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겉표지를 벗겨낸 모습(좌(앞),우(뒤))
<책내용 맛보기>
생각했던 것보다 책은 두껍지 않았고 양장본이었으나 책끈은 없었다. 나는 책갈피를 사용하지 않으며 포스트잇도 거의 사용하지 않는다. 책에 흠집이 나는게 싫은것치곤 작년부턴가 중요부분엔 형광펜을 친다. 책읽던중에는 얇은 종이를 꼽아놓는다. 그 종이가 참으로 얇아서 제격이다. 그런 나에게 양장본의 책끈은 아주 요긴한 물건이며 왠지 성의를 다해 만든것이다 라는 고정관념을 심어놓는다. 받아든 순간, 약간은 실망감이 어렸다. 탄탄하고 치밀한 추리소설이라면 적어도 방대한 페이지가 제격일텐데.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 로 인지도가 높아진 상태에서의 데뷔작 출간인가...마치 아이돌가수를 인기에 편승해 드라마에도 합류시키고...그런식의 선입견이 먼저 들었다. 중간까지는 조금 심드렁했으나 끝까지 읽고나서는 그 허를 찌르는 반전에 놀라고 무릅을 탁 치면서 기분좋은 책덮기가 되었다. 어떤 책이든 읽는중에 가장 싫은게 '독자들은 마음의 준비를 하시라 라든가, 독자들을 위해서...라든가, 독자들은 짐작하시겠지만...혹은 난해하기에...'등등의 이런 사족을 다는걸 끔찍하게도 못마땅해한다. (왜냐? 그건 그러던말든 독자몫 아니냔 말이다)여지없이 몇번이 나오더라. 그 사족에 공감했다면 이런 못마땅함이 조금은 누그러졌을텐데 그렇지 않았다. 내친김에 책읽다 또 싫은건 앞의 상황이나 말을 강조하기 위한 반복과정인데 그 과정도 뜻은 같으나 다른 말로 써놓으면 그나마 다행. 여기선 그런 반복과정은 없었다. 그다지 두각을 나타내지 않는 평범한 류헤이는 가난한 자취생. 일찌감치 영화쪽 관련 회사에 발을 담그고 있는 선배의 취직 제의를 받았기에 안정권으로 선택하며 만족해한다. 대기업이나 달리 마음 둔 곳이 없었기에 가능한 결정이었고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취직보장을 알렸다. 애인도 당근 반길거라 생각했으나 포부가 작은 사람이라고 오히려 채이고 말았다. 그 울분을 참지못해 술을 진땅 마셨고 행패를 부리며 고함을 지르고 죽일거라는 말을 내뱉었는데 그게 결정적 범인으로 몰리는 결과가 된다. 탐문수색을 하던 경찰에게 친구는 그날의 사건을 상세히 제보한거다. 류헤이가 그 선배를 좋아함은 서로가 모나지 않은 성격인 탓도 있지만 가난한 자취생여서다. 선배집은 영화나 음악을 위한 장소로 홈시어터를 설치했는데 완벽한 방음장치를 했다. 극장이 안부러운 상태인데 요는 그 아파트가 재개발을 염두에 두었고 갠적으로 리모델링을 한터였다. 따뜻한 목욕도 할 수 있고 맛있는 식사에 술도 제공받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호의적인 선배니 편안함과 안락함이 기분좋아서 초댈받으면 기꺼이 응하는 상태. 자신이 비디오('살육의 저택'))를 빌려서 오겠다고 약속하고 정해진 날에 방문을 하니 선배의 환대는 또 이어졌다. 기분좋게 감상을 하는데 그 비디오는 모두가 지겹고 지루하다고 정평이 나 있는데 류헤이는 아주 재밌게 본다. 이 선배의 아파트와 근거리에 전 애인이 살고 있다. 하필 투신자살 신고가 들어와 경부와 그 후배가 출동하는데 여기서 그 후배와 이 선배는 동창으로 서로의 얼굴을 확인하나...술을 사러 다녀온 선배가 투신자살이 있었다고 말하자 류헤이는 가슴이 뛰지만 설마 다른사람이겠지 라며 은근 불안한 마음을 잠재운다. 목욕을 못했으니 샤워라도 하겠다며 나간 선배가 돌아오지 않아 욕실을 확인하니 선배는 칼을 맞고 죽어있는 상태. 그러다 자신도 발이 미끄러져 한동안을 기절했다가 깨어나지만 선배는 자신의 옆에서 시체로 있다. 이럴때 사람은 정신이 나가기 마련이고, 겉잡을 수 없는 상태가 되면 온전한 사고를 할 수가 없나보다. 자신의 지문이 남아있을법한 곳을 모조리 지우다, 누나의 전 남편인 탐정에게 전화를 한다. 탐정이 도착해 전후사정과 장소를 조사하는데...분명 자신과 선배 둘만 있었던 집에서 탈출하려니 현관문은 쇠사슬로 감겨있고 문이란 문은 다 잠겨있는 밀실. 그렇담 자신이 범인이라는 말인데...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추리조차 할 수 없고...탐문을 시작한 그들에게 오토바이 소리가 목격자였고 그 아파트의 주인 즉 열쇠를 가지고 있는 사람...난 사실 그녀를 범인으로 점찍었는데 아니었다. 하룻밤새 자신의 전애인이 살해당하고 자신과 함께 있던 선배가 역시 피살당한 기막힌 상태. 영낙없는 범인이 되어 수사망은 좁혀오고...힐떡벌떡한 경부와 그보다는 좀 진중한 후배가 가장 유력한 범인인 류헤이를 찾다가, 류헤이와 친하다는 선배의 집을 찾아온다. 빈 집을 서성이다 문밖의 목격자를 대면하니 진짜 경찰이냐고 묻고...선배의 피살이 드러나는 지경이 된다. 매사 심드렁하고 힐떡벌떡하게 농담따먹기나 하는 사람처럼 보이는 경부. 그럼에도 실력자라는데 영 믿음이 안가는 캐릭터. 그러나 간간히 콕 찌르는핵심에서는 베테랑인가 ...후배(시키. 이름하고는)와의 일상적인 대화를 보면 영 경찰같지 않은 시덥잖음이 여지없이 ...후배도 약간은 어리바리하여 둘은 죽이 잘 맞았다. 그럼에도 투신자살처럼 위장된 현장에서의 동창의 놀란 얼굴은 지울길이 없고 또 왜 그랬을까 싶은 의문이 여전히 남는데...탐문 수사를 하던 그들에게 하나하나 실마리는 찾아지는 것 같이도 보이지만 제자리고...그러던차 탐정을 잡기에 이르는데, 그전에 류헤이를 잠시 피신시킨건 들통나지 않았다. 탐정 역시도 풀리지 않는 실마리에 골머리를 앓고 있던차 묵비권으로 대응하다 류헤이마저 잡힌다. 보통의 범인이라면 할법한 행동이나 말도 아니요, 오히려 자신에게 불리할 것만 같은 발언을 함에 경부는 류헤이가 범인이 아니란 생각을 굳힌다. 경부의 주도로 선배의 집과 같은 상황을 연출하면서 뜬금없이 비디오 시청을 하게 된다. 경부는 감을 잡은 것이다. 무엇이, 어떻게, 왜, 그렇게 되었는지를 다 보고나서 류헤이의 감상을 듣고는 드뎌 판결을 내린다. 여기서부터가 핵심인데 아주 놀라운 반전이다. 감도 잡지 못했던 치밀탄탄이라고 해야나. 추리소설을 읽다보면 근접하기는 해도 범인을 대개는 예상하나 그 과정을 추리하는데 한계가 있다. 아님 범인을 처음부터 알려주고는 과정을 알아가는 재미. 여기선 감을 잡을 수 없는 밀실의 살인범은 누굴까와 어떻게 그런 밀실에서 가능했는가 였는데 알고 나면 감탄을 하게 된다. 저자의 책을 두 권이나 이미 만나본 느낌이라 식상할 수도 있고 더 흥미진진할 수도 있음 두 가지 감정으로 접했는데 후자다. 더구나 데뷔작이라는데 초반에서 중반까지의 거슬림(극히 사적인 감정, 독자는...)을 제외하면 비교적 얇다고 할 수 있는 추리소설인데도 제대로 재미가 있었다. 아주 탄탄하고 치밀하다고 하기엔 조금 부족하지만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결말이자 명쾌함인지라 그런 면에서의 우려는 부지불식간에 스러진다. 그렇다해도 치밀하고 잔혹한 범죄스릴러를 지향하시는 독자라면 심심하다고 느낄터이니 선택에 신중을 바란다. 그게 이 저자의 장점이자 특징임을 세 권의 책을 접해보니 알겠다. 추리소설도 조금은 유쾌발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일러준다. ['나는 리뷰어다' 이벤트 참여 리뷰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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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내용구성이 치밀하고 고난도 수준의 추리가 돋보이는 추리소설이다. 저자는 데뷔작인 이 책을 통해 기대주가 아닌 주목받는 작가로 단번에 우뚝 서게 된다. 이 책을 읽어보면 왜 저자가 데뷔작인 이 작품을 통해 높은 평가를 받았고 단번에 인기 작가 반열에 올랐는지 확실히 알 수 있다. 뜻밖의 내용전개와 독자의 허를 찌르는 반전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독자의 기대를 충족시키기에 모자람이 없다. 이 책은 주인공인 도무라 류헤이가 두 개의 살인사건에 동시에 휘말리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류헤이는 전(前) 여친의 살해사건(곤노 유키 살해사건)과 대학 선배의 살해사건(모로 고사쿠 살해사건)에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관여하게 된다. 이로 인해 류헤이는 하루아침에 평범한 대학생에서 형사들에게 쫓기는 도망자 신세가 되고 만다. 자신이 궁지에 몰렸다는 걸 인식하게 된 류헤이는 어떻게든 스스로 벗어나보려고 노력하지만 범행이 밀실에서 벌어졌다는 사실을 깨닫고는 몹시 당황한다. 이 상황에서 류헤이에게 선택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경찰과 탐정 두 가지였는데 류헤이는 후자를 택한다. 즉 류헤이는 경찰이 자신한테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지레짐작하곤 경찰 대신 전(前) 자형(큰 누나의 남편)인 탐정 우카이 모리오를 찾아간다. 다행히 우카이는 경찰들의 반응과 달리 류헤이를 믿고 그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함께 나서준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둘은 형사행세를 하며 탐문수사를 하게 되는데 확신에 찼던 ‘내출혈 밀실설’이 결정적인 목격자로 인해 무너지면서 류헤이와 우카이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한편 이 두 개의 살인사건을 맡게 된 스나가와 경부와 스키 형사는 처음부터 류헤이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곤 뒤를 쫓는다. 경찰 입장에선 정황상 가장 강력한 용의자는 류헤이이기 때문에 류헤이에게만 초점을 맞춰 수사를 진행한다. 오직 류헤이 잡기에만 혈안이 되어 있는 스나가와 일행과 류헤이의 무죄를 증명하기 위해 분투노력하는 류헤이 일행은 심각한 분위기 속에서도 몇 차례나 엇갈리며 우스운 광경을 연출하는데 이를 통해 우린 저자가 어떤 분위기의 소설을 추구하는지 짐작할 수 있게 된다. 과연 류헤이는 누구의 도움으로 어떻게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게 될까? 수준 높은 추리를 즐기는 독자라면 한번 이 수수께끼를 풀어보길 바란다. 이 책은 총 4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지금부터 난 내가 주목한 것들 위주로 그 내용을 하나씩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다. 첫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경찰의 무능함을 통해 탐정의 필요성을 피력한 점’이다. 저자는 맨 끝부분을 제외하곤 시종일관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인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 형사를 무능하고 우스운 존재로 묘사한다. 스나가와 경부는 사건이 발생해도 자기의 흥미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사건 현장에 가려 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막상 사건을 맡아도 별로 노력하지 않는 인간으로 비춰진다. 비록 추리능력은 뛰어나지만 평소엔 잘 발휘되지 않으니 경찰 측에서 보면 딱 계륵 같은 존재라 하겠다. 스나가와 경부의 부하인 시키 형사는 매사에 의욕은 넘치지만 사건 해결엔 기여를 못하는 잉여형사다. 추리가 끝나도 그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우리에게 아둔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이와 같은 경찰에 대한 묘사는 저자의 경찰에 대한 선입견이 어떤지 잘 나타나는 부분이라 하겠다. 사실 현실에선 사건이 발생하면 경찰만으로도 충분히 해결이 가능하다. 그래서 굳이 탐정이 나설 필요가 없다. 그런데 저자는 경찰을 무능하게 묘사해 현직 형사들만으론 도저히 사건을 해결할 수 없게 상황을 만들어 고도의 추리가 필요한 사건에 탐정이 꼭 필요하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이 책의 주요 등장인물인 류헤이는 주인공이지만 자신이 주체적으로 사건을 해결하진 못한다. 그래서 경찰이 아닌 탐정의 도움을 받아 자신의 무죄를 증명하려 한다. 류헤이는 살인사건을 목격했으면서도 바로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탐정에게 달려가는데 이를 통해 류헤이는 경찰의 무능함을 알리는 동시에 탐정의 필요성을 어필하는데 제대로 한몫하게 된다. 류헤이는 시체를 목격한 후 바로 경찰에 신고할 수도 있었다. 만약 그랬다면 경찰에 쫓기는 신세는 면했을 것이다. 그런데 류헤이는 경찰에 신고하는 대신 도망자의 길을 택한다. 왜 그랬을까? 왜 류헤이는 경찰에 모든 걸 맡기지 않고 사건에 공식적으로 직접 개입할 수 없는 탐정을 찾아가 도움을 청한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경찰을 신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류헤이는 자신이 범인이 아닌 걸 알지만 경찰은 절대 자신의 말을 믿어주지 않을 것이라 짐작한다. 즉 자신이 경찰에 모든 사실을 설명해도 정황상 용의자로 몰려 꼼짝없이 죄를 뒤집어 쓸 것이라 판단해버린 것이다. 이는 경찰에 대한 불신이 얼마나 대단한지를 잘 드러낸 대목으로 저자의 생각이 그대로 반영된 부분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탐정은 어떨까? 탐정도 류헤이를 용의자로 여기고 의심을 품은 채 류헤이에게 죄를 씌우려 노력했을까? 결코 그렇지 않을 것이란 건 누구나 다 알 것이다. 탐정은 경찰과 달리 류헤이의 편에 서서 류헤이의 무죄를 증명하려 노력하려 할 것이다. 실제로 여기에 등장한 탐정은 위험을 무릅쓰고 전적으로 류헤이의 편에 서서 류헤이가 무죄임을 증명하려고 애쓴다. 이를 통해 저자가 우리에게 말하고자 한 메시지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들에게 불신을 주고 용의자를 범인으로 몰려고만 하는 경찰만으로 사건을 처리할 것이 아니라 탐정을 활성화시켜서 같이 일을 해결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런 의도를 밑바탕에 깔고 이야기를 써내려가고 있다. 그러다 보니 의도적으로 경찰을 무능하게 비추고 탐정을 돋보이게 만든 것이다. 이게 과연 현실성이 있고 진정 억울한 이들에게 도움이 될지에 대한 생각은 각자 해보기 바란다. 두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형사수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주인공인 류헤이와 탐정 우카이는 사건 해결을 위해 형사행세를 한다. 우카이는 가짜 형사수첩을 내밀어 탐문수사를 벌이는데 탐문수사 대상 중 그 누구도 우카이를 의심하지 않는다. 아니 의심은커녕 수사에 매우 협조적으로 반응한다. 심지어 어떤 이는 완전히 저자세로 굽실거리며 형사행세를 하는 이 둘에게 어떻게든 도움을 주려고 애쓰기까지 한다. 왜 그랬을까? 왜 탐문수사 대상자들은 류헤이와 우카이가 형사인지 아닌지 제대로 확인해보지도 않고 아무 의심 없이 이들에게 협조적으로 굴었던 것일까? 그 이유는 바로 경찰이라는 권위가 사람들을 주눅 들게 하기 때문이다. 이 책의 저자는 경찰을 상당히 무능하고 우스꽝스럽게 묘사해 그들의 권위를 크게 떨어뜨리고 있다. 경부라는 사람이 제대로 수사를 해보기도 전에 헛다리를 짚고 죄 없는 사람을 바로 범인으로 추정하는 부분이나 형사라는 자가 완벽히 추리가 다 끝났는데도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머리를 긁적이는 부분은 경찰의 권위를 제대로 폄하한 부분이라 하겠다. 그런데 저자는 왜 이렇게 경찰의 권위를 깎아내리려고 애를 쓴 것일까? 그 이유는 현실세계에선 지나치리만큼 경찰의 권위가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아무 죄도 없는 사람이 지나가다가 경찰의 불신검문을 받게 되면 두려움에 떨거나 잔뜩 주눅이 든다. 세상에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 면도 없진 않지만 보통 사람들의 이런 반응은 지나친 면이 없지 않다. 자신이 떳떳하면 당당하게 경찰의 질문에 답하고 응대하면 되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경찰이라는 권위에 짓눌려 잔뜩 움츠러든 나머지 대등한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괜히 주눅 들어 그들을 상대하는 것이다. 이런 현실이 못마땅한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지나친 경찰의 권위에 문제가 있음을 지적하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저자의 문제제기는 좋은 시도였다고 본다. 하지만 경찰을 지나치게 희화화한 것도 문제가 아닐 수 없기 때문에 앞으론 적당히 깎아내리고 비판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 세 번째로 내가 주목한 것은 ‘치밀한 추리소설답게 시간에 초점을 맞춘 점’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 중 하나는 바로 시간이다. 저자는 맨 앞부분부터 앞으로 시간이 이 책에서 얼마나 중요하게 쓰일지에 대한 정보를 공공연하게 암시한다. 확실히 시간에 초점을 맞춰 추리를 하면 사건을 해결하는데 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흩어진 퍼즐을 맞추지 못해 추리를 제대로 해내지 못하면 시간은 오히려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대개 형사들은 용의자를 심문할 때 사건이 발생한 그 시간에 어디에서 뭘 했는지 묻는다. 만약 유력한 용의자가 사건발생 시간에 어디에 뭘 했는지를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알리바이를 증명하지 못해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리게 되는데 그만큼 시간은 사건을 해결하는데 있어서 큰 역할을 하는 열쇠라고 말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작품 이후에도 치밀한 구성과 흥미로운 내용으로 독자의 지적 호기심을 만족시키는데 데뷔작인 이 작품부터 저자의 그런 행보가 아주 잘 드러난다. 이 책에서 저자는 결코 시간을 숨기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일정을 제대로 보여주고 분명한 시간을 알려줘 독자가 한번 추리를 할 수 있으면 해보라는 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난 내 나름의 추리를 통해 반은 맞추고 반은 맞추지 못했다. 반은 시간과 주변 정황을 잘 분석해 풀었다. 하지만 나머지 반은 시간에 집착한 나머지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생각지 못해 끝내 풀지 못했다. 저자가 이 책을 쓰면서 노린 부분은 바로 내가 풀지 못한 반이라 생각된다. 다 보여줘서 의심하지 못하게 해놓고 오히려 그런 심리를 이용해 뒤통수를 치는 수법을 이 책의 저자는 치밀하게 설정해놓았던 것이다. 만약 이런 저자의 의도를 파악해 완벽하게 추리를 해냈다면 그 사람은 지금 하고 있는 일 대신 당장 형사 내지 탐정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다른 독자들은 과연 저자가 이중으로 잠가놓은 자물쇠를 얼마나 잘 풀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
독자의 허를 찌르고 이중 반전을 형성해 끝까지 독자를 휘어잡는 이 책은 정말이지 최고의 추리소설 중 하나라 해도 손색이 없다. 저자가 숨겨놓은 퍼즐을 얼마나 찾을지 그리고 복잡하게 엉켜져 있는 실타래를 얼마나 잘 풀 수 있을지를 생각해가며 이 책을 읽는다면 상당한 재미를 맛 볼 수 있을 것이다. 뛰어난 추리소설의 재미를 느껴보고 싶다면 망설이지 말고 이 책을 바로 읽어보기 바란다. 인상적인 글귀 “정말이지 소문이란 무책임하고 무시무시한 것이다.” “기쁨은 남과 나누면 두 배가 되고, 고민은 남과 나누면 반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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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카가와 시립대 영화학과에 재학 중인 도무라 류헤이는 장래의 영화 거장을 꿈꾸며 이 대학에 입학했고 현재 3학년에 재학중이다. 자신의 재능에 한계를 느끼지만 최소한 영상 관련 회사에 들어가고픈 소망은 이루고 싶었고, 고맙게도 그에게는 연줄이 있었다. 이카가와 시의 지방 방송국인 IKA 영화사라는 자그마한 영상제작회사에서 일하는 3년 선배 모로 고사쿠이다. 2년 전에 4학년이던 모로가, 졸업 작품 촬영에 1학년이던 류헤이가 '조감독 겸 조명 조수 겸 촬영 조수 겸 기록 담당'이라는 직함으로 참가하면서, 혼신의 힘과 의욕을 보였기에 사랑스러운 후배로 인정받아 지금까지 찾아주고 아껴주었다. 취직이 거의 결정된 것을 확인한 류헤이는 학교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자랑을 했고, 일찌감치 중소기업으로 취직자리를 정한 류헤이가 못마땅한 그의 애인 곤노 유키는 치명적인 악담으로 이별을 고한다. 이별 이후 열흘쯤 지난 2월 중순경, 친한 친구들과 꼭지가 돌도록 술을 마신 류헤이는 전철역 앞에 있는 버스 정류장 표지판을 부둥켜안고, "유키~, 이 XX년, 이 나쁜 년아! 내가 죽여버릴 거야!"라고 외쳤다는 것을 술깬 다음날 친구로부터 전해 듣게 되고, 모로 선배는 우울해 말고 힘내라면서, 홈시어터를 빵빵하게 구축한 자신의 집에서 보고 싶은 비디오를 가져와 함께 보자고 하자, [살육의 저택 1977년 작, 상영시간 2시간 30분]이라는 영화 제목을 모로에게 말한다.
일주일 뒤 약속한 2월 28일에 사이와이초 공원 근처 모로 고사쿠의 아파트 1층 4호에 도착한다. 가는 도중 같은 과 친구, 영화광을 자처하는 구와타 가즈키가 일하는 비디오 가게에서 비디오를 빌리자 돈 낭비에 시간 낭비며 뻔하고 지겨운 게 끝내준다면서 취향도 독특하다며 맹렬한 독설을 퍼붓는다. 모로는 류헤이를 반갑게 맞이한 후, 자신이 일하는 회사에 대한 류헤이의 편견에 대해 일러주고, 욕실이 없이 생활하는 류헤이에게 목욕할 것을 권한다. 목욕을 마치고 나오자, 모로가 스포츠 뉴스가 보고 싶다고 하여 시청한 후, 비디오를 감상하기 시작한다. 저녁 7시 30분 정각이었다. 영화감상을 마친 시간은 10시였고, 오랜만에 한잔하자는 모로는 술과 안줏거리를 사온 뒤, 15분이나 걸렸다며 미안해하곤 아주 시끄러운 하드록을 튼다. 그리곤 다카노 아파트에서 벌어진 자살사건현장을 보고 왔다고 전한다. 순간, 류헤이는 설마 곤노 유키는 아니겠죠 라는 불필요한 질문을 할 뻔했다. 모로와 유키는 서로 모르는 사이므로. 한동안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면서 술과 안주를 축낼 무렵, 모로는 목욕을 아직 못했다며 10시 반이니 가볍게 샤워만 마치고 나오겠다며 비디오의 디지털시계를 확인한다. 류헤이는 밤 11시가 되어도 모로가 욕실에서 나오지 않자, 욕실 타일바닥 위에 쓰러져 있는 모로를 발견하게 되는데, 옷을 다 갖춰 입은 상태에서 복부 오른쪽 옆구리를 찔려 죽어 있었고, 몸 밑에 깔려 있던 13cm 정도의 얇고 예리한 칼을 발견한 뒤, 류헤이는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선원들끼리 싸운다는 제보를 받은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 형사는 부두에 출동하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고, 우연찮게 시키 형사는 젊은 남자로부터 떠밀려 바다에 빠지고 만다. 사우나에서 목욕 후 갈아입은 옷은, 용무늬 자수가 놓인 점퍼와, 빨간 셔츠, 가죽바지에 징 박힌 벨트였다.
"사이와이 초의 다카노 아파트에서 젊은 여성 한 명 추락했습니다." 시간은 밤 9시 45분. 3분 뒤 스시 커플이 경찰차 사이렌을 울리면서 다카노 아파트 앞길에 등장한다. 목격자는, 오후 9시 42분에 전방 5미터 정도 되는 곳에서 죽음의 순간을 직접 목격한다. 죽은 여성은, 다카노 아파트에 살고 있는, 이카가와 시립대 여대생 곤노 유키였다. 감식 결과, 추락 당시 발생한 외상 외에도 날카로운 흉기로 찔린 상처가 등에 하나 있었다. 현장은 순식간에 몰려든 인파로 북적거리고, 그 가운데 시키 형사는 고등학교 때 같은 반이었던 모로 고사쿠를 발견하고, 모노는 시키 형사를 본 순간 경악과 공포의 미묘한 표정을 하곤 사라져 버린다.
칠흑같은 어둠속에서 정신을 차린 류헤이는, 정전된 상태에서 자신의 손목시계로 오전 9시 30분임을 확인한다. 10시간 정도를 실신한 것이다. 모로는 어젯밤에 누군가에게 살해됐고, 계속 욕실에 방치되어 있다. 걸어서 1분 걸리는 파출소로 가서 신고하리라 마음 먹은 류헤이는 수수께끼에 봉착한다. 현관문의 보조 체인 뿐 아니라 집안에 있는 모든 문이 안쪽에서 잠겨 있다. 화장실에 있는 슬라이드 창문만이 열렸지만, 대각선 10cm 정도다. 사건 발생 12시간이 경과했고, 경찰은 당연히 류헤이를 의심할 것이며, 밀실 살인이다. 어떻게 해야 할지 의논하기 위해, 친구 마키타 유지에게 전화를 하니, 어제 일어난 사건 당사자는 곤노 유키이며, 자살이 아닌 타살이고, 경찰은 유력한 용의자인 류헤이를 찾고 있단다. 무죄를 증명할 보장이 없자 공포를 느낀다. 집안에 있는 자신의 지문이 있을만한 곳을 손수건으로 지운 뒤, 집을 나와 마시다 남은 안주와 술을 주류점 봉지에 넣어 쓰레기통에 버리면서, 9시 45분경 여대생 의문의 추락사라는 제목의 오늘자 조간신문을 발견한다. 모로 선배와 [살육의 저택]을 보고 있었을 시간이지만, 알리바이를 증명해줄 모로 선배는 더이상 이 세상 사람이 아닐 뿐더러, 자신은 현재 경찰에 쫓기고 있다. 사립탐정인 누나의 전 남편 우카이 모리오에게 도움을 청한 뒤 그의 탐정사무소를 찾아가고, 그 둘은 모로의 집으로 들어간다. 정전됐던 집에 불이 켜져있었다.
이후부터는 본격적인 추리가 시작된다. 탐정 우카이 모리오의 흉기가 한동안 마개 역할을 해서 출혈을 막아주는 '내출혈 밀실설', 바로 옆 거실에서 어떤 사태가 벌어져도 소리나 진동도 울리지 않는 완전방음 처리된 홈시어터, 모로 선배의 시체를 발견할 당시 욕실에서 들었던 오토바이 엔진 소리, 1층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출입을 한눈에 다 볼 수 있는 장소에서 그 오토바이를 고치고 있었던 아가씨 니노미야 아케미가 시라나미소 아파트 주인딸이며 예비열쇠를 모두 갖고 있다는 것, 곤노 유키의 뜻밖의 새애인 구와타 가즈키, 곤노 유키와 모로 선배 살인사건의 연관성, 막대기 끝에 칼을 동여매서 창처럼 만들 공간이면 충분하다는 노숙자 긴조가 제시한 '창 밀실설', 스나가와 경부의 범행 계획 10단계로 구분한 '시간차 트릭', 피스타치오 너트 껍질로 범인을 파악한 우카이 모리오의 번뜩이는 재치로 얘기할 수 있겠다. 내 짧은 머리로 추리한 결과는 너무 뻔했다. 곤노 유키가 살해되자 모로를 용의자로 생각했고, 이후 서로 모르는 사이라는 이유로 제외시켰다가 모로마저 살해되면서 아파트 주인딸을 강력한 용의자로 떠올렸다가 열쇠를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믿음이 강경해지기까지 하다가 비디오가게 점원 유키의 새애인을 의심하게 된다. 지리멸렬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거듭된 파헤치기만 반복하다가 결국 내 추리는 꼬리를 내리고 말았다. 아무래도 미스테리 작가들의 뇌 속 구조는 거대한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있는 것 같다. 도저히 해결될 조짐이 없어보이던 사건의 열쇠를 스나가와 경부의 '시간차 트릭'을 통해 상상이상의 결과를 보여주다니~. 에필로그에서 곤노 유키와 도무라 류헤이를 최대의 피해자로 보고 있지만, 모든 짐을 자신 혼자 떠안고 세상과 이별한 모로 고사쿠도 결국 피해자가 아닐까? 어리버리한 류헤이는 모로가 어쩌다 그렇게 됐는지 상상조차 못했으니.. 죽은 자는 말이 없고, 마음을 전할 길도 없다. 사랑에는 국경도 없고, 남녀노소도 없다.
(이 서평은 지식여행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아서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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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로 오랫만에 보는 추리 소설이다. 코난 도일의 셜록 홈즈 시리즈나, 애거서 크리스티의 에르큘 포와로 시리즈와 같은 정통 추리소설을 매우 좋아하고 즐겨 보았었는데, 나이를 먹어가면서 실용서 위주의 책들을 보게 되고, 자연히 추리소설과는 멀어져 갔었던 차에, 좋은 기회가 생겨서 보게 되었다. ![]() 이 책은 류헤이라는 이름을 가진 영화학과를 다니는 대학생을 주인공으로 하여, 스토리가 진행된다. 주인공인 류헤이, 류헤이를 매우 아끼고 챙겨주는 영화사에서 근무하는 선배인 모로, 주인공과 헤어진 전 여자친구 유키, 주인공의 자형이자 탐정인 우카이, 사건을 수사하는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 형사. 위의 등장인물들은 곤노 유키와 모로의 죽음을 시작으로 하여, 사건에 말려들게 된다. 류헤이와 모로가 모로의 집에서 술을 마시며 영화를 본 그 날, 류헤이의 전 여자친구 유키가 죽게 된다. 같은 날 류헤이와 같이 있던 모로는 자신의 집에서 죽은 채로 류헤이에게 발견되게 된다. 모로가 발견된 당시, 모로의 집은 안쪽에서 문을 걸어 잠근 밀실 상태!! 꼼짝없이 범인으로 몰리게 된 류헤이는 탐정인 우카이를 찾아 협조를 요청하게 되는데... 두 피해자의 죽음 사이에는 무슨 연관이 있을까... 모로는 어떻게 왜 죽은 것일까.. 밀실은 어떻게 만들어 질 것인가.. 유키는 왜 죽었으며, 누가 죽인 것인가... 이런 의문들을 품게 만들며, 소설은 빠른 속도로 전개된다. 이 책의 독특한 점은 보통의 추리소설과는 다르게, 매우 가벼운 문체로 씌여 있다. 중간중간마다 등장인물 간의 말장난이라던지, 당시 등장인물들의 심리 묘사 같은 부분들을, 유머러스하고 재치있는 위트와 함께 서술하고 있어서, 두 명이나 살해된 살인 사건을 주제로 함에도, 그리 무겁지 않은 분위기로 전개 된다. 또 하나 독특한 점은, 작가 스스로가 밝혔듯, 주인공인 류헤이의 시점에서 바라본 사건의 흐름과, 그를 쫓는 형사들이 바라보는 시점의 사건 흐름을 동시에 기술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 재미있는 부분은, 작가가 소설 중간중간에 부연 설명을 한다. 사건을 저 높은 곳에서 바라보는 누군가처럼.. 일반적으로는, 작가의 부연 설명이라던가 각주의 형태로 따로 구성하게 마련인데, 작가(혹은 신?)가 살짝 발을 담그고, 필요할 때마다 등장해서 이해를 돕고 있다. 심지어, 유머러스한 멘트들까지 날린다. 추리소설의 매력은 범인이 누구일까 하면서 의문을 품고, 독자가 같이 추리하는 과정에 있다. 나 역시도, 누가 범인인지, 어떻게 왜 죽였는지에 대해서, 소설에서 제공하는 단서나 사건 흐름 등을 머리 속에 그려 보면서 따라가 보았으나, 결과적으로는 형편없는 예측을 하고 말았다. 한참을 생각하면서 "이런 것이 아닐까?" 싶었는데, 나랑 똑같은 생각을 주인공 류헤이가 하는 것을 보니, 내 수준은 어리버리한 대학생 수준 밖에 안되나 하는 자조감과 함께, 작가가 의도적으로 독자를 놀리기 위한 내용을 추가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다. 아무튼, 결론적으로 범인이 밝혀지고 모든 사건의 전말이 드러나지만, 내가 받은 느낌으로는, 앞에서 기술하는 내용만 가지고는 독자입장에서 최종 결론까지 이끌어 내는 것은 무리가 있지 않나 싶었고, 책에서도 밝히지 않은 살인의 동기에 대해서도, 작가는 의도적으로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독자 입장에서는 쉬이 납득이 가지 않는 부분도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매우 짧은 시간 동안 흥미롭고 집중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었고, 마치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이 시점이 바귀고, 머리 속의 상상력을 자극하므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읽게 되었다. 이런 형태의 추리 소설이 존재한다니, 일본 추리 소설에 대한 편견도 없어진 계기가 된 소설이다. 추리 소설 마니아 수준이라면, 금방 범인은 밝혀낼 수 있겠지만, 이 소설의 재미는 단순히 추리만은 아니니까 꼭 한 번 읽어 보시면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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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히가시가와 도쿠야 소설이 많이 나왔지만 내가 본 것은 몇권 안 된다. 더욱이 이카가와 시가 배경인 것은 지금까지 겨우 한편 보았다. 이게 두번째다. 이카가와 시 시리즈라고 해야 할까. 아마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에 나온 탐정과 여기 나오는 탐정 같을 거다. 우카이 모리오라고. 이 시리즈도 시간이 흐르는대로 나오는지 모르겠지만, 책이 나온 차례대로 보면 더 나을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내가 이카가와 시 시리즈와 제목에 탐정이 들어간 것을 다른 것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어서다. 이번에 본 ‘밀실 열쇠를 빌려드립니다’가 첫번째 이야기인지도 모르겠다. 내가 예전에 본 이카가와 시 시리즈는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 마리 필요한가》다. 그때 이카가와(오징어 강)와 이카가와 시를 알았다. 옛날에 오징어가 많이 잡혀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이카가와 시는 정말 있을까. 실제로는 없다. 히가시가와 도쿠야가 만들어낸 곳이다. 실제 없다 해도 있다고 생각해도 괜찮겠지. 소설은 본래 그런 거니까.
이카가와 시는 다른 특성이 있는 곳은 아니다. 그저 옛날에 오징어가 많이 잡혔다는 것밖에는. 이곳에는 대학도 없었는데 시장이 고등학교를 나온 젊은이가 다른 도시 대학에 가는 것을 막기 위해 대학을 들여놓았다. 이카가와 시에서 영화관에 가려면 전철을 오래 타야 했다. 그런 곳인데 대학에 영화학과를 만들었다. 그게 학생들한테 인기가 많았다. 거기에 다니는 도무라 류헤이는 이 이야기에서 사건에 휘말린다. 류헤이는 대단한 영화감독이 되고 싶었지만 그게 어렵다는 것을 알고 3학년을 맞고 일자리를 찾았다. 영화학과를 다녀서 류헤이는 그것과 아주 상관없는 일을 하고 싶지 않았다. 이카가와 시에는 IKA영화사가 있고 거기 총무부에는 류헤이 선배 모로 고사쿠가 있었다. 류헤이는 모로 고사쿠한테 전화해서 일자리 이야기를 꺼냈다. 모로 고사쿠는 회사에 이야기해두겠다고 했다. 일자리가 생긴 류헤이는 좋아했는데, 여자친구 곤노 유키가 더 큰 꿈을 갖지 못하느냐 하고 헤어지자고 했다. 류헤이는 곤노 유키와 큰 문제 없이 헤어졌지만, 마음속에 응어리가 있었는지 친구들과 술을 마시고는 난리를 쳤다. 곤노 유키가 아닌 사람한테 유키라고 하면서 욕을 했다. 그런 모습을 많은 사람이 보았다. 얼마 뒤 류헤이는 모로 고사쿠 집에서 함께 영화를 보기로 하고, 비디오 테이프를 빌려서 모로 고사쿠 집에 간다.
그러면 이제 어떤 일이 일어날까. 먼저 모로 고사쿠 집에서 가까운 아파트에서 여자가 떨어져서 죽은 일이다. 처음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인가 했는데, 잘 보니 등에 칼에 찔린 듯한 상처가 있었다. 여자는 누군가한테 죽임을 당한 거였다. 또 다른 곳, 모로 고사쿠 집에서도 일이 일어났다. 류헤이와 영화를 보고 술을 마신 다음 몸을 씻고 오겠다고 한 모로 고사쿠가 오지 않았다. 이상하게 생각한 류헤이는 욕실을 보았다. 모로 고사쿠는 바닥에 쓰러진 채 움직이지 않았다. 칼과 피도 있었다. 류헤이는 깜짝 놀라서 거기에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 정신을 잃다니, 무슨 일이 있어도 정신을 바짝 차리면 산다고 하는데. 아침에 일어난 류헤이는 기분 나쁜 꿈을 꿨다고 생각했지만 모로 고사쿠가 죽은 건 현실이었다. 집안을 살펴보니 모든 문이 잠겨 있고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곳이 없었다. 자신이 범인으로 몰릴거라 생각한 류헤이는 친구한테 도와달라고 하기 위해 전화한다. 그때 들은 말은 류헤이와 헤어진 여자친구가 죽임 당했다는 것과 경찰이 찾아오지 않았느냐는 거였다. 이때 경찰은 류헤이가 곤노 유키를 죽였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류헤이가 술을 먹고 길에서 난리 친 일을 들어서다. 류헤이는 정신이 없었다. 그래서 거기에서 달아나기로 했다. 류헤이가 도와달라고 한 사람은 누나와 헤어진 사람으로 사립탐정 우카이 모리오다.
여기에서 밀실은 바로 모로 고사쿠 집이다. 이 내용을 드라마로 먼저 보았다는 것이 생각났다. 다 기억한 것은 아니지만 어떤 것은 희미하게 생각났다. 여기에 나온 것과 드라마에 나온 사람 관계가 조금 달랐다. 여전히 나는 대체 어떻게 한 거지 하는 것보다 왜 죽였을까를 먼저 생각했다. 경찰은 사건을 해결했으면 됐지 동기를 알아서 뭐하느냐고 했다. 이 책은 사람이 왜 죽임 당했는지보다 다른 수수께끼를 풀어가는 걸 보아야 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그래도 곤노 유키가 왜 죽임을 당했는지 나왔다. 그게 맞다고 할 수 없을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을 대신해서 나쁜 짓을 저지르는 거 쉽게 하기 어려울 텐데. 그 사람 마음은 뭐였을까. 사람은 무서운 말을 해도 실제 행동으로 옮기는 일은 아주 드물다. 그렇게 해야겠다는 생각도 안 했는데, 엉뚱하게 생각하고 그 일을 해버렸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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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밀실의 열쇠를 빌려 드립니다>를 읽고 나서 이 책만의 특징을 꼽자면 크게 세 가지를 말할 수 있다.
★★★★★ 빠른 이야기 전개와 흡인력 ★★★★★ 웃긴 캐릭터와 작가 ★★★★★ 충격적인 결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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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쪽이 넘는 꽤 빡빡한 글이 술렁술렁 넘어간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 식사 후에>에서 콩트같은 짧막한 글로 쏠쏠한 재미를 주었던 그이기에 관심이 가서 집어든 책이지만, 이번 소설은 장편이기 때문에 그의 유쾌한 글의 매력이 반감되진 않을까 하는 노파심도 있었던지라, <밀실의 열쇠>의 흡인력에 절로 감탄했다. <밀실의 열쇠>가 그의 데뷔작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더욱더 놀랍다. 이 책에서는 단 두 개의 사건만이 등장한다.
류헤이의 여자친구인 곤노의 추락사 류헤이의 선배인 모로의 욕실사(?)
줄거리는 간단하다. 곤노와 모로, 이 둘 사이의 연결고리는 류헤이뿐이다. 심지어 모로 선배가 죽은 공간에는 류헤이밖에 없었다. 류헤이 스스로도 불길한 예감을 지울 수 없었던 것처럼, 자신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로 몰린 상태에서 자형이자, 사립탐정인 우카이에게 도움을 청하고 도망다니는 신세가 된다. 그리고 이카가와시에서 뜨르르하게 알려진 명탐정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 형사가 그들의 뒤를 쫓는다.
처음부터 책은 친절하게? 독자에게 류헤이가 범인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작가는 형사들은 범인이 아니라는 점도 명백히 한다. 모로가 죽기까지 이야기는 류헤이의 시점에서 글이 전개되기 때문에 류헤이를 의심할 독자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너무나 딱! 맞아떨어지는 상황 때문에 류헤이가 범인으로 지목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뭔가 함께 누명을 쓴 듯한 억울함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럼 범인은 누구지? 머리를 굴려보지만 범인은 쉽사리 감이 잡히지 않는다. 게다가 여기저기서 저마다의 범죄 시나리오?를 이야기하는 통해 더 갈피를 잡기 어렵다.
우카이의 내출혈 밀실설이나, 노숙자 긴조의 추리까지 그럴싸해 보인다.
등장인물들이 주고받는 대화를 킬킬거리며 읽다 보면 어느새 이야기의 후반부에 다다르게 되고,
여전히 갈피를 못잡은 상태에서 범인이 밝혀지는데-
범인의 동기를 알게 되면 한동안 충격에서 벗어나기 힘들 것이다.
너무 빨리 읽어내려 간 탓일까. 자꾸만 다시 책을 만지막거리게 되는데 앞표지에 나온 등장인물들의 사연 있는 모습들을 보면서 긴 여운을 달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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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발표해서 점차 구두평가, 리뷰 등이 입소문을 타 인기를 얻어 2011년 서점대상 1위를 차지한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후에]는 그닥 마음에 들지않았지만, 2002년 데뷔작이자 이카가와시 시리즈 1탄인 이 작품은 꽤 마음에 든다. 코단샤의 Kappa-one이란 신인상을 수상한 데뷔작인데, 트릭도 쫀쫀하게 잘 짜여져있고, 유머도 과하지않았다.
와카타게 나나미의 하자키 시리즈처럼 가상의 도시 이카가와시 (烏賊川市)를 배경으로 했다 (왜이리 심시티 느낌이나게 읽는 내가 더 좋은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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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걸 읽고 2탄인 [밀실을 향해 쏴라]에도 도무라 류헤이-우카이 모리오, 스나가와경부-시키형사가 나온다기에 부랴 한밤에 컴을 켜서 주문을 했다 (3탄 [완전범죄에 고양이는 몇마리 필요한가]이 먼저 나왔음).
가볍게 웃어보자..고 잡았는데, 트릭은 예상가능하면서도 치밀했다. 게다가 나레이터...의 해설은, 무성영화의 그것처럼 구수하다.
한때 오징어잡이로 풍요롭던, 이름도 거기서 연유한 이카가와시의 시립대학 영화학과에 재학중인 3학년 도무라 류헤이는, 이제 힘빼고 나니 자신에게 영화제작에 있어 뛰어난 재능이 없음을 실감한다. 그리하여 자신의 선배인 모로 고사쿠에게 부탁, 그가 다니는 작은 영상제작회사에 취직자리를 문의한다. 당근, 일손이 딸리는 회사므로 '잠정내정'이 되었고 그는 기뻤지만, 야심이 없다는 이유로 학교식당에서 여친 곤노 유키에게 처참하게 차인다.
내심 기분이 안좋았던걸까...술먹고 '죽여버리겠다'고 난리를 친 밤이후, 기분전화차 선배 모로의 홈시어터에서 2시간 30분짜리의, 70년대 공포물시대 편승작 [살육의 저택]을 보리고 한 그날...살인사건은 연속 일어난다. 게다가 도무라 류헤이는 자신밖에는 불가능한 밀실안에서 기절을 해버리고...
한편! 시답지않은 사건보다는 그냥 편하게 있고픈, 그렇지만 의외로 번뜩이는 추리능력을 가진 스나가와 경부와, 과거 한끝발 날렸을 시키형사는 사건에 투입되고...
약간 모자라지만 그래도 의리는 있는 류헤이의 전형부 (누나랑 이혼했으니까..) 우카이 모리오는, 류혜이를 구하기 위해 티나는 잠입수사를 시작한다.
모리무라 세이이치의 [인간의 증명]은 꽤나 영향이 컸나보다. 그 애잔한 사연 뿐만 아니라 '내출혈 밀실 (ㅎㅎㅎ)'이란 또다른 가능성을 던져줌으로써. 아리스가와 아리스는 밀실트릭을 푸는 거보다는 그렇게 밀실을 만든 이유에 집중하였으나, 여기서는 밀실트릭이 풀리는 것이 먼저. 대략 동기는 반전을 던져주나 수긍할 정도의 설명.
2탄을 냉큼 주문할 정도로 귀여운 인물들과 재치있는 대사, 그리고 적당하지만 신경쓴 사건 때문에 오늘밤도 힘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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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일러스트레이션을 좋아하는데 번역판 일러스트레이션이 훨 낫다. 하나씩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 1시방향부터 시계방향으로 노숙자, 사건 때문에 얼굴이 삭은듯..ㅎㅎㅎ..도무라 류혜이, 우카이 모리오, 시키형사, 해파리세는 스나가와..뒷장은 홈시어터 그림이다)
p.s: 영화[아파트 열쇠를 빌려드립니다]의 제목과 비슷하지만 전혀 관계가 없다. 아, 그리고보니 도무라 류혜이, 영화학과 출신인지라 계속 영화와 관련된 이야기도 나올지 모르겠다. 이 작품에선, 노숙자 직전까지 같던 작가의 경험이랄까...살짜쿵 나오는듯 (힘든 지경은 아니지만, 오히려 그 단계가 무서울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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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은 퍼즐 맞추기와 비슷하다. 아무리 어려운 퍼즐그림이라도 퍼즐이 제대로만 있다면 맞출 수 있다. 그림이 완성되면 뿌듯함과 동시에 허무함이 몰려 온다. 대개 그러하듯, 과정이 재미있어서 퍼즐을 하는 것 뿐이니까. 추리소설의 사건은 잃어버린 혹은 놓쳐버린 퍼즐을 찾는 일이다. 재미가 없으면 읽을 수가 없다. 그런 점에서, “밀실의 열쇠를 빌려드립니다.”는 꽤 정성을 들인 작품이다.
두 살인 사건이 일어났다. 유키는 미모의 여대생이고, 모로는 영상물제작 회사를 다니는 젊은이다. 두 사람이 비슷한 시각에 가까운 장소에서 살해됐다. 물론 연결고리가 제시되어 있다. 류헤이. 유키의 전 애인이자, 모로의 대학 후배인 사람. 류헤이의 좌충우돌 도주행각을 돕는 사립탐정 우카이가 한 팀이다. 그리고, 그들을 쫓는 자 시키, 스나가와 형사가 또다른 팀이다. 쫓기는 자와 쫓는 자들이 엇갈려 달리는 장면을 상상해 보라. 홀로 타는 야간스키만큼 스피디하고 짜릿한 구성이다.
사건 전개의 또다른 연결고리인 ‘밀실’을 다시 불러와야 한다는 점에서 조금은 식상함을 말하고 싶다. 소년탐정 김전일 만화를 본 사람이라면, 일본 미스터리 추리작품에서 밀실의 의미에 대해 한번쯤 생각했을 지도 모른다. 폐쇄적인 공간으로 보이는 곳에서 보이지 않는 틈새를 찾는 일은 흥미로울 수 있지만, 트릭을 해결해 본 경험자들이라면 실제로 밀실이 아닌 것을 밀실로 착각하게 만드는 것이 작가의 의도라는 것을 잘 알게 된다. 아름다운 미녀가 네모난 상자에 들어가 순식간에 사라진다고 해도 그 공간이 어딘가로 통해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마술을 통해 이미 학습했다.
두 팀의 활약으로 사건이 해결되는 마지막 부분은 한편의 게임 해설서처럼 자세하고 확실하다. 시간차를 이용한 트릭설명은 뜻밖의 반전이라기보다는 준비된 반전이었다. 류헤이-유키-모로의 관계가 설명되는 결말은 고개를 끄덕이게 하면서도, 이것이 숨겨진 퍼즐조각이었나 하는 의문을 남긴다. 열매 속의 씨앗과 같이, 겉과 속은 다르지만 원인과 결과가 동일한 유전자를 내포하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을 덮고, 표지그림을 보며 등장인물의 이름을 써 본다. 몇 개 안되는 퍼즐을 뒤섞고, 가려두고, 마침내 궁금증을 해소시켜주는 작가의 필력에 박수를 보낸다. 독자의 마음을 예상하듯 쥐락펴락 개입하는 작가의 대담성도 마음에 든다. 무언가에 집중하고 싶을 때, 그리고 두뇌를 사용한 지 오래되었다고 느낀 사람이라면, 앞서 말한 두 팀을 능가하는 제 3의 팀원이 되어 멋진 게임을 즐기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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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곤노 유키의 추락사건
이카가와시에서 벌어진 위의 두 살인사건을 배경으로 심각할 법한 이야기를 너무나도 유쾌하게 다루고 있다. 주인공이라고 할 수 있는 도무라 류헤이는 이카가와 시립대 영화학과에 재학중인 대학생으로 요즘 어렵지 않게 겪는 취업난으로 인해 선배가 일하고 있는 IKA영화사에 입사하고자 선배의 연줄을 이용해 졸업 1년전에 입사를 내정받는다.
기쁨에 겨운 주인공은 그 사실을 동네방네 자랑까지하고 어쩌다보니 애인의 귀에까지 들어가지만, 그녀는 축하는 커녕 고작 그런 회사에 들어가는 거냐며 그에게 몹시 실망하고 결국 헤어지기에 이른다.
류헤이는 실연의 아픔보단 취직(=입사)의 기쁨이 더 크다고 애써 자신을 위로하며 자신을 도와준 선배를 찾아 홈시어터를 만들어놓은 선배의 방에서 '살육의 저택'이란 비디오를 보고 술까지 마시게 되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눈앞에 살인사건이 벌어져 있었다...!!!
두 살인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이카가와 시경의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 형사, 그리고 도무라 류헤이와 관련되어 탐정 우카이 모리오까지 뛰어들게 되는데...
이 이야기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하룻밤 사이에 벌어진 일장춘몽같은 미스터리 추리극이라고 할 수 있지만 너무 많은 걸 기대하면 분명 실망할 것이다. 유쾌발랄함이 지나쳐 도저히 추리극에 걸맞은 긴장감은 약에 쓸래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그다지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저자가 몇개의 관점에서-때론 저자 자신이 직접 끼어들기도 하면서-이야기를 풀어놓은 것은 아주 특이하면서도 어떤 부분에선 플러스까지 된다. 거기다 개그도 적당히 얼버무려 놓았기에 부담없이 즐길 수 있다. 취업난과 쉽게 저지르는 살인 등의 현실 풍자와 세태 비난... 저자가 노린 것이 그것 뿐이라면 그 점에선 어느 정도 성공했다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요리조리 잘 헤쳐나왔다고 생각한 순간, 너무나도 싱겁게 풀려버린 사건에 대해 이 사건을 해결하는 인물을 '무조건 천재'라고 생각하지 않는 이상,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즉 원인과 결과만 있을 뿐 과정은 안드로메다로 날아가버린 단순한 에피소드에 불과할 뿐인 것이다. 그 결과 조차도 너무 쿨하게 헤어져 억울하게 죽은 여자와 후배를 너무나도 소중히 여긴 나머지 제 풀에 제가 걸려 넘어진 아니 죽은 남자의 이야기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너무 쉽게 간파할 수 있어 독이 되어버린 식상한 이야기라도 심각한 추리극이 싫다면 한번쯤 머릴 식히고 가볍고 유쾌하게 읽기엔 나쁘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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