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이 나온 때(1999)를 보고 가장 먼저 그때 난 왜 이 책을 몰랐을까다. 그때에서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은 책을 자주 보지만, 책이 나왔을 때는 책을 별로 안 봤다. 책을 봤다 해도 이 책을 봤을지 그건 나도 잘 모르겠다. ‘한겨레문학상’을 안 지 그렇게 오래되지 않은 것 같은데 내가 잘못 기억하는 건지도. 심윤경이나 박민규 소설을 본 걸 보면. 그것도 그 책이 나오고 시간이 흐른 다음에 만나고 최진영 소설은 그 해에 만났다. 이 책을 보다보니 2014년에 만난 《상실의 시간들》(최지월)이 생각났다. 그건 이 이야기 뒤에 일어날 이야기라 할 수 있겠다. 심장마비로 갑자기 엄마가 세상을 떠나고, 딸은 엄마를 떠나 보내는 시간을 갖는다. 딸 하나만 있는 건 아니지만, 한사람이 홀로 남은 아버지를 챙기고 여러 가지 일을 한다. 엄마가 세상을 떠났으니 슬퍼할 시간이 있어야 하는데, 다른 일 때문에 그럴 수 없었다. 엄마가 세상을 떠난 슬픔만 말하려 했는데, 쓰다보니 다른 게 생각나기도 하는구나. |
|
불러도 불러도 가장 아름답고 끊임없이 부르고 싶은 말이 '엄마'라는 단어라고 생각한다. 평소에 살가운 말이나 행동은 못하지만 같은 여자로 엄마를 바라보면 너무나 고맙고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지금 시대와 달리 자식을 위해서 자신의 모든 것을 희생하고 감수했던 엄마... 저자 김곰치님의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를 읽으며 엄마가 보고 싶어졌다.
엄마를 닮아 예민한 성격을 가지고 태어난 작은누나 혜희를 통해 '시신경이 말라간다'는 병명으로 입원중인 엄마를 만나러 고향으로 내려가는 26살의 주인공 현직... 현직은 서울에서 대학교를 나오고 잡지사 기자로 근무한다. 말보다 생각으로 자신을 표현하는 인물로서 정감 있는 남자는 아니지만 이런 현직을 엄마는 끔찍이 생각한다.
어머니가 시력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가족 모두는 심한 충격에 빠지게 되고 뚜렷한 병명도 밝히지 못하는 의사를 믿지 못하는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처방되는 독한 약들이 오히려 더 장기를 상하게 하는 것은 아닌가? 불안감에 휩싸인다. 약물중독으로 퇴원한 어머니를 위해 아버지는 평소에 멀리하던 책들을 뒤적이고 좋다는 민간요법을 실해에 옮기지만 정작 어머니는 이런 것들이....
가족들의 모습은 뇌 속에 자라고 있는 종양으로 인해 어머니가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엄마를 위하고 있다고 말하지만 나름 자신들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행동한다. 엄마의 부재가 주는 심리적 불안감은 가족들이 더욱 어머니의 치료에 매달리게 한다. 어머니를 살리고 싶은 현직은 수술을 감행하는데....
내 얼굴에 주름 하나 생기는 것은 잘 보이면서 부모님 얼굴에 깊게 빼인 주름이 안 보일때가 있다. 부모님이 언제나 그 자리에 영원히 계셔줄거라 믿고 싶은 이기적인 자식의 마음... 어머니에게도 꿈 많은 소녀시절과 성숙한 여인, 자식을 바로보며 살아가는 어머니의 모습이 있지만 우린 어머니의 모습만 생각하고 나 편한데로 생각하고 행동한다.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는 수술이후 현직은 엄마와 먹는 맛 없는 칼국수를 통해 이런 시간이 계속 이어지길 바라고 있다. 현직은 자신의 생각을 들여다 보고 꿈을 통해 보여지는 모습을 보며 깨달음과 반성을 하며 그동안 지나쳤던 어머니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낀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엄마에 대한 생각을 많이 하게 된다. 자식을 키우면서 힘들고 어려울때 엄마도 나 키울때 이런 생각했을까? 싶기도 하고 심적으로 외로울때 엄마는 어떻게 이겨냈을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엄마를 부탁해' '엄마, 나 또 올께'를 읽으며 느꼈던 감동을 '엄마와 함께 칼국수를'를 읽으면서도 받게 된다. 암에 걸린 엄마를 소재로 하는 다소 우울하고 무겁고 흔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아픈 엄마를 생각하는 가족들의 모습을 통해 나는 어떨까?하는 자문을 하게 되고 잔잔하지만 식상하지 않으며 공감을 이끌어 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