 자체가 지워져 있다. 아버지(그리고 아저씨. 이 사람은 친아들한테도 Sir 소리를 들어야 하는 무정한 사람이다)를 만나서 아이들은 요구사항을 말하나, 내가 살펴야 할 병사들이 한둘이 아닌데 어찌 특별대우를 요구하냐며 거절한다. 그러나 자식 이기는 부모가 어디 있던가?
랄프(레이프) 파인즈가 그레이 경 역을 맡았다. 묘하게도 영국 전쟁성 장관이 히틀러 코스츔을 하고 있는데, 가부장적 권위에 쩐 무자격 부모를 풍자하는 의도로 보인다. 여차여차해서 모든 근심 걱정은 해결되고, 다소 서두르는 템포, 그리고 CG에 지나치게 의존한 마무리로 영화는 일단 끝을 맺는다. 위에 잠시 언급했던 까마귀, 미스터 에델바이스는 퍼티2)를 즐겨 먹고 트림을 하는 나쁜 버릇이 있는데, 이 패티를 먹고 난 후 배출하는 엄청난 트림과 가스로, 트랙터 없이도 추수를 마친다는 유쾌한 상상이 그나마 관객들을 흐뭇하게 한다.
독일군 비행기 몸통에 '적기(敵機)'라고 쓰여 있다!
임무 완수 후 이처럼 다시 정상인 모습으로 돌아오고...
아이들에게 진정한 미덕과 가치에 대해 진한 가르침을 남긴 채 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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