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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적이 분명해 보이는 깔끔한 표지가 예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따분한 얘기만 잔뜩 있으면 어쩌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분명 다 읽긴 읽었는데 이걸 다 읽었다고 해도 될지는 모르겠다. 쉬운 책은 아니었다. 역사와 한문에 대해 나름 식견이 있는 상태에서 읽어야 흥미롭고 유익한 독서가 될 것 같다는 게 나의 솔직한 감상평. 저자는 한문학자다. 학자들이 쓴 책은 일단 다 어렵다. 수능 국어 지문이 어려운 이유겠지.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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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죽박죽'을 찾아라. 정조대왕은 역대 조선의 왕 중에서도 편지를 가장 많이 쓴 왕이라고 한다. 책에서는 주로 노론 벽파의 영수나 다름없는 심환지라는 대신에게 보낸 어찰을 위주로 다루고 있지만 그 외 다른 신하들과 대왕의 직계가족, 친지에게 보낸 편지도 몇 편 소개된다. 사진은 심환지가 속한 벽파의 세력이 약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내용을 담은 편지인데 '뒤죽박죽'이란 말의 마땅한 한문 상대어가 떠오르지 않아 그냥 한글로 쓴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전체적인 필체만 봐도 그야말로 일필휘지여서 한자들 속에 숨어 있는 한글을 바로 찾아내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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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의 관우를 기리는 사당에 쓴 묘비명. 좌측이 사도세자의 예제예필(세자시절에 쓴 글), 우측이 정조대왕의 어제어필이다. 정조대왕은 통치 9년이 되던 해에 증조부 숙종과 조부 영조가 쓴 묘비명을 하나의 비석에 앞뒤로 새기고 아버지 사도세자와 자신이 쓴 묘비명을 다른 하나의 비석에 앞뒤로 새겨 각각 동묘와 남묘에 세웠다고 한다. 아버지의 죽음을 애통해하는 정조대왕의 마음이 느껴져 나는 좀 슬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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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도세자가 대리청정을 하던 시기에 조현명이라는 대신에게 쓴 편지. 글씨에 소년티가 난다고 하는데 도대체 어디가 소년티가 난단 말인가. 흡사 목판으로 찍어낸 것마냥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구만. 편지 내용 역시 글씨만큼이나 반듯하고 온화하기 이를 데 없다. 이런 사도세자가 어쩌다...(그렇게 되었을까 싶어서 읽게 된 책이 <사도세자가 꿈꾼 나라>라고 한다. ㅋㅋ) 나중에 알았는데 여기서 언급된 조현명은 10세에 요절한 영조의 장남, 효장세자(진종으로 추존)의 빈이엇던 현빈 조씨의 숙부다. 현빈 조씨의 오빠 조재호는 훗날 뒤주에 갇힌 사도세자를 옹호하다 역적으로 몰려 사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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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도대왕 집권기에 있었던 정치사적으로 주요한 사건들이 여럿 언급되는데 며칠 전 인강에서 배웠던 호락논쟁이 나와 반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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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대왕이 좀 더 오래 사셨다면 세력간의 권력다툼을 중재해 붕당을 정리할 수 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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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일곱번째 장에선 '정조대왕 독살설'에 대한 저자의 견해를 밝혀 놓았다. 세인들에겐 편지내용만큼이나 호기심이 동하는 주제일텐데 공교롭게도 이 책과 같이 산 다른 책의 저자를 겨냥한 해설이 눈에 띈다. 안그래도 다음으로 그 책을 읽으려고 했는데 그 책 서문에는 이 책의 저자 이름이 언급되어 있는 재미난 시추에이션.
누가 맞는지는 읽은 사람 각자가 판단할 일이겠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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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2월 9일 성균관대학교에서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어찰을 공개하는 기자회견이 열립니다. 이 날 무려 297통에 달하는 어찰이 공개되었고, 세상은 발칵 뒤집혀졌습니다. 사실 그 전까지 정조와 심환지는 적대적 관계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둘의 사이가 어느정도 였냐하면 갑작스런 정조의 사망 원인이 심환지가 독살했기 때문이라는 설이 있을정도로 정조와 심환지는 숙적관계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그런데 정조가 심환지에게 보낸 이 비밀편지들의 내용을 살펴보면 사실은 정조가 막후에서 심환지에게 비밀스런 지시를 내린 정황들이 다수 포착됩니다. 이 책의 저자는 여러 학자들과 함께 <정조 어찰첩>의 발굴과 번역, 연구에 주도적으로 참여한 안대회 교수입니다. 그간의 발굴 과정과 함께 어찰의 내용을 시대 배경과 함께 해설하고 있어 일반인들도 역사의 진실에 한발짝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어렸을 때 저는 친구와 종종 비밀 편지를 주고받곤 했습니다. 지금도 보관하고 있는 편지가 꽤 되고요^^ 하지만 제가 보낸 편지는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어떤 내용을 썼는지 기억나지가 않습니다. 만약 누군가 그 편지들을 보관했다가 한번에 공개한다면 무척 부끄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 당시의 개인적인 감정이나 사생활에 대한 글들이 전부인 편지들이니까요. 처음 이 책을 알게 되었을 때, 한 나라의 국왕이었던 정조가 숙적인 심환지에게 몰래 보낸 비밀 편지들이라고 하니 궁금증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역대 조선의 왕 중에서도 정조를 좋아했기에 더 그랬고요~ 이 편지들은 정조가 없애라고 당부한 만큼 지금까지 보존되어 있다는 것 자체가 기적인 편지들입니다. 심환지 입장에서는 약간의 보험용으로 편지를 몰래 보관해두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더욱 대단한 것은 심환지의 후손들이 이만큼 잘 보존해주었다는 것이죠^^ 조선의 성군을 꼽으라 하면 보통 세종대왕이나 정조를 꼽습니다. 그간 정조의 이미지는 학구적이고 바른 이미지의 국왕이었고요. 하지만 이 편지들을 살펴보면 정조도 농담을 즐기고 욕도 좀 하는 평범한 사람인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왠지 더 친근하게 느껴지는 것 같지 않나요?^^ 어찰첩을 통해 정조의 새로운 모습을 많이 알게 되었지만 눈이 침침해 글씨를 알아보기 힘든 상황 속에서도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계속해서 편지를 써내려갔을 애민군주 정조의 마음만은 우리가 알던 그대로의 모습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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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가 편지를 자주 주고 받았다는 얘기는 줏어들었는데 내용까지는 관심을 안가지고 있다가 조선시대 주고받았던 편지 모음집을 읽어보고 관심이 생겨서 구매했어요. 세종대왕과도 비교하는 왕이고 좋아하는 사람도 많은 인기많은 왕이라서 편지 관련된 책이 엄청 많을 거라 예상하고 고르기 힘들겠다 걱정했는데 예상외로 많지는 않더라고요. 어쨌든 이 책 배경설명도 잘 되어있는 건 좋았으나 정작 편지 분량은 너무 적어서 실망스럽기도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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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조 어찰첩에 관한 이야기는 인터넷에서 몇번 보았다. 심환지라는 신하와 정조가 둘이서 짜고 다른 사람들 앞에서 어그로를 끌고 열받은척 하는 판을 벌였다는 썰은 영화나 드라마보다 더 흥미진진했다. 조선 왕조에서 일생이 소설같은 왕 중의 하나인 정조는 확실히 매력적인 캐릭터인데 거기에 매력 포인트가 더 붙었다. 현대의 ㅋㅋㅋ와 같은 뜻이라는 可可 라든지 화나면 한글로 욕을 섞어서 썼다든지 하는 것도... 심지어 편지는 태우라고 했는데 태우라는 어명을 듣기는 커녕 고이고이 모셔놨던 심환지같은 신하와 판을 짰다는 것도 참으로 흥미진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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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독서모임 책으로 이 책을 선정하고 읽게 되었다. 이 책은 역사책에서만 보던 정조를 좀 더 가가이에서 바라본 느낌이 들게 한다. 역사 교과서에서 보던 정조는 차갑고 침착하고 고고한 전형적인 성군의 모습이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전혀 예상밖의 성격을 알 수 있게 되어 기쁘다. 친해지고 싶었던 친구를 멀리서만 바라보다가 같은 반이 되어 조금 친해진 기분? 근데 이제 성격이 되게 반전인..
우선 이 책은 구성이 굉장히 좋다. 목차가 1. <정조어찰첩>의 출현 2. 국왕의 비밀편지 3. 수신자 심환지와 비밀편지 왕래 과장 4. 어찰과 정치가 정조 5. <어찰첩>에 드러난 정조의 인간적 면모 6. 편지의 문장과 언어 7. 만년의 병세와 독살설 8. 비밀편지가 남겨둔 비밀 이렇게 되어있는데 정조를 차차 알아가기에 빈틈이 없는 구조라고 할 수 있다. 냅다 정조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주는 게 아니고 심환지와 다른 신화들과의 관계, 심환지는 누구인지, 비밀편지를 어디서 얻게 된 것인지 등을 먼저 밝혀주어서 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졌다. 조금 아쉬운 점이 있던다면 한자가 너무 많이 나와서 계속 찾아보면서 읽느라 집중력이 조금 흐트러졌던 점, 시파와 벽파 같은 정치적 내용을 설명할 때 살짝 이해하기 힘들었던 점 정도가 되겠다. 책이 얇고 내용이 무겁지 않아서 머리를 식히거나 킬링타임용으로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
특별히 인상깊었던 내용이 있다면, 정조가 좋지 않은 환경에서 자랐음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스윗한 면모가 있었다는 점(편지로 신하의 건강이나 신하의 집사람 건강을 묻고 약재를 함께 보낸다거나, 흉년이 왔을 때 궁에서 거둔 쌀을 편지와 함께 보낸다거나) 과 다혈질이었다는 점이다. 정조가 말년에 아팠던 것도 화병이나 화가 온 몸으로 퍼지면서 눈도 잘 안보이게 되고 온 몸이 아팠던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스스로 태양증이라 부를 정도로 다혈질이 좀 심했던 것 같다. 그리고 신하들이 모난 구석 없이 둥글둥글하기보다 모난 부분을 가감없이 보여주고 솔직하게 정치를 하는 것을 좋아했다는 것을 보고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느꼈다. 현대사회에 있어도 정말 일 잘할 것 같은 느낌. 밖으로는 카리스마있게 신하들을 다루고 안으로는 편지를 통해 신하들을 굽어 살피시니 나라가 잘 안돌아갈 수가 없었다. 그리고 플러스로 편지로 개인적으로 신하에게 이렇게 저렇게 행동하라고 하면서 신하랑 둘이 짜고 대외적으로는 모르는 척 신하를 혼내고 자기 유리한 상황을 만드니 정말 타고난 정치가가 아니라 할 수 없다. 놀랍다 놀라워 그리고 궁금한게 있는데, 정조는 심환지에게 계속 편지에 있는 내용을 누구에게도 발설하지 말고 불태우거나 버리라고 몇 번을 신신당부했는데, 심환지는 (보험목적으로?) 안버리고 300통이 넘게 보관해서 지금까지 전해진 것이다. 만약 정조가 지금 살아서 후대에까지 자신의 비밀편지가 전해져 사방팔방에 알려진것을 보면 어떻게 생각할까? 심환지에게 큰 배신감을 느끼고 화를 낼 것인지, 오히려 고맙다고 생각할 것인지 궁금해진다. |
| 그동안 정조는 관대하고 어진 임금이라는 이미지가 있었습니다. 정조가 승하한 뒤 묘지명에 성인이라는 단어만 봐도 그렇습니다. 하지만 최근 영의정 심환지에게 보낸 편지가 공개되면서 그동안 알지못했던 정조의 면모가 드러나게 됩니다. 이 책은 그 내용을 담은 책으로 비밀편지가 왜 쓰여졌는지 그 결과가 어떻게 되는지를 상세하게 담은 책입니다. 이 책을 보시면 정조의 여러 모습을 보실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