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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한 사관이 돋보이는 역사책은 아니다. 중세 (현재의) 프랑스인의 밤 생활을 통해 그들의 삶과 문화, 사고방식을 엿볼 수 있는 미시사책이다. '제1부 사탄-소름 끼치는 밤'은 폭력, 강간 등 밤의 범죄와 악마, 마녀 같은 환상의 영역을 다룬다. '제2부 사람-길들여진 밤'에서는 밤의 여러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조명, 야경대, 야회, 침실, 수면에 대해 서술한다. '제3부 신 - 승화된 밤'은 성자들의 환영과 기도를 통해 중세인의 신앙세계를 엿보게 해 준다. 모든 부분에 풍부한 예가 있어서 민담집 읽듯 술술 읽을 수 있다.
읽노라면, 우선 현대인과 같은 인류이면서 이렇게나 사고방식이 달랐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아래의 예의 경우가 그랬다.
그러나 일년 내내 시간의 길이가 같은 것은 아니다. 해가 뜨고 질 때까지를 12시간, 해가 지고 뜰 때까지를 12시간으로 계산했을 때 밤의 한 시간은 6월 보다 12월이 훨씬 길었다. 왜냐하면 12월에는 밤의 한 시간이 90분이고, 6월은 30분이었기 때문이다. - 본문 12쪽
이런 부분에서는 정말 사람들의 생각에 따라 이럴 수도 있구나, 어떻게 계절에 따라 한 시간이 달라질까?하며 놀라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서머 타임 하느라 시계 돌리고 법석을 떠느니, 이런 중세의 방법이 합리적일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읽어가며 특히 유익했던 부분은 제2장이었다. 영화나 소설 등에서 표현되는 중세의 모습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파리의 안전 유지는 주간에는 샤틀레 법원의 경찰에게 일임되었지만 야간에는 더 특별한 조치가 요구되었다. 역대 국왕들의 칙령들을 보면, 야간 경비는 일차적으로는 여러 직업 조합의 소관으로 되어 있고 기마 경관과 무장한 보병으로 구성된 국왕 경비대의 협조를 받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본문 119쪽
위의 부분을 보면, <노트르담 드 파리>에서 페뷔스가 말을 타고 파리 시대 순찰을 도는 장면이 떠오른다^^. 그외 중세를 다룬 영화에서 사람들이 왜 알몸으로 침대에 들어가 자는지도. 중세에는 잠옷의 개념이 없었단다. 뭐 기타 등등,,,
다 읽고 나니 우리가 현재 다른 문화권에 대해 함부로 잣대를 들이댈 수 없듯이 다른 시대의 사람들의 문화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남는다. 아래의 경우처럼.
인간의 생리는 거의 변함이 없다. 당연한 일이지만 중세의 사람들이나 20세기의 사람들이나 꿈을 꾸고 있는 점에서는 똑같다. 그러나 사고 방식이나 심리가 세월의 흐름에 따라 바뀌고 있는 것이다. 우리들의 합리적인 정신을 꿈을 환상으로밖에 여기지 않는다. - 그러나,,,, - 종교 또는 종교적인 것에 깊이 젖어 있던 중세에서는 꿈을 하느님으로부터 내려온 것으로 생각하였다. 그래서 꿈과 환영은 신자의 영적인 삶과 관력을 가지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 본문 226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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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의 중세하면 흔히들 마녀 사냥과 종교로 얼룩진 어두운 시대를 떠올린다. 하지만 중세의 밤에 나타난 서양 중세 사람들의 생활 상은 지극히 인간적이다. 정말 인간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고 있다. 이전의 역사서가 크고 위대한 영웅과 거대한 조직에 의해 이루어졌다면 중세의 밤은 평범한 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중에서도 밤 시간에서의 사람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밤의 이미지에 대한 여러가지 변천들이 나타난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밤을 공포의 대상으로 여기고 그에 따른 여러 환영들의 모습이 나타났다.(우리들이 흔히 악령이라 부르는 존재가 나타나기 시작.)하지만 밤을 즐기는 이들도 있었다. 현대의 대학생들도 공부를 그다지 즐겨 하지는 않지만 중세의 대학생들도 밤마다 무리지어 다니며 폭력을 행사하는등 말썽을 부리고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들은 밤에 무조건 복종하지만은 않았다. 자신들이 선호하는 빛을 연장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이러한 노력은 빈부의 격차를 보여주는 한면이 되기도 하였다.
그리고 밤에 이루어지는 폭력은 낮에 이루어지는 폭력보다 그 죄가 무거웠다고 한다. 그러한 이유로 밤에 이루어지는 폭력을 막기위해 자치 조직(야경대)이 세워지는 등 여러가지 모습이 있었다. 내가 중세 사람들의 모습에서 느낀 이미지는 정말 즐기기(성적인 면이든 축제적인 의미인든)를 좋아하고 자신의 감정에 숨김이 없었다. 중세의 밤을 읽으며 가장 놀라웠던 점은 역사기술이란 것이
이런 식으로도 이루어질 수있다는 것과 프랑스의 역사 문화에 대한 부러움이 일었다. 우리 나라 역사에 대한 기술은 이러한 다양성을 찾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는 과연 고려 시대 사람들이 어떻게 밤을 보냈는지에 대해 알아볼려고 했을까? [인상깊은구절] 이와 같은 습관은 중세의 사람들이-공동 침실에서 자야하는 수도사를 제외하고는- 잠옷을 입지 않고 잠을 잤다는 사실로써 설명이 된다. 게다가 벽난로가 없으면 난방도 불가능했던 것이다. |
| 이 책 '장 베르동'의 "중세의 밤"은 서구에서 오래 전에 개척된 미시사의 전형을 보여준다. 중세인들의 사소한 일상 삶을 통해 그들의 의식구조를 추적한다는 점에서 의미있는 연구라 할 수 있다. 여기에서 밤(night)은 저자가 실타래처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매개 도구가 된다. 즉 밤이라는 매개를 통해 중세인들의 삶을 재현하고, 그들의 의식구조를 살펴봄으로써 저자 자신만의 독특한 중세관을 피력하고 있다. "중세의 밤"에서 최초로 다루어지는 테마는 밤의 부정적 이미지에 관한 것이다. 즉 밤의 어두움이 주는 공포라든지, 밤에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일탈행동인 폭력 절도 강도 강간 등의 사례를 제시함으로써 밤에 대한 혐오감을 증폭시킨다. 더우기 전기가 없었던 중세의 밤 풍경을 묘사함으로써 밤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는 극대화된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중세인들이 밤마다 집에 틀어박혀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들은 인위적으로나마 열악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도전한다. 조명기술을 최대한 활용한다든지, 경계를 강화함으로 밤의 일탈행동을 억제시킨 예가 대표적인 조치들이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에는 한계가 있었다. 여전히 조명은 동식물성 기름을 원료로 하는 등불이나 램프에 의존하였고, 경계 역시 성 내외의 전 지역을 관할하기엔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최선의 방법은 신에 의존하는 것이었다. 저자는 이 방식을 '승화된 밤'이라 표현하고 있다. 즉 밤의 공포를 극복하는 방식으로서 인위적인 테크닉과 체념이 한계에 다다르자 최종적으로 종교에 매달림으로써 이를 해결하고자 했다는 논리이다. 중세의 통치술과 과학기술이 한계에 다다르면서 어쩌면 이 방식이야말로 그들이 직면했던 상황의 타개를 위해 가장 합리적이고 타당한 방법이 아니었나 생각된다. 그들이 이러한 방식에 만족하고 있었다는 사례가 여러차례 근거로 제시된다. 과학기술이 고도로 발달된 현대 사회에서 정전현상이 도시의 체계를 완전히 마비시키는 사태를 감안한다면, 현대인들 역시 밤이 주는 위협에서 완전히 해방된듯 보이지는 않는다. 오히려 어두운 밤 내내 신에게 기도를 드리며 묵묵히 빛을 기다렸을 중세인들의 삶이 밤에 대한 대처 방식으로 더 효율적인 것이 아니었나 싶다. |
| 번역이 좀 안 좋아서 그렇지, (그리고 원서가 프랑스어라는 점 때문에 원서를 볼 수 있는 사람도 얼마 안 된다) 중세 유럽의 밤, 그 본질과 그 때 일어난 일들과 사람들의 생각과 그 근거/원인을 심도 깊게 추적한 책이다. 사료가 프랑스, 그것도 대체로 중세 후기에 편중되어 있고 대부분 '사면장'(죄를 저지른 사람을 사면해준다는 내용의 서류. 사건 일시와 내용이 자세히 기록되어 있기 때문에 당시의 평범한 사람들에 대한 기록 중 가장 방대한 양이 남아 있는 사료이다)에 바탕을 두었기 때문에 지킬 것을 잘 지키는 '대부분의 좋은 사람들'보다는 몇 안 되는 이른바 '나쁜 사람들'이나 '범죄자'의 얘기가 중심적으로 나온다는 점 등이 이 책의 단점이다. (그리고 대체로 프랑스 중세학자들은 프랑스 얘기밖에 모르는 것 같다) 하지만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섹스와 폭력과 범죄만을 부각시키지 않고, 밤과 신(중세에서 가장 중요한)과 악마의 연관 관계 등을 꽤 많은 부분을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다. 특정 주제를 다룬 책으로서는 무난하다고 할 수 있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