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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집과 에세이 중간 쯤의 그 어딘가에 속하는 책입니다. 런던의 구석구석을 색다르게 보기 좋아요. 책은 제목 그대로 이스트런던에서 86½년을 산 조지프 마코비치의 사진과 인터뷰을 정리한 이야기입니다. 조지프 마코비치는 평범한 노인처럼 보이지만, 사실 독특한 면이 많습니다. 사진 속의 주인공은 낡고 늙고 오래되어 보이지만 나름의 확고한 멋이 있으며, 젊은 사람들 속에서도 단연코 빛나는 존재입니다. 런던을 한번도 떠나본 적 없다는 그는 어떤 면에서는 판타지 소설 속 요정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때론 현실의 삶이 소설이나 드라마보다 더 극적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주아주 평범한 일생이었다고 말하지만 말이에요. 평점한 일상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알고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나이를 먹으면 저절로 혜안이 생기는 것은 아니겠지만 지나온 세월이 예사롭지 않았고, 가장 낮은 곳에서 벗어나지 않고 살아왔던 사람이 들려주는 인생 이야기는 별거 아니지만 위안이 됩니다. 아직 살아있다면 이제 90이 한참 넘었을 듯 싶은데, 외롭지 않게 여전히 런던 거리의 한구석에서 표지석처럼 빛나는 존재로 살아가기를 진심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