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작가 샤오훙의 대표작인 '생사의 장'을 읽었다. 증편 소설이라 한 시간이면 휘리릭 읽을 수 있는 짧은 분량에 몰입감도 좋다. '정감 넘치는' 농촌 공동체가 아닌, 생명과 죽음이 반복되고 학대와 착취가 끊이지 않는 날것의 농촌 묘사가 마음을 후벼파듯 괴롭게 한다. 일본군이 쳐들어와서 평화롭던 삶이 나락으로 떨어진 게 아니라 그저 고통스럽던 삶이 더한 고통에 빠진 것일 뿐. 그리고 가장 비참하게 고통을 겪는 것은 역시 여자. 마을 남자들이 혁명이 무엇인지 이해도 제대로 못하면서 항일조직을 발족할 때 농촌에서도 도시에서도 동족 남자들에게 착취당하며 중국인을 가장 원망하게 된 진즈의 심정이 종이를 넘어 생생히 전달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