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 《동화창작교실》을 읽었지만 뭐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군요. 읽는 동안 쓰고 싶은 말이 떠오르기도 했는데, 막상 정리해서 쓰려니 안 됩니다. 제목처럼 여기에서는 동화를 어떻게 써야 하나에 대해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을 본다 해도 바로 동화를 쓸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읽어봐서 나쁠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동화쓰기보다 책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조금 배웠습니다. 그렇지만 이것도 그리 쉽지는 않을 듯합니다. 저는 지금까지 이야기 중심으로 책을 봤거든요. 책이 재미있으면 좋은 거지 하는 생각은 여전합니다. 재미뿐 아니라 생각할 거리가 있으면 더 좋겠죠. 하나 짚고 넘어가야 할 말 ‘재미’가 있군요. 제가 말한 재미에는 넓은 뜻이 있습니다. 우리를 웃게 하는 것뿐 아니라, 울게 하고, 화나게 하고, 즐겁게 해주어 감동하게 하는 것이라고 해야 할까요. 알고 있다고요.
이 책을 쓴 작가는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다고 하더군요. 이런 말을 하지 않는 작가는 거의 없는 것 같기도 합니다. 스물아홉 살에 소설을 쓰기로 했다는 무라카미 하루키도 어렸을 때부터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봤다고 했으니까요. 그래도 어릴 때부터가 아니고 초등학교 선생님이 되고부터 책을 열심히 읽은 분도 있습니다. 바로 김용택 시인입니다. 옛날에는 책을 전집으로 팔러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고 하죠. 김용택 시인은 책을 팔러온 사람한테 책을 사서 읽고, 다음에는 썼다고 하더군요. 책이 선생님이었다고 했습니다. 이 말은 작가들이 잘하는 말이기도 하군요. 솔직히 말하면 저는 이 말 의심했습니다. 제가 아무리 책을 읽어도 글쓰는 게 늘지 않았으니까요. 그리고 쓸거리도 떠오르지 않고. 무엇인가 떠오른 때도 있었지만 그것으로 끝날 때가 더 많았습니다.(별로 애쓰지도 않고서 이런 말을 썼군요) 지금은 제가 책을 잘못 봐왔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좀 빨리 알았으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알아서 다행이죠. 저는 책속에서 작가는 거의 보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장영희 님은 책을 읽는 것은 작가와 마주이야기하는 것이다고 했습니다. 그 말을 보고 그렇게 보도록 하려고 했는데 여전히 어렵더군요. 지금 쓴 말은 조금 엉뚱한 말이군요.
여기에서 작가는 자신이 쓰려고 하는 이야기와 끊임없이 이야기 나누라고 하더군요. 그러면 언젠가 그 이야기가 자신을 꺼내달라고 할 거라며. 지어 쓰는 이야기가 아닐지라도 무엇인가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누군가한테 편지를 쓰기도 하잖아요. 일기를 쓰기도 하는군요. 누군가한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도 있겠지만, 자기 자신한테 하고 싶은 말도 있겠죠. 자기 자신한테 하는 게 먼저인지도 모르겠군요. 작가는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한테 세 가지 열쇠에 대해 말했습니다. ‘책읽기’ 좋은 책에서 배우기. ‘나는 왜 쓰려고 하는가?’에서는 ‘쓰지 않고는 견딜 수 없는 열정’이 있으면 두려울 게 없다고 했습니다. 마지막으로는 ‘즐기기’입니다. 이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기도 하죠. 무엇이든 즐기면서 하면 힘들어도 끝까지 할 수 있을 테니까요. 저는 첫번째 책읽기부터 잘 해볼까 합니다. 늘 겸손한 마음으로 책을 보도록 하겠습니다.
희선
☆―
내가 쓰고자 하는 이야기와 끊임없이 대화를 나누는 일이 일상이 되어야만 합니다. 그래야만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여행을 하거나 누군가와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당신의 이야기에 영감과 자극을 줄 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어느 순간 자양분이 돼 마음속 이야기가 점점 더 풍요로워지고 튼실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마침내 당신은 마음속에서 무르익은 이야기가 자기를 얼른 꺼내 달라고 조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 이야기를 하고 싶어 못 견디게 되면 비로소 때가 된 것이지요. 당신은 그때까지 그 일을 즐기며 기다릴 줄 알아야 합니다. (12~13쪽)
*이 책 읽고 뭔가 써 볼까 했는데 못 썼습니다 게을러서... 정말 게을러서 큰일이네요 그래서 또 예전에 썼던 겁니다 아주 재미있다고 하기는 어렵지만, 저는 나름대로 좋아합니다
희진이
희진이는 이 집에 살고 있는 작은 아이예요. 희진이는 아주 작아요. 늘 작게만 보여요. 그런데 희진이 엄마, 아빠는 늘 '우리 희진이 많이 컸네!' 하고 말해요.
제가 누구냐구요? 전 희진이를 늘 바라보고 있는 벽이에요. 희진이 를 보고 있으면 즐거워요. 왜 제가 즐거운지 모르겠어요. 아이를 바 라보는 마음은 다 저 같지 않을까요? 희진이도 가끔 저를 보고 웃어 주기도 해요.
사실 희진이는 아직도 '엄마, 아빠' 라고 하지 못해요. 병원에도 갔다왔는데 희진이에게는 아무 이상이 없다고 했대요. 좀 더 기다리 면 말을 배울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했대요.
이상해요. 희진이는 말을 할 줄 아는데 왜 듣지 못하는 건지 전 분명히 희진이가 말하는 걸 들었어요. 엄마, 아빠라고 하는 건 아니고 희진이 가 갖고 노는 인형들에게 아침마다 인사를 해요. 거기에 저도 들어가요.
'안녕? 벽아.' 희진이는 그렇게 말해요. 희진이가 인사를 하면 그때 저 는 깨어나곤 했어요. 희진이 목소리는 귀여워요.
곧 있으면 희진이가 올 거예요. 희진이 인사에 저도 대답해봐야겠어 요. 희진이라면 제 말을 들을 수 있을지도 모르거든요.
희진이가 오고 있어요.
'안녕? 벽아, 잘 잤니? 난 오늘 슬퍼. 난 말을 할 수 있는데 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지 모르겠어. 내 목소리가 안 들린대.'
'희진아, 난 니 목소리가 잘 들려.'
'벽아, 너 말할 수 있었어?'
'그럼. 우리가 가만히 있는다고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면 안 돼. 말 하지 않지만 늘 바라보고 있어.'
'넌 내 목소리를 듣는데 왜 다른 사람은 듣지 못하는 거지?'
'글쎄, 어떻게 하면 니 목소리를 밖으로 나오게 할 수 있을까?'
'벽아, 고마워. 오늘 너와 얘기할 수 있어서 기뻤어.'
희진이는 방에서 나갔어요. 희진이한테 아무런 도움도 주지 못했네요. 어떻게 하면 희진이 목소리가 나오게 할 수 있을까요?
어느새 희진이와 얘기를 나눈 지 한주가 다 됐어요. 희진이는 빛본 날 '엄마, 아빠' 라고 말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어요. 희진이 목소리가 나올 수 있게 도와주고 싶은데, 오늘은 방법을 꼭 찾아내야겠어요.
'벽아, 잘 잤니? 오늘 내가 빛본 날이야. 지금 엄마, 아빠는 자고 있어. 난 너한테 엄마, 아빠라고 말할 수 있는데…'
'희진아!'
'응, 왜?'
'이제 알았어. 니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까닭을…'
'까닭이 뭔데?'
'넌 지금 마음으로만 이야길 한 거야. 오늘부터는 입을 움직여서 말해 봐.'
'입을…?'
'그래, 지금 생각났어. 마음으로 얘길하면 그 무엇과도 말할 수 있지만 입으로 말하기 시작하면 나와는 얘기할 수 없어.'
'그건… 싫어!'
'나도 너와 얘기할 수 없는 게 슬프지만 난 늘 니 말을 들을 수 있어.'
'그래도…'
'난 희진이 니가 엄마, 아빠와 행복하게 살았으면 좋겠어. 그리고 다른 친구도 너한테 생길거야. 그때는 나와 얘기했던 것조차 잊어버릴지도 몰라. 그렇다 해도 난 니 친구야.'
'난 널 잊어버리지 않아.'
'그래, 고마워. 오늘 입으로 말해. 알았지?'
'응. 너와 얘기할 수 없다 해도 너한테 인사하러 올게.'
'희진아! 엄마가 깨셨나보다 부엌으로 가봐.'
희진이는 문을 열고 부엌으로 가고 있어요. 엄마는 희진이를 보고 웃는 군요.
"희진아, 벌써 일어났어?"
"엄… 마…"
"희진아! …여보, 이리 나와봐요. 희진이가 이제 말해요!"
희진이 목소리를 듣고 엄마, 아빠 모두 기뻐했어요.
이젠 희진이 목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은 없어요. 다만 저와 얘기할 수 없을 뿐이죠. 하지만 희진이가 행복하다면 저도 행복해요. 우린 말하 지 않아도 느낄 수 있으니까요.
희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