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어릴 적 할머니의 집에 가서 할머니 뒤를 졸졸 쫓아다니면서 할머니의 일거수일투족을 관찰하고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두런두런하는 걸 좋아했다. 내가 성인이 되어서 할머니는 치매로 그동안의 자신이 간직해 온 기억과 주변인들에 대한 기억을 잊어버리게 되었지만 과거의 기억만이 남아서인지 과거로의 여행을 자주 떠날 때면 옆에서 할머니의 한 많았던 자신의 생활에 대해 이야기를 들으며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맞장구를 쳐주면서 끊임없이 반복되는 이야기를 매번 처음 듣는 것처럼 들어주었던 적이 있었다. 치매는 할머니에게서 많은 것을 빼앗아갔지만 자신의 고향과 옛 추억들은 남겨두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이 세상에는 없지만 영원히 나의 기억과 마음에 자리잡고 있는 할머니가 너무 보고 싶었다. 북극곰에서 나온 「눈이 사뿐사뿐 오네」 여시 고개 지나 사랑재 넘어 심심산골 사는 곡성 할머니들의 시 그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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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식과 남편의 뒷바라지만을 위해 자신의 삶은 생각하지도 바라지도 못하고 생활하며 자식들 끼니 걱정에 밤잠을 설치면서 일해도 모자란 살림으로 자식들에게 제대로 해 주지못함에 늘 미안해하는 우리네 어머니의 모습을 고스란히 담아내고 있는 「눈이 사뿐사뿐 오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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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사뿐사뿐 오네.
눈이 하얗게 옵니다
눈이 사뿐사뿐 오네
삶의 애환이 담겨진 글이 많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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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사뿐사뿐 오네 / 김막동, 김점순, 박점례... / 북극곰 / 2017.11.30
눈이 오는 날에는 왠지 모르게 모든 것이 천천히 돌아가는 것 같아요.
도로가 미끄러워서 사람도 차도 천천히 천천히 움직여서 그러는 걸까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 또한 저를 차분하게 만드네요.
이런 날 꺼내어 볼 만한 책을 소개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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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밤 사이 내린 눈. 지금도 계속 내리는 눈. 온 세상을 하얗게 만들어 버린 눈. 이 하얀 눈 덕에 라디오에서는 눈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되네요. 강석우님이 진행하는 음악 방송에서 눈이 내리는 것에 대한 표현을 고민하고 계시네요. 쌀가루였던가? 같은 눈이라고 하지만 저에게는 "눈이 사뿐사뿐 오네"라는 표현이 더 많이 생각나네요. 표지부터 눈 오는 밤을 연상하게 하고 그림에 더해진 이야기는 여러 편의 시들이에요. 이 시들은 곡성 할머니들의 인생이 담긴 시랍니다. '눈 오는 날'에 얽힌 할머니들의 추억과 애환을 담겨 있어요. 눈이 오는 날이지만 왠지 모를 봄의 기운도 느껴져요. 삶의 애환도 있지만 삶을 향한 밝은 느낌도 있어요. 아마도 할머니의 그림에서는 밝은 색이 많아서인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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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사뿐사뿐 오네 / 시아버지 시어머니 어려와서 / 사뿐사뿐 걸어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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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밑에 동생이 줄래줄래 한께 애기 보라고 학교를 못 가게 했다. 남편이 군대 갔을 때는 편지도 쓰고 싶었다 받아 볼 수만 있다면 천국에 있는 남편에게 쓰고 싶다. 나 잘 살고 있다고... -지금이라도, 윤금순
출판사 북극곰의 눈이 사뿐사뿐 오네의 책소개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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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성할머니들의
전작 <시집살이
詩집살이> 읽어보기 -
<시집살이 詩집살이>를 통해 '빼어난 시집'이라는 극찬을 받은 곡성 할머니들이 시 그림책을 읽어보아요.
https://blog.naver.com/codathepolar/220687515358
- 시그림책 읽어보기 -
바우솔의 시 그림책(15권)
: 한계령을 위한 연가, 구름, 흰 눈
창비에서 나오는 우리시 그림책(15권)
: 넉 점 반, 시리동동 거미동동, 석수장이 아들.
노을 / 이동진 / 깊은책속옹달샘
소꿉놀이 / 달연 예쁠아 / 깊은책속옹달샘
오빠 생각 / 최순애 글 / 김동성 그림 / 파랑새
별을 보며 / 신자와 도시히코 글 / 아베 히로시 그림 / 문학동네어린이
꽃밭 / 윤석중 글 / 김나경 그림 / 파랑새
맑은 날 / 김용택 시 / 전갑배 그림 / 사계절
똥 똥 개똥 밥 / 김하루 글 / 박철민 그림 / 미래아이
눈 내리는 저녁 숲가에 멈춰 서서 / 로버트 프로스트 글 / 수잔 제퍼스 그림 / 살림어린이
신기한 목탁 소리 / 한승원 글 / 김성희 그림 / 보림 / 보림 시그림책
비에도 지지 않고 / 미야자와 겐지 글 / 야마무라 코지 그림 / 그림책공작소
거미와 파리 / 메리 호위트 글 / 토니 디털리치 그림 / 열린어린이
시그림책 포스팅 https://blog.naver.com/shj0033/221165720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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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마지막 책 소개 시간이었어요. ppt의 제목은 '첫눈처럼'이었어요. 첫눈처럼 제가 하는 책소개 시간이 회원분들 맘 속에 기다림이 되었으면 좋겠고. 첫눈처럼 제가 그림책 이야기를 함께할 회원분들을 기다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요. 당연히 '사뿐사뿐 눈이 오네'는 소개가 되었고 가장 마지막에 사뿐싸뿐에 나오는 시 한편을 읽으며 제시간을 마무리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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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신문을
보다 '충남 부여 송정마을'에 대한 기사를 봤다.
농사를 지으시는
주민들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려 낸 23종의 그림책이 흥미로웠다.
아이들과 꼭 한번
가 봐야지 생각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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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그 분들의
삶이 녹아 완성된 그림책을 만나지도, 그 마을을 직접 가 보지도 못했지만,
올해는 꼭 한번
가 보고 그 책들도 만나 보고 싶었다.
부여 송정마을 못지 않게 유명한 '곡성할머니들'이 계시다.
<시집살이 詩집살이>를 펴낸 곡성 할머니들이시다.
한글을 배우면서 시를 쓰신 할머니들.
그 할머니들의 시를 엮어 출간되 책이 <시집살이
詩집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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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살이 詩집살이>의 시들에 그림을 그려 그림책으로 나오게 된 <눈이 사뿐사뿐 오네>
할머님들이 직접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린 그림책과 함께 만난 엽서는 올 겨울을 따뜻하게 만들어 주었다.
해가 바뀌는 날 친정에 갈 때 이 책을 가방에 넣어갔다.
그리고, 친정 아빠께 이 책을 소개 해 드렸다.
"이 책은 아빠보다 더 연세가 많으신 어른들이 직접 시를 쓰시고, 그림을 그려 출간된 책이에요."
라며 책을 보여 들였다.
아빠께서도 호기심을 갖고 책장을 넘겨 보셨다.
누가봐도 전문가의 손길이 느껴지지는 않는 책이지만,
아빠께서는 이런 책을 내려면 그래도 무엇인가 배워야 하지 않겠냐고...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데 이런 책을 낼 수는 없을 거라는 말씀을 하셨다.
아빠께 송정마을 이야기도 전해드리면서, 날이 따뜻해지면 아빠를 모시고 송정마을 나들이를 하자고 해야겠다.
송정마을은 30분~1시간 정도면 갈 수 있는 거리니까 크게 무리 없으시겠지.
곡성도 함께 가보고 싶지만, 멀어서...
기회가 되면 그래도 방문해 보고 싶은 곳이다.
<눈이 사뿐 사뿐 오네>는 김막동, 김점순, 박점례, 안기임, 양양금, 윤금순, 최영자 할머니께서 시를 쓰고 그림을 그린 첫번째 그림책이다.
열 여덟편의 시를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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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도 그림도
새련되거나 눈길을 사로잡을 만한 것들이 많지 않다.
그런데도 이 책의
책장을 자꾸 넘기게 되는 것은
그 분들이 살아온
삶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만큼의 깊이를
만날 수 있는 시들이기에...
그 분들이
살아오신 삶에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고 해야할까?
<눈이 사뿐
사뿐 오네>를 보면서
내 엄마를,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 보는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은 엄마가 생각 날 때 펼쳐보게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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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한복판에 밤새 함박눈이 쌓였다. 자동차도 사람도 가던 속도를 줄이고, 마치 도시의 시간 자체가 천천히 흘러간가는 듯 했다. 나는 늘 각박하게 흘러가던 도시가 갑자기 느려지는 것이 꽤나 이색적이라고 느꼈다. 함박눈은 장소에 아랑곳 않고 시골 고향집 풍경을 자아낸다. 사뿐사뿐 눈이 내린다는 표현은 고향을 떠올리게 한다. 시골 할머니가 차분한 목소리로 "눈이 사뿐사뿐 오네"라고 말하는 것만큼 어울리는 것도 없다. 글자마저 포근하게 느껴지는 그 이유는 그래서일까. 이 책에 적힌 파란색 걷표지에 하얀 글자가 정말 눈이 되어 흘러내릴 것만 같았다. 시가 개인의 감정을 함축하는 것이라면 그것은 할머니의 마음과 가장 유사하다고 생각한다. 자식과 손자를 사랑하고 수많은 세월을 마음에 품고 있는 할머니의 입에서는 언제나 "밥은 먹었누"부터 시작했다. 할머니를 찾아갈때면 늘 내 이야기만 늘어놓을 뿐, 할머니는 방긋 웃으며 조용히 듣고만 계셨다. 내가 옛날 이야기를 해달라고 조르면 그제서야 할머니는 과거의 이야기를 몇 가지 들려주고는 했는데 한번도 같은 내용이 없을 정도로 많은 이야기보따리를 가지고 계셨다. 남들과 별로 말을 섞지 않는 할머니는 그동안 마음에만 품어놓은 것을 나에게만 말해주었을 것이다. 어떤 이야기보다 솔직하고 담백한게 어찌 재미가 없을 수가 있었겠는가 나는 두번다시 듣지못할 그분의 감정을 기록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한이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을 때 나는 잃어버렸던 감정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되었다. 할머니가 직접 쓰고 그리신 글과 그림에서는 때묻지 않은 순수한 감정이 그대로 살아있었다. 황명선 논산시장은 한글대학에서 글씨를 배운 할머니가 새로운 삶을 가질 수 있어 감사하다고 적힌 손편지를 받았다고 한다. 우리 할머니도 글을 배우고 그림을 그리셨다면 좀 다른 삶을 사셨을까. 죽었던 풀잎도 봄이 오면 다시 살아온디 눈사람도 만들고 할머니가 할아버지와 일찍 사별하시고 늘 그를 그리워하셨던 기억이 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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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함께 즐기는 그림책 780 하얀 이불솜처럼 지붕을 감싸던 눈 ― 눈이 사뿐사뿐 오네 김막동·김점순·박점례·안기임·양양금·윤금순·최영자 글·그림 북극곰, 2017.11.30. 13000원 겨울 빗소리를 듣는 아침에 아이들이 마루문에 코를 박고 바깥을 내다보다가 슬그머니 비옷을 챙깁니다. 이 겨울에 비옷을 입고 비를 맞으며 비놀이를 하고 싶은 눈치입니다. “그러렴. 네가 놀고 싶은 대로 놀면 돼.” 한겨울에 제법 세차게 퍼붓는 비인데, 겨울비가 차지는 않습니다. 저희 보금자리가 있는 전남 고흥은 이 겨울에도 무척 포근하거든요. 그래도 쉰 해쯤 앞서는, 또는 일흔 해쯤 앞서는 한겨울에 도랑이며 논이 꽁꽁 얼어 얼음을 지치며 놀 수 있었다고 합니다. 어메는 나를 낳고 “또 딸이네.” 윗목에 밀어 두고 울었다 나마저 너를 미워하면 세상이 너를 미워하겠지 질긴 숨 붙어 있는 핏덩이 같은 나를 안아 들고 또 울었다 하늘에서는 흰 눈송이가 하얀 이불솜처럼 지붕을 감싸던 날이었다 (어쩌다 세상에 와서/안기임) 논이 얼어 얼음을 지치며 놀았다는 아스라한 예전 고흥을 떠올리면서, 곡성 시골자락에서 살아가는 할머니가 쓴 시하고 그린 그림을 엮은 그림책을 폅니다. 《눈이 사뿐사뿐 오네》(북극곰, 2017)인데요, 전남 곡성 서봉마을에서 흙이며 시를 짓는 할머니들이 있다고 해요. 이 시골마을에는 길작은도서관이 있고, 이곳 도서관지기는 할머니한테 한글을 가르쳐 주면서 《시집살이 詩집살이》라는 할머니 시집을 엮기도 했답니다. 시그림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를 펴면, 할머니가 투박하면서 수수하게 빚은 그림에다가 살가우면서 애틋하게 쓴 시가 어우러집니다. 딸로 태어난 아픔이나 슬픔을 달래는 옛날 어머니 이야기, 어릴 적에 어머니한테서는 꾸지람만 듣지만 이를 늘 감싸던 할머니 이야기, 어린 아이들을 고루 아끼던 어버이 이야기, 어느새 어버이 자리에 서면서 새로 아이들을 낳아 돌보던 무렵 이야기, 어릴 적에는 할머니한테서 사랑을 받다가 이제는 할머니 자리에 서서 할아버지 없는 쓸쓸함이나 먼 데서 사는 아이들을 그리는 이야기가 잔잔히 흐릅니다. 눈이 와서 나뭇가지마다 소박소박 꽃이 피어 좋다 눈사람도 만들고 아버지가 만든 스케이트 갖고 신나게 타다 본께 해가 넘실넘실 넘어가고 손이 꽁꽁 얼었다 집에 들어간께 엄마가 “춘데 인자 오니 인자사 들어오니 어서 방으로 들어가그라 손발이 다 얼었다 내 새끼.” 한다 (눈이 많이 왔다/양양금) 아스라한 어린 날을 그리는 할머니는 눈꽃을 마음에 담습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배고픈 줄 모르고 손이며 몸이며 얼어붙도록 눈놀이를 하던 모습을 시하고 그림으로 담습니다. 할머니가 된 아이가 그리는 옛 어머니는 “손발이 다 얼었다 내 새끼” 하고 한 마디를 톡 내놓는데, 이 “내 새끼”라는 말에는 더없는 사랑이 감돌겠지요. 여름에는 비하고 해가 있어서 싱그럽다면, 겨울에는 눈하고 해가 있어서 환합니다. 빗물이 고인 웅덩이를 찰방이면서 무지개를 그리는 여름이라면, 함박눈 소복소복 쌓인 눈밭을 구르면서 온통 하얀 나라에서 하얀 웃음을 짓는 겨울이에요. 칠남매 자녀를 두었지요 처마 끝에 마루에 변도를 주루룩 싸 놓았지요 열어 보고 말없이 안 갖고 간 놈도 있지요 책보 들고 돈 도라고 하면 미리 말 안 한다고 지천했지요 이집 저집 꿔 달라고 다니지요 주면 웃고 안 주면 눈물 글썽거리지요 (학교 보내기/윤금순) 흙을 지어 살림하는 이한테 돈이 얼마나 넉넉했을까요. 집에서 놀면서 자랄 적에는 어떤 밥상이든 반가우면서 맛나게 누렸을 테지만, 도시락 싸서 학교에 갈 적에는 도시락에 담긴 밥이나 반찬이 부끄러워서 차마 가져가지 못하는 옛 아이들은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왜 예전 아이들은 학교에 그토록 돈을 자주 많이 가져다가 바쳐야 했을까요. 왜 예전 아이들은 가난한 살림집 도시락을 부끄러이 여기면서 쫄쫄 굶어야 했을까요. 없는 돈을 서로 빌리며 살던 지난날 어버이는 돈을 끝내 내주지 못하는 바람에 아이들이 눈물 글썽거리는 모습을 보며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어느 고장에는 겨울비가 내립니다. 어느 고장에는 겨울눈이 옵니다. 겨울비도 겨울눈도 들을 적시고 숲을 덮습니다. 빗물은 눈물을 씻어 주고, 눈송이는 웃음송이로 피어납니다. 하얗게 포근히 살가이 온마을을 덮으면서 새하얀 마음으로 북돋우는 눈송이 같은 이야기를 시그림책에서 다소곳이 마주합니다. 2017.12.24.해.ㅅㄴㄹ (숲노래/최종규 . 시골에서 그림책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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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오는 날 읽기 좋은 그림책 하나를 소개해볼까 해요 책 제목에 눈이 있고 표지에도 눈 결정 그림이 있어서 눈과 딱이다 생각했지만 사실 책을 다 보고 덮을 때쯤엔 가슴속에서 울컥 올라오는 감정들 때문에 봄의 계절이 간절해지기도, 강한 햇볕의 고된 여름이 생각나기도, 쓸쓸한 가을이 생각나기도 하는 신기한 그림책이에요 아이들과 함께 처음 그림책을 읽었지만 아이들보다는 어른들에게 더 감명 깊은 그림책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눈이 사뿐 사뿐 오네]는 곡성 마을 할머니들의 첫 번째 시집 '시(時) 집살이'의 2탄인 셈인데요
할머니들께서 살아오신 삶의 애환과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낸 책이라 첫 장부터 가슴 묵직한 울림이 있었습니다
시와 함께 직접 그리신 그림들이 실려있는 그림 시집인데요 간지에서부터 알록달록 예쁜 눈 결정 그림들이 눈길을 끕니다
시를 읽고 있자니 할머니들께서 한 자 한 자 또박또박 써 내려갔을 모습이 상상되어 감동이 배가 되는 것 같았어요
지금과는 많이 다른, 이미 지내온 우리의 삶의 모습... 하지만 여전히 우리 삶에 남아 있을지도 모르는 삶의 애환이 그대로 녹아 있는 시들입니다
어쩜 이렇게 은유를 잘 하셨는지.. 겨울의 매서움과 할머니들의 삶을 연결해 멋지고도 애잔한 시가 탄생했어요
아이들에게 시를 읽어주는데 아이들이 이해하긴 힘든가 봐요 시라는 게 편안히 읽으며 시인의 감정에 동화돼서 느끼고 싶었는데 애들에게 읽어주다 보니 할머니들이 어떤 상황이었고 왜 이런 시가 나오게 되었을지 설명을 해주게 되더라고요.. 하지만 그런 시간을 통해서 아이들은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삶. 조상들의 모습을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어 딱딱한 역사를 배우는 것보다 살아있는 배움이 될 수 있는 거 같아 다른 한편으로는 좋았습니다
대단하시다는 생각과 함께 안아드리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그리고 그런 감정들을 거침없이 솔직하게 녹여낸 멋진 시들을 써주셔서 감사한 마음과 응원의 마음도 들었습니다 할머니들께서 모두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기원하며 다음 시집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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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이 사뿐사뿐 오네>는 곡성 서봉마을에서 농사도 짓고 시도 있는 할머니들의 시 그림책이예요. 길작은 도서관에서 동시와 그림책으로 한글을 배우고 시를 쓰고 그림도 그랬대요. 그리고 벌써 시집 한 권과 시 그림책 한 권을 세상에 내어 놓으신 대단한 분들 입니다. 이 책에 실린 첫번째 시예요. 읽으면서 저도 모르게 미소지었어요. 학교 다닐 때 주제를 주며 시를 쓰라고하면 딱 저 기분이었거든요. 그때 생각도 나고 할머니들도 역시 같구나 동질감도 느끼고 말이죠. 시도 시지만 저 그림들 정말 맘에 듭니다. 사인펜으로 그린 인물들이 살아있어요. 본인도 손주의 모습도 생동감이 있어요. 예쁘게 그리지 않아도 된다는 느낌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소박하고 정겨운 모습인 것만은 확실하네요. 추운 겨울 시집가는 날 가마도 없이 양산을 우비삼아 걸어가야했던 가난한 삶, 남편을 기다리며 생계를 잇기 위해 재봉질을 해야했던 밤, 고생하는 딸 생각하다 돌아가신 어머니 등등 겨울이라 더 춥고 더 마음아픈 사연들이 쏟아집니다. 그러다 돌아보면 그 속에서도 웃고 희망을 찾아가는 어머님들의 이야기에 나도 모르게 숙연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타인의 삶이란 것이 그저 지나가버릴 이야기에 불과할지도 모르지만 나와는 다른 삶을 사셨지만 존중해드리고 싶은 마음 가득하게 만드는 그림책이었어요. 이 분들과 만나서 살아온 이야기를 조근조근 해보는 것도 참 좋겠다 느껴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