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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 -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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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라 하면 그리스 신화를 떠올리는 우리에게 <꽃처럼 신화>는 그 영역을 폭넓게 확장시켜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신화를 읽으면서 그 스토리에 대하여 집착하면서 흥미와 재미만을 추구하였다면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신화가 의미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저자의 신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설명은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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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화라 하면 그리스 신화를 떠올리는 우리에게 <꽃처럼 신화>는 그 영역을 폭넓게 확장시켜줄 수 있는 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신화를 읽으면서 그 스토리에 대하여 집착하면서 흥미와 재미만을 추구하였다면 아마도 이 책을 읽고 나서는 신화가 의미하는 모든 것에 대하여 좀 더 깊게 생각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더구나 저자의 신화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설명은 스토리텔링 그 자체의 표본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오늘날 신화가 우리에게 무엇인가라고 시작되는 그의 이야기는 어느새 인간의 삶에 녹아든 신화의 모습에 대하여 생각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오늘날 신화는 오히려 질문으로서 더 의미 있는 기능을 발휘한다. 질문의 한 형식으로서 신화는 과학과는 다른 방식을 통해 오히려 사실의 표층에 잘 드러나지 않는 진리까지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화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를 지니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인류에게 일정하게 길을 가르쳐주는 지도로서, 나침반으로서, 내비게이션으로서 기능한다면, 상당 부분 그것은 바로 이런 알레고리를 통해서이다.

 - p. 30 中에서 -

 책의 초반에 등장하는 이 문구는 우리가 신화를 어떤 측면으로 바라봐야 할 지에 대한 길을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그저 신화의 스토리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그 스토리 이면에 담긴 알레고리에 대하여 생각해봄으로써 많은 것을 생각하고 유추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바로 이 책이 지향하는 바로 보여진다. 생각해보면 신화 역시 결국 인간에 의하여 쓰여지거나 전승되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신화의 내용은 인간과는 다른 신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의 모습을 오히려 신들로 포장하여 담아내고 있음을 깨닫게 된다.

 

 마야 신화를 통하여 오늘날 층간 소음과 연관지으면서 동시에 마야 문명을 계승한 남미 지역에서 축구를 왜 잘하는지에 대한 답을 찾는 것은 신화를 읽는 다양한 방식을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공차기를 좋아하는 두 형제와 신들의 갈등이 아니라 이야기를 통하여 민족성과 삶의 모습이 신화에 그대로 담겨져 있음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멕시코 국기에 독수리가 포함되어 있는 배경 역시 이러한 신화와 연결된 점을 감안한다면 신화는 단순히 흥미만을 위하여 지어낸 스토리가 아님을 우리는 깨달을 수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매력은 많은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그리스 신화가 아닌 다양한 지역의 신화를 통하여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다는 점이 아닌가 생각된다. 오히려 그리스 신화에 대한 언급은 최대한 자제하는 느낌마저 들면서 그동안 소외받던 지역의 신화를 통하여 다양한 이야기를 이끌어냄으로써 신화는 각 민족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우리나라의 신화에 대한 언급 역시 흥미롭다. 특히 처음에 언급한 것처럼 신화가 가지는 다양한 의미와 상징에 대하여 생각해볼 수 있는 부분도 우리나라의 신화를 통하여 공감할 수 있다는 사실은 반갑게 느껴지기도 한다.

 

 제주도를 만든 설문대할망에 대한 신화라든지 서구할미의 신화의 예를 들여다보자. 애초에 신으로 추앙을 받던 이들이 시간이 흐를수록 전승되면서 우스꽝스러운 존재로 변하는 과정은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는 점에서 인상적이다. 두 주인공 모두 여성이라는 점을 부각시킨다면 오늘날의 페미니즘과도 연관시켜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가부장제 체제의 모순이 페미니즘을 촉발시켰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이 둘의 신화는 오래 전의 옛 이야기이지만, 이미 그러한 모순을 신화에 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구할미의 신화의 경우 요괴로 본질되고 심지어 하늘이 내린 효자라 불리우는 최효자로부터 죽임을 당하는 것은 단순히 창조신의 격이 무너지는 것을 넘어서서 효자로 상징되는 유교적인 가부장제로 인하여 무너진 여성의 모습을 상징하는 것은 아닐까?

 

 이렇게 되니 신화는 처음 언급한 것처럼 질문으로서 좀 더 큰 위력을 발휘한다. 무신론자인 리처드 도너슨이라든지 진화론자의 공격으로 인하여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신화이지만, <꽃처럼 신화>를 통하여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게 된다. 심지어 신이 인간을 초월하는 존재가 아닌 오히려 인간이 바라는 이상향에 대한 대리인이라는 개념 역시 신화를 새롭게 들여다볼 수 있는 계기처럼 느껴진다. 이집트 신화에서 동생인 세트에게 죽임을 당한 오시리스의 이야기를 통하여 인간이 죽음 이후의 부활 또는 내세에 대한 간절한 희망이 오히려 신화의 원동력이었음을 다분히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인간의 의지는 건국 신화에서도 그 궤를 같이 하고 있다. 건국의 타당성을 신화를 통한 정당성 확보에 근거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지나친다면 일본과 같은 억지스러운 역사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은 지양해야 할 부분이지만.

 

 신들에 대한 이야기이지만, 오히려 인간의 필요성에 의하여 이용되는 신화의 모습 역시 우리의 역사에서 쉽게 목격할 수 있는 부분이다. 니벨룽겐의 노래, 지그프리드의 반지, 신들의 황혼과 같은 것들은 바그너의 오페라와 더불어 히틀러에게 엄청난 망상을 심어주었고, 실제로 2차 세계대전동안 이러한 게르만적인 신화는 그들 정권과 전쟁에 대한 정당성을 심어주기 위하여 연구되기도 하였으니 신화와 인간의 관계는 뗄레야 뗄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북유럽의 신화의 마지막을 노래하는 <라그나로크>는 그동안 불멸의 존재로 알고 있던 신들의 죽음과 종말, 세계의 멸망을 노래한다. 물론 그 이후 새롭게 만들어진 세상에 대한 이야기는 새로운 희망으로 상징되기에 신화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영원히 지속되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인간이 만든 인공 지능에 의하여 인간이 여지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목격하는 현재 상황에서 신화의 존재에 대한 의심이 든다면 <꽃처럼 신화>를 읽어보기를 권한다. 왜 신화가 오랜 시간 전승하면서 신들의 이야기가 우리 인간의 삶 속에서 여전히 존재하는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또한 신화에 대한 저자의 해박한 지식과 뛰어난 스토리텔링으로 인하여 어렵지 않게 다양한 신황에 대하여 전반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는 점도 이 책의 매력이기에 이 한 권의 책은 어쩌면 신화에 대하여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는 꼭 읽어봐야 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이 리뷰는 출판사 아시아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쓴 글입니다. )

g*******7 2017.12.10. 신고 공감 7 댓글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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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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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김남일아시아/2017.11.30.sanbaram   신화라고 하면 요즘은 아이들이 읽는 동화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화는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어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신화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변화를 겪으며 각기 다르게 발전해 왔다. <꽃처럼 신화>는 이렇게 다양한 세계의 신화에서 우리 인간들의 문화에 끼친 영향이나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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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

김남일

아시아/2017.11.30.

sanbaram

 

신화라고 하면 요즘은 아이들이 읽는 동화와 비슷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신화는 우리 생활 속에 녹아들어 알게 모르게 여러 가지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물론 신화는 지역과 시대에 따라 변화를 겪으며 각기 다르게 발전해 왔다. 꽃처럼 신화는 이렇게 다양한 세계의 신화에서 우리 인간들의 문화에 끼친 영향이나 그 필요성을 되새겨 보게 한다. 저자는 1983우리 세대의 문학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지은 책으로 장편소설 일과 밥과 자유>, <국경>, <천재토끼 차상문>, 창작집 일과 말과 자유>, <천하무적등과 산문집 과 고전이야기 전우치전>, 이물평전으로 안병무 평전등과 아시아 신화여행>(공저) 등 이 있다.

 

꽃처럼 신화9개의 주제를 갖고 새로운 인문학으로서의 신화를 되새겨 본다. 신화란 무엇인가?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이 신화에서 비롯되었다, 건국신화와 영웅신화 등에 나타난 세계관, 죽음과 그 너머에 대한 생각, 신화속의 이단자, 인문학으로 읽히는 신화 등 다양한 신화에 대한 생각을 펼쳐 보인다. 오늘날 신화는 오히려 질문으로서 더 의미 있는 기능을 발휘한다. 질문의 한 형식으로서 신화는 과학과는 다른 방식을 통해 오히려 사실의 표층에 잘 드러나지 않는 진리까지 포착할 수 있다.(p.30)’고 저자는 말한다.

 

독일인 인류학자 예젠과 니게마이어는 19372월부터 19383월까지 인도네시아의 몰루카 제도와 네덜란드령 뉴기니의 섬들에서 신화를 채집하고 연구했다. 그들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의 농경신화를 하이누웰레 형과 프로메테우스 형으로 분류, 인류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하이누웰레 형은 사체나 배설물에서 식물이 생겨났다는 기원신화이고, 프로메테우스 형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위해 천상의 불을 훔쳐오는 것처럼 하늘 또는 외부세계에서 곡식이 들어오는 유형을 말한다.(p.103)”

영웅 신화의 스토리는 평범하게 살던 주인공에게 소명이 떨어지고, 처음에 거부하던 영웅은 모험의 길에 나서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목적을 달성한다. 그런 다음 마지막 반전 혹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워즈같은 영화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햇빛에 바라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라는 말이 있지만, 신화의 시대가 저물면서 역사의 시대가 시작된 이래 달빛은 늘 햇빛에 자리를 내주었던 게 현실이었다. 질서와 논리는 혼돈과 주술을 밀어냈고, 의식은 무의식보다, 일신교는 다신교보다 우월해야 했기 때문이다.

 

노마드란 한자리에 앉아서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는 대신,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하고 바꾸어 가며 창조성을 지향하는 사람을 말하는 개념이다. 그리하여 21세기 노마드들은 국가, 자본, 젠더, 민족, 가족, 체제 등 기왕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가치들로부터 탈주를 시도한다. 그들은 접속 자체를 거부하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와 달리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p.213)”

북미 신화에 나타나는 코요테의 신체 부분들은 하나의 유기체로서 코요테를 위해 봉사하는 대신 저마다 제 목소리를 내는 개별적 자아들이다. 이 때문에 배로 말하고 머리로 걷는 게 가능한 것이다. 그는 존재 자체가 일상에 대해 일탈이며, 도덕에 대해 외설이다. 그는 필연을 거부하고 우연에 몸을 맡긴다고 설명한다.

 

프랑스혁명과 나폴레옹전쟁을 전후하여 독일 통일에 대한 열망이 커지자, 게르만 신화에 대한 관심도 증대되었다. 이에 따라 18-19세기 낭만주의자들은 게르만 신화와 영웅 신화를 열정적으로 수집하고 연구했다. 이 소재는 예컨대 바그너의 오페라에 종합예술의 형태로 집대성되었다. 그는 니벨룽겐의 반지라는 제목으로 일련의 오페라를 구상했다.(p.291)”

히틀러는 어린 시절 보았던 바그너 음악극의 충격을 평생 잊지 않았다. 그는 제1차 세계대전의 패전으로 인해 막대한 부채를 짊어지게 된 독일 국민들에게 니벨룽겐의 보물을 약속했다. 신화는 고달픈 생을 일거에 뒤바꿔 줄 행운의 주사위가 된 것이다.히틀러의 뜻을 정확히 읽어낸 괴벨스라든지 히믈러 같은 이들이 게르만 신화의 현대화 작업을 늦출 이유가 없었다. 사실 기독교가 수용된 이후 게르만 신화는 거의 소멸했다. 유일신을 믿는 기독교는 게르만 신화의 판테온에 내줄 방이 없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나치소년단이고 유태인 대학살 이었다. 이렇게 신화는 현실에 얼굴을 바꿔 나타나 목적 달성을 구현하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일본 천지에는 온갖 혼령들과 요괴 따위가 널려 있는데, 그중에는 사물이 변해서 생긴 것들도 있다. 예컨대 기물(器物) 중에는 백년이 지나면 정령을 얻고 그 때부터는 사람의 마음을 현혹시키고 기만하는 게 있다. 이것을 일러 부상신(付喪神)이라 한다. 미시마 유키오의 저 유명한 소설 금각사에서도 주인공이 금각을 불태워야 하는 중요한 근거 중 하나로 등장한다. 말하자면 금각도 일종의 부상신이 될 가능성이 있으니, 미리 없애버려야 한다.(p.96)”

일본에서는 부상신 뿐만 아니라 원령신 숭배 사상이 사회의 기저를 이루고 있다고 할 수 있다. 평소 평화헌법을 지지하고 일본의 재무장을 반대하는 일본인들 중에서도 상당수는 야스쿠니 신사 문제에 관해서만큼은 심정적으로 일본 정부의 태도에 동조를 보인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바로 원령신앙이 보이지 않게 영향을 미쳐서, 전쟁 때 억울하게 죽은 영혼을 달래고 위무하지 않으면 산 자들이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대만에서는 공동묘지를 일러 야총회(夜總會)’라고 부른다. 밤에 모여서 총회를 한다? 중화권에서 그 말은 원래 나이트클럽을 가리키는 말인데, 대만에서는 호화판 공동묘지를 가리킨다. 망자를 위해 자동차를 준비해 둔 묘지도 있고 벽걸이 텔레비전을 설치해 놓은 묘지도 있다고 한다. (p.255)

대만의 고속도로를 지나다보면 길옆 산속에 낯선 주택단지가 들어서 있는 것을 목격할 수 있다. 사람이 사는 단지처럼 생겼지만 인적이 드문 산중에 어딘가 어색하게 자리를 잡고 있으며, 규모 역시 진짜 집들에 비기면 조금 작다. 그게 바로 대만의 묘지들인데, 이들은 망자도 산 사람처럼 혼령들이 모여서 즐겁게 생활할 수 있게 묘지를 치장하는 것이다.

 

인간은 의미 없는 세계에서 살 수 없다. 이야기는 의미 없는 세계에 의미를 안겨주는 가장 중요한 통로의 하나였다. 현대과학과 실존주의 철학자들이 생의 무의미함과 무상함을 말하기 훨씬 이전부터 무당과 음유시인과 이야기꾼은 그것을 알고 있었다. 한마디로 이야기는 무의미한 우주를 의미 있게 만들고자 했던 인간의 오랜 노력을 상징한다.(p.333)”

우주만물에 대한 모든 질문이 곧 이야기였다. 이야기는 인간이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모델로 바꾸기 위해 만들어내는 판타지이며, 인간은 이야기를 지어냄으로써만 세계를 자기 것으로 만들고 그 자신의 존재를 의미 있게 한다. 이것이 곧 신화가 되고 전설이 되었던 것이다. 지금도 인간들은 새로운 신화 또는 전설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제목처럼 꽃에 대한 신화는 거의 나오지 않는다. 세계 여러 나라의 신화나 신화의 미래에 대해 궁금한 사람들이 읽어보면 좋은 책이라 생각된다.

 

(이 리뷰는 예스24를 통해 아시아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k******4 2017.12.07. 신고 공감 7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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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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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토르: 라그나로크》는 라그나로크(북유럽 신화에서 신들과 인간세계의 종말, 특히 신들의 멸망을 나타내는 말)를 그리면서도 끝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점을 조금만 바꿔도 종말은 시작이 될 수 있다. 이게 바로 신화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꽃처럼 신화』에서 소설가 김남일은 오늘 우리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는다.  우리 시대에 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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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토르: 라그나로크》는 라그나로크(북유럽 신화에서 신들과 인간세계의 종말, 특히 신들의 멸망을 나타내는 말)를 그리면서도 끝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관점을 조금만 바꿔도 종말은 시작이 될 수 있다. 이게 바로 신화의 매력 중 하나가 아닐까.『꽃처럼 신화』에서 소설가 김남일은 오늘 우리에게 신화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고 이에 대한 답을 찾는다.

 

우리 시대에 신화는 과거와 같은 속 시원한 정답이 아닐지 모른다. 죽음을 극복하게 해주지도 못하고, 병자를 치료해주지도 못한다. 현대인은 지진이 땅속 깊은 곳의 마그마가 지각 변동에 따라 분출되는 자연스러운 자연 현상일 뿐이라는 사실도 안다. 죄를 많이 지었다고 지진이 더 자주 더 세게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러나 오늘날 신화는 오히려 질문으로서 더 의미 있는 기능을 발휘한다. 질문의 한 형식으로서 신화는 과학과는 다른 방식을 통해 오히려 사실의 표층에 잘 드러나지 않는 진리까지 포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화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의미를 지니는 것은 물론이고, 나아가 인류에게 일정하게 길을 가르쳐주는 지도로서, 나침반으로서, 내비게이션으로서 기능한다면, 상당 부분 그것은 바로 이런 알레고리를 통해서이다.     (p.30)

 

물론 이런 알레고리를 오늘의 시점에서 파악하려고만 하면 때로 문제가 생긴다. 우선 말이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p. 93) 신화에서는 죽음도 승패도, 그리고 선악도 다른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그래야 말이 된다) 그리스로마 신화에서 크로노스는 어머니가 준 시퍼런 낫으로 아버지 우라노스의 생식기를 잘라 바다에 버린다. 그러자 거품이 일면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 아프로디테가 태어난다.(p. 59) 이 신비스러운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면 이렇게 달라진다. 이 신화는 죽은 신체가 생명을 탄생시키는 창조 작업의 전형적인 한 형태이자 아이러니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낫은 살해의 도구인 동시에 과거의 부정과 단절하고 새 생명을 불러오는 정화의 도구인 셈이다.(p. 59~ 60) 김남일은 신화는 정보가 아니라 이야기라고 거듭 말한다.(p. 336)

 

데이터의 메마른 육체가 아니라 은유와 알레고리의 풍부한 정신이다. 이야기이므로 죽음도 없다. 이야기 속에서 죽은 자는 다시 산다. 영원히 산다. 그러니 이야기의 ‘바깥’ 같은 것은 아예 없다.

라그나로크 이후에도 이야기는 계속되는 것이다.     (p. 336~ 337)

 

이런 이유 때문에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서 이야기를 찾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김남일은 신화의 이야기를 인문학으로 확장한다. 신화가 이분법에 기초한 합리주의만으로는 도무지 풀 수 없는 문제에 대해 일정하게 해결의 실마리를 던져줄 수도 있기 때문이다.(p. 308) 인문학으로서의 신화는 인간뿐만 아니라 동물 혹은 다른 존재까지 품는다. 김남일은 ‘공존의 인문학’이라고 표현하는데, 중심과 주변의 관계에 대해서, 다수와 소수의 관계에 대해서, 틈과 사이에 대해서 넉넉히 생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p. 325~ 326) 과거에 신화의 악몽이라 할 수 있는 나치즘도 있었지만, 오늘 신화는 좋은 꿈이다. 말이 안 되는 신화를 말이 되게 해석하다 보면 선인들의 상상력과 공존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행간에서는 질문과 생각이 솟아난다. 꽃처럼 신화에 다가가면 우리도 꽃과 함께 아름답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싶다.

e******i 2017.12.14. 신고 공감 5 댓글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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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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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신화라면 인간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우리 인간 세계와는 좀 먼 세계의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다시금 들었던 생각은 신화란 알게 모르게 우리 삶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참 신기하다. 아스라한 기억 저편에 유년의 기억이 떠오른다. 새벽녘 어스름에 장독대 앞에서 두 손을 모아 무언가 빌고 계시던 엄마의 모습. 까맣게 잊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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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는 신화라면 인간이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우리 인간 세계와는 좀 먼 세계의 이야기로 생각했는데, 이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며 다시금 들었던 생각은 신화란 알게 모르게 우리 삶에 깊숙이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이다. 참 신기하다. 아스라한 기억 저편에 유년의 기억이 떠오른다. 새벽녘 어스름에 장독대 앞에서 두 손을 모아 무언가 빌고 계시던 엄마의 모습. 까맣게 잊고 있던 기억이 책을 읽으며 되살아나는 것도 경이로움이다. 그렇게 신화는 우리의 삶에 면면히 이어져 왔고 우리의 마음속 깊이 각인되어 왔던 것이다.

 

 과학기술 문명의 발달로 첨단을 달리고, 우주선을 발사하는 이 시대에 신화가 통하는 세상인가 의아하기도 하다. 하지만, 조금만 더 관심을 기울여보면 신화의 그림자는 여전히 우리가 사는 세상 가까이에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우리의 편리한 발이 되어주는 생활필수품 자동차의 이름에 신의 이름이 들어있고, 가장 많이 팔리는 자양강장제도 바카스신의 이름이 붙어 있다. 뿐만 아니라 인도가 최근 개발했다고 발표한 대륙간 탄도미사일 아그니-5 조차도 막강한 위력을 지닌 불의 신 아그니에서 비롯되었단다. 마치 소유하는 물건에도 신의 능력을 빌어 강하고 완벽하게 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을 반영하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이렇게 신화란 우리 인간세계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임을 알 수 있다.

 

 이 작품에서 다루는 신화는 그 수도 다양하고 폭이 넓다. 동서양의 건국신화, 영웅신화 등을 아우르며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다. 그 중에는 익히 알고 있던 것도 있지만, 처음 알게 되는 이야기도 있어 신화의 세계가 이렇게 이야기가 풍부하구나, 감탄하게 된다.

 

 제 2신화 이렇게 읽어도 된다에서 중남미 3대 문명 중 하나인 마야 문명을 대표하는 신화 역사서 포폴 부에 전해지는 신화를 소개한다. 여기서 오늘날 많은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 공동주택 층간소음의 뿌리를 신화에서 연상할 수 있다는 것이 참 놀라웠다. 마야 문명 사회에서 공놀이 할 때의 소음을 농부들이 농지를 정리할 때 내는 소란스러움으로 해석하여 그 소음이 지하세계의 신들을 분노케 만들었다는 논리다. 이렇듯 신화의 세계를 알면 현실의 생활에서도 이웃과 다툴 일이 조금은 줄어들지 않을까 싶다. 어떤 세계를 알고 이해한다는 것은 상대방에 대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마음을 가질 수 있고, 그만큼 포용력 있는 인간으로 성장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사실 신화는 과학적인 잣대로 비교할 수 없다. 깃털이 몸속으로 들어가 임신을 하게 되거나, 유화가 햇빛을 받아 주몽을 낳는 일, 알란 고아가 달빛의 정기를 받아 임신하는 몽골 신화가 어떻게 과학적인 논리로 설명 할 수 있겠는가. 신화란, 사실이냐 아니냐의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쓸모가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다. 세계적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죽는다는 것은 태어나지 않는다는 것과 아무런 차이가 없을 것이다……. 거기에 두려워할 만한 것은 없다.”(p25)고 했다. ‘죽음이야말로 신화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는 근거이며 원천임에도 간단히 무시하고 마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신화는 상징과 은유의 언어이기 때문에 과학의 사실적 언어로는 읽을 수 없다는 말에 공감이 간다.

 

 이 책을 통해서 새롭게 느꼈던 부분은 신들의 세계에서 일어나는 온갖 부정적인 모습, 이를테면 질투, 근친상간, 서슴지 않고 저지르는 살인 등 도덕성의 부재에 대한 점이다. 신들은 인간 위에 군림하면서 이렇게 행동해도 되는 걸까. 먼저 모범을 보여야 하는 건 아닐까. 신화를 통해서 대립과 갈등이 무수히 존재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이것은 우리 인간세상을 들여다보며 참조 할 수 있다. 누구나 행복하고 기쁜 일만 있는 태평성대 일 수만은 없다는 것을 알게 된다. 온갖 사술(邪術)과 무질서의 범람은 피할 수 없는 인간세상의 조건임을 알 수 있다. 신화 또한 인간의 상상 속에서 나온 이야기니 어쩌면 인간세상과 다를 바 없는 우리의 삶과 닮은꼴 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신들이 하던 노동을 대신 시키기 위해서 인간을 탄생시켰다는 메소포타미아 신화는 차라리 솔직하다. 자신들의 유익을 위해 신을 만들었지만, 인간이 늘어나자 덩달아 불평불만도 늘어났을 것이다. 인간들이 불평하는 소리에 잠을 제대로 이룰 수 없게 되자, 인간들을 없애버리려고 홍수를 일으킨다. 가장 유명한 것이 노아의 방주. 가만히 생각해 보면 신화나 인간세상의 이야기나 별반 다를 것이 없는 것 같다. 인간들끼리 싸움을 벌이고 여러 가지 이념을 내세워 테러를 일으키고 수많은 인명이 살상되는 세상이다. 신이라고 해서 따뜻하지도 않다. 오히려 불같은 성격에 한 치의 너그러움도 없다. 무소불위(無所不爲)의 권력을 내세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을 모두 제거한다.

 

 흔히 삶과 죽음은 동전의 양면처럼 동일선상에 있다고 한다. 신화에서도 그러한 징후를 찾을 수 있다. 사체화생(死體化生)신화 라고 할 수 있는 하이누웰레 신화가 그것이다. 하이누웰레가 죽은 후 시신을 묻은 곳에서 구근이 자란다. 죽음은 또 하나의 생명을 창조한 셈이다. 인간에게 유용한 작물이 말이다. 북미 인디언들에게 가장 귀한 두 가지 작물인 옥수수와 담배의 기원에 관한 신화도 그렇다. 그렇게 죽음 뒤에 소생하는 생명, 생물의 창조 이야기가 결코 과학적으로 설명할 수 없고,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왠지 무시할 수 없는 그 무엇은 인류에게 심어진 신들에의 경배가 면면히 이어져 온 때문이 아닐까. 이러한 사체화생(死體化生) 신화는 농경신화 뿐만 아니라, 세계의 무수한 창세신화 중에도 그런 모티프를 찾을 수 있다니 신기하기만 하다.

 

 신화가 지닌 스토리텔링은 이제 국가적인 문화유산으로도 내세울만한 무기가 된 것 같다. 서사시에 관한 한 풍부한 전승을 보이지 못했던 중국이 오늘날은 사시와 장편서사시가 풍부한 나라가 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중국 내 많은 소수민족을 중국의 이름으로 포함했기 때문이다. 수 천 년 간 주변의 오랑캐로 업신여기던 그들이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취한 행동이다. 장족(티베트족)게세르>, 키르기스족의 마나스>, <장가르를 중국 민족의 3대 서사시로 간주하고 앞의 두 가지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했다고 하니 그 약삭빠름이 놀라울 따름이다. 또 악몽의 신화라 불리는 현대의 신화나치즘을 언급한다. ‘다른인간과 자연에 대한 자신들의 지배와 억압을 정당화하기 위한 합목적적 도구였다.

 

 신화는 도처에 깊숙이 자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문학작품, 영화, 음악 등 우리가 누리고 있는 각종 예술 작품에 끊임없이 재현되고 있다. 사라져가거나 잊혀져가는 신화적 유산인 문화재를 되살리는데 시인, 예술가, 철학자가 있다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특히 켈트의 시인 윌리엄 버틀러 예이츠는 아일랜드 신화와 전설에 지대한 관심을 갖고 있었는데, 쿠훌린에게 대단한 애착을 보였다. 다름 아닌, 영웅 쿠훌린을 통해 아일랜드 민중의 집단적 정체성을 환기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인문학이 시대의 흐름을 타고 되살아나듯이 신화 또한 꽃처럼활짝 피어날 것이다. 과학 문명은 첨단에 첨단을 달리고 있는 시대이지만, 인류에게서 이야기를 빼앗아 갈 수는 없기 때문이다. 저자의 해박하고 다양한 신화에 대한 지식에 다시 한번 놀라고, 상상의 즐거움은 덤이다. , 이건 말도 안 돼, 하면서도 몰입하는 자신을 본다. 신들은 멀리 있지 않다. 항상 우리들 마음속에 자리 잡고 있다. 풍성한 상상력의 세계로 안내하는 신화의 세계에서 삶의 지혜와 의미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h*****7 2017.12.18. 신고 공감 2 댓글 2
리뷰 총점 종이책
꽃처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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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화가 끝나는 지점에서 역사가 시작된다(184쪽)”는 말의 의미를 저절로 떠올리게 만든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현대사회에서 가장 많이 응용하고 있는 것이 각종 신화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과학의 기세는 거침이 없어서, 신의 영역까지 서슴없이 넘보고 있는 게 현실(14쪽)”이라고 한다. 이것이 영화나 게임에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지 찾아본다면 쉽게 알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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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신화가 끝나는 지점에서 역사가 시작된다(184쪽)”는 말의 의미를 저절로 떠올리게 만든다. 가만히 생각해보면 현대사회에서 가장 많이 응용하고 있는 것이 각종 신화이기 때문이다. 저자의 말에 따르면 “과학의 기세는 거침이 없어서, 신의 영역까지 서슴없이 넘보고 있는 게 현실(14쪽)”이라고 한다. 이것이 영화나 게임에 어떻게 응용되고 있는지 찾아본다면 쉽게 알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신화의 세계는 참으로 깊고 넓고 오묘하기 때문에 그것을 오늘의 시점에서 파악하려고만 하면 때로 문제가 생긴다고 저자는 조언한다.

 

따라서 현재 우리들이 알고 있는 신화는 과거처럼 속 시원한 정답을 제시해주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말한 과거의 속 시원한 정답이라는 것은, 죽음을 극복하게 해준다거나, 병자를 치료해준다거나, 죄를 더 많이 지어서 지진의 강도가 세게 일어난다는 것에 대한 허무맹랑한 주장들이다. 즉 미신적인 이야기들을 말한다. 이것들은 과학이 발달할수록 심각한 착각이며 오류였음이 드러난다. 그럼에도 가끔씩 긴가민가하게 여겨진 것은 완전한 미스터리이다.

 

이러한 신화의 장점은 우주 삼라만상 어디에서나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성과 인성이 공존하는 곳이면 시공을 초월해서 말이다. 이것은 여러 신화 속에 나오는 신들의 이야기나, 이름들이 21세기에도 끊임없이 거론되거나 불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신들이 사라져도 골백 번은 더 사라졌어야 할 세상인데 말이다.

 

억겁(億劫)의 세월을 건너오는 동안 신들은 소멸하지 않고, 우리 주변에서 버젓이 살아 움직이고 있다. 이것은 틀에 박힌 정보가 아니라 자연스럽게 흘러 다니는 이야기라서 가능한 것은 아닐까? 이와 같은 신들의 영원불멸(永遠不滅)한 생명력을 탐내는 건 우리 인간들이다. 따라서 영원히 행복한 삶을 꿈꾸고 추구하는 사람들 곁엔, 신화에 등장한 신들의 이름이 늘 함께 공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물론 이 책 속에는 그런 정보들이 빼곡하게 기록되어 있다. 하지만 미래의 독자를 위해서 그런 정보는 아껴두기로 한다. 과학이 고도로 발달한 21세기에도 우리는 왜 신화에 열광하는지, 궁금하다면 지금 이 책을 읽어보시라!

 

 

신화는 시간도 가늠할 수 없을 만큼 먼 태곳적 이야기를 다루지만, 그것이 오늘 우리의 시간하고 전혀 상관없다고 말할 수 없다. 우리가 이 눈부신 첨단 과학문명의 시대에 여전히 신화의 의미를 거듭 궁리하는 것도 모든 신화는 이미 오늘의 신화이기 때문인지 모른다.


-본문 259쪽에서.

 

 

g****0 2017.12.15. 신고 공감 2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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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경계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들- 김남일, 『꽃처럼 신화』
"신화, 경계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들- 김남일, 『꽃처럼 신화』" 내용보기
신화, 혹은 경계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들- 김남일, 『꽃처럼 신화』       김남일은 『꽃처럼 신화』(아시아, 2017)에서 ‘오늘 우리에게 신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글을 시작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관심대상인 신화가 ‘신’이 아닌 ‘신들’의 이야기라는 점”(11쪽)을 강조한다. 유일신에 대한 이야기는 ‘말씀’으로 되어 있다. 유일신이 ‘엄숙함’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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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 혹은 경계에서 펼쳐지는 새로운 이야기들

- 김남일, 『꽃처럼 신화』

 

 

 

김남일은 『꽃처럼 신화』(아시아, 2017)에서 오늘 우리에게 신화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으로 글을 시작하고 있다. 그는 이 책의 관심대상인 신화가 이 아닌 신들의 이야기라는 점(11)을 강조한다. 유일신에 대한 이야기는 말씀으로 되어 있다. 유일신이 엄숙함이라는 단일 이미지를 지니고 있다면, ‘신들의 이야기는 이쪽과 저쪽을 넘나드는 다양한 상황=이미지들로 구성되어 있다. 신화가 종교와 갈라지는 지점은 여기에 있다. 물론 종교에도 이야기가 있다. 모세나 예수에 얽힌 이야기들을 생각해 보라. 하지만 사람들은 그런 이야기들에서 신화만한 재미를 느끼지 못한다. 인간의 삶을 규제하는 도덕률에 근거한 이야기에는 틈이 없다. 신화는 사람들이 숨 쉴 틈을 제공한다. 도덕률이라는 단일 이미지에서 벗어나 판타지로 나아가는 길을 신화는 삶에 지친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신화를 재미라는 맥락에 가둘 필요는 없다. 이성과 합리성을 중시하는 현대인들이 신화 속 이야기에 사로잡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재미만으로 설명하기 힘든 무언가가 거기에는 있다.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처럼 이라는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지식인들도 있지만, 이 시대를 사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신화로부터 어떤 위안을 얻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신화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향해 질문을 던지고,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사회, 삶에 대해 질문을 던진다. 꼭이 무거운 질문이 아니다. 어린 시절 엄마나 할머니에게 듣던 그 이야기를 신화는 어느 때는 거친 이야기로, 또 어느 때는 세련된 이야기로 바꿔서 들려준다. 편안한 마음으로 듣는 그 이야기에는 그러나 이 세상이 어떻게 만들어졌고, 우리가 사는 이곳=이승 너머에는 무엇인지 있는지(다른 말로 하면 죽음이란 무엇인지) 하는 너무도 무거운 질문들도 스며들어 있다.

 

지은이는 그리스로마 신화를 넘어서 켈트 신화, 인도 신화, 그리고 아시아 여러 나라의 다양한 신화들로 뻗어 나가며 우리가 지금 신화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차근차근 이야기한다. 그는 신화를 우리가 사는 이 삶 속에서 새롭게 해석한다. 이를테면 지은이는 아파트 문화에서 발생하는 층간 소음 모티브가 마야 신화에도 고스란히 나와 있음을 밝혀낸다. 이 이야기가 실린 신화역사서 『포폴 부』조언의 책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당시 사람들이 신화를 통해 사회 질서를 유지하려 했다는 걸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살인과 복수라는 신화소(神話素)가 이 이야기에도 나오지만, 사실 신화에 나오는 죽음은 새로운 탄생을 위한 과정으로 나타난다. 누군가 죽으면 또 다른 누군가(혹은 무언가)가 태어난다. 태어난 아이들이 억울하게 죽은 아비의 한을 갚는 구조는 이야기에서 이야기로 변함없이 이어지는 신화의 특성을 제대로 드러낸다.

 

당연한 얘기지만, 신화는 무엇보다 신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신들이 없는 이야기는 신화라고 말할 수 없다. 중요한 것은 이 신화가 사람들을 통해 이야기된다는 점에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신이지만, 그 신을 만든 이는 인간이다. ()과 인간 사이에 놓여 있는 묘한 관계가 신화를 인간 삶의 알레고리로 들여다보는 단서를 제공한다. 신화에 등장하는 신들이나 영웅들은 인간의 능력을 넘어선 존재들이다. 그래서일까, 세계 창조의 비밀을 다루는 창세신화에는 인간다운 인간이 나타나지 않는다. 지은이가 솔직히 이럴 거면 인간은 왜 만들었는지 따지고 싶은 마음마저 든다.”(79)고 말할 정도로, 신화에 나오는 인간들 대부분은 신을 위한 도구로만 그려진다. 인간이 만든 이야기에서 인간이 왜 이리 비중이 없게 다뤄지는 것일까?

 

죽임을 당한 여자의 몸에서 오늘날 우리가 알고 있는 갖가지 알뿌리식물이 생겨났다는 이런 종류의 신화를 사체화생(死體化生)신화라고 부른다. 이런 신화는 세계적으로 널리 퍼져 있는데, 특히 사물의 기원신화에 많이 나타난다. 루마니아의 세계적인 신화학자 엘리아데는 우주와 세계의 창조 이후 일정한 시간이 흐른 후 인간에 의해 신이 살해되는 일에 주목하고, 그때 신들의 죽음은 오히려 창조적이었다고 말한다. 무엇보다 인간 생활에서 극히 중요한 것들이 그 죽음의 결과물로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렇게 해서 새롭게 나타난 것은 살해된 신의 실체를 공유하는 셈이다. 어떤 면에서는 그 새로운 것 속에 신이 잔존하고 존속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자기들이 주기적으로 재연하는 제의 속에서 신을 부활시킨다. 그렇지 않으면 신은 자신의 시체에서 생겨난 동물과 식물 속에 존속한다. 어떤 경우든 살해된 신은 결코 망각되지 않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신의 살해는 범죄로 간주되지 않는다. (100~1)

 

신들의 세계에 사는 인간은 분명 약한 존재이다. 하지만 그런 상황 속에서도 인간은 멸종되지 않고 명맥을 이어왔다. 신들의 보호일까? 그런 면도 있겠지만, 신화에서 그것은 생에 대한 인간의 강렬한 의지로써 표현된다. 인간은 신을 통해 인간의 이야기를 한다. 인간에 의해 살해된 신(여성)의 몸에서 온갖 작물들이 나오는 이야기를 생각해 보라. ‘사체화생(死體化生)’ 신화는 만물의 근원인 신으로부터 이 세상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로만 한정되지 않는다. 신이 죽음으로써 인간이 살 삶의 터전이 마련되었다. 죽음이 곧 삶이 되는 과정에는 사실 자연=신을 바라보는 신화시대 인류의 마음구조가 스며들어 있다. 그 시대 인류에게 신=자연은 감히 넘볼 수 없는 죽음의 영역에 속해 있다. 함부로 경계를 넘었다가는 살해당하기 십상이다. 인간은 거대한 자연 앞에서 스스로 머리를 숙인다. 신화시대의 인간들은 겸손한 마음으로 자연=신을 대했다는 얘기다. 자연=신 앞에서 한없이 나약할 수밖에 없는 인간은 바로 이 겸손함으로 신들의 세계에서 살아남은 셈이다.

 

인간화된 신, 곧 영웅이 나오는 신화는 어찌 보면 이러한 겸손함을 서서히 자기에 대한 자부심으로 바꿔가는 인류의 성장과정을 대변하다고 볼 수 있다. 신화 속 영웅이라고 다 같은 영웅은 아니다. 인간화된 영웅들은 자기 욕망에 충실하다. 인도의 서사시인 『마하바라타』에 나오는 유디스티라는 도박에 빠져 자기가 소유한 모든 걸 날릴 정도니, 이들이 내보이는 욕망의 강도는 상상조차 하기 힘들다. 하긴 그런 존재들이기에 수많은 영웅들이 어미 겨드랑이를 뚫고 별나게 태어나는 방식을 취하지 않았겠는가? 하루만 엄마 젖을 먹고 다음 날부터 성인처럼 행동했다는 영웅 이야기는 어떤가?(신화는 아니지만 아기장수 설화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별나게 태어난 영웅은 별난 행동으로 결국은 자기 목적을 이룬다. 영웅이 등장하는 건국신화는 대부분 이런 독특한 인물들에 근거하여 이야기가 서술되고 있다.

 

이런 종류의 신화가 주는 의미는 도대체 무엇일까. 속임수를 쓰라는 것일까. 사실 속임수와 지혜는 종이 한 장 차이일 때가 많다. 이 두 신화가 말장난을 하는 게 아니라면, 여기서 우리가 생각해 볼 점은 무엇인가. 그것은 바로 앞서 트릭스터를 통해서도 살펴봤듯이 경계에 대한 사유이다. 다시 말해 낮도 밤도 아닌 황혼, 문안도 밖도 아닌 문지방, 인간도 신도 아닌 반인반수 마른 것도 젖은 것도 아닌 거품, 무기도 연장도 아닌 이빨 등등. 이 모든 것들을 일러 경계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경계야말로 신들의 교활한 지혜(狡智)이자 우리가 신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지혜(巧智)의 하나이기도 하다. 이른바 경계성(liminality)’이 지닌 위력이다. 사실 이 단어는 문지방을 나타내는 리멘(limen)에서 유래했다. 그렇지만 이것은 비단 공간적 경계만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시간까지 한데 아우르는 개념이다. 인류학자 빅터 터너는 리미널한 시간(liminal time)이 우리가 의존하는 시계의 시간과 다르며, 무엇인가 비일상적인 현상이 일어날 수 있는 마술적인 시간이라고 보았다. 특히 축제나 카니발 같은 신성한 의례들에서 질서와 무질서, 세속적인 것과 성스러운 것, 일상적인 것과 비일상적인 것이 한데 섞이고 오히려 뒤바뀌는 상황을 이 개념으로 표현했다. (305~6)

 

건국신화에 나오는 영웅은 신과 인간 사이에 걸쳐 있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단군만 해도 환웅()과 웅녀(인간) 사이에서 태어난 신인(神人)이다. 경계에 선 존재라는 말이다. 인간이 신화에 관심을 기울이는 이유 중 하나는 죽음에 대한 관념과 이어져 있다. 죽음은 보이지 않는 세계를 가리킨다. 이쪽에 있는 이들을 두려움에 떨게 한다는 점에서 죽음은 곧 신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불사(不死)의 신이라는 말이 왜 나왔겠는가? 그리고 영웅들은 왜 길가메시처럼 불사에 제 목숨을 걸겠는가? 경계를 넘어 신이 되려는 욕망이 모든 인간의 마음에는 들어 있다. 범부(凡夫)라고 해서 이런 욕망이 없는 건 아니다. 신에 가까운 힘을 가진 영웅들일수록 그 욕망이 더욱 클 뿐이다.

 

지은이는 인류학자 빅터 터너의 말을 빌려 리미널한 시간(liminal time), 즉 경계의 시간을 마술적인 시간이라고 명명한다. 마술적인 시간은 경계를 흐린다. 경계에서는 왕과 거지, 성자와 탕아의 구별이 있을 수 없다. 혼돈이다. 혼돈은 시간이 어떻게 흘러갈지 모른다. 하나의 시간이 아니라 다양한 시간들이 거기에는 있다. 지은이는 축제나 연희에서 예시를 찾는다. 봉산탈춤에 나오는 말뚝이는 연희 속에서 양반들을 갖고 논다. 양반들은 연희를 보며 그저 웃을 뿐이다. ‘현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현실의 알레고리인 신화도 마찬가지다. 지은이는 가부장제에 토대를 두고 서술되는 인도 서사시 󰡔라마야나󰡕를 여성의 입장으로 재구성한 『찬드라바티 라마야나』에 주목한다. 라마의 아내인 시타가 이 작품에서는 중심인물로 등장한다. 여성을 남성의 종속물이 아니라 주체적 존재로 보려는 생각이 여기에는 스며들어 있다.

 

신화는 이렇듯 이야기라는 형식을 통해 인간이 소망하는 어떤 세계를 계속해서 펼쳐낸다. 죽은 신의 몸에서 새로운 생명들이 솟아나오듯, 신화는 삶 죽음 삶이라는 순환구조를 바탕으로 끊임없이 반복된다. 사람이 사는 곳이면 어디에나 신화=이야기가 있다. 인간은 신화라는 이야기로 자기철학을 표현했다. 따라서 신화에는 인류가 걸어온 내면의 역사가 아름드리 새겨져 있다. 신화시대의 인간은 거대한 신을 향해서만 겸손했던 건 아니다. 그들은 곰이나 연어 같은 다른 생명들과도 겸손한 마음으로 교류했다. 살기 위해 그들은 어쩔 수 없이 동물들을 죽여야 했지만, 그 속에서도 그들은 희생당한 동물들에게 예의를 차리는 걸 잊지 않았다. 신화를 역사적 사실로 보는 이들은 정말로 바보다. 신화는 이야기다. 우리 인간이 이 지구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알려주는 이야기다. 신화가 이 세상에서 사라질 수 없는 궁극적인 이유인 셈이다.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

 

 

 

o*****s 2017.12.09. 신고 공감 2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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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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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가 지금껏 봤던 신화 책들과는 달랐어요. 지금껏 제가 본 신화 책들은 그리스-로마 신화라든가 단군신화라든가 북유럽신화라든가 해서 각 지역의 신화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정도의 책들이었는데 이 책은 신화를 정말 세세하게 분석을 하고 있었어요. 특히 단순한 소개를 넘어 신화가 무엇인지, 도대체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부터 시작해서 신화를 어떻게 읽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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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제가 지금껏 봤던 신화 책들과는 달랐어요지금껏 제가 본 신화 책들은 그리스-로마 신화라든가 단군신화라든가 북유럽신화라든가 해서 각 지역의 신화를 소개하고 설명하는 정도의 책들이었는데 이 책은 신화를 정말 세세하게 분석을 하고 있었어요.

 

특히 단순한 소개를 넘어 신화가 무엇인지도대체 우리에게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대해서부터 시작해서 신화를 어떻게 읽을 것이지 고민하고 있네요그리고 전 세계 신화들을 건국신화 영웅신화 등으로 다양하게 구분하고 신화를 소개하고 있어요이 책은 수많은 전 세계 신화를 단순하게 소개하는 것을 넘어서 삐딱하게 읽기라 하여 다른 신선한 시각을 제시고 있어요저자 김남일 작가는 아시아 신화 여행>, <백 개의 아시아>, <라마야나> 등 신화에 관련된 수많은 책을 펴내서 최고의 신화 전문 소설가라고 불린다고 해요.

 

그럼 신화란 무엇일까요신화는 사전적으로 우주의 기원초자연의 존재의 계보민족의 시원 등과 관련된 신에 대한 서사적 이야기를 의미한다고 해요여기서 신화를 뜻하는 영어 단어 myth는 그리스어의 mythos에서 유래하는데논리적인 사고 내지 그 결과의 언어적 표현인 로고스(logos)의 상대어로서사실 그 자체에 관계하면서 그 뒤에 숨은 깊은 뜻을 포함하는 신성한 서술이라 할 수 있다고 해요.

 

도대체 이러한 신화는 인류에게 어떤 작용을 할까요아직 과학 발달하기 이전에 종교나 유사종교가 지배하던 근대 이전에는 신화 자체가 지도층에게 권위를 부여하거나 그 자체가 구심점이 되어 국민들을 통합시키는 정치적인 작용을 하였어요지도자 혈족은 하늘에서 내려오거나 알로 태어나는 등 일반 인간이 아닌 특별한 존재로 부각시켰죠.

 

과학적 지식이 대중화한 근대 이후는 비과학적인 신화의 내용이 대중들에게 큰 역할을 하지는 못하겠죠대신 스토리텔링으로서는 큰 역할을 해요우리에게 친근한 예로 이야기가 있는 상품명과 로고를 살펴보면우리나라의 유명한 자양강장제 박카스는 그리스로마 신화의 주신의 이름인 박카스에서 따왔어요그리고 스타벅스의 로고는 바다의 요정 세이렌이라고 해요영상과 게임 산업에서의 수많은 캐릭터들 그리고 나이키 비너스 칼립소 마이다스 등의 이름들도 그리스로마 신화에 나오는 캐릭터들이에요이처럼 오늘날에도 신화는 각별한 대접을 받고 있어요또 저자에 따르면 신화는 독서의 재미는 물론우리 삶에 풍성한 참조를 제공하는 인문학적 각주의 구실을 한다고 해요경계야말로 신들의 교활한 지혜이자 우리가 신화를 통해 배울 수 있는 중요한 지혜의 하나이기도 하다면서 경계의 사유를 강조해요.

 

이 책에는 공간적으로는 앞에서 언급한 그리스로마신화 외에도 전 세계 즉 아시아 아프리카와 유럽 그리고 아메리카와 태평양 섬들의 신화까지 망라하여 신화들을 소개하고 분석하고 있어요시간적으로는 창세신화부터 건국신화영웅신화까지 언급며 다양한 접근하며 삐딱하게 파악하며 보고 있어요.

 

이 책은 신화 전문 작가 김남일님이 정말 작정하고 만든 신화에 관한 책이에요어디서 다 구했는지 정말 수많은 신화가 등장해요신화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그 자체만으로도 일독을 권할 만한 책이에요저는 그 수많은 신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9부의 인문학으로서의 신화 8부의 오늘의 이야기로서의 신화를 분석한 점에 더욱 감탄을 하며 읽었네요.


 

c****9 2017.12.10.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세계문화 속의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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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는 9개의 주제를 갖고 새로운 인문학으로서의 신화를 되새겨 본다. 신화란 무엇인가?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이 신화에서 비롯되었다, 건국신화와 영웅신화 등에 나타난 세계관, 죽음과 그 너머에 대한 생각, 신화속의 이단자, 인문학으로 읽히는 신화 등 다양한 신화에 대한 생각을 펼쳐 보인다. 오늘날 신화는 오히려 질문으로서 더 의미 있는 기능을 발휘한다. ‘질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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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처럼 신화9개의 주제를 갖고 새로운 인문학으로서의 신화를 되새겨 본다. 신화란 무엇인가?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이 신화에서 비롯되었다, 건국신화와 영웅신화 등에 나타난 세계관, 죽음과 그 너머에 대한 생각, 신화속의 이단자, 인문학으로 읽히는 신화 등 다양한 신화에 대한 생각을 펼쳐 보인다. 오늘날 신화는 오히려 질문으로서 더 의미 있는 기능을 발휘한다. 질문의 한 형식으로서 신화는 과학과는 다른 방식을 통해 오히려 사실의 표층에 잘 드러나지 않는 진리까지 포착할 수 있다.(p.30)’고 저자는 말한다.

 

독일인 인류학자 예젠과 니게마이어는 19372월부터 19383월까지 인도네시아의 몰루카 제도와 네덜란드령 뉴기니의 섬들에서 신화를 채집하고 연구했다. 그들은 그 결과를 바탕으로 세계의 농경신화를 하이누웰레 형과 프로메테우스 형으로 분류, 인류학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었다. 하이누웰레 형은 사체나 배설물에서 식물이 생겨났다는 기원신화이고, 프로메테우스 형은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을 위해 천상의 불을 훔쳐오는 것처럼 하늘 또는 외부세계에서 곡식이 들어오는 유형을 말한다.(p.103)”

영웅 신화의 스토리는 평범하게 살던 주인공에게 소명이 떨어지고, 처음에 거부하던 영웅은 모험의 길에 나서서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마침내 목적을 달성한다. 그런 다음 마지막 반전 혹은 우여곡절을 겪은 뒤 다시 집으로 돌아온다는 것으로 되어 있다. <반지의 제왕이나 스타워즈같은 영화를 떠올리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햇빛에 바라면 역사가 되고, 달빛에 물들면 신화가 된다.”라는 말이 있지만, 신화의 시대가 저물면서 역사의 시대가 시작된 이래 달빛은 늘 햇빛에 자리를 내주었던 게 현실이었다. 질서와 논리는 혼돈과 주술을 밀어냈고, 의식은 무의식보다, 일신교는 다신교보다 우월해야 했기 때문이다.

 

노마드란 한자리에 앉아서 특정한 가치와 삶의 방식에 매달리는 대신, 끊임없이 자신을 부정하고 바꾸어 가며 창조성을 지향하는 사람을 말하는 개념이다. 그리하여 21세기 노마드들은 국가, 자본, 젠더, 민족, 가족, 체제 등 기왕에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가치들로부터 탈주를 시도한다. 그들은 접속 자체를 거부하는 은둔형 외톨이 히키코모리와 달리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한다.(p.213)”

북미 신화에 나타나는 코요테의 신체 부분들은 하나의 유기체로서 코요테를 위해 봉사하는 대신 저마다 제 목소리를 내는 개별적 자아들이다. 이 때문에 배로 말하고 머리로 걷는 게 가능한 것이다. 그는 존재 자체가 일상에 대해 일탈이며, 도덕에 대해 외설이다. 그는 필연을 거부하고 우연에 몸을 맡긴다고 설명한다.

 

k******4 2018.06.27. 신고 공감 1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신화 다시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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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도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해 지진이 일어난다는 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자연 현상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몰랐던 시절이라면 두려워서 그랬겠거니 할 수 있지만, 지진 발생 직전에 긴급 재난 문자가 먼저 도착하는 시대에는 걸맞지 않은 사고방식이다. 그런 주술적인 믿음이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하는 데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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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세상에도 누군가의 잘못으로 인해 지진이 일어난다는 소리를 듣게 될 줄은 몰랐다. 자연 현상이 어떤 원리로 작동하는지 몰랐던 시절이라면 두려워서 그랬겠거니 할 수 있지만, 지진 발생 직전에 긴급 재난 문자가 먼저 도착하는 시대에는 걸맞지 않은 사고방식이다. 그런 주술적인 믿음이 인간이 감당하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하는 데 필요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는데도 제물로 바칠 희생양이나 찾고 있다면 한심한 일이다.

물론 과학이 모든 것을 설명해줄 수는 없다. 우리가 죽은 뒤에 어떻게 되는지는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고, 죽으면 다 끝이라는 과학자의 말은 죽음을 겁내는 사람들에게 아무런 도움도 되지 못한다. 과학적으로 측정한 영혼의 무게보다 신화 속의 사후세계가 훨씬 매력적인 데는 이유가 있다. 신화는 허무맹랑한 거짓말로 가득하지만 굳이 팩트체크를 하지 않아도 된다. 상징과 은유에 정답은 없으니까. 시대에 맞게 의문을 갖고 의미를 발견하면 그만이다.

방글라데시 산탈족의 신화를 보면 원래 쌀은 겉껍질이 벗겨져서 나오고 목화는 직조된 상태의 옷감이 열렸다고 한다. 그런데 여자가 죄를 지어서 지금처럼 고생을 해야만 얻게 됐다는 거다. 여성이 안 좋은 역할을 맡는 것이 어디 이 신화 뿐일까. 인도의 서사시 <라마야나>에는 칭송받는 영웅 라마가 악귀에게 납치된 아내를 구한 뒤 정절을 의심하는 장면이 나온다. 이런 이야기들은 요즘처럼 페미니즘 이슈로 떠들썩한 시대에 왜 여성이 부정적으로 그려지고, 부당한 대우를 받아야 하는지에 대해 질문을 던지게 만든다. 이렇게 새로운 해석을 통해 신화는 유효기간을 늘려간다.

가장 흥미로운 내용은 '트릭스터'라는 존재에 대한 것이다. 트릭스터는 도덕과 관습 같은 기존의 가치를 무너뜨리는 이단자이면서, 금기를 깨고 새롭고 유용한 것을 가져다주는 영웅이기도 하다. 세상의 유래를 설명하는 창세 신화 중에는 부모를 죽이고 가두는 행위가 눈에 띄는데 새로운 것의 탄생은 과거와의 단절로부터 비롯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질서가 깨지는 것이 두려우면 아무것도 바꿀 수 없다는 뜻이니 지금의 우리에게 꼭 필요한 지혜다.

이 책에서는 신화의 대명사나 다름없는 그리스 로마 신화의 비중이 그리 크지 않다. 남미, 인도, 몽골, 중국 소수민족 등 접하기 쉽지 않은 신화와 함경도 김쌍돌이 <창세가>, 제주도 설문대할망 같은 우리나라 전통 신화를 다양하게 소개한다. 신화에 대해 전반적으로 살펴보는 책이기 때문에 중요한 부분만 짤막하게 다루고 있는데 관심이 있다면 같은 저자의 책 <백 개의 아시아>를 읽어보는 것도 좋겠다.

YES마니아 : 로얄 d******k 2017.12.12. 신고 공감 0 댓글 0
리뷰 총점 종이책
꽃처럼 신화 - 김남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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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하는 동물     인간은 이야기라는 DNA를 간직한 호모 나랜스(Homo Narrans)다. 인간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에서 독립하여 인간이 되었다. 인간이 대물림을 멈출 때까지 이야기는 이어질 것이다. 이야기가 끝나는 시간이 세상이 멈추는 시간이다. 하늘은 이야기로 열렸기 때문에 하늘이 닫힐 때도 이야기로 닫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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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야기하는 동물

 

 

   인간은 이야기라는 DNA를 간직한 호모 나랜스(Homo Narrans)다. 인간이기 때문에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인간은 동물에서 독립하여 인간이 되었다. 인간이 대물림을 멈출 때까지 이야기는 이어질 것이다. 이야기가 끝나는 시간이 세상이 멈추는 시간이다. 하늘은 이야기로 열렸기 때문에 하늘이 닫힐 때도 이야기로 닫힌다.

 

   어쨌거나 그때 그 순간(천지가 창조되는 순간, 가장 단순하면서도 복잡하고, 가장 분명하면서도 모호한 순간)은 가장 장엄하면서도 시시하고, 가장 진지하면서도 허탈하고, 가장 신비로우면서도 그저 그랬을지 모른다.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세상이 처음 열리던 개벽이나 세상을 처음 만들던 창세의 신화도 이야기를 위한 이야기를 넘어서서 어떤 분명한 목적의식, 분명한 쓰임새를 지니고 있었다는 사실이다. (52~53)

 

  저자는 창세 신화가 장엄하든 단순하든, 진지하든 시시하든, 태초의 창조 신화에는 분명 어떤 쓰임새가 있었다고 한다. 그러면서 우리 신화 <천지왕본풀이>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천지왕본풀이>는 하늘의 천지왕이 세상의 근본을 푸는 신화인데, 무당이 굿을 할 때 처음 풀어놓는 대목이다. 지금 여기에서 굿판을 벌이니 신들이 굿판에 내왕하여 인간의 소망을 들어 달라는 기원이 담겼다는 것이다.        

   제3부 '아주 많은 것들의 시작'에서는 창세기 이후에 나타난 또 다른 창조에 대한 신화를 소개했다. 낡고 묵은 것은 부패하거나 폭력적이 되기 마련인데 창세기 이후의 창조는 부패하거나 폭력적인 것을 파괴하고 없애는 과정에서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는 농경문화가 정착하면서 씨앗이 썩고 난 후에 생산이 가능하다는 경험이 반영되었음을 읽을 수 있다고 했다.

 

   『꽃처럼 신화』의 저자 김남일은 후기에서 책의 제목에 담긴 이야기를 소개했다. 처음에는 '꽃보다 신화'라는 제목을 생각했다는 것이다. 신화의 매력에 빠져서 오만함까지 드러나는가 싶어서 제목을 바꾸었다고 했다. 여전히 신화가 꽃과 연관이 있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었다. 사람들 곁에서 만개하여 사람들에게 관심과 사랑을 받는 화려한 꽃이 있고, 들판과 산에 피는 드물고 작은 꽃이 있듯이 신화에도 중심과 주변이 있다고 했다. 『꽃보다 신화』는 중심에 있는 이야기보다 주변에 있는 이야기들을 이야기한 책이다.

 

* 이 리뷰는 예스24 리뷰어클럽을 통해 제작사로부터 상품을 제공받아 작성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