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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작가가 보는 경찰상이란 이런 것이지 않을까? 경찰의 유일한 목표는 살인범이 또 다른 살인을 저지를 여유를 주지 않고 얼른 붙잡는 것이다. 그러려면 운이 좋아야 한다. ~~ 하지만 사실 운은 거들 뿐이다. 경찰은 최대한 촘촘하게 수사망을 좁힘으로써 끝내 범죄자가 체에 걸릴 수 밖에 없도록 정황을 만들어야 한다. ~~ 모든 경찰의 임무가 그것이었다. (p. 244) 그런 관점에서 두 작가의 글쓰기가 이루어진다. 이번 작품은 그들의 글쓰기 방식이 무르익었음을 보여준다. 범인의 어렴풋한 모습을 소설의 초반에 던져주고는 천천히-하지만 소설을 읽는 속도는 매우 빠를 것이다-, 그리고 꼼꼼하게 그의 실체에 다가선다. 베크를 비롯한 경찰들은 초인적 능력에 기반해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 그들의 문제 해결 방식은 탐문하고 증거를 모으고 놓쳐 버린 단서는 없는지 되짚어보면서 조금씩 범인의 실상에 접근해가는 방식이다. 이 작품이 마르틴 베크의 이름을 내건 시리즈 물이기는 하지만 베크의 환상적인 수사 능력에 기대지 않고 구성원 각자의 역할 수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를 제시하는데 그 매력을 느낄 수 있다. 그와 같은 구조가 이 시리즈 물을 읽게 하는 힘이고. 물론 마르틴 베크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크게 보면 그조차도 one of them의 성격이 더 강하다.
이번에는 연쇄 살인이다. 그것도 어린 소녀들을 강간하고 살해하는, 추악한 범죄가 발생한다. 목격자는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고 남아있는 증거란 증거라고 하기에 미비하다. 나중에 설명되지만 범인은 겉보기에 예의 바르고 상냥하고 믿을만한 사람(p. 320)으로 보인다. 어떤 범인들은 첫 범행을 하기 전까지 전혀 그 전조를 드러내지 않기도 한다는 설명이 책의 중간에 나온다. 막연한 추적이 시작된다. 그래도 목격담을 청취하고 증거를 분석해서-이 소설의 시대 배경이 60년대, 그러니까 우리가 영화 등에서 보는 정교한 과학수사를 기대할 수 없는 시기의 분석- 추적의 정밀도를 높여간다. 흩어져 있는 증거와 정황을 조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 요즘 말하는 집단지성의 우수성을 입증하는 장면에 다름 아니다. 우연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풀어주는 상황도 나온다. 크게 보자면 그 우연도 그 동안 확보한 정보가 경찰 내에 공유되었기 때문에 발생한 것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냥 정상적인 추적 과정을 통해 필연적인 상황으로 전개되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기는 한다. (이 편의 유일한 아쉬움이다.) 책의 마지막 장면은, 복잡한 생각이 들게 한다. 범죄를 개인의 문제로 볼 것인가 아니면 사회의 문제로 볼 것인가 등의 생각 같은 것들.
이 시리즈의 1, 2권인 ‘로재나’나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도 재미있게 읽었지만 구조적인 탄탄함이나 등장인물 간의 관계성을 활용한 측면에서는 이 작품이 가장 낫다고 본다. 소설의 앞 부분에 깔아둔 복선을 활용하는 방식도 마음에 든다. 1권과 2권이 있었기에 가능한 평가이기는 하지만. 강하지는 않지만 스웨덴의 사회상을 비판하는 작가들의 사회주의적 시각을 드러내는 내용도 여러 군데에서 나온다. 책을 읽으시는 분들은 그들의 이러한 시각도 느껴보시기 바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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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톡홀름에 갈 일은 없다. 멀다. 한반도에 사는 나는 스칸디나비아반도를 지도에서 몇 번 봤을 뿐이다. 스웨덴의 수도. 인질이 인질범들에게 동화되는 비합리적인 현상을 의미하는 스톡홀름 증후군이 그 도시의 이름을 따 왔다는 것을 아는 정도이다, 내가 스톡홀름에 대해 하는 것은. 마이 셰발과 페르 발뢰가 쓴 '마르틴 베크 시리즈'를 읽기 전까지 스톡홀름의 거리를 상상하는 일은 없었다. 어둡고 부랑자들과 약쟁들이 어슬렁거리는 공원과 역을 복지 국가임을 자랑하는 그 도시에서 만났다. 『발코니에 선 남자』의 서문은 '북유럽 스릴러의 자존심'이라 불리는 요 네스뵈가 썼다. 『로재나』의 서문은 '북유럽 스릴러의 제왕'으로 불리는 헨닝 망켈이, 『연기처럼 사라진 남자』는 최고의 범죄 소설에 수여하는 골드 대거상을 받은 밸 맥더미드가 썼다. 자존심, 제왕, 최고라는 수식어가 붙는 작가들이 서문을 썼다. 요네스 뵈가 쓴 서문에서 알 수 있듯이 '오늘날의 모든 범죄소설가를 포용할 수 있'는 어깨를 가진 셰발과 발뢰는 범죄 소설의 기초를 세운 작가들이다. 한없이 느리고 답답한 수사. 카메라로 훑어 내듯 도시의 모습과 사람들을 세밀하게 묘사하는 기법은 독자를 스톡홀름으로 조용히 끌고 간다. 소설은 스톡홀름의 새벽으로 시작한다. 위도가 높은 그곳의 해는' 새벽 2시 45분에 떠올랐다.' 발코니에 선 남자의 시선으로 묘사되는 도시의 일상은 이곳과 다르지 않다. 청소차가 지나가고 경찰이라고 쓰인 차가 순찰을 돈다. 조용한 초여름의 새벽에 남자는 오랫동안 그곳에 서 있었던 듯 재떨이에 담배꽁초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발코니에 선 남자』의 시작은 중요하다. 이 소설의 사건이 시작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소설은 느리고 조용하다. 범인과 마주쳐 혈투를 벌이지도 뛰어난 직관과 수사 기법으로 범인의 알리바이를 증명해 내지도 못한다. 여러 날을 발코니에 서서 바깥 풍경을 관찰 한 남자는 정작 누군가 자신을 보고 있다는 느낌은 받지 못한다. 관찰하고 관찰 당하는 느낌으로 사건의 열쇠는 던져진다. 공원에서 강도 사건이 일어나고 그걸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군발르 라르손에게 걸려 오는 한 통의 전화를 기억해 내기까지 마르틴 베크는 그가 발휘할 수 있는 최대의 감각을 사용한다. 강도 사건과 동시에 공원에서 여자아이가 살해당하면서 두 사건을 동시에 수사해야 하는 경찰의 피로감이 이 소설에서는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조각들을 이어 맞추기보다는 '때려 맞히기' 식의 수사를 진행하면서 마르틴 베크는 두 사건에서 연결할 수 있는 고리들을 끌어모은다. 수사는 좀처럼 진척되지 않는다. 마르틴은 목격자인 세 살 증인에게까지 찾아가 진술을 확보한다. 멜란데르가 가진 놀라운 기억력을 단서로 여자아이들을 죽인 범인의 인상착의를 찾아간다. 없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는. 빠른 진행과 민첩한 경찰들의 움직임이. 그들은 느려 보일 수도 있는 수사를 성실하게 수행한다. 대화는 가끔 농담으로도 흘러간다. 소설은 이게 끝인가, 이게 끝이어도 좋다는 결말로 끝난다. 사건이 일어난다. 경찰들이 수사한다. 범인이 잡힌다. 단순한 구조를 셰발과 발뢰는 매력적인 인물인 마르틴 베크를 창조하여 멋지게 실현한다. 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에는. 독자를 소설의 공간에서 현실로 넘겨주는 다정한 손길이. 소설은 끝났지만 스릴러의 제왕과 자존심, 최고들이 찬사해 마지않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가 아직 남아 있다. 다음은 『웃는 경관』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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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어떤 남자가 발코니에 서서 담배를 한 대 피우고, 커피도 한잔 마시면서 거리를 구경하고 있다. 여러 사람들이 지나가는 와중에 어떤 아이의 모습을 지그시 관찰하는 것으로 소설이 시작된다. 공원에서 여러 건의 강도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들을 담당하고 있는 군발드 라르손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온다. 어떤 남자가 발코니에서 거리를 지켜보고 있다는 제보전화였으나 쓸모없는 전화로 치부해버린다. 공원에서 중년여성이 강도를 당하고, 그 시간 그 공원에서 여자아이가 성폭행당한 뒤 살해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다른 것도 아니고 아이가 끔찍한 형태로 살해당한 사건이라 수사에 참여하는 경찰들은 수사가 시작되기도 전에 녹초가 된 기분이다.
콜베리는 사회의 급속한 폭력화에 대해서 생각했다. 종국에 그것은 사회에 살면서 함께 사회를 만들어나가는 사람들, 자신을 비롯한 모든 사람들이 만든 결과일 수 밖에 없었다. 불과 작년 한 해 동안만 해도 경찰의 기술력은 급속하게 상승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죄는 늘 한 걸음 앞서가는 것 같았다. 그는 새로운 수사 기법과 컴퓨터를 떠올렸고, 그것들 덕분에 이런 사건의 범죄자도 몇 시간 만에 붙잡힐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훌륭한 기술적 발명이 관련자들에게 안겨주는 위안은 미미하다고도 생각했다. 그것들은 가령 그가 방금 남겨두고 떠나온 여인에게 어떤 위안을 안겨 줄 것인가. 혹은 콜베리 자신에게. 혹은 바위와 붉은 울타리 사이 덤불에 누운 작은 시신 주변에 모여 있을 굳은 얼굴의 사내들에게.
끔직한 범죄앞에 놓여진 무력한 경찰의 우울함이 여실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비가 오는 바람에 아이에게 남은 증거는 전부 사라지고, 아이에게 추근대던 동네 아저씨를 잡아서 조사해보지만 범인은 아니다. 아이들에게 역겨운 짓을 하는 쓰레기 같은 놈들이 있는데 어떠한 조치도 취하질 못하는 걸 보니 속이 뒤집힌다. 이런 놈들은 똘똘 말아서 어디 무인도에 던져놓고 지들끼리 살게 둬야 하는데...
그런 와중에 살해된 여자아이가 공원에서 또 발견된다. 마르틴 베크는 살해된 아이와 마지막까지 함께 있었던 친구와 그 친구의 3살짜리 동생을 탐문해보지만 결정적인 단서는 얻지 못한다. 다음날 경찰서에 강도사건의 용의자의 정보를 제보하는 제보자가 등장하고, 마르틴 베크과 군발드 라르손은 강도사건의 용의자를 검거한다.
강도사건의 용의자인 룬드그렌은 살인 사건과 관계가 없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공원에서 자신이 목격한 사람들에 대해 진술한다.
그의 증언을 통해 몽타주가 완성되었지만, 마르틴 베크는 무언가 계속 마음속에 걸리는 것이 있는데...
요즘 나오는 추리 소설 중에선 읽는 것도 힘들 정도로 잔인한 살해 장면이나 끔찍한 시신의 형태를 묘사해 주는 것들도 많은데, 추리 소설을 많이 읽다보니 크게 꺼리지 않고 잘 보는 편이다.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것이 남녀노소를 가리진 않겠지만, 성인들이 범죄의 대상이 되는 경우엔 그래도 그러려니 하고 넘길 수가 있는데 이번 발코니에 선 남자에선 아직 어린 아이들이 범죄의 대상이여서 책을 읽기가 다소 힘들었다. 아직도 잊을 수 없는 나영이 사건도 생각이 나고, 여전히 TV에서 보도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잔혹한 범죄 사건들이 연상이 되어서 마음이 편치 않았다.
경찰은 최대한 촘촘하게 수사망을 좁힘으로써 끝내 범죄자가 체에 걸릴 수밖에 없도록 정황을 만들어야 한다. 콜베리가 진 임무가 바로 그것이었다. 모든 경찰의 임무가 그것이었다. 외부인이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이걸 반전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작품 속 인물들이 열심히 뛰어다니지만 결말은 영 엉뚱맞게 끝을 맺는다. 개인적으론 이 범인이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댓가를 처절하게 치르는 장면이 보고 싶었는데, 정신줄 놓은 듯한 범인의 모습과 소설의 흐지부지한 듯한(?) 결말이 다소 아쉬웠다. |
| 이번 편은 진짜 재밌었다!!! 이 시리즈의 매력을 가장 잘 보여주는 편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세 권 읽었지만 느낌상. 머리를 열나게 굴려야 할 필요는 없는 사건 전개가 좋았다. 나도 작품 속에 들어가 같이 사건의 전말을 알아내는 느낌이었다. 어마무시한 반전이 있다거나 거대한 음모가 도사리고 있는 스토리가 아니어도 이렇게 재밌게 쓸 수가 있구나...싶었다. 정석적이고 세련된... 정말 매력적인 작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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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코니에 선 남자 리뷰입니다 마르틴 베크 시리즈 3편이고요 1편부터 차곡차곡 모으고 있는데 재밌네요... 요즘엔 탐정이라는 직업을 가진 주인공이 별로 없어서 대신 경찰 소설을 보고 있어요 부패 경찰 말고 진짜 일하는 경찰이 나와서 재밌습니다 |
| 마이 셰발,페르 발레님의 발코니에 선 남자 리뷰입니다 마르틴 베크 세 번째 시리즈입니다 범죄시리즈 중에서 제일 재미있다 한 권을 다 읽을때까지 놓질 못한다 매력적인 스톡홀름의 공원들에서 살해당한 어린아이가 발견된다 그리고 도시 곳곳에서는 강도 상해 사건이 연속으로 발생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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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 셰발 작가와 페르 발뢰 작가의 발코니에 선 남자는 경찰 소설의 효시라고 볼 수 있는 마르틴 베크 시리즈의 세 번째 소설입니다. 발코니에 선 남자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한다면 아주 작은 단서를 시작으로 하여 포위망을 점차 좁혀 나가면서 범인을 특정해 내는 과정을 아주 탄탄하면서도 꽤나 촘촘하게 구성을 했다는 부분이 돋보이는 한편으로, 사실 초기 대처만 좋았다면 범인을 검거하는 과정에 도달하기까지 그렇게까지 돌아갈 필요가 없었다는 점을 작품 속 전개 과정에서 여러 번 강조하면서 그 당시 경찰들의 무능함을 전면에 드러내고 점에 있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