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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투르니에의 책 어디에선가 이런 내용이 있다. 폴이 쓴 글을 읽는 독자들이 본인들도 다 알고 있던 내용이라고 평가한다는 것이었다. 그만큼 알 듯 모를 듯 우리 내면에 박혀 있는 감정들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말로 풀어냈기 때문에, 사람들이 그런 착각을 하는 것 같다. 마음속에 형체가 부여되지 않은 감정에 형체를 부여했을 때 느끼는 착각이랄까. 이 책도 그런 책인 것 같다. 뭔가 이미 알고 있었던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머리는 그렇게 반응할 수 있지만, 가슴은 그렇지 않다. 책을 덮고 났을 때 전혀 새로운 마음이 생기는 것 같다. 잔잔하면서도 확신 있고 기쁘면서도 눈물이 날 것 같은... 저자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니 나도 모르게 겸손한 삶에 대한 향수가 생긴다. 저자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내가 이전에 얼마나 겸손하지 않았는지 겸손하다고 착각했는지 알게 된다. 하지만 옛 고향을 그리워하듯 겸손에 대한 향수가 밀려온다. 전에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전부터 내 곁에 있었던 감정인 마냥 평안하게 다가온다. 책을 덮고 났을 때 밀려온 그 감정을 사실 무어라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주님께 돌아가는 느낌이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