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리뷰 (102)

한줄평
평점 분포
  • 리뷰 총점10 78%
  • 리뷰 총점8 21%
  • 리뷰 총점6 1%
  • 리뷰 총점4 0%
  • 리뷰 총점2 0%
연령대별 평균 점수
  • 10대 0.0
  • 20대 9.0
  • 30대 9.0
  • 40대 9.0
  • 50대 8.0

포토/동영상 (1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주간우수작
모두가 행복한 가족이 되기 위하여
"모두가 행복한 가족이 되기 위하여" 내용보기
내가 이 책을 주문할 때는 대강의 책 소개글만 보고 아동학대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에서 잊을만하면 한번씩 튀어나오는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 궁금했고, 이 책에서 그 대답을 찾고 싶었다. 내가 예상한 것은 대략 어떤 사회집단에서, 어떤 특성의 부모가, 어떠한 심리적 또는 경제적 상황에서 그런
"모두가 행복한 가족이 되기 위하여" 내용보기

내가 이 책을 주문할 때는 대강의 책 소개글만 보고 아동학대에 대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우리 사회에서 잊을만하면 한번씩 튀어나오는 끔찍한 아동학대 사건들이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기 때문에 도대체 왜 그런 일이 벌어지는가 궁금했고, 이 책에서 그 대답을 찾고 싶었다. 내가 예상한 것은 대략 어떤 사회집단에서, 어떤 특성의 부모가, 어떠한 심리적 또는 경제적 상황에서 그런 행동을 하게 되는가에 대한 설명 정도였던 것 같다.


하지만 이 책은 내 예상과는 전혀 다른 방향의 논의를 보여준다. 학대를 일으키는 '특정한' 사회집단이나 부모, 상황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이를 한 명의 독립된 인간이기 보다는 자신에게 종속된 소유물로 바라보고, 그렇기에 타인에게는 용납되지 않을 신체적, 언어적 폭력을 아이에게 행하는 것이 전혀 문제라고 느끼지 못하는 태도가 아동 학대를 일으키는 원인이라고 이야기한다. 그 기저에는 가족이라는 폐쇄적인 집단이 타인이나 공권력이 관여할 수 없는 성역처럼 여겨지며 부모와 자식간 왜곡된 권력관계가 형성되는 근본적인 문제가 존재한다. 이러한 배타적 가족주의는 가족 내에서 문제가 발생할 때 피해자가 보호받기 어렵다는 문제뿐 아니라 정상적인 가족과는 다른 형태, 예를 들어 미혼모나 다문화가정, 입양가정에 대한 차별을 심화시키는 문제가 있다. 저자는 이러한 문제의 해결책으로 구체적으로는 부모 체벌금지법 제정, 미혼모 지원 확대, 입양제도 개선 등을 제시하고, 크게는 약자의 인권을 보호하고 개인의 자율과 평등을 보호하는 국가의 역할 확대를 주장한다. 


아이에 대한 저자의 시각은 신선하면서도, 당연하게 느껴졌다. 저자는 아이를 독립된 인간으로 보고, 부모는 아이를 보호하고 가르칠 의무가 있는 것이지 친권이 권리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국가에서 가정에 주는 아동수당도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수고에 대한 비용이 아니라 미성년자인 아이가 최소한의 경제적 독립성을 가지기 위한 지원이다. 신선하게 느껴진 이유는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들었기 때문이고, 그러면서도 당연하게 느껴진 것은 막연하게 비슷한 생각을 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언어화하지 못하고 어렴풋이 막연하게 생각하던 것을 논리적이고 깔끔한 문장으로 읽으니 속이 후련해진다.


인상깊었던 구절을 몇 개만 남겨본다.


한 아이를 키우는 데 한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처럼 한 아이를 학대하는 데에도 한 마을이 필요하다. (중략) 부모 혼자 아이를 키울 수 없듯 부모 혼자 아이를 학대하지 않는다. 체벌을 쉽게 생각하고 용인하는 태도, 폭력에 관대한 정서, 공적 개입의 부재 등으로 인해 자잘한 구멍이 사방에서 생겨나고 결국 어디에선가는 아이가 맞아서 목숨을 잃는다. 그런 면에서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쯤으로 여기고 부모의 체벌에 관대한 한 국 사회는 마을 전체로 아이를 학대하는 데에 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성인의 상당수는 자동차 안전벨트가 없던 시절에 자랐다. 하지만 누구도 안전벨트가 없었던 덕분에 내가 잘 자랄 수 있었다고 말하지 않는다. 안전벨트가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무탈하게 자랐다고 말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부모의 체벌 덕분에 내가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부모의 체벌에도 불구하고 나는 괜찮은 사람이 되었다고 말해야 한다.


이 이론(스웨덴식 사랑 이론)은 진정한 인간관계는 서로에게 의존하지 않고 불평등한 권력관계에 놓이지 않는 개인들 사이에서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자율적이고 평등한 개개인 사이에서만 사랑과 우정 같은 인간적 교류가 이루어진다. 심지어 부모와 자여 관계에서도 서로 의존적이고 굴욕을 강조하는 권력관계가 존재하는 한 진정한 사랑은 불가능하다고 바라본다. 


스웨덴의 이상적 가족이란 부부가 각자 일을 하며 서로에게 경제적으로도, 양육의 부담으로도 의존적이지 않은 성인들, 그리고 가능한 한 이른 나이에 독립하도록 고무되는 아이들, 서로가 서로의 신체적 온전성을 훼손하지 않는 구성원들로 이루어진다. 이는 '가족적 가치'를 갉아먹는다기보다 사회적 제도로서 가족이 현대화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아이를 낳고 나서 읽었던 몇 안되는 육아서적보다 아이를 바라보는 시각을 정립하는데 더 많이 도움이 됐다. 아이는 이미 한 명의 인간이다. 나는 다만 그 아이가 자립할 수 있을 때까지 보살피고 도와줄 뿐이고 그 과정에서 좋은 관계를 맺고 서로가 행복한 기억들을 많이 쌓아갈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 다만 부모가 모두 동일하게 그 역할을 함께 했으면 좋겠는데 현실은 나만 사회생활을 몇 년동안 포기하고 독박육아를 하고 있고 남편에게 이러한 결혼제도 및 육아의 불평등에 대해 얘기해도 그래도 어쩌겠냐, 나도 최선을 다하고 있는거다라는 이야기만해서 도돌이표처럼 투닥거림이 오간다는게 슬프긴 하지만. 그래, 그래도 어쩌겠는가. 사회가 점점 더 나아지리라는, 나아지게 해야겠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수밖에. 내 아이들이 어른이 되었을 때는 보다 더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보다 올바르게 살 수 있었으면 좋겠다. 

a****d 2017.12.15. 신고 공감 2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할 것!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할 것!" 내용보기
최근 보호자들에 의한 아동학대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면서, 아이들의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 관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 입양아나 양부모에 의해 학대를 당하는 아동들도 있지만, 친부모에 의해 학대를 당하고 심지어 그 결과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 저자는 아동인권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며, 우리 사회의 기존 인식이 오해에서 비롯되었음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할 것!" 내용보기

최근 보호자들에 의한 아동학대의 문제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제기되면서아이들의 기본적인 인권에 대한 인식이 사회적 관심 분야로 떠오르고 있다입양아나 양부모에 의해 학대를 당하는 아동들도 있지만친부모에 의해 학대를 당하고 심지어 그 결과 죽음에 이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한다저자는 아동인권에 대한 관심을 기울이며우리 사회의 기존 인식이 오해에서 비롯되었음을 절감할 수 있었다고 한다그래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들은 어른들의 소유물이 아니며그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우해야 한다고 강조한다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자율적 개인과 열린 공동체를 그리며'라는 표현은바로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고 서로의 입장을 헤아리면서 가족을 열린 공동체로 만들어야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잇다고 여겨진다

 

처음 이상한 정상 가족이라는 제목이 너무도 생소했고그 의미도 선뜻 다가오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책을 읽으면서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아동 학대문제와 연관시켜 생각할 수 있었다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지만과거 언론의 기사나 많은 글들에서 '결손가정'이라는 표현을 썼던 적이 있다부모와 자식을 중심으로 모든 성원들이 갖춰진 가족을 '정상가족'이라고 하고특히 부모 가운데 하나 이상이 존재하지 않는 가정을 '결손가정'이라고 칭했던 것이다그래서 마치 청소년 문제는 '결손가정'에서 자란 아이들이 일으키는 것처럼 전제하고그러한 가정에서 자라는 아이들을 선입견에 가득찬 눈으로 대했던 것이다.

 

하지만 최근 아동학대를 다룬 언론 보도를 접하면서오히려 친부모로부터 학대를 받는 아이들이 적지 않다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저자 역시 이러한 사실들을 확인하면서이처럼 부모들로부터 학대가 발생하는 이상한 정상 가족의 문제를 이 책을 통해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다이미 우리의 인식 속에 깊이 뿌리내린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오히려 '가부장적 질서를 근간으로 한 완강한 가족주의'임을 규정하고그밖이 모든 가족 형태를 '비정상'으로 여기면서 '정상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로 가족이 억압과 차별의 공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즉 가족의 형태가 '정상'이냐 '비정상'이냐의 문제가 아니라가족 구성원들의 관계가 얼마나 민주적이냐 혹은 억압적이냐의 문제와 연결되어 있다고 강조한다.

 

그래서 가족 구성원들이 '아이들을 대하는 방식에서 드러나는 인간성과 도덕성질서개인과 공동체에 대한 우리 사회의 통념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고자이 책을 기획했다고 밝히고 있다그 결과 '모든 아이들이 자율적 개인공감하는 시민으로 자라나기를 희망'한다고 말하고 있다최근 연에인 사유리의 비혼 임신을 둘러싼 비난도 이러한 우리 사회의 그릇된 '정상가족 이데올로기'에 다름아니라고 생각한다한편에서는 출산률 감소를 걱정하면서비혼 출산에 대해서는 비난을 가하는 일부의 그릇된 인식을 목도하고 있기 때문이다저자는 이 책을 통해서 '가족은 정말 울타리인가'라는 질문을 통해서그럴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음을 다양한 사례를 통해서 드러내고 있다정말 중요한 것은 가족 구성원들 상호간에 얼마나 자율적이고 민주적인 관계가 형성되어 있는가의 문제라는 것이 핵심이라고 하겠다. '가족'을 형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기보다 각 개인이 얼마나 자율적으로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인식하게 되었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YES마니아 : 골드 이달의 사락 i*****n 2021.05.13. 신고 공감 1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통계와 사례로 풀어 낸 가족이라는 지옥
"통계와 사례로 풀어 낸 가족이라는 지옥" 내용보기
이 책은 다수 언론에서 2017년 올해의 책으로 꼽은 책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세이브더칠드런이라는 단체에서 일하면서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는 넬슨 만델라의 문장과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에서의 자식, 미혼모 및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 한국에서 가족의 중요성, 함께
"통계와 사례로 풀어 낸 가족이라는 지옥" 내용보기

이 책은 다수 언론에서 2017년 올해의 책으로 꼽은 책이다.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는 세이브더칠드런이라는 단체에서 일하면서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는 넬슨 만델라의 문장과 만난 것이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에서의 자식, 미혼모 및 다문화가정에 대한 차별, 한국에서 가족의 중요성,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로 챕터를 나눠 통계자료와 데이터를 분석하고 외국사례와 비교하면서 진단과 처방을 내린다.

 

 가족이라는 울타리안에서 자식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과연 정상적인 것인지에 대해 묻는다. 많은 부모들이 자녀를 자기의 소유물로 여겨 체벌도 훈육의 한 방편이라고 생각한다. 유치원, 학교 등 교육기관에서 행해지는 체벌은 잘못이지만 부모가 자식에게 가하는 체벌은 잘못된 것이 아니고 잘못을 했을 때는 때려도 된다고 생각한다.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아동 학대가 계모 계부에게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실제로는 친부모에게서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이 책이 나오고 난 뒤 작년 11월 군산에서도 실종 신고된 아이가 결국은 부모의 학대로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다. 아동학대에 대해 관련기관에서는 개입하여 체벌을 금지하도록 요청하지만 훈육이라는 가족의 항변으로 더 이상 어쩌지 못하게 되며 개입해서 제대로 돌봐 줄 수 있는 기회를 놓치게 됨에 따라 결국 목숨을 잃게 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그래서 저자는 스웨덴처럼 체벌금지법을 시행하자고 주장한다.  아직도 우리사회의 많은 사람들은 가정 내 훈육을 국가에서 법으로 금지한 다는 것에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 체벌이 학대로 발전하고 폭력행위에 관대한 우리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사랑의 매를 없애야 한다고 생각한다. 

 

 다른 부분은 부부와 자녀로 이루어진 핵가족만 정상가족으로 보는 우리사회에 대해서 문제 제기를 한다. 다문화가정, 한부모, 미혼모 가정 등 많은 가정들이 정상가족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차별대우를 당하게 되고 이에 따라 그런 가정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이 고착화되어 건강한 사회를 만들지 못한다. 미혼모가 애를 낳아 건강하게  키울 수 있는 사회, 여러가지 다른 형태의 가정을 존중해야 사회가 발전해 나간다. 

 

저자의 생각이 급진적으로 볼 수 있는 면도 있으나 장점이 많은 책이다. 기자 출신이라 문장이 간결하여 읽기 편하고 통계 수치 및 사례 나열만으로도 강한 임팩트가 있어 가정폭력, 차별에 대한 분노의 감정에 이입하게 된다. 저자가 얼마 전에 문체부 차관보로 임명되었다고 하는데 가정폭력, 학대에 대한 분노와 비정상적인 것에 대한 배려로 맡은 일들을 잘 헤쳐 나가 좋은 성과를 거두기를 바란다. 실제 현장에서 보고 들을 것을 정책에 잘 반영해나가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k*****7 2018.02.08. 신고 공감 7 댓글 14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이상한 정상가족 - 김희경
"이상한 정상가족 - 김희경" 내용보기
우리나라 의료기술 가운데 세계 최고로 치는 분야 중 하나가 장기이식수술이다. 간이식의 경우 '서울아산병원'에서 가장 많은 수술이 이뤄지는데, 몇 년 전 통계를 보니 두 번째 순위 병원의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수술이 많이 시행되는 이유는 '가족간의 증여'가 많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간암에 걸리면, 아들이나 딸이 자신의 간을 기증하여 아버지의
"이상한 정상가족 - 김희경" 내용보기

우리나라 의료기술 가운데 세계 최고로 치는 분야 중 하나가 장기이식수술이다. 간이식의 경우 '서울아산병원'에서 가장 많은 수술이 이뤄지는데, 몇 년 전 통계를 보니 두 번째 순위 병원의 배가 넘는 수준이라고 한다. 유독 우리나라에서 장기이식수술이 많이 시행되는 이유는 '가족간의 증여'가 많기 때문이다. 아버지가 간암에 걸리면, 아들이나 딸이 자신의 간을 기증하여 아버지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일이 우리 사회에서는 당연하게 여겨진다. 

 

나도 10여 년 전에 간을 기증한 '간 공여자'다. 나는 1남 2녀 중 둘째로 유일한 아들이다. 독립해서 따로 가족을 부양하고 있었고, 3남매 중 유일하게 직장을 다니고 있었지만, 기증자는 내가 되어야 했다. '아들이니까 니가 기증해야지'라고 누구도 말은 안 했지만, 나를 포함해서 모두가 그렇게 생각했다는 것은 안다. 수술 후 일상 복귀에 3개월이 걸리고, 예후가 좋지 않은 경우도 있지만, 나는 장남이었고 연로하신 부모님은 내가 봉양해야 한다는 생각은 항상 가지고 있었으니까.

 

나는 항상 독립적이고 자유로운 존재라고 생각했지만, 이성적 사고에만 머물렀을 뿐 감정과 행동에서는 사회적 관습이 요구하는 역할에서 그렇게 멀리 벗어나지 못했던 것 같다. 나는 간 기증 후에야 기존에 가지고 있던 부모님에 대한 자식으로서의 의무감에서 심적으로 완전히 탈출했다. 부모님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금도 당연히 자주 뵙고 잘 해 드리려고 노력하지만, 그전에 가졌던 관습적 족쇄를 걷어내고 내가 좋아서, 나의 의지로 부모님께 다가서게 된 것이다.

 

가족주의가 우리나라에서 유독 힘을 얻는 것은 가족 외에는 어디 하나 기댈 곳이 없기 때문이다. 직장을 잃어 실업자가 되거나 큰 병에 걸려 생계가 어려워지는 일은 언제고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일이다. 사회보장이 잘 마련된 나라에서는 갑작스러운 재난으로 개인이 더 이상 견디기 어려울 때 공적 시스템으로 돌봐주고 재기할 기회를 준다. 우리나라는 국가가 져야 할 부담을 대부분 가족에게 짊어지도록 하고 있다. 믿을 건 가족뿐이 없게 되었다.

 

가족 중 누가 큰 병에라도 걸리면 모든 가족의 삶의 질이 동시에 바닥으로 떨어지고, 아버지의 실직에 가족 모두가 길거리에 나앉게 된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수년째 차지하고 있고, 노인의 자살률이 특히나 다른 연령대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은 것도 가족 외에는 기댈 곳이 없는 가운데 가족이 붕괴하여 발생하는 비극이다. 병에 걸려 직장을 관두게 되어 생계가 막막해지자 일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송파 세 모녀 사건'도 마찬가지다.

 

인간은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독립적이면서 옆 사람과 손잡고 느슨하게 연대할 때야만이 존엄하고 존귀한 삶을 살 수 있다. 가족이라도 마찬가지다. 부모가 자식에게 의존하거나 자식이 부모에게 전적으로 의지하여 살 수도 없고 그래서도 안된다고 생각한다. 언제 나락으로 떨어질지 모르는 두려운 개인들은 가족에 의지하게 되고, 가족의 범위를 조금씩 넓혀 '학연', '지연'과 같은 외부에는 배타적이고 자기가 속한 집단만 우선시하는 편향까지 만들어낸다.

 

중국 고사에 나온 이야기다. 곧 죽을 걸 알고 눈물을 흘리며 끌려가는 소를 보고 제나라 선왕이 신하에게 명령했다. 죄 없이 끌려가는 소를 차마 불쌍해 못 보겠으니, 당장 멈추고 소를 살려주라고 말이다. 그런 다음 소를 양으로 바꾸라고 명했다. 눈앞에 바로 보이는 소는 불쌍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양에는 불쌍한 마음이 미치지 못한 것이다. '가족주의'도 이와 같지 않을까? 중요한 것은 불쌍히 여기는 마음이 아니라, 제의에 동물을 죽이도록 하는 제도를 금지하는 것이다.

 

<우리 본성의 선한 천사>를 쓴 심리학자 스티븐 핑커는 '네 이웃과 적을 사랑하라' 보다 더 나은 이상은 ' 네 이웃과 적을 죽이지 마라. 설령 그들을 사랑하지 않더라도'라고 했다. 우리의 궁극적 목표는 정책과 규범이라야 한다고 저자는 말하고 있다. 우리는 모두 타인을 불쌍히 여기는 마음을 갖고 있다. 우리가 가까이 관계 맺고 있는 가족은 더욱 그렇다. 그 마음을 제도화하여 공적 시스템으로 만드는 것이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일이다. 정치의 궁극적 목적이기도 하다.

 

(가족주의의 사전적 의미)

좁은 의미에서는 가족 구성원의 독립성을 인정하지 않고 가(家) 그 자체를 이상적 공동체로 삼는 가족 중심의 삶의 원리를 뜻하며, 넓은 의미에서는 그런 원리를 가족 이외의 사회관계에까지 확대 적용하려는 경향을 의미한다.

[네이버 지식백과] 가족주의 [家族主義, familism] (선샤인 논술사전, 2007. 12. 17., 강준만)

 

집단으로서의 가족을 개개의 가족성원보다 중시하고, 가족적 인간관계를 가족 이외의 사회관계에까지 의제적(擬制的)으로 확대 적용하려는 주의. [두산백과]

c****s 2021.12.10. 신고 공감 5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가족, 그것이 주는 따뜻함과 애절함 그리고 가슴 답답함에 대하여
"가족, 그것이 주는 따뜻함과 애절함 그리고 가슴 답답함에 대하여 " 내용보기
몇 달 전 사촌여동생이 결혼 했다. 경기도 여주에서 하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 포항에 살고 계신 어머니, 강릉에 살고 있는 동생네 가족이 모두 출동했다. 워낙 각별한 사이인 둘째 외삼촌의 첫딸이라 어머니는 몇 달 전부터 신신당부 하셨다. “민영이 결혼식에는 너네들 다 가야 한다. 미리미리 시간 빼 놓아라.”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결혼식
"가족, 그것이 주는 따뜻함과 애절함 그리고 가슴 답답함에 대하여 " 내용보기

 몇 달 전 사촌여동생이 결혼 했다. 경기도 여주에서 하는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에 살고 있는 우리 가족, 포항에 살고 계신 어머니, 강릉에 살고 있는 동생네 가족이 모두 출동했다. 워낙 각별한 사이인 둘째 외삼촌의 첫딸이라 어머니는 몇 달 전부터 신신당부 하셨다.



“민영이 결혼식에는 너네들 다 가야 한다. 미리미리 시간 빼 놓아라.”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다. 결혼식 당일 우리 식구 셋, 동생네 식구 셋, 어머니. 이렇게 삼대 7명의 가족이 출동 했다. 당일 일정으로 다녀온 터라 모두들 피곤해서 집으로 돌아와서는 간단하게 라면을 끓여 먹었다. 식사 후 과일을 먹으며 어머니가 말씀하셨다.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 다 데리고 가니 좋더라. 아버지 안 계시니 더 그러고 싶었다.”


그래서 그러셨구나. 아버지는 작년 1월에 돌아가셨다. 아버지 돌아가신 후 1년 동안은 정말 힘들어 하셨다. 아버지의 부재를 받아들이지 못하셨다. 원래 바깥 활동을 많이 하시던 어머니가 두문분출이라 표현할 만큼 집에만 계셨다. 자식들이 걱정이 많았다. 명절을 제외하고는 첫 번째 공식 집안행사에 어머니가 일구신 자식 농사를 남들은 물론 집안사람들에게 보이고 싶어 한 것이었다.

나도, 동생도 당직 근무를 해야 하는 일을 하는지라 주말이 그 어떤 가족보다 소중하다. 한 달에 1-2번은 주말에도 당직 근무를 해야 하기 때문에 집안 잔치가 있어 한주를 빼버리면 한 달 4주 중 온전히 우리 가족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 한주밖에 없을 때도 있다. 그렇지만 어머니를 위해서 그렇게 했다. 나와 동생은 가족이 모이기 위해 다른 직원에게 싫은 소리 해가며 당직 근무를 조정했다. 결국, 모든 가족이 모였다.

가족이란 도대체 뭘까?



“나는 가족 해체보다 여전히 더 큰 문제는 가부장적 질서를 근간으로 한 완강한 가족주의라고 생각한다. 가족의 형태가 급변하는 현실과 달리 사람들의 의식과 제도에는 여전히 가족주의와 그것의 강력한 작동방식인 ‘정상가족’ 이데올로기가 깊게 스며들어 있다.” (p.9)


정상가족?

정상가족이라는 개념을 들어보지 못했지만 책의 서두에 있는 위의 문장을 읽으며 무릎을 치고 뒤통수를 쳤다. 명확하게 개념 정리를 한 적은 없지만 은근히 마음속에 생각하고 있던 바를 적확하게 정의 내려 주었다.

한 번도 정상가족이라는 단어를 들어보지도 써보지도 않았지만 익숙했다. ‘가족의 해체’보다 ‘완강한 가족주의’가 더 문제라는 말에도 100% 공감한다. 어쩌면 기존의 질서와 가치관을 뒤흔들 수 있는 주장일 텐데 도무지 이슈가 되지 않는 현실이 안타깝다. 적어도 내게는 가히 혁명적인 주장이다. ‘가부장적 질서를 근간으로 한 완강한 가족주의’라니.



“나는 가족 내에서 가장 취약한 사람인 아이를 중심에 놓고 우리의 가족, 가족주의가 불러오는 세상의 문제들을 바라보고자 제안하고 싶어 이 책을 썼다.” (p.11)


저자의 말대로 이 책은 완강한 가족주의 안에서 사랑과 희생, 헌신이라는 허울을 볼모로 부모에게 수십 년을 붙잡혀 있을지도 모를 아이를 중심에 놓고 있다. 가정 혹은 가족 내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자녀에 대한 학대와 폭력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가 훈육, 사랑, 관심 이라는 것들로 포장해 온 바로 그 민낯 말이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실오라기도 하나 걸치고 있지 않는 것 같았다. 왜 그랬을까?

6살 딸아이를 키우고 있는 아빠인 나는 아무래도 딸아이와 비슷한 나이대인 아이들을 유심히 보는 편이다. 내 자식이 귀한만큼 남의 자식도 귀하다는 건 아이를 낳고 난 후 확고하게 가지게 된 확신이다.

하지만 기본적인 예절 교육마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아이를 볼 때면 속으로 생각했다.

‘저 집은 가정교육 따위는 전혀 시키지 않는 거야 뭐야~!’

누구보다 귀하고 온갖 학습지, 학원, 선행학습 등 있는 대로 교육을 시키는데 왜 어떤 아이들은 예절이란 건 전혀 모른 채 성장하는 지 궁금했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폭력에 반대하는 개인의 인권의식이지 남의 아이도 내 자식처럼 돌보는 엄마의 눈, 전 사회의 ‘확대 가족화’가 아니다. 모르는 사람이 아이를 때리는 것을 보았을 때 항의하고 신고해야 하는 이유는 사람이 더 약한 이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것을 용납해서는 안 되기 때문인 것이지, 우리가 모두 이웃의 아이를 함께 지키는 대가족 구성원의 마음자리를 가져야 하기 때문은 아니다.” (p.259)


또 한 번 나는 까무러칠 수밖에 없었다. 남의 아이 집안 교육 같은 것까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당당한, 하지만 합리적인 주장. 모두가 모두의 부모가 될 필요가 없다는 것. 우리는 공동체니까. 같은 민족·같은 나라 사람이니까 더 신경 쓰고 남의 집 일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을 해 온 것이 사실이다. 국가의 가정화, 가정의 국가화. 내가 자라고 교육 받은 세상에서는 당연한 가치였다. 모두가 모두의 안위를 궁금해 하고 모두가 모두의 삶에 개입하고 영향을 주고받는 것이 보다 나은 가정과 사회, 국가를 만들어 가는 길이라고 생각했다.



“집계에 따르면 2016년 아동학대 행위자 중 76.3%(1만 4,158명)가 친부모로 학대 행위자 세 명 중 두 명꼴이었다.” (p.98)

“친권은 부모가 자녀를 보호하고 가르칠 ‘의무’지 자녀에 대한 처분 ‘권리’가 아니다.” (p.105)


온갖 계약으로 이루어진 사회의 관계 그물 안에서 가장 기본적인 단위라고 할 수 있는 ‘친권’에 대한 개념도 마찬가지다. ‘친권’이 ‘의무’이지 ‘권리’가 아니라는 것에 화들짝 놀랐다. ‘친권’을 가진 부모 중 대다수는 ‘나는 의무라는 걸 진작부터 알고 있었는데?’라고 생각할 것이다. 하지만 가슴에 손을 얹고 가만히 돌아보시라. 과연 내 아이에 대한 ‘친권’을 어떻게 펼쳐왔는 지 말이다.

뉴스에 보도되는 대부분의 폭력을 포함한 아동학대의 상당수는 계모·계부 혹은 미혼모·미혼부다. 하지만 실제 통계는 다르다. 친부모의 학대가 대다수다.



“그러나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아동학대는 그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고의적 폭력이기보다 보통 사람들의 우발적 체벌이 통제력을 읽고 치달은 결과라는 것이” (p.26)

“우리 사회엔 가족을 운명공동체로 바라보고 부모는 자녀에 대해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는 강박이 지나치게 뿌리 깊다.” (p.88)


사실 가정에서 벌어지는 아동학대에 대해 알 수 있는 길은 없다. 누가 더 자극적일 수 있는지 대결하는 것처럼 경쟁하는 언론 보도를 통해서만 간간이 전해들을 뿐이다. 잔인해도 그렇게 잔인할 수 없다.

하지만 종종 들리는 위층에서 아이들이 뛰거나 소리 지르는 소리, 부모의 더 큰 목소리 같은 것들이 단순히 아빠가 늦게 퇴근해 늦게 놀고 있는 정도라거나, 오랜만에 친구나 친척이 와서 평소보다 더 시끄러운 상황인 정도라고 치부했던 것들이 아동학대의 상황이었다면. 끔찍하다. 왜냐면 나는 위층의 층간 소음에도 관리실에 항의 전화하거나 위층에 직접 찾아가 항의하지 않는 매너 있고 이해심 많은 아래층 사람이라 자부하며 뿌듯해 했기 때문이다. 내가 그냥 지나친 수많은 층간 소음 중 단 한번이라도 아동학대의 실례가 있었다면, 아찔하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남의 집 일에 참견하는 건 실례’라는 고정관념이 콱 박혀있다. 사실 이제는 실례가 될지 모른다는 것 보다 귀찮고 괜한 문제를 일으키는 걸 피하려는 생각이 더 클지도 모른다.



“가정 내 체벌금지를 법에 명시해야 하는 이유는 부모들을 범법자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 아이들도 성인들과 똑같은 정도로 모든 종류의 폭력에서 법적 보호를 받을 권리를 갖고 있음을 분명히 하기 위해서다.” (p.54)


그에 대한 책의 대답은 간단하고 명료하다. 부모를 범법자로 만들려는 게 아니라 아이들에게도 똑같은 인간으로서의 법적 보호를 갖게 한다는 것. 책을 읽으며 아동과 유아 인권에 대한 교육을 아주 어릴 때부터 시켜야 한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단지 유치원과 학교에서 아이들을 대상으로만 하는 게 아니라 의무적으로 부모를 비롯한 모든 성인들을 대상으로 해야 할 것이다. 내 새끼, 내 아이니까 참견하지 말라는 구태 적이고 가부장적인 틀에서 벗어날 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예전보다 분명히 풍요로워지고 더 많은 교육적 혜택과 더 깊은 부모의 관심과 사랑 안에 있다고 해서 지금의 아이들이 더 나은 ‘인간으로서의 권리’를 누리고 있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나.


사실, 아주 작은 관심에서부터 출발하는 문제다.

회사 동료 중 딸 하나와 아들 하나를 키우고 있는 사람이 있다. 너무 표가 나게 딸아이만 예뻐해서 아내가 불만이 많다는 말을 종종 한다. 막내인 아들 녀석은 자신을 닮아 별나고 장난도 심하고 말썽꾸러기라고 한다. 심하게 장난을 치거나 누나를 괴롭히거나 엄마에게 대들면 매를 든다고 한다. 그러면 그 얘기를 듣고 있는 나를 포함한 몇몇은 웃어넘기거나, 그래 맞아, 남자 아이는 좀 맞으면서 커야 돼. 라며 거들기도 한다. 책을 읽은 후 이 리뷰를 쓰며 그 장면을 돌이켜 보니 끔찍했다.

모두가 얼렁뚱땅 언제 어느 때고 아동학대로 번질 수 있는 상황을 방조한 것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다음번에도 같은 상황에 놓인다면 나는 분명 다른 선택을 해야 한다. ‘할 것이다.’라가 아니라 ‘해야 한다.’



“자신보다 아래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 대한 공공연한 멸시, ‘정상가족’의 범위 밖에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미혼모, 이주 노동자,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한 차별을 서슴지 않는 심성도 이처럼 내 가족 말고는 다른 아무것도 중요하지 않은 배타적 가족주의에서 비롯됐다.” (p.199)

“‘미혼 여성이 성관계를 갖고 임신을 했다’라는 성규범 일탈 때문만은 아니다. 출산은 가족 안에서만 성립 가능하다는 가족주의의 원칙을 깨뜨렸다는 위반이 주는 충격이 큰 것이다.” (p.117)


이 책은 친권과 아동학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수년 후 큰 사회문제로 대두될 거라 확신하고 있는 이주 노동자, 다문화가정 아이들에 대한 차별 문제도 주요하게 다룬다. 그리고 미혼 여성의 출산과 양육문제도 개인의 일탈이나 가족의 붕괴 측면이 아니라 사회와 국가적인 시스템의 미비의 문제로 접근한다. 신선하고 새로웠으며 시의적절하다고 생각했다.


교육 받아왔고 알게 된 ‘정상가족’이라는 것이 도대체 무엇인지 깊이 고민하게 된 책이었다. ‘정상가족’이라는 고정관념과 틀이 얼마나 성기고 불완전한 강요인지 알게 되었다. 성숙한 사회라면 ‘정상가족 VS 비정상가족’이라는 구분 자체가 모호해야 하며 어쩌면 구분 자체가 없어야 한다. 지금 당장 북유럽의 성숙한 국가들을 따라갈 수는 없을 것이다. 이상한 유교 문화가 뿌리 내려와 기복신앙과 버무려진 독특한 한국만의 가정문화는 쉽게 깨뜨릴 수 없는

철옹성이기 때문이다.

한 번의 정책이나 국가사업으로 바꿀 수 없는 문제다.



“친권에 개입해야 하는 신고 조사의 영역은 공공기관이 맡고, 아동보호전문기관들은 가족보전과 치료, 재결합을 위한 전문적 서비스의 질을 향상시키는 방향으로 갈 수 있도록 체계를 이원화하는 것이 필요하다.” (p.250)


얼마나 시간이 걸릴 지모를 대책이지만 합리적이고 시급한 대책이라 생각한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가부장적 정상가족’에 대한 함의를 조금씩 깨뜨릴 교육과 캠페인도 절실하다. 대상은 물론 남녀노소 구분이 없어야 하며 우리 사회를 이루는 다양한 민족과 인종도 포함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어려운 문제지만 어렵다고 피할 수만은 없는 문제다. 지금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며, 더 많은 갈등과 반목을 야기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일단 자신의 주변부부터 살펴보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무언가 잘못 돌아가고 있는 ‘곳’과 ‘것’은 없는지,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과 ‘것’은 없는지.

시작해야 한다.

l****h 2019.10.30. 신고 공감 3 댓글 1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사랑의 매는 이제 그만 [이상한 정상 가족]
"사랑의 매는 이제 그만 [이상한 정상 가족]" 내용보기
아이들은 자주 방임 상태에 놓이고 스트레스 해소의 대상이 되어 학대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늘어난다. 국가가 모든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해 버린 탓에 가족이 각자 도생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에서 가장 약한 자인 아이들이 늘 피해자가 된다._(p.176) SNS를 들여다보면, 가끔 아이들 학대장면을 동영상으로 만난다.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에서 때론 가정에서. 오로지 CCTV의 감시 가능
"사랑의 매는 이제 그만 [이상한 정상 가족]" 내용보기

아이들은 자주 방임 상태에 놓이고 스트레스 해소의 대상이 되어 학대에 시달리는 아이들도 늘어난다. 국가가 모든 책임을 가족에게 전가해 버린 탓에 가족이 각자 도생으로 살아남아야 하는 현실에서 가장 약한 자인 아이들이 늘 피해자가 된다._(p.176)

 

SNS를 들여다보면, 가끔 아이들 학대장면을 동영상으로 만난다. 어린이집에서 유치원에서 때론 가정에서. 오로지 CCTV의 감시 가능한 구석진 곳에서 일어나는 일들이다. 때론 무척 끔찍한 학대 장면을 확인하기도 한다. 아이들 학대가 사회적 문제가 되면서, CCTV로 확인할 수 없는 학대들도 수없이 많을 거라 짐작하게 된다. 충격적인 것은 부모가 자녀를 학대하는 사건이 심심찮게 기사화 되는 것이다. 심지어 아이를 죽음으로 몰고 가기도 했다.

 

아이들을 학대하는 가해자가 부모란 사실은 사실 충격적이고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일이다. 그런데도 이런 일들이 발생한다는 사실은 가족과 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한다. 과연 부모와 자녀 간에 발생하는 학대현상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단순히 자녀를 학대하는 것이 어쩌다 일어나는 사건 사고의 하나로만 여기고 말 것인지. 평범한 가정에는 아이들을 학대하는 일이 전혀 일어나지 않는지. 우리가 생각하는 정상 가족 속에는 학대란 없는지 등등.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이 아이들에게 안전지대가 아닌 것처럼, 이제 가정도 아이들에게는 울타리가 될 수 없다는 사실을 이 책 <이상한 정상가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은연 중에 부모는 자녀를 소유물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 이것 때문에 아무런 제재도 없이 부모는 아이들을 자기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자연스럽게 한다. 그리고 체벌이나 학대에 무척 관대하다. 부모 인식뿐 아니라 우리 사회 분위기가 이미 그랬다. 어린 자녀가 잘못하면 부모에게 맞을 수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가정에서 체벌이나 학대가 발생해도 가족 밖에서 누구도 도움을 줄 수가 없다는 것이 문제다. 아이들이 비명을 지르고 도움을 요청해도 손을 잡아줄 수 없다. 이것을 이 책 <이상한 정상가족>이 확인하고 있다. 우리가 가진 가족의 문제, 사회적 인식의 문제를 이제는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국가가 나서서 해결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간 일어난 일련의 가족 학대 사건들의 전말을 알고 나니, 이런 주장에 수긍하게 된다. 그 길 외에는 아이들을 구해낼 수 있는 방법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가족의 문제는 더 이상 가족에게만 맡겨 두면 안된다는 사실을 알게 해준 책이다. 자녀를 대하는 부모의 인식부터 바뀌어야 한다. 아이를 부모 마음대로 해도 된다는 생각을 바꾸고, 더 이상 아이를 부모의 감정 풀이 대상으로 삼지 못하도록 체벌을 금지하는 방안도 검토되어야 할 것 같다. 이상한 정상 가족들의 모습들을 확인하게 되면서 더욱 그 필요성을 느낀다. 가정의 폭력으로부터 더 이상 아이들이 희생 당하는 일이 없도록 이 책이 제시하는 해외 사례들이나 해법들이 적극 검토되기를 바란다.

YES마니아 : 골드 l*****j 2018.03.17.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가족내 문제부터 시작하여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연계하여 이끌어내는 책
"가족내 문제부터 시작하여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연계하여 이끌어내는 책" 내용보기
정말 좋은 책이네요~ 단순히 가족의 형태에 따른 차별 문제만을 다뤘다기보단, 사회의 가장 기본단위인 개인의 인권의식과 가족에 대한 인식, 그리고 아동학대 문제를 축으로, 가족간 내부갈등, 외부 편견, 직장 민주주의, 저출산, 남녀평등, 사교육, 양극화 등.. 근현대사와 연계하여 서로 촘촘히 영향을 주고받는 거의 모든 사회문제의 시발점과 '공공성' 강화를 중심으로 한 그 근본
"가족내 문제부터 시작하여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문제를 연계하여 이끌어내는 책" 내용보기
정말 좋은 책이네요~


단순히 가족의 형태에 따른 차별 문제만을 다뤘다기보단, 사회의 가장 기본단위인 개인의 인권의식과 가족에 대한 인식, 그리고 아동학대 문제를 축으로, 가족간 내부갈등, 외부 편견, 직장 민주주의, 저출산, 남녀평등, 사교육, 양극화 등..


근현대사와 연계하여 서로 촘촘히 영향을 주고받는 거의 모든 사회문제의 시발점과 '공공성' 강화를 중심으로 한 그 근본 해결책까지 다룬 '국민 필독서'라 생각합니다~!
YES마니아 : 골드 a*****7 2020.12.26.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책후기
"책후기" 내용보기
2년이 지난 지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정부의 정책을 지켜보기 전에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간 내 모습이 충격적이고 부끄럽다. 충격과 반성으로 완독한 후 극찬을 해 놓고 나는 다시 훈육과 폭력을 구분짓고 있었다.출산을 한 달은 앞둔 지인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예약을 했다. 당선시 국공립비율을 40%로 올리겠다던 대통령의 공약은 아직도 10%대에
"책후기" 내용보기

2년이 지난 지금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정부의 정책을 지켜보기 전에 책을 읽기 전으로 돌아간 내 모습이 충격적이고 부끄럽다. 충격과 반성으로 완독한 후 극찬을 해 놓고 나는 다시 훈육과 폭력을 구분짓고 있었다.
출산을 한 달은 앞둔 지인이 아직 태어나지도 않은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위해 예약을 했다. 당선시 국공립비율을 40%로 올리겠다던 대통령의 공약은 아직도 10%대에 머무르고 있다.
넬슨만델라가 우리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것은 없다했다. 우리 한국 사회가 아이들을 어떻게 대하는지 여실히 보여주는 책이다. 아이들의 가르치는 교육보다는 어른들을 올바르게 잡아줄 교육이 필요해보인다.
이제서라도 어른들이 노력해서 아이들에게 보다 나은 내일을 만들어 주도록 노력해야지. 나은 어른 좋은 어른이 되고싶다.
l****5 2020.11.28.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가족회의'를 했다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가족회의'를 했다" 내용보기
책을 읽는 내내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내 아이들과 이 땅의 모든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했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하며 열심히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가끔이긴 하지만 참다 못해 드는 회초리를 사랑의 매 혹은 훈육을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합리화했던 나의 위선적이고 비겁하며 치졸하기까지 했던 모습들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숱한 육아 관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가족회의'를 했다" 내용보기

책을 읽는 내내 부모로서, 어른으로서, 내 아이들과 이 땅의 모든 아이들에게 부끄럽고 미안했다. 아이들을 하나의 인격으로 존중하며 열심히 키우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가끔이긴 하지만 참다 못해 드는 회초리를 사랑의 매 혹은 훈육을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이라고 합리화했던 나의 위선적이고 비겁하며 치졸하기까지 했던 모습들이 떠올라 얼굴이 화끈거렸다.

 

숱한 육아 관련 서적들은 다 소용없었다. 역시 문제는 기술이 아니라 철학이다. 아이를 대하는 관점은 곧 인간을 대하는 관점이다. 세 아이의 엄마인 내가 김희경의 <이상한 정상가족>을 만난 건 행운이고 다행이었다. 이 책을 읽고 나의 무지함을 깨달았고 좀 더 나은 부모, 좀 더 괜찮은 인간이 되어야 겠다고 결심했다.

 

체벌과 학대, 본질은 똑같다

 

저자는 부모라고 해서 아이에게 폭력을 가해도 된다는 사고방식이 정당한가라고 묻는다. 그는 "자녀를 소유물처럼 바라보기 때문에 부모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폭력을 행사해도 되는 대상으로 간주한다"며 "체벌은 엄연히 별개인 인격체에 대한 구타이고 폭행인데도 아이의 관점이 아닌 부모의 관점에서 지속된다"고(28쪽) 지적한다. 

 

말을 듣지 않는다고 아이들에게 '엉덩이 맴매'를 했던 순간들을 가만히 떠올려봤다. 비록 짧은 순간이었지만 겁에 질린 표정으로 울음을 터뜨리던 아이의 표정이 선명하게 떠올랐다. 말을 듣지 않는 아이들을 겁주고 위협해서라도 굴복시키고자 했던 속내를 들킨 것 같아 부끄러웠다.

 

"나는 언제든 너의 몸에 손댈 수 있다는 가르침, 과거 여성에 대한 폭력도 같은 메시지를 깔고 있었다. 체벌을 비롯하여 친밀한 관계에 있는 타인에 대한 반복적인 폭력은 모두 같은 메시지를 보낸다. 나는 언제든 당신을 통제할 수 있따는 권위주의적 메시지, 당신이 존재할 권리를 결정하는 사람은 당신이 아니라 때리는 사람인 나라는 주장, 그렇게 힘으로 상대를 침묵시키고 상대의 목소리를 부정하고 때리는 사람의 목소리를 상대 안에 심으려 하는 시도다." (30쪽)

 

책에서 설명하는 체벌의 본질이다. 많은 이들이 체벌을 '잠재적 학대'로 간주하지 않는 것과는 달리 아이들에게는 학대와 동일한 수준으로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아이를 훈육하고자 하는 부모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체벌은 아이의 행동과 발달에 부정적인 결과를 낳는다는 것이다. '사랑의 매'라는 것은 전적으로 때리는 사람의 논리이지, 맞는 사람의 논리는 아니다.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그 무엇으로도 상처주고 때릴 자격은 없다. 이는 나이가 어린 인간이어도 마찬가지다.

 

사랑과 폭력을 연관짓고 훈육적 체벌을 정당화하는 태도는 더 큰 사회적 폭력을 키운다.  체벌은 엄연히 불평등한 관계에서 발생하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성장한 아이들은 힘에 의한 불평등을 당연하다고 받아들일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유엔아동권리위원회는 체벌 근절이 '사회에서 모든 행태의 폭력을 줄이고 방지하기 위한 핵심 전략'(40쪽)이라고 강조한다.

 

저자는 "체벌을 쉽게 생각하고 용인하는 태도, 폭력에 관대한 정서, 공적 개입의 부재 등으로 인해 자잘한 구멍이 사방에서 생겨나고 결국 어디에선가는 아이가 맞아서 목숨을 잃는다"며 "그런면에서 자식을 부모의 소유물쯤으로 여기고 부모의 체벌에 관대한 한국 사회는 마을 전체로 아이를 학대하는데 가담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41쪽)라고 개탄한다.

 

뒤틀린 가족주의의 비극적 결말에 관해

 

뉴스에 종종 등장하는 일가족 동반자살 뉴스는 혈연을 중심으로 똘똘뭉친 강력한 가족주의의 비극적 결말이다. 실상 따지고 보면 동반자살이 아니다. 부모가 아이를 살해하고 자신의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아이가 스스로 자신의 죽음을 결정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이는 자살한 것이 아니라 살해 당한 것이다.

 

저자는 '동반자살'이라는 표현은 부모라고 해서 아이의 생명권을 마음대로 할 수 없다는 점, 이러한 사건들이 사회적 안전망의 부재 때문에 발생한다는 점을 간과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동반자살이라고 뭉뚱그려 표현할 수 없는 사건인데도 그렇게 정의함으로써 이 비극에 대한 사회적 성찰을 방해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여전히 양육과 돌봄의 상당 부분을 가족이 책임지고 있는 한국사회 현실에서 빈곤의 확산과 사회적 양극화의 심화는 더 많은 비극을 양산해낸다. 각자도생의 사회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을 가족들끼리 똘똘 뭉치는 것 밖에는 없다. 그렇게 발버둥치다가 그마저도 어렵고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는 순간 가족 전체를 몰살하고 자살한다. 결핍과 가난의 최대 피해자는 가족 안에서도 약자인 아이들이다. 심지어 아이들은 생사를 결정할 권리마저도 박탈당한 채 죽음의 순간을 맞는다.

 

"모두가 가족 밖의 어떤 목표를 향해 죽자고 달려가며 경쟁해야 하는 상황에서 자율성 존중이 가능하겠는가. 가족의 짐을 사회로 옮겨오고, 어떤 가족에 속하든 다양한 개인들의 공동체인 가족이 형태에 따라 차별받지 않을 수 있어야 한다. 지금이야말로 가족에서 극단적으로 적은 '공'의 비율을 늘리라고 요구해야 할 때다. 가족에서 '공'의 비율을 늘리는 공공성의 강화는 다음의 세 가지 이유에서, 즉 가족의 짐을 덜고, 아이들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다양한 사람들이 함께 살기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 (238쪽)

 

가정에서부터 시작되는 민주주의

 

저자는 이 책에서 '정상가족'이라는 폐쇄적 틀 때문에 상처받고 억압받고 학대당하고 때로는 죽기까지 하는 가장 약자가 아이들이라는 사실을 다양한 자료와 근거로 꼼꼼하게 입증하고 있다. 넬슨 만델라는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더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고(5쪽) 말했다. 한국사회의 현실은 참담하고 부끄럽다.

 

촛불혁명에도 불구하고 한국 민주주의 발전이 더딘 것은 민주주의자를 길러내지 못하는 가정환경, 교육환경과 강한 연관성을 갖는다. 가정에서, 동네에서, 학교에서 일상의 민주화가 실현되어야 우리 사회를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발전시켜 갈 수 있다. 아이들을 민주적 시민으로 길러낼 일차적인 소임은 가정에 있다.

 

이 책을 읽고 처음으로 나는 아이들과 '가족회의'를 했다. 몇 개월전부터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다는 아이의 의견을 들어주지 않고 묵살해왔는데 이번에 가족회의에서 함께 의논해 결정하기로 했다. 10살, 8살, 6살 아이와 함께 하는 토론은 흥미롭고 재미있었다. '가족회의'라고 이름붙인 덕분인지 아이들은 자신의 의견을 좀 더 정리해서 책임있게 이야기하려고 노력하는 듯 했다.

 

애완동물을 키울 것인가 말 것인가, 키운다면 어떤 동물을 키울 것인가, 동물을 키우기 위해서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애완동물을 돌보기 위한 가족 내 역할 분담은 어떻게 해야 할까 등 이야기를 할수록 의제는 더 풍성해졌다. 아이들은 각자의 주장으로 충돌하기도 하고 화합하기도 하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이어 나갔다. 논의 끝에 3월부터 거북이를 키우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거북이를 키우는 방법에 대해서는 10살 큰 아이가 조사하고 공부해서 알려주기로 했다.

 

회의 끝에 아이들에게 엄마에게 바라는 점에 대해 물으니 이구동성으로 "엄마가 화를 안 냈으면 좋겠다"고 한다. 다시 한번 미안했다. 앞으로는 종종 가족회의를 열고 이야기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무엇이든 논의하기로 했다. 아이들이 즐거워하며 다음 회의는 언제 할거냐고 묻는다. 나는 이것이 작은 변화의 시작이 되기를 바란다. 또한 가족 구성원 안에서 아이들보다는 강자인 내가 나도 모르게 힘의 논리에 빠지지 않도록 스스로 경계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x******0 2019.02.09.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구매
부모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하는 책 입니다.
"부모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하는 책 입니다." 내용보기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넬슨 만델라-이 책은 가족주의라는 패러다임에 갇힌 일그러진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정서적, 물리적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모습.. '정상가족'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면 어김없이 사회적 차별과 멸시, 폭력의 대상이 되는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까지.. 읽는 동안
"부모들의 필독서가 되어야 하는 책 입니다." 내용보기

한 사회가 아이들을 다루는 방식보다 더 그 사회의 영혼을 정확하게 드러내 보여주는 것은 없다  -넬슨 만델라-


이 책은 가족주의라는 패러다임에 갇힌 일그러진 가족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정서적, 물리적 폭력에 시달리는 아이들의 모습.. '정상가족'이라는 범주에서 벗어나면 어김없이 사회적 차별과 멸시, 폭력의 대상이 되는 소외된 사람들의 모습까지.. 읽는 동안 마음이 아프고 뜨끔하기도 했다.

'가족주의와 정상가족'이라는 이데올로기가 우리의 가정과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지 막연하게 생각만 하던 것들을 구체적인 수치나 통계자료 역사적인 사실들과 함께 쓰인 글을 보면서 '아..'하는 탄식만 나왔다. 아동학대와 폭력이 더 이상 화제거리라 말할 수 없을 정도로 빈번하게 쏟아져 나오는 사회에 살면서 뉴스를  접할 때만 안타까운 마음을 가질 뿐, 아무런 고민 없이 다시 나의 일상으로 돌아와 생활했던 내게 많은 질문을 던지게 한다.

*정상가족 이데올로기는 결혼제도 안에서 부모와 자녀로 이뤄진 핵가족을 이상적인 가족의 형태로 간주하는 사회 및 문화적 구조와 사고방식을 말한다. 바깥으로는 이를 벗어난 가족 형태를 '비정상'이라 간주하며 차별하고, 안으로는 가부장적 위계가 가족을 지배한다. 정상성에 대한 지나친 강조로 가족이 억압과 차별의 공간이 되어버리는 것이다. p10

"나에게서 우리 아이들은 안전한가? 체벌과 학대의 경계선을 그려놓고 아이들을 함부로 대한건 아닌가? 버려지는 아기들을 보면서 아무렇지 않게 미혼모를 향해 내뱉었던 말들, 아이들과 함께 동반자살을 하거나, 폭력 가정을 보며 나 또한 그들 개인의 문제일 뿐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는지... 나에게 아이들은 어떤 존재인지, '작은 사람'이라 불리는 아이들의 개별성을 무시하고 나의 권리만 내세운 것은 아닌지, 물리적인 폭력이 아니라면, 그리고 그 후 부모인 내가 반성하고 있다면 그것은 나의 마음에 근거해 학대일 수 없다는 논리로 아이들에게 아픔을 준 것은 아닌지"... 깊은 한숨과 함께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고 늘어만 간다...

또한 다문화 가정, 미혼모, 재혼가정, 조손가정, 한 부모가 정... 난 그들에게 어떤 시선을 가지고 있었는지 '정상가족'이라는 이름 안에서 내가 범한 수많은 실수들이 분명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어 부끄러운 마음이 들기도 했다.

자신이 다분히 정상이며 다 그렇게 크는 것이라고 말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부모들이 제발 이 책을 좀 읽어봤으면 좋겠단 생각도 든다. 특히 아이들의 체벌에 대해  때려서라도 가르쳐야 한다고 생각하는 분들, 아이들의 성공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해 뒷바라지에 매진하고 있는 부모들... 가정의 문제는 개인적인 문제이며 사적인 것이라 여기는 사람들... 아니 모든 부모들이 한 번쯤 읽어 봤으면 좋겠다. 나는 에리히 프롬의 <사랑의 기술>이 성장기 아이들에게 필독서가 되길 원했던 것처럼, 이 책이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반드시 읽어 봐야 할 필독서가 되길 바란다.

정상가족 내에서 허용되는 체벌과 비정상 가족에서 일어나는 학대는 결코 다르지 않다는 것, 체벌은 언제라도 자연스럽게 학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물리적인 폭력뿐 아니라 아이를 향한 지나친 사랑이나 과잉보호도 학대가 될 수 있다는 것, 미묘하게 일어나는 부모의 보이지 않는 도착적 폭력이 아이의 정서를 파괴하고 아이가 스스로를 문제아 혹은 낙오자로 만들 수 있다는 것, (마리 프랑스 이리고 양의 <보이지 않는 도착적 폭력>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을 한 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 2018.1.12 책 읽는 엄마 -
- 나는 아이들의 폭력에 대한 것으로 초점을 맞추고 후기를 남겼지만 그 외에 입양 문제, 비정상 가족이라 불리는 이들의 상처, 미혼모, 가족주의 안에서 억압받고 차별받는 여성들의 문제, 가정을 도구로 이용한 국가의 통치제도, 등등 한국 사회에서 가족주의 가지는 많은 문제점들을 담고 있는 책이다.



26. 그러나 이 세상에서 벌어지는 대부분의 아동 학대는 극히 비정상적인 사람들의 고의적인 폭력이라기 보다 보통 사람들의 우발적 체벌이 통제력을 잃고 치달은 결과라는 것이 그간 숱한 분석 와 연구를 통해 확인된 사실이다. - 도구를 갖고 엉덩이를 자주 때리는 부모들이 그렇지 않은 부모에 비해 학대를 할 가능성이 9배나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28. 어느 누구도 사랑을 이유로 또는 타인의 행동 교정을 위해 다른 사람을 때릴 수 없는데 오직 아이들만이 훈육이라는 이름으로 때리는 것이 용인되는 유일한 집단이다. /56. 보호와 교양 목적의 징계라는 말로, 상대에게 의도적인 해를 끼쳐도 된다고 법이 허용하는 유일한 대상이 아이들이다.

29. 체벌은 갖가지 이유로 행해질 수 있고, 거기 따라붙는 훈계도 그만큼 다양하다. 하지만 표면상의 다양성을 넘어서, 체벌은 언제나 단 하나의 메시지만을 반복적으로 전달한다. 바로 체벌이 언제라도 반복될 수 있다는 사실이다.

32. 자녀가 직계존속, 즉 부모를 폭행할 경우에는 타인이 같은 대상을 폭행했을 대보다 가중처벌을 받는다... 반면 부모가 직계비속, 즉 자녀를 폭행했을 때에는 거의 대부분의 경우 처벌의 대상이 되지도 않거니와 심각한 학대일 때에도 타인과 같은 대상을 폭행했을 때보다 가벼운 처벌을 받는다.

36. 자신이 어떤 환경에서 자랐다고 해서 그 방법이 지금도 유효하다고 주장해서는 안 된다.

100. 친부모냐 계부모냐 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 학대 발생 현장 중 가장 많은 곳이 아이들이 살 고 있는 집이라는 점이다. 2016년 아동학대로 판정된 1만 8,573건 중 80.7%인 1만 4,981건의 학대가 아이들이 살고 있는 집에서 일어났다.  

108. 유럽 연한 친권 법 원칙이 부모의 의무 중 하나로 자녀와의 정서적 관계 유지 의무를 규정했고, 아이에게 직접적으로 폭력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배우자에게 폭력을 휘둘렀다면 친권이 상실되도록 한 것도 눈에 띈다. 일본에서도 배우자에 대한 폭력이 '자녀의 심신의 안정, 인격의 형성에 중대한 영향을 준다'라고 해석하면서 아동학대에 포함하는 등 폭력에서 아이들을 보호하는 범위를 확대해가는 추세다.-(현재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라면 폭력과 체벌 학대의 범위에 대해 한번쯤 고민해봐야 할것이다.) 

YES마니아 : 플래티넘 s*******l 2018.01.15. 신고 공감 1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