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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에 귀한 책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 그래봤자 책, 그래도 책을 쓴 작가 박균호 씨의 첫 번째 책인 오래된 새 책을 읽었습니다. 이 책 역시도 절판된 책에 대한 이야기이며 출판일이 2011년이니 작가의 이야기는 그 이전에 쓴 내용일 것입니다. 작가는 스스로를 책 수집가 혹은 책 사냥꾼이라고 부르며 책을 모으는 것에 큰 기쁨을 지닌 사람입니다. 어떤 계기로 인해 책을 수집하고 특히 품절이 되어 서점가에서는 더 이상 찾아 볼 수 없는 책들을 중고서점과 온라인 중고서점 등등 작가 자신이 개척해 둔 곳에서 구하는 것을 큰 즐거움으로 아는 사람입니다. 그의 글을 읽다 보면 단순히 진귀하고 가치가 높은 책을 구하고자 하는 마음뿐만 아니라 애서가이며 독서가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책과 관련된 책을 이렇게나 쓰신 것도 그렇고 책에 대한 애정이 없다면 책을 찾는 그 부단한 노력도 결코 기울일 수 없는 일일 테니 말입니다.
부모에게 있어 어느 자식이 하나같이 이쁘지 않겠습니까마는 아무래도 첫째를 키울 때 부모로서도 처음 겪는 일이다 보니 더 신경을 많이 쓰고 애지중지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렇듯이 이 책 역시도 작가의 첫 번째 책이다 보니 작가의 애정도 아주 깊은 책일 것이고 이 책으로 인해 작가로서 더더욱 나아갈 길을 열게 되었을 겁니다. 책의 내용에 등장하는 무수히 많은 책들이 절판이 되어서 구하기 어려운 책이란 것도 놀랍지만 제가 읽은 책은 거의 없어서 더더욱 놀랐습니다. 저는 책을 주로 많은 사람들이 쉽게 살 수 있는 그런 책만 봐왔나 봅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참 우습기도 합니다. 그 생각의 끄트머리에는 하나의 책이 출판이 되고 지금은 절판이 되어 처음 책이 나왔을 때보다 몇 배 이상의 가격으로 거래가 된다는 말에 제법 묵직한 욕심이 생겨서입니다. 기왕 책을 읽을 거면 나중에 보다 나은 가치를 창출하는 그런 책을 읽을 걸 하는 그런 못난 마음 말입니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책이 있고 그 무수히 많은 책들 중에는 제가 관심을 가지는 않는 분야의 책 또한 너무 많습니다. 오래된 새 책에 등장하는 숱한 책들이 그걸 증명합니다. 작가는 단지 품절이 된 책이 지금은 얼마에 거래가 되고 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지금은 절판이 되었지만 여전히 그 책을 찾는 사람들이 많고 중고 거래에서 그만한 가치를 부여받는 책이 있다면 그 책을 새롭게 살려 내야 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 같습니다. 새로이 재출간이 되어 이렇게 좋은 책을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정(?) 된 가격으로 책과 만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잘 느껴집니다. 그런 날이 온다 하여도 작가는 또 초판의 귀함을 저버릴 수 없어 하는 그 책 수집가로서의 본능을 드러내는 마음이 가식적이지 않아서 보기가 참 좋습니다.
오래된 새 책에서 조병화 시인의 어머니 시집에 대한 이야기를 읽으며 한동안 마음이 아팠습니다. 작가의 부모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자식은 늘 부모 앞에서는 불효자 일 수밖에 없어서 특히 저는 더더욱 마음이 갈팡질팡했습니다. 비록 짧은 글이었지만 읽는 내내 문장과 문장, 단어와 단어 사이에서 길을 잃고 제 지난 추억에 젖어 들었습니다. 저도 아주 어린 시절부터 책을 무척이나 좋아했습니다. 금성사 소년소녀 세계문학전집을 사주셨을 때, 얼마나 신나게 읽었는지 모릅니다. 어쩌면 저는 나름대로는 영악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을 읽으면 엄마가 좋아하신다는 것을 알고 그렇게 죽자 사자 책을 읽었는지 모르겠습니다. 할부를 몇 개월을 하셨는지도 모르고, 책값을 갚기 위해 얼마나 허리띠를 조였어야 하는지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책을 읽는 모습을 엄마에게 보여드리고 싶었던 마음이 더 컸습니다. 그래서 전집을 한 달도 아니 되어 다 읽어버렸고 숱하게 반복해서 읽고 또 읽었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어쩌면 둘째가 한 집안에서 살아남는 방법을 그때 이미 터득을 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형이나 동생보다 더 말을 잘 들어야 제게 작으나마 콩고물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을 알아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그러다 보니 천천히 독서의 즐거움도 깨닫게 되었는지 모르겠습니다. 책과 관련된 책을 읽으며 자연스레 저의 독서에 대한 기억들도 떠오르고 저의 독서 습관에 대한 단점들도 알게 되어서 참 좋았습니다. 더 늦기 전에 어떤 책들을 어서 챙겨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고 읽지 못한다 하더라도 반드시 이런 책은 소장해야겠다는 욕구도 갖게 만들어줍니다. 그리고 부록으로 책 속에 등장하는 모든 책들을 모아 놓아서 제가 읽은 책과 또 꼭 찾아서 읽어 보고 싶은 책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이미 오래전에 출판된 책이지만 책에 대한 진심이 느껴지는 작가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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