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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톤의 후예에게 호메르스가 띄우는 편지
"플라톤의 후예에게 호메르스가 띄우는 편지" 내용보기
솔직히 이 책을 과연 몇 분이나 사서 보실지 잘 모르겠지만 기왕이면 더 많은 분들이 구입해서 읽으시길 바라는 마음에 간단하게 리뷰 남겨봅니다.  고대 그리스를 들여다보는 여러가지 틀이 있을 텐데요. 그 틀 가운데 저자, <해블록>은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 넘어가는 새벽 어스름' 무렵이라는 데 주목해 얘기를 풀어갑니다. 틀은 '매체'입니다.   말이 곧 매체인 구술문화는 호
"플라톤의 후예에게 호메르스가 띄우는 편지" 내용보기

 솔직히 이 책을 과연 몇 분이나 사서 보실지 잘 모르겠지만 기왕이면 더 많은 분들이 구입해서 읽으시길 바라는 마음에 간단하게 리뷰 남겨봅니다. 


 고대 그리스를 들여다보는 여러가지 틀이 있을 텐데요. 그 틀 가운데 저자, <해블록>은 '구술문화에서 문자문화로 넘어가는 새벽 어스름' 무렵이라는 데 주목해 얘기를 풀어갑니다. 틀은 '매체'입니다.  


 말이 곧 매체인 구술문화는 호메로스 시대로 보면 되는데요.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시'로서 인류의 온갖 지식과 지혜, 명령들을 실어나르고 기억했습니다. 문자가 없던 시대...시는 잘 기억되고 또 기억돼야 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관용적인 표현을 갖고 있었습니다. 신약 성경을 처음 본 사람들이 가장 당황스러워하는 "누구는 누구를 낳고, 그 누구는 또다른 누구를 낳고~" 역시 잘 기억하도록 하기 위한 구송문화의 흔적입니다. 


 이런 구송문화가 소크라테스를 지나 플라톤에 이르면 활자 문화로 자리를 잡게 됩니다. 소크라테스는 진리는 곧 내 안에 있고, 그래서 대화법을 통해 말을 주고 받으면 진리에 도달할 수 있다고 봤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소크라테스는 그렇게도 진리가 내 밖에서 '활자'의 형태로 기록되는 게 싫었던 것 같습니다. 


 반면, 플라톤은 많은 분들이 아시듯, 진리는 밖에 존재한다고 봤고 그것을 '이데아'라고 불렀습니다. 진리는 밖에 있고, 추구해야 할 그 무엇이었기에 플라톤에게 진리는 내 안에서 나와 활자로 표현될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예스24를 들락날락 거리며 좋은 책을 사려는 우리는, 서평을 남기는 저는 모두 '활자' 문화를 받아들인 플라톤의 후예인 셈입니다. 


 지식과 진리가 활자의 형식으로 포현되면서 분석되기 시작했고, 분석, 추상화, 분류 이런 것들이 가능해져 결국 학문의 발전으로 이어졌다...는 해블록 교수님의 말씀이 이 책의 핵심 내용입니다.  한 번도 말이나 문자가 미디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던 저로서는 이런 해석이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또 문자가 없던 시절 인간의 사고 과정을 한 번 상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습니다. 쉽게 상이 그려지지 않았지만 그 때 그리스 사람들은 왠지 2020년 우리보다 더 신중했을 것 같고, 더 기억력이 좋았을 것 같습니다.  


 우리는 지난 500년 동안 활자 문화의 영향력 아래서 살아왔지만 유튜브와 더불어 제2의 구송문화 전성시대를 맞고 있는 것 같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활자문화 이전, 고대 그리스 사람들의 모습에서 우리가 받아들일 만한 부분은 없을까요.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문자 없이도, 법전이 없이도 직접 민주주의를 발전시켜 나갔습니다. 유튜브가 그렇다면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기여를 할 수 있는 측면이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들었습니다. 


 <구술문화와 문자문화>, <자연과 미디어>, <구텐베르크 은하계>  같은 책과 친척 관계의 책입니다. 그래서 미디어 전공자들이 보면 굉장히 흥미를 가질 수 있을 것 같고 호메로스나 플라톤 등을 공부하신 분들이라면 무조건 좋아할 책 같습니다. 이런 분야별 고전이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번역되길 바라봅니다.

YES마니아 : 로얄 y*****1 2020.09.1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