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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양. 내가 겪는 아픔보다 더 찢어지는 고통을 주리라 다짐하고 또 다짐한다. 죽음의 고비를 넘길때마다 생각한다. 이렇게 질긴 목숨이 수양의 목을 치라는 계시가 아닐까 하고. 나는 살아도 산 목숨이 아니다. 복수만을 위해 살아갈것이다. 복수로 인해 목숨을 잃는 한이 있더라도.
스승님이 혹여 죽으실까 두려웠습니다.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머릿속엔, 마음속엔 스승님 생각이 떠나질 않습니다. 제 아버지로 인해 눈앞에서 가족을 잃은 고통을 스승님께서 어찌 견디실까. 헤아리면 헤아릴수록 제 마음이 너무도 미어집니다.
눈앞에 그녀가 서있다. 그녀다. 너무도 익숙한 얼굴이 수양앞에 서있다. 심장에서 요동치는 소리가 너무도 생생하게 들려온다. 정녕 그대가 수양의 딸인가. 한때 마음에 품었던 여인이었다. 진정으로 아껴주겠다고 맹세했던 여인이었다. 이 배신감을 어찌 표현해야 좋을까. 저 정체모를 여인을 연모했던 마음이 원망과 분노로 바뀌어 간다. 치솟는 분노에 이성마저 잃고 수양을 향해 칼을 겨눴다. 가능성도 없는 복수를 위해서.
살아만 계셔 주셨으면 했습니다. 가족들 앞에서 스스로 제 목에 칼을 겨누면서 까지 스승님을 살리고싶었습니다. 생살이 찢겨지는 고통을 참으며 목숨을 잃는다 한들, 어찌 가족을 잃은 스승님의 애통함에 비할까요. 차라리 필부의 딸로 태어나 만났더라면 스승님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릴수 있진 않았을까. 조금이라도 힘이 되어드릴수 있진 않았을까. 생각하고 또 생각합니다.
나와 한때 정을 나누던 여인과 나를 배신한 벗과의 다정한 모습이 보인다. 이제야 속내를 들어내는구나. 참으로 어울리는 한 쌍이 아닌가. 곧이곧대로 믿고 이용만 당하는 내가 희희낙락 할때마다 같잖았겠지. 우스웠겠지. 함께했던 시간, 추억 모든것이 부질없어지다못해 역겹고 화가 치민다. 이젠 그 누구도 믿을수 없다. 아니, 믿지 않을것이다.
스승님께서 타셨던 배가 침몰했다는 소식을 듣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습니다. 분통스러운 마음으로 차디찬 바다 한가운데에서 얼마나 고통스러우셨습니까. 다신 못보더라도 이 세상 어딘가에서 살아계시길 바랐습니다. 그런데 그 바람마저 하늘은 이루어 주시지 않는가 봅니다. 부디 살아계셔 제 목숨을 끊으러 오시길 바랬습니다. 그것조차도 저에겐 헛된 꿈이었난 봅니다.
내가 내 아버지의 죽음에 미끼가 되었듯 수양을 죽이고자 복수를 하고자 그녀를 납치했다. 이제 이 여인은 나에게 그저 원수의 딸일 뿐이다. 아무런 감정도 연민도 없다. 수양을 찢어 죽이고 나면 이 여인도 똑같이. 똑같이 죽여줄것이다. 그런데 저 여인은 도대체 무슨생각으로 이런 나에게서 도망치려 하지 않는가. 나를 보는 눈빛은 두려움의 눈빛이 아니다. 연민의 눈빛이다. 왜 내가 한심한가? 모든거 다 잃고 가망도 없이 복수하겠다고 나서는 내가 한심하냔 말이다. 갑자기.. 이 여인이 나를 자기의 품속으로 끌어간다. 누군가에게 기댄다.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는다. 대체 언제적 이야기던가. 여인의 품에서 분노 원망 복수 모든게 눈녹듯 사라지는듯 했다. 잠시나마..
살아계신 것입니까? 진정 살아 계셨던 것입니까? 감사합니다. 살아계셔 주셔서 참으로 감사합니다. 목숨 잃는다 하더라도 스승님의 마음에 짐만 덜어드릴수 있다면, 그리하겠다. 다짐했습니다.
내게로 날아오는 활을 가냘픈 여인의 몸으로 대신 맞는다. 어째서, 죽이려는 자를 감싸려 하는 것인가. 어째서, 내 대신 죽으려 하는것인가. 자기 목숨 연명 하고자 형수님과 아강이가 살아있다 거짓까지 고하는 여인이다. 그런 여인이 나를 지키고자 내 눈앞에 죽어가고 있다.
활을맞고 쓰라린 상처가 온몸에 느껴지는데도, 스승님 걱정이 앞섭니다. 혹여 잡히시진 않을까, 저를 납치한것에 벌을 받으시진 않을까.... 마지막으로. 마지막으로 손을 뻗어 스승님에게 가 닿을수 있다면...
이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주인공 들에게 감정이입이 된다. 주인공들의 너무도 애절한 마음을 나의 느낀점과 어휘력으론 도저히 쓸수가 없기에 이렇게 리뷰를 남긴다. 그러나.. 쓰면서, 앞으로는 이렇게 쓰지 않을거라 다짐했다. 감정이입은 좋은데, 어휘력과 문법의 개념조차 없는 나로썬 이 방법이 더 힘들다. 저 짧은 글을 장장 세시간동안 썼다면 누가 믿겠나 싶다.
책을 읽기전, 나는 이미 <공주의 남자>에 흥미가 떨어진 상태였다. 방영중일땐 재방송만 수십번봐도 질리지 않던 드라마 였지만, 이미 결말이 나버린 이상 책까지 읽고 싶은 마음은 눈꼽만큼도 없었다. 읽어야 겠다! 마음먹었던건 역시.. '기왕 구입한거 더 흥미 떨어지기 전에 읽어나 보자' 라는 생각에 이 책을 집어 들었다.
2편에서는 계유정난 직후부터 시작된다. 1편을 읽을때, 너무 이른 부분에서 끝나는거 아닌가 하고 아쉬움을 남겼었던게 문득 떠올랐다. 아무튼, 이 뒤부터 진정한 주인공들의 갈등이 시작된다. 수양에 대한 복수심이 이글이글 타오르던 승유는 세령이 수양의 딸임을 알고 엄청난 배신감을 느끼고, 세령이는 그런 승유를 보며 미안해한다. 거기에 신면이 세령을 향한 마음을 유감없이 드러낸다.
드라마에서 보던 장면중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이여서 그랬을까, 다행히도 생각했던것보다 수월하게 읽혔다. 게다가, 흥미가 떨어진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드라마를 봤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장면 하나하나 연상하며 읽는 즐거운까지 더해졌다. 덕분에 드라마를 보며 울었던 장면에선 책을 읽으면서도 똑같이 눈시울도 붉혀지고 말이다. 무엇보다, 글로 표현되니 인물들의 감정까지도 느껴져 더욱 애절했다. '아~ 이 장면에선 이런생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하고 말이다!! 이건 어떤 책이나 영상과 비교하고 봤을때 느껴지는 감정이겠지만.
결론은, 난 지금 드라마를 봤을때와 같은 감정이다. 한동안은 이 감정에서 벗어날수 없을듯 하다. 가슴 먹먹해지고.. 그냥 멍~ 해지는 기분. <공주의 남자>주인공들은 왜 이렇게 애절한거야 ... 지금은 뒷부분도 얼른 읽어보고싶다는 생각 뿐이다.
155p - "내가 그분의 그림자가 되어드리고, 그분이 내 그림자가 돼주시길 바랐어..."
177p - "설령 깨졌다 하더라도 제겐 어느분께 받은 온전한 마음입니다."
179p - "그렇게 보지마! 순진한 척, 아픈 척, 다 아는 척! 그런식으로 보지 말란말이야! 눈이라도 도려내줘야 말을 듣겠어? 어떻게, 도대체 어떻게 해야 내 말을 듣겠어? (중략) 너도 잔인하게, 잔인하게 죽여줄것이야, 알아?"
180p - "얼마나, 얼마나 힘드셨습니까. 상상조차 할 수 없는 고통을 어찌 견뎌내셨습니까. 제 목숨이라도 취해 그 고통을 잊으실 수 있다면 천 번 만 번 이라도 달게 죽겠습니다."
194p - 왜! 이 여인은 나를 이토록 아프게 하는 것인가. 얼마나 더 고통을 주려고 하는가. 왜 내 앞에서 죽는단 말인가.. 나를 얼마나 비참하게 하려고 하느냔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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