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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했네, 마침내, 드디어. 사람들이 감개무량이라는 말을 쓰는 게 이럴 때가 아닌가 싶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고, 그래서 이제 막 한 권을 다 읽었다고, 더 미루지 않았다고 막 자랑을 하고 싶다. 아니, 지금 이게 자랑이다.(그럼, 이게 얼마나 대단한 일인데.) 1805년 러시아 배경. 안나 카레니나가 떠올랐지만, 언제나 그랬듯이 소설을 읽었다는 기억과 무척 좋았다는 인상만 남아 있고 세부 내용은 다 잊어버려서 이 소설의 배경과 아무런 연결을 짓지는 못했다. 자료를 찾아 보고 비교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럴 시간에 이 소설을 더 열심히 읽어 보는 게 나을 것 같아 그저 1805년에 머물러 있기로 했다. 러시아 배경인데, 나폴레옹이 등장한다. 헛, 나는 이 소설이 나폴레옹과의 전쟁에 관한 내용인지 책을 펼치지 전까지 모르고 있었다. 막연하게 러시아 내전? 그런 정도로만 짐작하고 있었던 것이다. 러시아 내전이라고 해도 뭐가 뭔지 전혀 모르고 있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작가가 러시아 사람이니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러시아 사람들이고, 오스트리아와 연합하여 프랑스의 나폴레옹과 싸우고 있는 내용이다. 소설 읽기는 더뎠다. 나는 자꾸만 책을 덮고 검색을 해야만 했다. 1805년에 유럽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가. 나폴레옹은 무슨 일을 했던가. 러시아는 어떻게 연결되는가. 오래 전 세계사 수업에서 익혔을 내용이고, 프랑스 대혁명과 나폴레옹 관련 책도 더러 읽었던 터라 기억날 만도 한데, 새롭기만 했다. 이렇게 낯설어서야 소설을 제대로 읽어내겠는가 싶었는데, 막상 읽고 있으면 수월하게 넘어갔다. 그건 또 작가의 솜씨 덕분이었을 것이다. 생생하다는 것, 인물들에게 생기는 일화도, 그들 간의 대화도, 각 인물의 마음속 생각까지도 어찌나 생생하게 잘 그려 내고 있는지. 귀족들의 사교 모임을 그리고 있는 장면에서는 내가 그들 곁에서 지켜 보면서 그들의 대화를 바로 옆에서 듣고 있는 것 같았고, 전쟁을 하는 장면에서는 대포 소리에 놀라고 포연 속에서 헤매고 있는 듯한 기분이 들 정도였다. 어쩌면 이렇게 진득하게 잘 묘사하고 있는 것인지, 한 문장도 무심하게 넘기고 싶지 않았다. 1권의 뒷 부분은 프랑스와 러시아·오스트리아 동맹군이 아우스터리츠(지금의 체코 동부 슬라브코프)에서 싸우는 내용이다. 이 전투는 삼제회전(프랑스, 오스트리아, 러시아의 3명의 황제가 모두 모인 전투)이라고 불리는데 이 전투에서 나폴레옹이 승리했고 이 날이 바로 나폴레옹의 대관 1주년 기념일인 12월 2일이었다.(1권을 다 읽은 오늘이 12월 3일이라 살짝 놀랐는데, 내 블로그 개설일이 12월 2일로 떠 있어서 나는 또 괜히 놀랐네.) 나폴레옹은 이 전투의 승리를 기념하기 위해 파리에 개선문을 세웠다고 한다. 작가의 시선으로 소설을 읽다 보니 자연스럽게 러시아 쪽을 응원하게 되는 것도 신기하였다. 나는 늘 이런 식이지만. 당시 유럽 사회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 러시아 귀족들이 프랑스 어를 사용하는 것이다. 프랑스 어를 사용하는 게 교양인의 척도였던 모양인데 프랑스 군을 적군으로 여기면서도 프랑스 어를 쓰는 그 미묘한 이중성이라니. 이 소설을 끝내고 나면 제1차 세계대전과 제2차 세계대전에 대해서도 좀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 든다. 전쟁이라는 게 뭔지, 그 수많은 젊은 남자들을 이끌어 들이는 것일까. 충성심이라든가 명예라든가 자신의 목숨과도 기꺼이 바꿀 수 있게 만드는 무서운 명분, 세상에는 전쟁을 매력 있게 여기는 사람이 분명히 있는 것만 같아 나는 오싹하기만 했다. 게다가 전쟁을 이용해서 출세를 하겠다고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는 사람은 또 어떻고? 카이사르와 이 책을 번갈아 읽을 예정인데 다른 재미가 있다. 차이가 뭘까? <이 리뷰는 소설 전체를 다 읽고 쓰는 게 아니라 1권만 읽고 쓰는 내용-이 책을 읽게 하신 블로그 이웃 woojukaki님께 고마움의 뜻을 남기면서> |
| 안나 카레리나를 읽고 톨스토이의 매력에 빠졌습니다. 안나 카레리나보다 훨씬 길어요 ㅎㅎ 받아보니 엄청 무거워 놀랐어요. 워낙 장편을 좋아합니다. 안나 카레리나는 개인의 감정과 생각을 많이 따라가며 사회상을 살짝 엿볼수 있었는데 전쟁과 평화는 전쟁과 러시아 사회의 모습을 많이 알수 있다하여 어렵겠지만 기대됩니다. 톨스토이 특유의 표현들이 궁금하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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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200페이지 읽으면 다 읽네요 이거 꼼꼼히 읽느라 하루에 거의 4~5시간씩 거의 20일 가까이 읽었어요 소설 자체는 정말 훌륭한데, 특정 부분들에서는 가독성이 떨어지고 이해가 안 되는 부분들이 있네요 특히 전투와 전쟁 관련된 부분들이요 원래 러시아어 번역이 다른 언어보다 힘든 건가요? 뭐 이런 걸 차치하고라도 소설도 훌륭하고 번역도 전반적으로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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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글이 가진 가장 강력한 힘은 바로 일상을 포착하는 힘이다. 그의 글 속엔 사람과 사람의 일상 사람의 마음이 모두 담겨있다.그 방식은 모방이 아니라 반사라고 봐도 좋을만큼 우리의 내면 깊숙한 곳까지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의 책을 읽는건 멋진 일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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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는 전쟁이라는 거대한 역사적 사건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과 사랑, 가족, 우정, 그리고 인간의 모습을 깊이 있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처음에는 등장인물이 많고 내용이 방대해서 어렵게 느껴졌지만, 이야기를 따라갈수록 각 인물의 고민과 감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특히 전쟁의 참혹함과 그 속에서도 평범한 일상을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이 책을 통해 역사는 위대한 인물들만 만들어 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의 선택과 삶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다. 긴 분량만큼 다양한 생각과 감정을 느낄 수 있었으며, 인간과 삶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작품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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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낙 분량이 대작이라서 평소 구매는 꿈도 못꾸고 있다가 큰맘먹고 구매했습니다. 여러 출판사들에서 나와서 고민 많이 했는데 번역 자님이랑 출판사 믿고 구매했는데 박스상태가 좋 지 않아서 조금 실망했네요. 언제한번 날 잡아서 읽어보려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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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동네판이 책 자체를 멋지게 잘 만들었다.특히 세트로 구성된 박스가 개인적으로 너무 마음에 들어서 다른 출판사보다 문학동네판으로 선택했다. 독서에 취미를 들이고 어느순간부터 문학장르에 빠져들게 됬고 점점 작품 이전에 작가 자체에 관심이 커지기 시작했다. 밀란 쿤데라부터 시작해서 쿤데라의 에세이 소설의기술을 통해 카프카,프루스트,조이스,무질,브로흐,세르반테스 등 위대한 작가들을 알아가며 그들이 궁금해졌고 그러다 러시아의 대문호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에 까지 이르렀다. 톨스토이의 가장 많은 작품이 담겨있는 문학동네 세계문학전집에서 출간한 톨스토이의 모든 작품들을 다 구입해놨다. 앞으로의 독서가 기대되고 설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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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스토이의 너무도 유명한 작품 『전쟁과 평화』를 이제야 비로소 완역으로 읽었다. 기라성같은 작가들이 이 특별한 역사소설이자 전쟁소설에 바쳤던 많은 분석과 찬사를 역자의 세심한 해설에서 만날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곤차로프의 “살아 있는 거장이 쓴 러시아판 『일리아드』입니다.(4권581p)” 와 “위대한 작가의 위대한 작품인 동시에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러시아다.(4권583p)”라고 했던 투르게네프의 글은 가장 마음에 와 닿는다. 4권의 에필로그 제 2부는 작가의 집필기간동안 참고 자료들로 완전한 하나의 도서관을 이루었다(4권544p)고 술회한것에 걸맞게 본격적인 전쟁관, 역사관, 민족관 등을 집대성한다. 전쟁이라는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다양한 인간 군상의 사고와 행동, 변화와 성장, 후회와 깨달음, 관계와 선택의 문제 등이 세밀하게 그려진다. 이야기의 끝을 향해 가며 시간이 흐른 것처럼 인생의 굴곡은 한 인간을 저마다의 결을 갖춘 채 형상화 한다.
“나이와 성격은 제각각이지만 모두 같은 사회에 살고 있는 페테르부르크 상류사회 사람들이 마차를 타고 모여들었다.(1권22p)” 안나 파블로브나의 화려한 객실에서 장대한 이야기는 시작된다. 안드레이 공작은 왜 전쟁에 나가려 하느냐는 질문에 지금 여기서 보내고 있는 나의 삶이, 내 삶이 마음에 들지 않기 때문(55p)이라고 답한다. 행동의 동기, 선택의 원인은 모두 다르고 각자의 마음 속 목적을 간직한 채 거대한 수레바퀴를 돌리는데 부지불식간에 참여한다. 선두에 서서 역사의 궤도를 조정하는 인물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추면서도 그 사이를 촘촘하고 빼곡하게 메꾸고 있는 개인적이고 민감한 에피소드들은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장면이 전환될 때마다 또 다른 공기를 호흡하게 함으로 길고 긴 시간이 마치 꿈처럼 흘러감을 느끼게 된다.
혹시라도 바보짓을 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자기를 지도해주는 사람들의 의지(1권158p)”에 맡기겠다 결심하고 안나 미하일로브나의 시선을 쫓던 피예르는 베주호프 백작이 된 후에도 반복해서 자신이 기댈 수 있는, 추구할 대상을 찾느라 신경을 곤두세운다. 첫 번째 결혼 또한 분위기와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자신도 모르지만 어떻게든 실현될 것이라는 강박적인 생각으로 이루어진다. “그런데 대체 언제 시작되고, 언제 이렇게 됐단 말인가?(1권409p)” 이 결혼은 오래 그를 괴롭힌다. 정확한 마음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을 때, 들었을지라도 외면했을 때 아무리 스스로 합리화 할 지라도 그만큼 오래 댓가를 치르게 된다. 나를 돌아볼때도 왜 이렇게 되었을까, 그때 이랬더라면······이런류의 자문은 얼마나 자주 되풀이되는지 계속 멈추게 하는 장면들이 이어진다. 삐예르가 훗날 포로 생활 중에 만난 플라톤 카라타예프는 추구하고 따를 최고의 선으로서 남게 되고 독자에게 상징하는 바 역시 크다.
전쟁 한복판은 때로 슬로모션 정밀묘사가 초단위로 모든 순간을 읽어낼 것 같아진다. 아군과 적군으로서의 집단적 대결 국면과 그 안에 개별적 인간들이라는 원소는 삶과 죽음을 따로 취하고 홀로 부조리 앞에 드러난 채 당혹감을 느낀다. 호두를 흩뿌리는 듯한 소리가 들리자마자 바로 곁 병사가 쓰러지고 들것에 실려나가는 찰라들, 전쟁이 현실인 한 니콜라이 로스토프의 눈에 들어온 도나우강과 하늘과 태양의 아름다움은 너무도 비현실적이다. “멀리 도나우 강 뒤쪽에 푸르게 보이는 산들, 수녀원, 신비로운 골짜기, 우듬지까지 안개가 낀 소나무 숲은 더한층 훌륭했다······저곳은 고요하고 행복에 가득차 있다······‘내가 저기에 있을 수만 있다면 아무것도, 아무것도 바라지 않을 것이다. (중략) 그런데 여기에는······(중략) 아아, 바로 저것이, 저것이, 지금 내 머리 위와 내 주위에 있는 저것이, 그렇다, 죽음이다······눈 깜짝하는 순간에 나는 저 태양도, 저 강물도, 저 골짜기도 볼 수 없게 될 것이다······(1권290p)” 처음 죽음에 근접할 때 감정은 반복해서 그려지고 독자 또한 위태로운 가운데에서 묻기 시작한다. 삶이란, 죽음이란 무엇일까 하는 질문을 꺼내들게 된다. 안드레이 공작은 마음을 정한다. “그러나 만약 죽음밖에 다른 길이 없다면? (중략) 글쎄, 필요하다면! 다른 사람들에게 뒤처지지 않는 죽음을 맞으리라.(1권321p)” 그 다운 각오다. 그는 처음 죽음에 직면한 전장에서 ”확실한 것은 아무것도, 아무것도 없다. 내가 이해할 수 있는 건 다 부질없다는 것과, 뜻을 알 수는 없지만 대단히 중요한 무언가가 확실히 위대하다는 것뿐이다.!(1권564p)“ 라는 결론을 얻고 이 깨달음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앞으로 겪을 일들을 통해 가장 완결에 가까운 볼콘스키 사고의 성숙으로까지 나아간다.
전 4권, 15부 361장, 에필로그 2부 28장의 장면과 559명의 인물이 등장한다니 상상을 넘어선다. 완전한 단편의 형식을 갖추는 각각의 장은 완벽히 연결되어 거대한 장편소설을 완성한다(4권583p)는 해설에 백배 공감한다. 책장을 넘기고 다음 권으로 들어간 후에도 계속 어떤 장면의 인상은 뚜렷하게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안드레이 공작과 투신의 장면, 꾸투조프의 뚝심, 군을 시계의 장치에 비유하거나(1권497p) 데니소프와 로스토프의 지갑 에피소드(1권249p), 인생을 지탱하는 너무도 중요하지만 헛돌기만 하는 한 개의 나사 앞 인간의 무력감을 절감하는 삐예르(2권112p), 로스토프가의 겨울 숲 속 꿈만 같았던 늑대사냥 장면(1권386p), 공작영애 마리야와 노공작의 죽음(3권217p), ‘공공의 복지’라는 명분을 내세우며 스스로를 합리화하는 라스톱친 백작의 잔혹함(3권517p), 꾸투조프가 한 말들(4권 289p) 등 끝이 없다.
전쟁은 계속 진행중이고 틈틈이 작가의 목소리 또한 이해하기 쉬운 어조로 드러난다. 전쟁이라는 상황에서도 개인은 자신의 실리를 분명히 하고, 피할 길을 내고, 모함하거나 모른척하거나 덮어씌운다. 이 모두를 꿰뚫어보지만 대응하지 않는다는 선택으로 일관하거나 기꺼이 일정량의 수모를 감당하는 인물도 있다. 일종의 식후 기분(3권 52p)에 너무 오래 빠지는 인물도 있다. 전쟁이 아니라 일상의 삶에 대입하더라도 사람들이 부대끼며 살아가는 모습은 닮아있고, 다양하게 맺는 관계들이나 관계 지속을 위한 조건 감수, 스치는 듯 짧은 관계 속에서 빚어지는 짙은 감동을 경험하기도 한다. “인간은 의식적으로는 자기 자신을 위해 생활하지만, 역사적이고 전인류적 목적 달성을 위해서는 무의식적인 도구 역할을 한다. 일단 실행된 행위는 돌이키지 못하고, 시간의 흐름 속에서 다른 이의 무수한 행위와 합쳐지며 역사적 의미를 띠게 된다. 인간은 사회적 단계의 높은 곳에 설수록, 더 많은 사람과 관계를 맺을수록 다른 사람에 대해 더 큰 권력을 갖게 되고, 또 개개 행동의 숙명과 필연성이 더 명백해진다.(3권17p)”
“물론 그들은 나타샤 속에서 빛나고 있는 보물을 털끝만큼도 이해 못하지만, 시적이고도 생명력 넘치는 아름다운 아가씨를 돋보이게 하는 실로 완벽한 배경이 되는 사람들이다!(2권333p)” “그러나 이런 흥과 몸놀림은 모방할 수도 배울 수도 없는 러시아적인 것이며, 아저씨도 그것을 그녀에게 기대하고 있었다.(2권424p)” 안드레이 공작에게 없는 특별한 세계, 희열이 넘치는 세계, 별세계(2권333p)를 간직하고 있는 나타샤는 쾌활함으로 반짝일 뿐 아니라 현명한 딸이기도 하기에 니콜라이와 백작부인의 소냐로 인한 갈등이 극단으로 치닫는 것을 막기도, 백작부인의 생명 절반을 앗아갔다고 표현한 슬픔을 위로하기도 한다. 의도치 않게 약혼을 파기하고 자신과 안드레이 공작에게 상처를 주지만 운명의 수레바퀴에 감사해야 하나, 공작의 마지막을 지키며 온전한 마음을 전할 수 있었다. 그녀가 소냐와 공작영애 마리야와 안드레이 공작과 베주호프 백작 등과 맺는 관계는 사려깊기도 진심을 다하기도 해서 아름답다. 불편한 인물로는 소냐도 꼽을 수 있다. 희생을 강요당한 적도 없고 자신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면서도 모든 사람의 사랑을 받는 나타샤가 부럽다고 고백하는 소냐(4권52p). 그녀는 어릴때부터의 사랑을 이루지 못하지만 이 또한 받아들인다. 오래전 기억으로는 니콜라이의 변심을 탓하기도 했었는데 이번에 소냐라는 인물의 정체성을 나타샤로부터 들을 수 있었다.(4권404p) 있는 것마저 빼앗기는 없는 사람, 어쩌면 이기심이 없는 사람, 딸기와 같은 헛꽃, 마치 고양이처럼 사람이 아니라 집에 애착을 가지는 그녀의 특성들에 대해서.
수많은 죽음과 그를 감당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아버지의 죽음 앞에 선 아들과 딸, 마냥 사랑스런 어린 막내아들의 죽음을 맞는 어머니, 바실리 공작의 두 자녀는 악을 끼치다 결코 평범하지 않은 죽음을 맞기도 한다. 기억해야 할 죽음이라면 단연 볼콘스키 공작의 죽음일 것이다. 생각에 깊이 빠져들게 하는 신비로움까지 느껴지는 그러나 결코 감상적이지 만은 않은 바로 그 다운 죽음이다. “그는 빗장을 걸어 닫기 위해 일어나 문 쪽으로 걸어간다. 문을 제때 닫느냐 못 닫느냐에 모든 것이 달려 있다.(4권102p)“ 그가 꿈 속에서 바깥쪽에서 밀어대는 문을 닫으려 애쓰나 결국 막지 못해 들어오고 만 ”죽음“. ”그날부터 안드레이 공작은 잠에서 깨어나는 동시에 삶에서도 깨어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살아온 시간에 비해 삶에 대한 각성의 시간이, 꿈꾼 시간에 비해 잠으로부터의 각성의 시간보다 느리다고 생각되지 않았다. (4권103p)“ 그에게 가장 가까운 추억인 육체를 남기고 떠난 그를 나타샤와 마리야는 애도한다. 죽음의 과정을, 애도의 방식을 언어라는 도구를 사용해서 너무 잘 표현한 것 같다. ”그들은 안드레이 공작이 점점 더 깊이, 천천히, 조용히 그들을 떠나 어디론가 내려가는 것을 보았고, 그래야 하고, 그것이 좋다는 것을 알았다. (4권104p)“ 그래야 하고, 그것이 좋다는 것을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 앞에 서게 될 때 나 역시 인정할 수 있기를 바란다.
포로생활을 통해 삐예르는 소중한 것을 배운다. “전에 그의 모든 지적인 구축을 파괴했던 왜? 라는 무서운 의문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은 왜 라는 의문에 대해 그의 마음속에는, 신이 있기 때문에, 그의 의지 없이는 머리카락 한 올도 사람의 머리에서 그냥 떨어지지 않는다는 신이 있기 때문이라는 단순한 대답이 준비되어 있었다.(4권321p)” 나의 상황이 매끈하지도 질서정연하지도 않고 그저 복잡하고 불만족스러워서 어쩌다 내가, 아무것도 의도치 않았던, 아무 잘못 없는 내가 바로 이런 모양으로 굴러 떨어졌나 싶을지라도 원망하지 말고 당면한 것을 감사한 마음으로 감당하겠다는, 그럴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게 된다. 안드레이가 피예르가 나타샤가 기꺼이 감당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는 마치 목욕탕에서 나온 사람처럼 산뜻하고 반질반질하고 생생해지셨어. 마리도 느꼈어?-정신적인 목욕탕에서, 그렇지?(4권348p)” 『전쟁과 평화』는 독자에게 바로 이런 ‘정신적인 목욕탕’을 경험케 해준다. 익숙한 감정과 재회하고 그 안에서 지금껏 깨닫지 못했던 낯선 보석을 캐내고 인간 이해의 폭을 넓히며 내면의 평화를 향하는 설레이는 여정, 다시 걷고 싶은 길이 된다.
책 속에서 -이따금 피예르는 언젠가 들었던 이야기를 떠올렸는데, 싸움터에서 적의 포탄 아래 엄폐호에 있는 병사들은 아무 일이 없을 때 그 상황을 조금이라도 쉽게 견디기 위해 악착같이 일을 찾는다는 것이었다. 피예르에게는 모든 사람이 다 이 병사들처럼 생활에서 도피하려는 것처럼, 누구는 허영으로, 누구는 카드놀이로, 누구는 법안 작성으로, 누구는 여자로, 누구는 술로, 누구는 국무로 도피하려는 것처럼 보였다. (2권478p) -그들이 권력자이기 때문에 오래전부터 그들을 위해 천재론이 위조된 것은 이해할 만하다. 그러나 전투의 승리에 기여하는 것은 그들이 아니라 대오 속에서 틀렸다! 혹은 우라! 하고 외치는 자들이고, 이러한 대오 속에서야말로 나는 도움이 되는 존재라는 확신을 가지고 근무할 수 있는 것이다!(3권 84p) -인간은 행동을 할 때 언제나 그 행동의 목적을 생각해내려고 한다. 천 베르스타의 길을 가기 위해서는 천 베르스타 앞에 뭔가 좋은 것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움직이는 힘을 얻기 위해서는 약속의 땅이라는 관념이 필요하다. (4권 182p) -“그렇죠, 슬픔이 없는 가정이 있겠습니까?” 피예르는 나타샤를 향해 말했다. (4권 336p)
-난로 위에 누워 지내도 인간은 어차피 죽는 법입니다.(1권131p) -밤샘 뒤에 이렇게 훌륭한 러시아 차를 마시는 것처럼 기운을 회복시켜주는 것도 없습니다.(1권 167p) -의논은 아내와, 이야기는 장모와 하라지만, 친어머니처럼 좋은 건 없지요!(4권76p) -땀이 밴 손은 넉넉하고 건조한 손은 인색하다 (4권 152p) -몸이 어떠냐고요? 병에 걸렸다고 울고불고하면 하느님이 제대로 죽게 해주시지 않습니다. (4권 24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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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라 하면 예전부터 현재까지 그 가치가 입증되어 많은 독자들에게 읽히는 책들을 보통 고전이라 하는데, 이 책은 고전의 정의에 딱 들어맞는다. 톨스토이는 도스토예프스키와 함께 러시아의 최고의 문호로 손 꼽힌다. 전쟁과 평화는 러시아 귀족 사회의 모습과 전쟁을 묘사하는데 책을 읽다보면 왜 고전인지 느낌이 온다. 독서를 할 수 있는 시간을 내어서 죽기전에 꼭 한 번 읽어 보기를 추천드린다. 전쟁과 평화라는 상충되는 것이 붙어 있는 듯한 제목이 책의 말미 쯤에서는 이해가 되며 감동으로 다가 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