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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를 여행하고 온지 벌써 2년이 되어간다. 처음으로 해외여행에서 차를 렌트했고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이태리 여행의 가장 잘한 선택이 렌트였다고 생각될 정도로 여기저기 잘 보고왔다. 힘들었는데 가장 아름다웠던 기억이 많아서 이탈리아에 대한 막연한 호감이 생겨버렸다. 유쾌한 사람들과 아름다운 풍경, 옛것이 고스란히 남아있지만 열심히 미래를 향해 현재를 살아가고 있는 나라. 길게 생긴 영토라 북부와 남부의 차이가 꽤 확연했던 것도 재미있었다. 찰스디킨스도 나와 같은 애정어린 눈을 가지게 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책은 그의 이탈리아 거의 전역을 여행하면서 (가족과 함께 다닌듯 하다.) 보고 듣고 생각한 것을 생생하게 묘사한 여행 에세이이다. 그냥 여행문과는 다르다. 이를 이제 설명하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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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직접 할 때에 느끼는 느낌과 돌아와서 여행한 곳들을 돌아보면서 하나하나 곱씹는 느낌은 조금 다른 것 같다. 더 진한 여행의 감동과 느낌이 가슴속에 벅차오르는 것 같다. 여행 할 때는 빠른 템포로 지나가지만, 여행을 기억해 내는 느낌은 그곳에 한동안 머물러 계속해서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찰스 디킨스가 쓴 이탈리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이라는 제목이 참 멋지게 다가온다. 이탈리아를 여행했던 그 내용들이 물에 비친 그림자처럼 독자들에게도 그대로 다가오니 말이다. 이탈리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은 프랑스를 지나며로 시작한다. 프랑스를 지나서 이탈리아로의 여행은 생각만 해도 너무나 멋진 여행의 시작이다. 찰스 디킨스가 물에 비친 그림자처럼 여행하는 곳곳을 묘사하는 디테일한 모습들이 마치 그림에서 물에 비친 그림자의 모습을 그대로 묘사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저자가 여행하는 곳을 독자들도 물에 비친 그림자처럼 똑같이 볼 수 있고, 상상으로 함께 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런 모습들이 너무나 아름답고 꾸미지 않는 모습으로 다가온다. 지금은 21세기이지만 19세의 프랑스를 지나서 이탈리아 구석 구석을 돌아보는 면모는 지금 느낄 수 없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그 당시의 이탈리아의 모습을 저자의 아름다운 묘사를 통해 상상의 나래를 펴서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들이 너무나 귀하고, 멋진 것 같다는 생각이 이 책을 읽는 내내 들었다. 찰스 디킨스는 이 책을 통해서 자신이 이탈리아를 지나갔던 흔적들 하나 하나를 놓치지 않고, 그 모습 그대로 그려냄으로 독자들로 하여금 그가 느꼈던 모든 것들을 선사하고 있다. 그는 여러날 동안 낮에는 전혀 쉬지 않고, 밤에만 아주 잠깐씩 쉬면서 여행을 이어갔다. 그 앞을 연이어 빠르게 지나갔던 새로운 풍경들이 어렴풋한 꿈처럼 되살아나고, 인적이 드문 길을 달려갈수록 수많은 사물들이 그의 마음속을 아주 혼란스럽게 헤집고 다녔다. 얼마나 인상 깊은 풍경들이 많았던지 꿈속에서도 낮의 찬란한 아름다움들이 나타나는 것을 느꼈다. 우리도 여행을 해 보면 알겠지만 그 여운이 진하게 계속되는 것을 느끼는 것처럼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 속에 나타난 이탈리아의 모습들도 독자들의 기억 속에 오래 오래 잔잔한 여운으로 남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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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관광을 목적으로 한 여행을 흔히 주마간산(走馬看山)식이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달리는 마차를 타고 산을 보는 것처럼, 아주 피상적으로 겉만 보는 여행이라는 의미입니다. 달리는 차를 타고 보는 산같이 그냥 스쳐 지나가는 풍경을 보고 오니, 여행에 대한 감상이 오래 남을 수도 없고 금방 잊혀져버리겠지요. 그에 비하여 이 책은 연필로 세밀화를 그리듯 세세하고 꼼꼼하게 여행하는 순간순간의 느낌과 감상을 오롯이 기록해 주고 있습니다. 사람의 모습을 말하더라도 전체적인 인상이 아니라 그림을 그리듯이 세세하게 설명해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리옹, 론 강, 그리고 아비뇽의 도깨비]의 내용에서 소개한 안내원 노릇을 자처한 도깨비 노파의 안내가 대표적입니다. 그 노파는 막사 주점에서 커다란 열쇠 꾸러미를 들고 다니면서, 일일이 방들을 열어서 보여 주면서 세세하게 설명을 해 줍니다. 그는 마치 배우처럼 실감나는 행동을 하면서, 효과적인 제스츄어를 섞어가면서 현장감 있게 설명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작가는 이와 같은 도깨비 노파의 열연의 상황을 속기사가 회의기록을 남기듯이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 내고 있는 것입니다. 저자는 이 책을 쓸 때, 이미 과거에 많은 사람들이 쓴 내용들은 자신은 쓰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는데, 이 글을 읽으면서 작가는 그 다짐을 잘 이행하고 있다고 확인합니다. 아마 우리가 작가와 같이 이 여행에 동행했다고 해도 작가와 똑 같이 기록하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작가만이 느끼는 감상을 기록해 놓은 것입니다. 나는 이태리를 한 서너 번 단체여행을 패키지로 다녀온 적이 있습니다. 로마나 나폴리, 베니스 등을 다녀왔기 때문에 그 곳에 대한 기록을 흥미롭게 대조해 봅니다. 작가의 기록을 읽으니, 나의 방문이 전혀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나는 그 곳을 한 번도 가 본 적이 없었던 것입니다. 나는 부끄럽게도 주마간산 식으로 보고 왔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내가 보고 온 여행은 남은 것이 하나도 없습니다. 작가처럼 손에 잡힐 듯이 세세히 기록을 할 정도라면 얼마나 주위를 기울이고 정신을 바짝 차렸는지 가늠이 되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여행기록의 백미라고 칭찬을 했다고 생각해 봅니다. 이 책을 읽으니, 작가와 함께 현장에 있는 착각이 들 정도로 현장감이 있습니다. 작가는 지금으로부터 두 세기도 더 지난 과거시점에 다녀 온 곳이기에 이 곳을 지금 다시 방문해도 작가가 보았던 분위기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그 곳을 다시 갈 수만 있다면, 작가가 느낀 상념을 애써 체험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가 느꼈던 그 감상을 나도 한 번 경험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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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버 트위스트'로 유명한 찰스 디킨스의 여행 에세이이다. 저자가 사회 비판에 관한 책을 많이 썼기에 혹시 여행지에서도 그곳의 사회를 지켜보며 비판하지 않았을까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저자가 서두에서 직접 밝힌 것과 같이 이탈리아에 머물렀던 장소에 대한 감상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이라 표현하며 이해하기 쉽게 써놓은 글이다. 또한 장차 그곳에 방문하게 될 사람들이 그의 책을 읽고 서로의 감상을 비교하면 좋겠다고 밝히고 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책을 읽으면서 예전에 화제가 되었던 사진이 떠올랐다. 과거 사진을 들고 현재 시점에서 구도를 맞춰 찍은 사진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그 사진 대신 책을 들고 보는 것 같았다. 1800년대의 이탈리아의 거리와 건물과 사람들을 묘사하기 때문에 만약 이탈리아에 가서 이 책에서 나온 장소와 같은 곳에 서게 된다면 과거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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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찰스 디킨스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던 시절이나 지금이나 이탈리아는 여행지로서 상당히 매력적인 나라인가 보다. 지금도 아마 이탈리아는 유럽 지역 내에서도 인기있는 여행지가 아닐까 싶은데 과연 찰스 디킨스의 눈에 비친 이탈리아는 어떤 매력을 지닌 나라 였을까?
그 시선을 따라가보는 여행은 분명 흥미롭다. 확실히 편리해진 교통편과는 확연히 다를 여행 수단, 게다가 유명 작가의 시선에서 바라 본 이탈리아의 풍경이라는 점에서 아무래도 독자들은 더욱 관심이 갈 수 밖에 없는데 이 책이 더욱 의미있는 것은 그 당시나 지금이나 이미 출간된 바 있는 형태(이탈리아의 역사, 실존 인물들에 대한 고찰)에 따른 여행기가 아니라 순수하게 이탈리아라는 나라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는 자세로 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장소나 풍경, 그곳에서 만난 특색있는 경험 등에 대한 자세한 묘사는 있지만 이미지는 없다. 아마도 유명한 작가의 이탈리아 여행기라는 생각에 어떤 아름다운 이미지를 기대했다면 그 반대의 상황에 일단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바로 이런 점이 이 책의 묘미로 찰스 디킨스가 서술하고 묘사하는 부분을 독자들은 상상력을 발휘해 머릿속으로 그려볼 수 있기 때문이다.
자신 역시 조각과 그림을 좋아하나 결코 두 가지에 대한 장황한 설명을 하지 않는다고 말하는 것도, 자신의 글에서 다소 나른함이 느껴질 수 있다고 담담히 고백하는 것도 아마 이런 이유도 한 몫하고 있을 것이다. 비교적 자신이 느낀 감상이나 그 당시의 감정을 생생하고 전달하고 싶었다는 이야기만 봐도 이 책에서 표현하고자 했던 이탈리아의 모습은 기존의 표현과는 확실히 다름을 알 수 있다.
마치 작가의 머릿속으로 들어가 그날의 추억을 고스란히 되짚어보는것 같은 기분이 들정도로 찰스 디킨스는 생생하게 묘사한다. 애정어린 시선이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며 한편으로는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최대한 많은 것들을 담아내려고 했을 노력이 느껴지는것 같아 그의 소설 작품과는 또다른 감상으로 다가오는 동시에 한편의 모노드라마를 글로 만나는것 같기도 한 기분이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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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다른 저서를 읽을때의 집중력이 이 책을 읽을때는 조금 떨어졌다. 찰스 디킨스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쓴 감상은 섬세하면서 풍부하기도 했지만 이상하게 무미건조하게 느껴졌다. 지금의 이탈리아에서는 그가 느꼈던 다양한 감정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한때 전성기를 누렸던 그곳이 쇠락의 길을 걸으며 무너져 버릴것만 같은 시간이였고 지금은 아무일도 없다는 듯이 멋진 풍경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그 이면에 있는 풍경은 그곳을 느끼며 꿈꾸던 낭만에 비하면 너무나 보잘것 없는 현실일것이다. 모든곳에는 즐거움과 고통과 슬픔과 아픔이 있기에, 저자는 아마도 덜그럭 거리는 마차에 타면서 즐겁지 않은듯 보인다. 제노바는 하루하루 '마음이 스며드는' 곳이다. 언제나 새로운 무언가를 발견하게 되는 곳인 것 같다. 뜻밖의 놀라움 어려움에 처하기도 하는 곳이다. 이곳은 참으로 묘한 대비로 가득하다. 가는 곳마다 그림같이 아름다운, 추한,속된,고결한, 유쾌한, 불쾌한 것들이 매 순간 눈앞에 펼쳐진다. (65쪽) 여러곳을 여행하면서 사형집행식을 본 것은 좀 충격적이였다. 예전에는 그러하였다고 역사책에서는 보았지만 거리에서 실제로 그런 광경을 본다면 악몽을 꿀 것 같다. 실질적인 여행 에세이라서 벌레나 큰 파리이야기도 있고 제주도 올레길을 걷다가 여기저기서 나타나는 벌레를 보면서 속으로 심하게 놀랐다. 겉으론 말하지 않았지만 바닷가 근처에서 사는 자연스러운 벌레임에도 불구하고 바닷가 가까이 살지 않아서 그런지 적응이 되지 않았다. 그러고 나면 좋았던 풍경보다 습해서 힘들고 방은 깔끔해서 좋은데 다른 방 문 여닫는 소리가 너무 생생해서 스트레스 쌓이고 집밥이 그리워서 짜증나고 그랬던 기억만이 남는다. 저자와 시장구경을 가면 무척 즐거울꺼라 생각이 든다. 살것도 많고 먹거리도 많고 상인분들의 다양한 모습과 그 거리의 풍경을 색다르게 담아내지 않았을까 싶다. 자주 보던 풍경이라 감흥이 거의 없는데 다른 나라 사람의 표현으로 빌려서 평소에 봤던 풍경을 비교해보면 어떤 느낌일지 기대가 되었다. 작가는 무엇하나 놓치는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상대적으로 놓지는 것도 있겠지만.) 문앞을 나서는 순간부터 지나가는 하루에 풍경만 적어 보아도 책이 한권 나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차를 타는 것이 예전에는 언제 내려올지 모르는 위태로움이 있다고 한다. 비탈진 길도 덜커덩 하고 지나가다가 마부와 마차가 어딘가로 사라져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한다. 그 다음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비포장 도로일때 덜커덩 거리며 버스를 타는게 무척 힘든때가 있었다. 따로 운동하지 않아도 요즘 스마트폰 운동앱에서 엉덩이에 지진난듯한 느낌이라, 앉아만 있어도 만보정도는 끄덕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곧 모든 미덕은 비참한 토양에서 싹 트고, 모든 선한 것들은 슬픔과 곤경 속에서 태어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170쪽) 그때의 이탈리아를 여과없이 저자의 눈으로 바라볼 수 있다. 좋은것뿐만 아니라 난처한 것까지 말이다. < 이책은 출판사에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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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파에게서 눈길을 돌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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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두 도시 이야기 등으로 익숙한 찰스 디킨스의 에세이다. 언제 어떠한 목적으로 여행 을 떠나게되었는지는 모르지만,적어도 1800년대 말 그는 프랑스를 떠나, 제노바 로마로 이어지 는 기나긴 여행을 경험했고, 또 그것을 이 글 속에 녹여냈다.그렇기에 이 책은 그 디킨스의 문 장 뿐 만이 아니라, 그 시대의 온전한 모습도 함께 드러난다. 아니 온전히 라는 단어는 거 짓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디킨스의 기억속의 나라들과 사람들이 어떻게 변형되고 외 곡되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는 스스로의 양심에 비추어 공정한 글을 통하여 독자와 마주 해겠다고 약속했기에, 나는 그저 그의 약속을 믿고 천천히 글을 음미할 뿐이다. 개인적으로 이 책에서 맛본 즐거움은 오늘날에는 절대로 접할수 없는 시대의 공기와 분위기 다. 이동하기 위하여 선택한 고통스럽고 위험하기까지 한 이동수단, 그 마차주변에 몰려 목 숨을 걸고 구걸을 하는 빈민자들, 여행지 특유의 종교적인 건축물과 더불어 범죄자를 공개적으 로 처형하는 모습을 구경한 일화에 이르기까지,그가 오랜시간을 들여 둘러본 유럽의 모습은 매 력적이지만 분명 잔인하기도 하다. 디킨스는 유럽의 아름다움만을 음미하지 않았다. 영국 의 양극화를 꼬집은 올리버 트위스트의 작가인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그의 눈에 들어온 모든것 은 종교와 인간 스스로가 이룩한 업적과 그 반대의 그림자 모두를 목격하는 날카로움이 드러 난다. 그러나 그 신랄함에도 불구하고 로마만큼은 그에게 있어 모든것을 용서할만큼의 매력 있는 장소로 느껴진 모양이다. (실제로 책에 드러난 그의 로마사랑은 당당하기 그지없다.) 이렇게 18세기의 여행은 끝이나고, 그는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중 하나로서 기억되고 있 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보았을때 이 에세이는 디킨스라는 그 이름아래 빛을 발하는 그의 일기 와도 같은 것이기에 순수한 '작품'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디킨스의 세계를 접하는 입문서가 아니라, 나중에 더욱더 디킨스에 대하여 알고싶은 그 단계에 접해야 한다. 그의 눈은 세계를 어떠한 눈으로 볼까? 어떠한 즐거움을 찾는가? 그의 실생활은 그가 낳은 많은 작품들에게 있어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 이에 대하여 책은 그 나름의 대답을 해줄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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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디킨스. 그의 이름을 떠올리면 자연스레 따라오는 '올리버 트위스트', '크리스마스 캐럴', '위대한 유산' 등등. 그만큼 유명한 소설가이지만 사실, 실제로 읽어본 그의 책은 많지 않다. 소설로만 만나봤던지라 이런 에세이를 남겼다는 건 처음 알았다. 같은 여행지라 할지라도 사람마다 감상이 다른 법인데, 찰스디킨스의 눈에 비친 이탈리아는 어땠을지 궁금했다. '이 책은 다소라도 마음이 끌린 대부분의 사람이 상상해 보는 곳이요, 나 또한 몇 년간 머물렀던 장소들에 대한 어렴풋한 감상-물에 비친 그림자에 불과한 기억-을 엮은 것이다.' '이탈리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 어렴풋한 감상을 물에 비친 그림자의 기억이라고 표현하다니. 왠지 인상적이면서도 아름다운 표현이다. 솔직히 말해서 언젠가 떠났던 여행길에 머물렀던 내 기억 속 이탈리아의 모습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지금은 그 모든 기억이 희미해져버린 나와는 달리 작가라는, 어쩌면 일반인들보다는 훨씬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끼며, 표현할 줄 아는 사람은 나와 같은 풍경을 보고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떻게 표현했을까 하는 궁금증도 있었고.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내가 한참 잘못 생각했구나 깨달았다. 찰스디킨스가 이탈리아 전역을 여행한 건 1800년대. 나는 존재하지도 않았고, 상상하기도 쉽지 않은 시절이었다. 그리고 물론, 이탈리아도 내가 알던 곳과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다. 여행의 방식도 지금과는 많이 달랐다. 원하는 목적지만 비행기로, 버스로 손쉽게 옮겨다니며 관광하는 지금과는 달리, 마차를 준비하고 마부와 말을 고용해서 그 머나먼 길들을 이동해야했다. 원하는 목적지가 있다면 그 목적지로 가는 길 역시 하나의 여행이 될 수 밖에 없었던 시절. 지금과는 다른 속도의 여행이기에 볼 수 있는 색다름도 있었다. 여행길에 찾은 왠지 모르게 으스스한 외진 곳의 숙소가 괜찮은 음식과 좋은 주인이 있는 만족스러운 숙소로 밝혀지기도 하고, 말들이 쉬어가는 동안 주변을 둘러보며 의외의 풍경을 마주치기도 하고. 지금처럼 관광지만 돌아다니며 여행하는 것보다는 조금 더 그 지역주민의 삶을 엿보고 경험해볼 수 있는 그런 여행을 하는 듯 보였다. 그래서인지 소소한 일상의 순간을 살아가는 그 곳 사람들의 모습을 볼 수 있어 좋았다. 물론 그 모든 것들이 아름답지는 않았지만. 그냥 그들의 좋은 모습, 그리고 때로는 황폐하고, 굶주린 그들의 비참한 모습 등, 지금과는 달랐던 그 시대의 생활모습들을 볼 수 있었다. '모든 물건이 절대 있을 것 같지 않은 곳에서 팔린다. 커피를 사려면 사탕 가게로 가면 된다. 고기를 사고 싶다면 낡은 바둑판무늬 커튼 뒤로 들어가 아래로 여섯 계단쯤 내려가면 되는데, 마치 그 물건이 독약이라도 되는 것처럼, 제노바의 법은 그것을 발설하는 사람에게 사형을 내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찾기 어려운 후미진 구석에 보관되어 있다.' 그들에겐 단조로운 일상일지도 모르지만 이방인의 눈에 보이는 그들만의 색다른 풍습이나 문화, 생활습관들은 충분히 새로웠다. 때로는 그들의 경악스러운 풍습을 알게 됨으로써 어떤 놀라움과 함께 불쾌감을 느끼기도 했지만, 또 때로는 그들의 재미있는 풍습이나 축제에 직접 참여한 저자의 생생한 경험담을 들으며 즐겁기도 했다. 그 중에서도 인상적이었던 사육제. 긴 마차 줄에서 새치기 하려고 줄을 이탈했다가 기병들에게 잡혀 줄의 끝으로 흐릿한 점이 되어 사라지는 모습도 재미있었고, 사탕과 꽃들이 날아다니는 모습도 새로웠고, 서로 촛불을 지키며 다른 이의 촛불을 꺼뜨리기 위해 온갖 술수가 난무하는 장면도 재미있었다. 아직도 이어지는 축제라면 한번쯤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값비싼 보물들로 가득할 것 같은 현관에는 장작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폭포는 말라붙고, 너무 나른해서 놀 수도 너무 게을러서 일할 수도 없는 분수는 주변을 촉촉하게 적시는 자신의 본분을 잠결에나 겨우 떠올릴 뿐이고, 시로코 바람은 휴일에 쓰려고 내놓은 거대한 화덕처럼 며칠째 이 모든 풍광 위로 불어온다' 여행 하면서 현장에서 새롭고 생생한 느낌이 가장 선명할 때에 쓴 글이라고 말하는 저자 답게 그 순간에 느꼈던 감정이나 생각들을 솔직하게 담아냈다. 때로는 기대했던 것보다 형편없는 모습에 여지없는 실망감을 드러내기도 하고, 또 때로는 웅장함과 장엄함에 압도되어 황홀경에 젖어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내가 모르는 어떤 시대로, 어떤 장소로 여행을 하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지금과는 많이 다른 이탈리아지만, 이렇게나마 그 때의 이탈리아를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다. 나는 절대 흉내낼 수 없을 것 같은 누군가의 시선과 표현들을 만나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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