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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도서전에 갔다가 청미출판사에서 청미지기님을 만나고 인사를 했었다. 참 선해보이는 인상이셨다. 자상하고 세심해보이는. 책을 읽는다고는 하지만 에세이는 공감을 못해서 안 읽는 편이고 인문학 책은 어려워서 싫어하는 편이고 시집은 안 맞아서 꺼리고 오직 소설만 들입다 파는 그런 편독의 내게 청미출판사의 책은 어찌했거나 다른 부류의 나와는 거리가 먼 남의 나라 책이었다. 그런 나에게 청미지기님이 권해주신 한 권의 책이 바로 이 책이다. 그때 받은 책은 어제인가 열어 보았고 이 책을 발견했다. 엄마를 보낸 이야기를 잠시 했었는데 청미지기님의 마음에는 내게 이 책이 꼭 필요해보였나보다. 제목에서도 보듯이 이 책은 엄마를 잃은 사람들을 위한 책이다. 슬픔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위로해주는 책이라고 해도 좋겠다. 기본적으로는 배우자를 잃은 슬픔을 극복하는 서양의 심리학을 바탕으로 일본의 저자가 다시금 자신들의 실정에 맞게 적은 글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의 정서나 감정이나 가족 구성은 우리나라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이 책 속의 이야기들에 많이 공감을 할 수 있다. 다만 집에 불단을 만들고 음식을 올리는 공양 문화가 일반화 되어 있는 것과는 다르게 우리는 추모의 집을 찾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조금 다를 수 있다. 가장 친한 존재인 엄마를 잃으면 사람들의 반응은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 물론 책에 언급한 것처럼 엄마와의 사이가 안 좋은 경우가 있다 하더라도 말이다. 각인각색으로 사람의 환경은 다르니 다 주어진 조건은 다르겠지만 그래도 엄마의 죽음 앞에서는 다들 비슷한 반응일 것이라 생각된다. 책에서는 여러 심리학 자료를 통해서 애도 작업의 방향을 알려주며 어떤 상황이 위험할 수 있으니 이럴땐 전문가를 찾으라고 알려주기도 한다. 여러가지 문항을 제시하고 있으니 자신에게 해당하는지 체크해봐도 좋을 것이다. 슬픔 회복의 방법을 알려주며 제목이었던 모친 상실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유념할 점도 알려준다. 시간이 약이다라는 말도 있지만 나는 그 말이 절대 약이 되지 않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다. 벌서 삼십년이 넘게 흘렀는데도 불구하고 또렷하게 새겨진 흔적도 있으니 말이다. 부모보다 먼저 세상을 떠날 수도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에는 부모가 먼저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 슬픔에서 영원토록 파묻혀 살 수는 없는 일이다. 되돌릴 수도 없는 일이다. 그저 보고 싶으면 보고 싶어하고 그리우면 그리워 하는 것으로 슬픔을 달래보는 수 밖에. 늘 말하지 않던가. 살아 남은 자의 슬픔은 어쩔 수없이 감내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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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묵직한 책이다. 그래서 회피하고 싶어서였을까? 출간되자마자 주문해서 받아놓고, ?이웃 님 몇 분께 이벤트로 나눔까지 하고, 정작 나는 이제서야 읽었다. 결론은 생각보다 더 좋다, 였다. 제목이 '모친 상실'이다 보니 역시 모친과의 관계에 대해서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애증이 혼재된 모자 관계의 경우, 모친을 잃고 난 뒤의 심리 반응은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29쪽) ? "부모로서의 역할은 다했지만 자녀를 자기 뜻대로 통제하려 했던 지배욕이 강한 모친이었기 때문에, 모친을 떠올리면 마음이 우울하고 성인이 될 후로는 모친과 거리를 둔 사람도 막상 모친의 죽음을 맞이하게 되면 복잡한 심경에 빠지게 된다. 제멋대로였지만 악의는 없었던 모친, 그런 모친을 멀리하며 외롭게 만들어 불효를 저질렀다는 죄책감에 시달리게 된다."?(104쪽) 우리 모녀의 경우, 애증이 혼재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책임감 강하신 양친은 얼마나 서로 사랑하며 사셨는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을 지킨다는 공동의 목표를 향해 만 41년의 세월 정말 앞을 보며 달려 오셨다. 그에 대한 존경과 감사는 말로 다 형용할 수 없다. 철도 관련 공무원이셨던 아빠는 집에 계셨던 기억이 별로 없이, 늘 단신부임이셨고, 엄마는 아빠의 빈자리까지 홀로 채우며, 시어머니와 아이들 셋을 건사하셨다. 내가 아이들을 낳아 키워보니 하나둘도 힘든데, 셋을, 게다가 어른까지 모시며 키워냈다는 것은 정말 보통사람이 할 수 없는 일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객관적인 사실을 두고 보면 경탄을 금치 못하겠으나, 엄마와의 관계는 늘 대화가 막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우리 엄마는 다른 사람들의 모든 게 부러우셨다. 그리고 우리를 탓하셨다. 나는 반장에 뽑혀서 와도 하기 싫다며 기권하는 위인이었다. 리더십이 없다고 얼마나 시달렸는지... (평양 감사도 자기가 싫으면 마는 거지...) 나름대로 남들이 부러워하는 딸이었다고 생각하는데 늘 엄마에겐 부족했다. 늘 전교 상위권의 성적이어도 아빠 고생하신다며 몇 등 더 높게 부풀려 아빠에게 말했고, 없는 사실까지도 꾸며서 지인들에게 자랑하곤 하셨다. 엄마가 뭐라고 어떻게 꾸며서 말을 해 놨을지 모르니, 자연히 아빠와도 소통의 단절, 동네 아줌마들에게도 인사 외에는 뭘 물어보셔도 대충 흐리고 지나갔다. 이제 나이드시니, 미주알고주알 엄마와 수다떠는 살가운 딸이 또 부러우신가 보다. 유감이지만, 그건 해 드릴 수가 없다. 그건 어떤 모녀가 기나긴 세월 동안 켜켜이 쌓아온 세월의 결과이기 때문이다. 엄마의 인생에 대한 나름의 "부채의식"이 내 삶을 이끈 면도 없지 않아 능력에 부칠 만큼 노력하며 살아왔고 그만큼 충실한 인생이었다고 생각하기에 후회는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금도 엄마와 대화를 하면 다음 말이 막힌다. 타인에 대한 깎아내림, 험담... 부모님께 예를 다하여 대하고는 있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 다만 부모님이든 누구든 내게 소중한 사람들이, 또는 나 자신이 '돌연사'이지 않기를 바라고 기도한다. 책에서도 다루고 있는 부분이다. "똑같은 모친의 죽음이라고 해도 예기치 못한 돌연사의 경우와 위중한 병환으로 죽음을 준비해온 경우에는, 유족이 받게 되는 충격에 크게 차이가 나게 마련이다. 예기치 못한 죽음을 겪은 유족의 충격이 크고 스트레스 반응 또한 강하다는 건 당연한 예측이다."(52쪽) 마음의 준비가 필요하다. 마지막 순간을 함께하며 자연스럽게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나 역시 두 아이의 엄마이고, 한 남자의 아내이다 보니, 모친으로서의 나의 죽음에 대해서도 고찰해 보게 된다. 오래 살고 싶다는 생각은 지금도 추호도 없지만, 아이들이 어느 정도 장성하여 죽음과 삶에 대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정도가 되었을 때, 그때 나도 생을 마감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염세적인 면이 없지 않아 20대 때는 이제 죽어도 별 미련은 없다고 생각했는데, 지킬 것이 많아지니 생에 대한 집착도 가지게 된다. "대상 상실을 경험한 사람은 상실감에 좌절하지 않도록 두 가지 대처 행동을 적절히 번갈아가며 취해야 한다. 즉 상실이라는 괴로운 현실을 직시하고 상실을 받아들이는 마음의 작업과, 괴로운 일은 일단 잊고 현실을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일을 하는 적응 행동, 이 두 가지 행동을 유연하게 취하는 것이다."(143쪽)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산 사람은 살아야 한다고, 애도의 시간을 갖되, 앞으로 살아가야 할 힘도 새로이 하며 적응하는 것이 병행되어야 한다. 만약 남편이 먼저 세상을 떠난다면... 아마 아이들이 아직 어린 상태(미성년자)에서 내가 유일한 보호자가 된다면, 목표 지향적인 나의 성격이라면 애도는 일단 미뤄두고 아이들과 함께 살아가야 할 여러 방도를 먼저 해결할 것 같다. 가령, 금감원 사이트에 들어가 가용할 수 있는 경제적 자원을 먼저 파악할 것이고, 내가 일할 수 있는 자원을 극대화하겠지. 그리고 아이들의 정서적 지원을 할 수 있는 양가 부모님(생존하신다면), 내 동생, 교회 등 정서적 자원도 최대한 파악해 둘 것 같다. 그리고 나 혼자여도 되는 시간에 "애도"에 온전히 빠지겠지. 만약 아이들이 장성한 후에 남편이 죽는다면, 그땐 온전히 남편에 대한 추억과 애도에 잠길 수 있을 것이다. 마흔에 딱 맞아야 하는 예방주사를 맞은 기분이다. 책을 읽으며 가끔 덮고 생각해 보며, 지금의 삶이 더없이 감사하고 소중함을 깨닫는다. 오늘 곁에 있는 사람들에게 좀 더 착한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단순하고 순진한 결론에 이르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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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완전한 사랑이라는 드라마를 본적이 있다. 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부부. 두아이를 낳고 행복한 결혼생활도중 불치병에 걸려 아내가 죽게 되었고 얼마후 슬픔을 이기지 못해 극심한 스트레스로 뇌에 이상이 생긴 남편이 죽는다는 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뒤 슬픔을 가누지 못해 죽는다는건 드라마에서나 있을법한 이야기라 치부했다. 그런데 결혼후 시할머님께서 막내아들이 병으로 죽은후 3개월뒤 아들을 잃고 시름시름 앓다 심장마비로 40대의 젊은나이로 돌아가셨다는 어머님의 이야기를 듣고 현실에서도 있을수 있는 일이라 생각하니 사람에게 상실감이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새삼 놀랬던 기억이 난다. 영 등은 배우자를 잃은 54세 이상의 남녀 4,486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유족이 배우자 사후 6개월 이내에 사망한 비율은, 동세대 배우자가 건재한 사람의 사망률에 비해 40%나 높다는 사실을 보고했다. 이 연구를 계승한 파크스 등은 사망 원인의 4분의 3이 심장병이며 그중에서도 심근경색이라고 밝혔다.(49p) 이처럼 소중한 사람을 잃은 슬픔과 상실감은 대상을 잃은 이에겐 큰 고통과 상처를 남기게 되는데 그 시간들을 극복할수 있게 도와주는 책한권을 만났다. 청미에서 출간된 [모친 상실]은 소중한 사람을 잃었을 때 여러가지 심리상태를 이야기하며 슬픔과 상처를 완화할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준다. 책에서 말하는 상실의 대상은 모친, 즉 어머니에게만 국한되어있지않고 배우자나 부모 자녀등 폭넖은 애착상대를 말한다. 애착대상을 잃고 상실을 대하는 사람들의 여러가지 심리상태를 볼수있는데 슬픔과 후회,그리움,원망, 분노,죄책감, 과도한 스트레스로 신체적 고통까지 시달리는 경우도 있을것이다. 심리학자이자 이 책의 저자인 에노모토 히로아키는 소중한 사람을 잃었다는 현실을 인식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며 충분한 애도를 통해 슬픔을 극복하고 치유와 회복의 단계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나는 죽음으로 인해 소중한 사람을 잃고 상실감에 빠져본 경험이 없다. 하지만 인생을 살면서 언젠가는 마주하게 될 일이기에 쉽게 책장이 넘어가지 않는다. 책은 상실뒤에 오는 심리적인 초기단계부터 슬픔을 어떻게 극복하고 심리적인 안정을 찾기위한 효과적인 방법까지 꼼꼼하게 이야기하고 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지않을까싶다. 소중한 이를 잃고 실의에 빠진 드라마속 인물을 보며 누군가는 얘기한다. 산사람은 살아야지 어떻하냐고. 맞다. 살아야 한다. 잘살아야 한다. 그러기에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한 [모친 상실]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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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모친 상실>은, 책 소개 글에 의하면... "소중한 애착 대상을 잃는 대상 상실을 다루며 상처를 회피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대면하게 한다. 심리의 근저를 알게 하고, 충분히 애도함으로써 아픔보다는 치유와 회복의 방법을 논한다. 슬픔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인간적인 성장이 가능하도록 이끄는 대상 상실 전문 심리 인문서이다." 라고 말을 한다. 한 마디로 애착 대상을 잃은 사람들의 상실의 감정에서 벗어나기 위한 도움을 주고... 지금 겪고 있는 감정 상태가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지극히 정상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라는 것이다. 사실 나는 감정을 다스리기 위하여 무던히 노력하는 사람이라서 꽤 덤덤하게 읽어간 책이라고 하겠다. 그렇지만 <모친 상실>에서의... (굳이 어머니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모든 감정들이 이해가 갔다. 시한부 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겪는 심리상태도 상실을 겪는 사람들과 그다지 다르지 않을 거라 싶었다. 가장 먼저 충격이 올 것이고... 더 잘 해드리지 못했다는 자책감과 함께 후회가 밀려올 것이며... 슬픔이 지나치면... (이 책에서는 슬픔과 애도를 조금 다른 감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아마도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기 쉽지 않을 정도의 무력감에 빠져들어 자신을 망치게 되지 싶다. 나와 세상 사이에 반투명 질긴 막이 있는 것처럼 괴리감도 생겨나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다가오기에... 내가 이 책에서 말하는 모든 감정들을 이해하는 것도 나 역시 오래전 그런 경험을 했었기 때문일 것이다. 아버지가 돌아가실 때는 너무 어려서 죽음이란 것을 잘 몰랐었기에 그럭저럭 넘겼는지 모를 일이지만... 어머니의 경우 스물이 훌쩍 넘은 나이에 돌아가셨기에 나만의 형태로 모친 상실이란 경험을 했었더랬다. 사실 두 경우 모두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하고 싶어 하질 않았거나 간에 내게 어떤 영향은 있었지 싶다. 예를 들면 사춘기 비슷한 증상을 꽤 오래 겪었다든지 또는 마음 한 곳이 늘 비어있었다든지 하는... 가장 힘들었던 것은 아웃사이더... 이방인 같고 마음껏 행복하다는 감정을 느껴보지를 못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감정이 상실을 겪은 후의 심리 상태인지 아닌지는 확신할 수가 없지만 아무튼 좋지는 않았더랬다. 물론 정신적으로 어느 정도의 좋은 영향도 끼쳤겠지만 물질적으로는 백퍼 내게 좋지 않았다고 본다. 저자가 예를 든 <모친 상실>의 경우... 어머니는 내게 있어 절대적인 지지자며 방어벽이 되어주는 사람이다. 물론 최근 뉴스에 나오는 어머니들이 다 그런 것 같지는 않지만 아무튼 바람막이가 없어진 기분이 들 것이다. 그런 사람들을 위하여 만들어진 책이 에노모토 히로아키의 <모친 상실>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지금 그런 감정을 겪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함께 다시 떨쳐일어설 힘을 주는 책... <모친 상실>이 되겠다. (여담인데... 속된 말인지 속담인지는 모르겠지만 어른들의 말씀을 하나 곁들이자면... "막내 울음소리는 저승까지 간다"라는 말이 있다. 어린 나이에는 왜 그런 말이 있는지 의아해했지만... 차차 나이을 먹으면서 생각을 해보니... 형제 중 막내가 가장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짧다. 내 속은 웬만해서는 내비치지 않고 원망하지 않으려 아무리 듣기 싫은 소리도 묵묵히 삭히고 견뎠지만... 어쩌다 가끔... "지랄... 자기들은 그래도 함께 한 시간이 많았고 나나 동생보다는 훨씬 어른이었잖아?" 했다. 물론 결코 입 밖에 내어본 적이 없었지만 이 글을 마무리 지으려다 문득 생각이 나서 첨언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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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까운 사람에 대한 상실을 겪은 적이 없다. 하지만 이책 만큼 나의 상실을 돌아보게 한 책은 없다. 나는 직장인이다. 오랜생활을 해온, 든든했어야 하는 직장을 다니다가 그 직장으로부터 직책을 빼았겼다. 정부가 바뀌었다고 사장이 바뀌면서 조직도 흔들린 것이다. 그리고 명예가 실추되었다. 믿었던 동료마저 나를 배신했다. 내가 24시간 365일 20년가까이 열정을 받쳐온 것이 한순간에 무너졌다. 그때는 분노와 절망으로 어쩔줄 모르고 끊임없이 나락으로 떨어졌다. 방법을 몰랐다. 그냥 헤맸다. 힘들었다. 지금에와서 충문히 내가 아파해도 되었다는 것을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다시 쓰는 일을 했어야 했다는 것을 이 책을 보고 예전의 아픔이 떠올랐다. 그것은 상실감이었다. 그 어떤 것보다 상실에서 오는 아픔이었다. 가진 것을 내려놓는 것이 아니라 빼앗기는 아픔, 그것은 가까운 소중한 사람일수도 그리고 나처럼 일일수도 있다. 나는 상실한적이 없는 줄알았는데, 이 책이 그 때의 아픔을 다시 대면하게 했다. 울컥했다. 근데 울컥하길 잘했다. 미해결된 슬픔이 남아있었던 것이다. 이제 좀 시원하다. 그때 왜 그랬는지, 이제는 무엇을 좀더 해야할지 알겠다. 슬픔은 덮는 것이 아니다. 덮은 슬픔은 언젠가 다시 만난다. 우리는 태어난 이후 계속 상실하며 산다. 노화를 거치며 몸의 상실, 가족을 분화시키며 부모와 자식의 상실 직장을 나오며 일의 상실 하나하나 상실하다가 최근에는 자신도 상실하기도 한다. 그렇게까지는 가지 말아야지 싶은데, 이렇게 몸둥아리 하나가 왔다가, 그 몸둥아리 하나만 가도록 모든 것을 내려놓고, 아니 버려지고 가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 아직 상실을 모르는가 그렇다면 아직 인생을 제대로 산 것이 아니다. 이책은 상실에 대해 공부하기 훌륭한 심리 인문서가 되어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