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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이 못 생겼다. 대학생이고 여자에게 999번째 채였다. 대단한 집념의 사나이다. 웬만하면 포기하리라 생각했는데 여자들에게 인기 좀 얻어 보겠다고 개그맨이 되겠다고 한다. 999번째 여자에게 채였다면 그 원인을 분석 좀 했으면 좋으련만 그런 거 안 한다. 정신 좀 챙겼으면 좋겠다. 너무 안타까워서 이런 이야기를 해주는 것이다. 일단 마지막으로 채였을 때 그녀가 해준 이야기를 새겨들어야 할 것이다. “거울 좀 보고 다녀라” 999번째 여자를 찼다. 잘생긴 얼굴이다. 이목구비가 잘 조화를 이루고 있다. 하지만 너무 목에 강력한 힘을 보내고 있는 것 같다. 그렇게 모든 일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건 좋은 태도이지만 가끔은 고개를 숙일 줄도 알아야 하는데 너무 안 숙여주신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는 말을 그에게 해주고 싶다. 그녀는 매니저다. 개그맨 매니저. 너무 웃기는 상황을 보고 자랐나보다. 안 웃는다. 아니면 몸속에 웃음 요소를 잃어버렸나. 아니면 어떤 좋지 않은 트라우마라도 갖고 있는 것일까. 사람이 가끔은 웃어줘야 건강도 유지하는 법인데. 너무 안 웃는다. 그러고 보니 그녀가 문제가 아닐지도. 그녀는 누굴까? 제일 궁금하군. 개그맨을 좋아해서 따라다니는 그녀. 이름은 나중에서야 알게 되었다. 그녀는 그냥 개그맨을 좋아하는 팬일까? 그녀에 대해서 아는 것이라곤 아무것도 없다. 그녀의 직업도 그녀의 나이도 모른다. 그냥 개그맨이 좋아서 따라다니는 팬이라는 사실 외에는 모른다. 나중에 차차 알지도 모르겠다. 연예인의 슬픔도 볼 수 있었다. 공인의 슬픔 같은 것이다. 자신의 가족보다는 모든 사람들의 약속을 우선시해야 하는 연예인의 숙명 같은 슬픔을 볼 수 있었다. 그런 생물체에 대해서 알고 싶어서 개그맨이 되고픈 사람의 이야기를 우리는 들을 수 있을 것이다. 개그맨이 되려는 그 녀석은 부자였다. 역시 아버지가 유명 코미디언이라서 그런가 보다. 아쉬울 것 없는 외모를 지녔는데도 그는 개그맨이 되려고 한다. 그의 만담 파트너는 개그맨의 길을 포기하는 대신 평범한 샐러리맨의 길을 가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개그맨의 길을 가겠다고 한다. 사람의 운명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겠다. 다음에는 아마도 그 둘의 이야기를 더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합격을 받아서 개그학교에 입학을 할 수 있을지는 아직은 모른다. 그 이야기는 다음 회에서 들어보아야 할 것 같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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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히트작 ‘독신자 기숙사’, ‘쇼콜라’ 등으로 국내 독자들에게 널리 알려진 쿠보노우치 에이사쿠의 최신작. 만화란 자극적이거나 폭력적이지 않아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작가의 특기를 이번 작품에서도 잘 보여주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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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신자 기숙사>의 그림을 좋아했다. 깨끗한 그림 특히, 여자 그림은 정말 좋았으니까. 그의 최신작인 <체리>도 좋아했다. 여자 그림이 좋았으니까. 그러다가 우연치 않게 지나가다 익숙한 그림체의 표지를 봤다 <피카몬>이라는 제목을 달린 이 책은 아무리 봐도 낯이 익던 그림이고 내용 또한 그림과 어울리지 않게 상당히 개그적인 요소가 다분하기도. <독신자 기숙사>를 그린 쿠보노우치 에이사쿠 작가의 신작인 것이었다. <피카몬>은 일본만의 독특한 개그 시스템(아직까지도 유지하는) 콤비 개그, 만담 개그를 소재로 각각 사연이 있는 두 명의 주인공을 내세워 둘이 함께 최고의 개그 콤비가 되어가는 과정을 그릴 이야기인 것 같다(1권까지 보면 그럴 것 같아서). 이와 유사한 소재로는 모리타 마사노리 작가의 <폭소 개그왕>이 있다. <피카몬>은 역시 뛰어난 여자 그림 :), 그리고 깔끔한 펜터치 등 쿠보노치 에이사쿠 작가의 특징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이야기까지. 여러모로 만족스럽다. 과연 앞으로 어떤 전개가 펼쳐질지는 모르겠으나, 그림만 보는 맛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