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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은 청소년 책에서 금기시 되는 단어라 생각했다. 물론 이전에 한번도 죽음을 다루지 않았던 것은 아니나 조심스러웠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턱하니 제목에 죽음을 드러내고 있어 자극적이기까지 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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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 선생 죽이기 (청소년문학 보물창고 20)>는 제목을 본 순간부터 관심을 갖게 된 책이다. 과연 어떤 내용의 책일지, 제목은 하나의 상징이나 비유가 아닐지 예상을 했는데, 검은색으로 그려진 인물의 실루엣과 흐릿한 배경 그리고 분홍색으로 쓰인 ‘Killing Mr. Griffin'이라는 글씨가 왠지 불안하고 섬뜩한 느낌을 준다. 아니나 다를까 실제 사이코패스에 의해 그리핀 선생의 납치와 살인이 전개되는 내용을 다루고 있어, 읽는 내내 안타까움과 무엇인가 가슴을 묵직하게 내리누르는 것 같은 답답함을 떨칠 수 없는 책이었다. 혹시라도 내면에 마크를 간직한 학생이 있을까 두려웠고, 그 학생이 이 책을 읽는다면 오히려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들기도 했다. 거센 바람이 몰아치던 봄날 성적은 우수하지만 왕따나 다름없는 수잔은, 바람에 날아간 수업과제를 잡으려는 3학년 학생회장이자 인기 최고의 데이비드와 이야기를 나눈다. 그리고 제프는 농구경기 때문에 과제를 제출하지 못해 그리핀 선생님과 다툰 뒤에 그를 죽이고 싶다는 말을 내뱉는데, 그 말을 들은 마크는 실행에 옮겨 보자고 제안한다. 작년에 과제를 베껴내었다가 그리핀 선생님 수업에서 낙제를 했던 마크는, 납치 계획에 제프와 데이비드 외에 자기중심적인 성격으로 성적에 불만을 갖고 있던 벳시 그리고 데이비드에게 호감을 갖고 있던 수잔을 끌어들인다. 그런데 밧줄에 묶여 있던 그리핀 선생님이 협심증 발작으로 인한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나고, 아이들은 수잔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그리핀 선생님의 죽음을 은폐하기 위해 마크의 계획에 따라 움직이게 된다. 자신들의 잘못을 감추기 위한 그들의 거짓말은 어떤 결과를 가져오게 될까? 과연 아이들이 그토록 미워한 그리핀 선생님은 어떤 인물일까? 그는 칭찬에 인색하며 자신이 옳지 않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타협하지 않는 완고한 원칙주의자로, 학생들에게 악명이 높다. 졸업을 앞둔 학생들에게도 낙제를 주는 것을 꺼리지 않고, 또 농구경기나 바람에 과제가 날아간 것과 같은 개인적인 사정을 용납하지 않는다. 학생들에게 미움을 사지 않으려 적당히 봐주고 넘어가는 것이 일반적 현실이라 할 때, 그의 행동은 스스로를 학생들로부터 고립시키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하지만 그가 왜 대학에서 강의를 하다가 고등학교로 오게 된 것인가를 생각한다면, 그가 그런 행동을 취하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하고 대학에 오는 학생들이 많기에 더 늦기 전에 학생들을 제대로 가르치고 싶다는 그리핀 선생님이야말로 오히려 우리 시대에 필요한 교육자상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런(대학을 못 가는) 아이들은 제대로 된 교육적 훈련이 무엇인지는 알고 졸업할 수 있겠지. 그런 경험을 한 번 해 본다면, 어느 곳에서 무엇을 하든 잘 해낼 수 있을 거야.” (81쪽) 하지만 현실은 그리핀 선생님이 아이들에게 가르치고자 하는 목표보다는 그 과정의 힘듦에 주목하고, 그것을 자신들에 대한 배려가 아닌 괴롭힘으로만 받아들인다는 데에 있다. 제프가 그리핀 선생님을 납치하려는 순간, 생각지도 못하게 그의 머릿속에 셰익스피어의 한 구절이 떠오른다. 그것은 그리핀이 학생들에게 가르치고자 한 것이 효과가 있었다는 것으로 마땅히 감격스러워야 할 장면이지만, 오히려 제프는 자신이 세뇌를 당했다는 생각에 분노에 휩싸인다. 자신이 수업을 통해 얻은 것의 가치를 깨닫지 못하는 제프에게 있어 그것은 고마움의 대상이 아니라, 단지 분노와 증오의 대상이 되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들이 그 수업의 의미를 깨닫게 되는 것은 먼 훗날의 일일 것이고, 그때서야 자신들의 마음속에 시 한 편을 집어넣고자 했던 고집스러운 선생님의 마음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소설을 다 읽고 학생들에게 전해지지 못했던 그리핀 선생님의 마음이 안타까웠고, 그리핀 선생님의 납치와 죽음을 막을 수 있었지만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파국을 향해 달려가는 수잔의 모습을 보는 것 역시 그랬다. 글쓰기에 재능이 있고 또 자신을 올바로 이끌어줄 좋은 교사를 만났는데, 오히려 저질러서는 안 되는 범행에 동참해 끝없이 추락하고 마침내 후회하게 되는 수잔의 모습을 통해 이 시대 청소년들의 모습이 오버랩되는 느낌이다. 그러나 학생들 스스로는 인정하지 않겠지만 그들은 아직 주위 사람들의 마음을 온전히 이해할 만큼 성숙하지 못했고, 그런 학생들에게 자신의 의도를 충분히 전하는 것 역시 결국은 교사의 몫이라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그리핀 선생님이 부인인 캐시의 말처럼 좀 더 인내심을 갖고 지켜봐 주고, 소질이 있는 학생에게는 칭찬을 통해 이끄는 것도 중요하다는 것을 조금 더 일찍 알았더라면 하는 점이 두고두고 안타깝게 느껴진다. 이제 마크의 이야기를 해보자. 과연 누군가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것이 살인의 이유가 될 수 있을까? 그것이 정당화된다면 아마도 세상에 살아 있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그리핀 선생님의 납치부터 죽음, 매장과 은폐 그리고 자신들의 범죄를 감추기 위한 추가 범행까지 모든 것이 마크의 주도로 이루어진다. 마크는 두려움이나 죄의식 없이 자신들의 비밀을 덮기 위해 데이비드의 할머니를 죽이고 심지어 수잔까지 죽이려 한다. 사이코패스인 마크는, 다른 사람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으며 충동적인 성격이지만, 아주 박식하고 매력적이며 유능한 사람으로 보일 수 있다고 한다. 사이코패스는 뚜렷한 치료 방법은 없고, 다만 따뜻한 관심과 사랑 속에서 자란 사람들의 경우 그와 같은 기질이 발현되지 않는다고 들었던 것 같다. 그렇다면 우리들이 무관심과 학대 속에서 자라는 아이들이 없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혹시 있을지 모를 불행한 사건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소설의 끝에는〈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2000)〉의 원작자이기도 한 작가 로이스 던칸의 인터뷰가 실려 있어 인물의 성격과 작품의 구성 등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그리핀 선생님이 수잔의 과제 ‘오필리아를 위한 마지막 노래’에 깨알 같은 글씨로 적어 놓았지만, 너무 늦게야 전해진 메시지를 인용하며 글을 마친다. 학생의 글이 날로 성숙해 가는 것을 보는 게 얼마나 기쁜 일인지 모릅니다. 학생이 시에서 언급한 ‘작은 죽음’이란 진정 우리가 생활 속에서 진실한 마음으로 남에게 베푸는 크고 작은 선의가 거절될 때마다 느껴지는, 그래서 우리의 영혼을 시들게 하는, 그런 경험을 적절히 표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는 매우 성숙한 생각으로, 학생이 매우 훌륭하게 표현해 냈어요. 학생이 아직 2학년인 게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도 함께 공부할 수 있는 날이 1년이나 더 남았으니까요. 그동안 학생이 뛰어난 작가로 날로 커 가는 모습을 보게 될 일이 매우 기대됩니다. 그리고 학생이 발전해 나가는 그 길에 내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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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반값하는 도서를 구입하면서 가격을 맞추려고 찾다가 구입하게 된 책이예요. 언뜻 줄거리를 보니 싫어하는 선생님을 협박하려다가 죽이게 된 십대들의 이야기인지라 코믹으로 갈지 스릴러로 갈지는 모르지만, 재미있겠다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다지 많은 기대를 하지 않고 읽어서인지, 의외로 초반부터 잘 읽히는 책이더군요. 이 책을 읽기전에는 진짜 못된 선생님인가보다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바른길 사나이로 자기관이 뚜렷하고 고집이 셀뿐 그다니 나쁜 분도 아니었어요. 단지 학생들을 위한 일이라는 것을 학생들이 몰라서 오해를 한것뿐이죠.
암튼, 무시무시한 선생님이 싫어서 단지 선생님을 장난처럼 납치해 협박만 하려했던 5명의 학생들은 예상치 못한 상황을 접하게 됩니다. 겁만 주려했던 선생님이 차디찬 시체로 변해버렸기 때문이지요. 평소 지병이 있었는데, 급박한 상황으로 급사하신거죠. -.-;;
이제는 돌이킬수없는 상황으로 가게 된 순간, 문제는 5명의 아이중 이 사건을 주도한 '마크'라는 소년입니다. 아마 책을 읽다보면 처음엔 주인공인줄 몰랐던 그가 점점 사건의 핵심이 되어가는 과정을 볼수 있어요. 평소에는 있는듯 없는듯, 모든것에 무관심하고 쿨해보이던 소년이 이 사건으로 인해 활기를 띄게 됩니다. 심지어 저도 묘하게 '마크'에게 매료가 되더라구요. 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그 소년이 이상하다는 것을 눈치채실거예요.
십대들의 범죄를 다룬 스릴러로 그렇게 깊이는 없지만, 한편의 드라마를 보듯이 속도감도 있고 나름 재미있게 읽었는데, 나중에 책을 읽고보니 공포영화로 성공한 '나는 네가 지난 여름에 한 일을 알고 있다'의 원작자더군요. 그래서인지 그 영화와 비슷한 분위기가 있는것 같아요. 그외에 다른 십대들의 범죄소설들을 많이 발표했던데, 그냥 재미있게 읽을만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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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혹 책을 재미있게 읽었음에도 리뷰를 쓰기가 겁나는 경우가 있다. 무슨 말이든 하긴 해야겠는데 무슨 말을 해야할지, 어떻게 이야기를 풀어가야할지 막막하기만 한 책, 그런 책을 만나면 리뷰를 최대한 미루다 다른 책으로 감정이 조금 상쇄된 뒤에 쓰곤 한다. 사랑하는 가족과의 영원한 이별을 이야기하는 책은 먹먹함 때문에 감정을 추스르고 나서 쓰는데 이 책은 피하고 싶기만 하다. 물론 책을 한번 손에 잡으면 놓을 수 없을 정도로 숨가쁘게 읽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사건이 어떻게 될까하는 호기심 때문이지 내용을 마음에 두고 싶어서는 아니다.
사람은 누구나 한 면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아이들 입장에서 묘사하는 그리핀 선생님은 정말이지 인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사람처럼 여겨진다. 학생을 가르쳐야 할 대상으로만 보고 인간적인 교류는 전혀 관심조차 없는 사람처럼 보인다. 그런 선생님이라면 나라도 정이 안 가겠다. 한 마디로 아이들이 시각에서 본 그리핀 선생님은 진정한 선생님으로서의 자격미달이라고나 할까, 여하튼 비호감 선생님이다. 그러나 그리핀의 일상을 보여주는 부분을 읽으면 그리핀은 누구보다 아이들을 사랑하고 진정성을 가지고 있는, 상당히 괜찮은 선생님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솔직히 지나치게 사건을 과장하고 비약한 면 때문에 리뷰를 쓰기가 거북했다. 어떻게 아이들이 선생님을 죽일 생각을 할 수 있느냐 말이다. 장난처럼 납치를 하고 겁만 주려 했을 뿐 진짜로 죽일 생각은 아니었다고 하지만 마크나 벳시, 제프, 데이비드의 행동을 보면 인간 내면에 존재하는 악한 모습이 나타나는 것 같아 불편했는지도 모른다. 그야말로 '악마를 보았'다고나 할까. 문제는 그러한 면은 아무리 선한 사람이라도 조금씩은 가지고 있다는 점이 나를 불편하게 한다. 다른 사람들은 그것을 이성으로 누르고 끄집어내지 않으려고 애쓰는 것일 뿐 아닐까.
통상적으로 이처럼 무시무시한 일을 저지르는 아이들은 가정적으로 큰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수잔이나 데이비드를 보면 꼭 그렇지 않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친구들에게 인기는 별로 없지만 열심히 공부하고 재능도 있는 수잔이나, 훤칠하고 모범적이며 집에서는 다정다감한 아들이자 손자인 데이비드에게서 문제아의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은 잘못된 순간의 선택으로 인생에서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 이들의 잘못이라면 마크를 만났고 그의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나머지 아이들은 중간중간 잘못을 뉘우치거나 되돌리고 싶어하는 반면 마크는 끝까지 자기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합리화를 하려고 한다. 그것이 전형적인 사이코패스의 모습이란다. 게다가 하나의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또 다른 사건을 저지르는 모습에 경악한 수잔의 용기로 그나마 더 이상의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다.
지극히 평범한 수잔이나 데이비드 같은 아이가 순간의 실수로 엄청난 잘못을 저지르는 모습을 보며 그들의 상황이 너무 안됐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나치게 극단적인 설정이었다고나 할까. 책을 읽으며, 혹은 읽고 나서 안타까웠던 이유 중 하나다. 앞날이 창창한 아이들에게 남겨진 상처가 너무 엄청나서 같은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마음이 아팠다. 그러면서 적어도 현실에서는 이 정도는 아닐 것이라 위안해 본다. 자살을 다루는 책은 봤어도 진짜 살인을 다루는 책이라니……. 의도하지 않은 사건이었다 해도 실은 충격적이었다. 어른인 나도 이런데 과연 청소년 독자의 반응은 어떨까. 딸이 이젠 소설보다는 고전을 읽겠다고 하니 이야기 나눌 상대가 사라져서 아쉽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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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물창고에서 나온 [그리핀선생죽이기]라는 책을 집어들때 내가 예상한 결말은 이런것이 아니었다. 책제목이 그렇다하더라고 제목과는 다른 무엇을 보여줄것이라 예상했기에 거부감없이 책을 집어들었던것인데 페이지를 넘기는게 점점 힘겨워졌다. 정말 이아이들이 장난이 아니라 사람의 목숨을 이렇게 손쉽게 생각할수 있을까? 단지 성적을 나쁘게 준다는 이유만으로 한 선생님의 목숨을 가지고 저렇게 위험한 상황에 뛰어들 마음을 먹을수 있을까, 갖가지 생각이 교차하며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헤아려보고 싶었지만 어느 누구의 마음도 살피기 어려웠다. 인터넷게임이나 그밖의 여러가지 폭력적인 미디어의 영향에 노출되어 아이들의 감성이 점점 메말라가고 나외에는 다른 아무것도 상관하고 싶지않다는 이기적인 성향이 보여 읽는내내 마음이 아프고 이 거친 세상으로 아이를 내놓아야 한다는것이 두려워졌다.
영미문학및 작문을 가르치는 그리핀선생의 수업은 어렵고 지루하고 힘들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리핀선생의 수업을 A를 받기란 불가능했고 칭찬에 유독 인색한 그리핀선생의 수업은 잘받아야 B에 그칠뿐이었다. 수잔역시 다른 과목들의 점수는 높앗지만 그리핀선생의 과목은 B에 만족할수밖에 없었지만 투덜대는 다른 학생들과는 조금 다르게 그리핀선생의 수업자체가 그리 싫은것은 아니었다. 그러니까 그리핀선생 죽이기에 수잔이 뛰어들게 된것은 평소에 관심받아보지못한 여학생을 노린 남학생의 작은 관심에서 비롯된거였다. 총명하지만 존재감이 뛰어나지못한 수잔은 데이비드를 남몰래 좋아하고 있었고 다른이들을 관찰하는데 뛰어난 능력을 가진 마크에 의해 헤어나올수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게된 것이다.
그리핀선생의 영문학때문에 한학년을 유급하게 된 마크는 그리핀선생죽이기에 그리핀선생에게 평소에 불만을 품고있던 다른 친구들을 끌어들이는데 성공한다. 목적을 위해서는 수단을 가리지않는 마크에 의해 그리핀선생을 끌어들이기위해 수잔이 동원되고 처음에는 망설이던 수잔도 그저 겁을 주기위한 장난이라는것과 모처럼 저를 끼워준 다른 아이들의 무리에서 벗어나고 싶지않아 합류하게되는데..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던 그리핀은 대학에서 제대로 가르치기에는 이미 늦었다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제대로 된 교육철학을 실천하기위해 고등학교에 취직을 하게된다. 평소에 엄격한 생활습관과 칭찬을 멀리하는 교육태도는 많은 학생들에게 반발을 사지만 자칫 칭찬으로 학생들이 교만해질까 부러 거리를 유지하는 그리핀의 성격을 아는 아내는 출근하는 그리핀에게 수잔을 위한 칭찬을 꼭 건네라고한다. 몇번이고 그리핀에게 마음에 있는 칭찬을 밖으로도 표현하라고했는데 그길이 그리핀을 본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리핀은 학생들이 그리핀을 납치해서 구덩이에 밀어넣었을때도 지나친 장난이라고 생각했지, 그것이 자신의 마지막이 되리라고는 생각하지못했다. 그러나 마크의 심리상태는 달라보인다. 분명히 위험이 감지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이미 마크는 멈출수없는 상태로 달려가고 있었던것으로 보인다. 그러고보면 처음 마크와 연루되어 사고를 일으켰던 라나아버지의 경우가 가장 옳은 대처를 한것처럼 보인다. 마크에게서 위험을 감지하고 라나를 떼어놓은것말이다. 뭐라고 딱 꼬집어 말할수는 없지만 불길한 어둠의 기운을 감지한 라나아버지는 더이상 마크와 라나가 연루되면 안된다는 불안감에 라나를 다른곳으로 보내게된다.
그리핀선생의 죽음을 받아들이는 아이들의 행태가 많이 놀랍다. 한사람의 목숨을 앗아놓고도 별다른 죄책감이 없이 시신에서 반지를 뺀다거나 사체를 유기하는데 온신경을 쓰는등 평범한 아이들이 보이는 모습이라고 생각하기에는 어려운 면이 존재한다. 마크란 인물이 다른 이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무섭다. 그리핀선생의 죽음을 알고 수잔은 계속 그 죽음을 알리려는 노력을 해보려고 했지만 자꾸만 여러가지 걸림돌에 걸려 알리지못하고 마크는 하나의 범죄를 감추기위해 제2 제3의 범죄를 자꾸만 계획한다. 다행히 수잔은 그 마크의 범죄에서 벗어날수는 있었지만 잘못 내딘 한발로 인해 다시는 그 이전의 시간들로 돌아갈수는 없을것이다. 지나치게 평범하고 무미건조하기만 했던 그 지난날들의 시간이 그리워지리라고 수잔은 생각하지못했었다. 그리핀선생의 편지글을 그 사건이 벌어지기이전에 읽었더라면 수잔은 다른길을 선택할수도 있었을까.. 이미 말라버린 눈물샘이 수잔은 아프기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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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는 그리핀 선생님이란 사람에는 관심이 없었고, 그런 점에서 이것이 원한 범죄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어요.'(본책 344쪽 작가와의 인터뷰 중에서)
수업 종이 울리는 순간에 딱 맞추어 들어오지 않은 날이 한 번도 없고, 늘 단정한 남색 정장과 하얀 와이셔츠, 넥타이를 완벽하게 갖춰 입고... 불의와는 절대 타협할 수 없다는 듯 굳게 입을 다문 그리핀 선생에 대한 아이들의 불만은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아무리 노력해도 그가 가르치는 '영미 문학 및 작문'과목에서 A를 받기란 하늘의 별따기보다 더 어렵고 그 어떤 예외도 있을 수 없는 혹독한(?) 방식은 대부분의 아이들로부터 자연스레 불만이 터져나왔다. 아이들에게 영문학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그리핀 선생의 철칙과도 같은 것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농구시합때문에 과제를 못 끝낸 탓에 F를 받게 된 것뿐만 아니라 평소 자신의 과제에 지적투성이인 것이 못마땅한 제프는 이번에도 영어 학점이 모자라 졸업을 못할 위기에 닥친 마크의 장난같은 '그 망할 작자를 죽이는 거'에 홀리듯 넘어가고 만다. 이미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두기라도 한듯 마크는 밤새 작성한 과제가 바람에 날려가 제때 제출하지 못해 F를 받게 된 데이비드와 데이비드를 불쌍해 보일 정도로 좋아하는 범생이 수 멕코넬을 바람잡이로 정해 두었다고 한다. 거기에 제프의 여자친구이자 고등학교 때를 추억하는 재미있는 일 하나쯤으로 생각하며 가담에 끼어든 벳시까지 5인조가 꾸려진다.
책을 읽기에 앞서 '그리핀 선생 죽이기'란 제목에 섬뜩함이 먼저 들지만 사실 아이들의 엉뚱한 소란같은 이야기가 아닐까...하는 짐작도 해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아이들의 엉뚱한 소란같은 전개는 결코 없다. 무엇보다 제프가 독백처럼 묘사하는 마크에 대한 부분이 뭔가 예사롭지 않은, 짐작과는 전혀 다른 일이 벌어질 것 같은 불안감을 더해준다. '... 마크의 역삼각형 얼굴에 매끈하게 뺨에서부터 뾰족한 턱까지 이어진 선은 대부분 무슨 일이 있어도 아무런 표정의 변화를 일으키지 않았다. 변하는 것이 있다면 딱 한 가지, 바로 눈빛이었다.'(본문 27쪽) 마이크를 제외한 나머지 아이들은 그저 단순한 호기심 가담자에 불과하지 않았지만, 사건은 전혀 예상치 못한 이유로 즐거운 추억거리와는 거리가 먼 '진짜' 살인사건이 되고 만다. 어이없이 벌어진 살인사건 앞에서 당황하는 네 명의 아이들과 달리 치밀하게 사건을 은폐하려는 마크의 모습이 한편의 범죄소설을 읽는 착각마저 들게한다.
어처구니 없이 자신이 가르치는 학생들에 의해 살해당한 그리핀 선생을 보면서 얼마전 딸아이와 함께 보았던 EBS교육방송의 '선생님이 달라졌어요'란 프로그램이 떠올랐다. 과거에는 '선생님'하면 아이들은 물론 학부모조차도 쉽게 대하지 못하던 명예로운 직업이 아니던가. 그러나 방송프로를 통해 보는 선생님의 모습은 아이들 앞에서 당황하고, 아이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지 몰라 고민하는 여느 사람들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나름의 확신과 신념을 가지고 있다하더라고 그것이 아이들과의 관계를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강요될 때는 아이들의 무관심과 눈에 보이지 않은 조소가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순간 가슴아프게 눈물을 흘리던 선생님들. 다행히 전문가들의 도움으로 아이들과의 소통을 기본으로 배우며 선생님으로의 자리와 역할을 제대로 찾아가는 선생님들은 어느새 기쁨의 눈물을 흘리고..... 약간 아쉬웠던 것은 일방적으로 선생님들의 부족한 부분만 보여주지 않나 하는 것이었다. 사실 요즘 아이들이 갖고 있는 문제도 무시할 수 없으니까 말이다. 어쨌든, 옆에서 함께 보던 딸아이도 나도 요즘 선생님들의 어려움과 현실을 약간이나마 엿볼 수 있는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책 뒤에 담긴 <작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선천적인 인성장애자(사이코패스)인 마크가 죄책감보다는 단지 스스로 계획한 일을 치밀하게 끝내려고 한 것이 오히려 사건을 키우고 다른 아이들을 더 위험에 빠뜨리게 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깨닫게 된다. 또 '선척적인' 인성장애를 갖고 태어났다고 하더라도 정상적인 우리 아이들과 섞여 자라고 있는 아이들인 것이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라면 부모는 물론 학교 선생님들도 아이들 하나하나에 특별한 시선과 관심을 갖고 대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어쩌면 애정깊은 관심만이 '선천적인' 장애도 극복하는 힘을 줄지도 모르니까... 문득, 억울한 죽음을 당한 그리핀 선생님이지만, 그에게는 전혀 잘못이 없었을까...하는 의문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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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핀 선생 죽이기 / 푸른책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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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리하고 풍족한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다. 조금 부족하게 자랐던 나의 세대보다 너무나 풍족하여 차고 넘치게 많은 것을 누리는 지금 세대들이 더 행복해 보이지 않으니 말이다. 세상이 빠르게 변해가는만큼 사람들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그변화에 적응못하는 사람, 욕구를 채우지 못해 분노가 가득 들어차버린 사람, 거절당해본 적 없는 사람이 거절당했을 때 느끼는 폭발같은 분노.. 우리는 분명 점점 더 많은 이상한 사람들로 채워지는 세상을 살고 있음이 분명하다.
어느 고등학교에 그리핀이라는 영어선생님이 있다. 학생들 입장에서는 너무나 깐깐하고 까다롭기 그지없어 이 수업을 받는 학생중에 A를 받는 사람이 없을정도로 평점도 짜기로 유명하다. 이렇다 보니 이 선생님에게 안좋은 감정을 품게되는 학생들이 뭉치게 되었다. 저마다 나름의 이유가 있다. F학점을 받으면 안되는 학생회장 데이비드, 여러 학생들 앞에서 모욕을 당한 마크, 학교 대표 농구선수이다보니 시합때문에 제 때에 과제물을 내지 못한 제프. 그리고 한번도 누군가에게 예쁨을 거절당해본적이 없는 벳시 그리고 선생님과는 별개로 데이비드를 좋아하는 수잔. 이렇게 다섯명이 음모를 꾸미게 된다. 계획을 주도하며 친구들을 기막히게 설득하고 특유의 카리스마로 어떠한 일도 합리화시키는 묘한 마력을 가진 마크의 주도아래 일은 진행된다. 시작은 단순하였다. 그저 내가 당했던 것만큼 선생님에게도 굴욕을 주며 선생님을 굴복시키고 싶었던 것 뿐. 아니 나머지 아이들은 그랬다. 마크는 아니었는지 몰라도. 하지만 모든 일이 계획대로 되어지지는 않는 법. 작은 불씨가 겉잡을 수 없이 커져버린다. 발을 빼고 싶어도 뺄 수 없는 아이들. 죄책감으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수잔은 모든 걸 고백하고자 하는데... 마크는 절대 수잔이 하고자하는대로 내버려 두지 않는다.
"이 개인이 가진 행동양식은 반복적으로 사회와 갈등을 일으키는 특성이 있다. 또한 다른 개인이나 그룹, 사회적인 가치체계에 충실하지 못하며, 이기적이고 냉담하며 무책임하고 충동적이며 나아가 어떤 일에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작은 일에도 쉽게 불만을 가지며, 누군가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그럴듯하게 합리화를 잘하며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이 개인이 가진 인격은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정상적으로 보일 뿐 아니라 보통 사람보다도 더 똑똑하고 매력적으로 비칠 때가 많다. 겉으로는 진실되고 의리가 있으며, 어떤 일도 훌륭하게 처리해 낼 수 있는 사람으로 보통 주위 사람들에게 대단한 카리스마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마크 선배에 대한 내용이네요." "내가 방금 읽은 건 사이코패스에 대한 의학적 정의야."
이 책을 흥미롭게 읽은 것은 마크가 사이코패스이기에 더욱 그러하다. 마크는 좀처럼 양심이란 것이 없고 죄책감도 없으며 그저 모든 것이 상대방의 잘못으로 이렇게 이지경에 이르렀다고 말한다. 뉴스에서 너무 흔하게 이와 비슷한 죄책감조차 느끼지 못하는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그렇다면 마크와 같은 이들은 치료를 받아야하는 것인가, 아니면 감옥에 가야하는 것이 맞는것일까... 얼마 전에 "지존파"기사를 다시 찾아보게 되었다. 기억속에 대부분이 다 사라져서 이번에 찾아본 기사로 더 큰 충격에 휩싸였었다. 경찰에게 잡힌 순간에도 사람을 더 못죽여 한이 된다고 외쳤던 희대의 살인마는 왜 어쩌다 그리 된 것일까. 사이코패스에게 연민이나 동정은 없지만 그러한 병자들로 인해 점점 더 살기 무서워지는 세상이 될까 두렵다. 죄를 저질러놓고 죄책감이 없다는 것만큼 끔찍한 일이 또 있을까. 마크의 거침없는 행동과 의연하게 대처하는 모습에 소름이 돋는다. 그저 더이상은 사이코패스에게 희생되어지는 사람들이 없기를 아주 간절히 기도할 뿐이다. 한가지 그들은 왜 사이코패스가 되었을까...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만드는 것일까...궁금증을 잠재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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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사이코패스가 주인공인 추리소설을 읽었다. 학교를 배경으로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교사가 아이들을 무참히 살해하는 이야기였는데, 이 책을 읽고 한동안은 퇴근길에 뒤에서 들려오는 발걸음 소리에 섬뜩함을 느끼곤 했다. 추리소설을 읽고 공포를 느낀 것은 처음이었는데, 원한이나 복수에 의해서가 아니라 이유도 없이, 아무 죄책감 없이 살해하는 사이코패스의 성향이 무서웠으며, 요즘 사회적으로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사람들의 사건사고가 심심치않게 들려오기 때문에 그 공포가 더욱 심했던 것 같다. 점점 삭막해져가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희노애락을 통해 웃고, 우는 사람들의 감정이 점점 소멸되어가면서 사회는 점점 사이코패스 성향을 띄는 사람들이 늘어간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 가장 큰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은 우리 아이들인데, 청소년들에 의한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을 보면 이미 우리 아이들에게 이런 문제점이 야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청소년법에 의해 죄에 대한 처벌을 제대로 받지 않는데다, '내 아이가 그랬을리 없다'는 부모들의 과잉보호로 인해 아이들은 점점 양심의 가책이나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죄를 짓고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하는 청소년들의 면면을 이미 본 적이 있기에 사태의 심각성은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더욱 커져있을지도 모른다. 이기적인 성향이 강해지면서 타인과의 공감 능력이 결여되면서 사이코패스의 성향이 두드러지게 되는데, 얼마전 읽은 추리소설이나 <<그리핀 선생 죽이기>>에 등장하는 사이코패스 역시 바로 이런 공감 능력이 크게 결여되어 있었다.
이 작품은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한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이야기인데, 청소년 문학에서 사이코패스 소년이 등장하는 것은 그만큼 우리 청소년들이 이 부분에서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다는 뜻일 것이다. 그리핀 선생님은 평소에 학생들에게 깐깐하고 냉정하게 점수를 주는 탓에 아이들의 불만과 원성을 사고 있었다. 농구 시합이 있어 과제를 끝내지 못한 제프, 과제를 다 했지만 바람에 날아가는 탓에 점수를 받지 못하게 된 학생회장 데이비드, 과제가 정확히 뭔지도 이해하지 못한 뱃시는 과제를 내지 못해 F학점을 받게 될 위기를 맞는다. 평소 무거운 눈꺼풀을 반쯤 감은 듯한 표정으로 주위의 모든 것과 모든 사람을 관찰하여, 사람들 하나하나의 얼굴 표정을 살피고 표정을 분석하며 모든 세부 정보를 흡수해 머릿속 깊숙이 굳게 보관된 금고에 차곡차곡 정리해 두는 마크는 이번 일로 엄청난 사건을 꾸미게 된다.
"그 망할 작자를 죽이는 거." "뭐 사람을 죽인다고? 그러니까, 그게, 살해를 한다는 말이야?" "너 설마 지금 진심으로 하는 소리는 아니지?" "그래도 할 수만 있다면, 지금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에는 너도 동의하지? 제프 덕분에 우리 모두가 단체로 제적 맞게 생겼잖아. 모두 다 있는 앞에서 그리핀 선생에게 그렇게 대들다니." (본문 23,24,25p)
마크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제프 그리고 마크를 좋아하는 벳시와 사건을 꾸미게 되고, 바람잡이 역할에 학생회장 데이비드와 그리핀 선생님에게 좋은 평가를 받지만 데이비드를 좋아하는 점을 감안해 수잔이 지목된다. 그저 선생님을 겁주기 위해 시작되었지만, 평소 협착증을 앓던 선생님이 숨을 거두게 되면서, 아이들은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 또다른 사건을 모색한다. 수잔은 후회하고 어른들에게 도움을 청하자고 하지만, 마크는 자기주도하에 아이들을 앞세워 일을 처리한다.
'대체 어쩌다가, 나는 또 이런 일에 말려들게 된 거지?" 그러나 이상하게도 무슨 일이든 마크가 하자고 하면 모두 그럴싸하게 들렸다. 마크가 그 회색 눈으로 자신을 지긋이 바라보는 순간, 마크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며 조용히 어깨에 손을 얹는 순간, 그 순간에는.... 그 순간에 마크는 데이비드에게 "너 한 번이라도 재미만을 위해 뭔가 해 본 게 도대체 언제야?"라고 물었다. 그 말은 마치 데이비드 영혼 깊숙이 어딘가 숨어 있는 아픈 곳을 찾아 정확하게 정곡을 찌른 것처럼 다가왔다. (본문 151,152p)
하지만 하나의 사건을 은폐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거짓과 희생이 강요되어야했기에, 사건은 표면적으로 드러날 수 밖에 없없는데, 사건이 진행되면서 마크의 사이코패스 성향도 드러나면서 일은 겉잡을 수 없이 커져간다.
"이 개인이 가진 행동 양식은 반복적으로 사회와 갈등을 일으키는 특성이 있다. 또한 다른 개인이나 그룹, 사회적인 가치 체계에 충실하지 못하며, 이기적이고 냉담하며 무책임하고 충동적이며 나아가 어떤 일에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작은 일에도 쉽게 불만을 가지며, 누군가 자신의 계획을 방해하는 것을 참지 못한다. 자신의 행동에 대해 그럴듯하게 합리화를 잘하며,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다른 사람에게 전가한다." "...반면에 겉으로 보기에는 매우 정상적으로 보일 뿐 아니라 보통 사람보다도 더 똑똑하고 매력적으로 비칠 때가 많다. 겉으로는 진실되고 의리가 있으며, 어떤 일도 훌륭하게 처리해 낼 수 있는 사람으로 보인다. 종종 다른 주위 사람들에게 대단한 카리스마적 영향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본문 333,334p)
이는 사이코패스 성향을 가진 아이만의 문제가 결코 아니다. 특정 인성을 가진 주변 아이들 역시 무방비로 방치되어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사태는 더욱 커지게 된다. 감수성이 예민한 사춘기의 아이들에게 좋은 이야기가 아닌, 사이코패스 성향을 다룬 작품을 접하는 것은 우리가 꼭 마주해야 할 불편한 진실일 수 밖에 없다.
벳시는 자기가 원하는 것은 뭐든 얻어내는 데 익숙한 아이였다. 지금껏 살아오면서 자신이 갖고 싶은 것은 거의 언제나 다 자기 것으로 만들 수 있었다. 벳시는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 딸을 바라던 부모님에게 외동딸로 태어났고, 거기다가 귀여운 얼굴에 금발로 태어났다는 사실과 일찍부터 방긋방긋 자주 웃었다는 사실, 이런 점들은 벳시를 어디서나 환영 받는 존재로 자라게 해 주었다. (본문 113p)
벳시의 상황은 현 우리 사회의 아이들의 모습과 많이 닮아있다. 벳시는 피터의 이야기에 많은 호응을 했고, 동참했으며 피터를 전적으로 믿고 행동했다. 피터는 그런 벳시를 이용할 줄 알았으며, 벳시는 자신의 그런 점에 만족했다. 벳시와 닮은 우리 아이들은 마크와 같은 괴물의 표적이 될 수 있다. 점점 타인의 아픔과 슬픔에 공감할 줄 모르고,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성향이 강해지면서 아이들이 위험에 방치되어 있다는 사실을 인지해야하며, 슬픈 현실이지만 아이들 중의 누군가는 이런 특정 인성을 강하게 표현하게 될 것이다.
요즘 우리 청소년들은 부모세대와 달리 몸과 머리에서 상당부분 성장했다. 하지만 온전한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정서적인 부분에서는 극히 부족한 성향을 보이곤 한다. '이야기'는 아이들의 정서적 성장에 도움을 주는데 필요한 양장분이기에, <청소년 문학>은 우리 아이들에게 더욱 필요한 분야가 아닌가 싶다. <<그리핀 선생 죽이기>>는 현 사회가 안고 있는 청소년 문제를 리얼하게 표현하고 있는 작품으로, 사이코패스는 어느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시사한다. 이 이야기는 분명 유쾌하지 않는 불편한 이야기이다. 그러나 아이들, 어른 모두가 알아두어야 할 부분이다. 이 책을 통해서 우리 아이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수 있는 능력과 자신도 모르게 빠져들지 모르는 수렁에서 빠져나올 수 있는 용기를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 또한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아는 어른이 필요하다는 것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사진출처: '그리핀 선생 죽이기' 표지에서 발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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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패스, 그리고 아이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