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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 중 단편집은 한참 사건이 진행중에 끝나버리는 느낌이 있어 즐겨 읽지 않는다. 장편을 선호하는 터라 이번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이 발간되었다는 소식에 썩 내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웃분의 리뷰를 읽고 나니 역시 궁금해지는 건 어쩔 수 없다. 마침 전자책으로도 판매하고 있어 기꺼어 읽게 되었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는 하나의 장르다! 라는 말이 틀리지 않다는 걸 실감할 수 있었다. 아홉 편의 단편 중 어느 것 하나 버릴 것이 없다는 말을 하고 싶다. 각각 다른 이야기임에도 아홉 편의 이야기가 마치 한 편처럼 여겨졌던 것도 히가시노 게이고만의 필력이었을 것이다. 부족함이 없었던 소설이랄까.
단편 중 유달리 마음이 끌리는 소설 한 편이 있었다. 「렌탈 베이비」라는 작품으로, 긴 휴가기간 동안 무언가 특별한 일을 하고 싶었던 한 여자의 경험을 다룬 이야기였다. 제목에서처럼 '유사 육아체험'이다. 로봇 아기를 사용해 실제로 키워보면서 육아 과정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 본다는 것인데, 결말 부분을 예상하면서도 이 단편에 대한 호기심을 누를 수 없었다.
한 여자가 로봇 아기를 데리고 육아 체험을 한다. 로봇 아기라 인간이 원하는 대로 할 것 같지만, 보통의 아기들과 똑같다. 몇 시간마다 우는 건 기본이고, 밤에도 우유를 먹어야 하고 시도때도 없이 엄마를 찾는다. 그녀가 처음 원했던 건 남편은 자기 회사일에 더 열심히 해주길 바랐고, 그녀는 육아에 전념하고 싶었다. 아이 열이 올라 병원에도 가고, 마트에 장보러 갔을 때 아이를 잃어버린 경험을 하고는 아찔했다.
경험상 그 마음을 알기 때문일 것이다. 아이를 잃어버린 후의 아찔함, 아이를 찾고난 후의 안도감. 바로 아이를 키워도 될 정도로 육아에 전념하는 소설 속 주인공을 보며 역시 육아 체험도 중요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돌아가야 할 아이가 로봇 아기임에도 좀 안타깝게 여겨졌다.
이 외에도 다른 단편 들도 그냥 지나치지 못할 소설들이었다. 고양이와의 우정을, 죽음을 목전에 두고 했던 경험때문에 다시 살아보기를 결정한 한 부부의 이야기 또한 감동이었다. 그의 소설이 왜 사랑받을 수 밖에 없는 가 다시한번 경험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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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 <그대 눈동자에 건배>를 포함하여 총 9편의 단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살인 사건이 있었고, 그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도 있었지만, 장편에서 느낄 수 있는 추리의 치밀함, 긴장감은 느낄 수가 없었다. 범인의 행적과 생각을 우리에게 보여주는 경우가 많았기에 더 그랬을 수도 있다. 그런 면에서 저자가 이 단편집에서 보여주려고 했던 것은 범죄 해결을 위한 긴장감의 고조가 아니라, 감동을 주는 것이 목적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해 첫날의 결심>을 읽기 시작했을때, 왜 이렇게 허접한 인간들이 많이 등장을 하고 있는건지 의아했다. 하지만, 그런 인간들 덕분에(?) 삶에 대한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으니, 세상에 의미 없는 삶은 없는가보다. 쉽게 삶을 포기하면 안된다는 당연한 진리를 이렇게도 보여줄 수 있는거구나 싶어서 웃음이 났다.
<렌털 베이비>는 육아를 과연 제대로 해낼 수 있는가를 알아보기 위해 아기로봇을 입양해서 키워본다는 얘기였는데, 그 내용은 그다지 새로울 것이 없었다. 하지만, '우타노 쇼고'의 <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를 떠올릴 수 있어서 재밌게 읽은 단편이었다. 인간의 편견이란 것이 얼마나 큰 것인지를 알게 되었던 소설로서 그 책의 마지막 반전이 지금도 생생한데, <렌털 베이비>에서 만날 줄이야. 히가시노 게이고가 그 책을 봤던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수정 염주> 는 부모의 자식에 대한 사랑의 깊이는 과연 잴 수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이 들게 했다. 자신의 꿈을 이해 못하고 막는다고만 생각했기에 7년 동안 의절을 했었고, 돌아가신 후장례식에 참석하게 된 나오키. 왜 살아 있는 동안 솔직하게 마주보고 대화하지 못하는걸까? 충분히 사랑하면서, 이해하면서 살 수 있는데 헛되이 보내버리는 시간들이 너무 많은 것같아 안타깝다. 미신과 타임슬립이라는 장치를 이용해 아버지의 사랑을 깨닫게 하는데 잔잔한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
인간의 욕심, 형사들의 고뇌, 아버지로서의 딸에 대한 걱정등 다양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커다란 감동보다는 전체적으로 평이한 느낌이 들었다. 분명 신선한 감동을 주는 부분도 있었지만, 사회적인 문제들을 강하게 어필을 하기때문에 좋아하는 작가인데 그런 매력들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아 아쉬웠다.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은 장편이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그의 초기작들이 좋다. 최근작들은 소재면에서는 화려한듯한데, 스토리의 힘은 떨어지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예전의 강렬한 작품으로 다시 만나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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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름만 봐도 읽고 싶은 경우가 있다. ‘히가시노 게이고’란 이름 역시 그렇다. 그러니『그대 눈동자에 건배』에 어찌 응하지 않을 수 있을까.『그대 눈동자에 건배』는 동명의 단편소설을 포함해서 아홉 편이 실려 있다. 소재도 시점도 달라서 다른 느낌이지만, 읽고 나면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이라는 느낌이다. 제목을 의미심장하게 짓는 작가라서 우선 제목부터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그대 눈동자에 건배」를 살펴보자. 우치무라가 소개팅에서 만난 여성은 검은 눈동자가 크게 보이는 컬러 콘텍트렌즈를 끼고 있다. 그러나 우치무라와 여러 번 만나면서 관계가 진전될 기미를 보이자, 콘텍트렌즈를 뺀다. 자신을 좋아한다는 우치무라의 착각을 깨기 위해서다.
“······콘텍트렌즈를 뺐구나.” “맞아. 렌즈만 뺐는데도 완전히 다르지? 평범하고 밋밋한 얼굴. 애니메이션 여주인공과는 하늘과 땅 차이야. 어때, 이제 알겠어? 꿈에서 깨어났어?” 나는 꼼짝도 할 수 없었다. 말도 나오지 않았다. 이토록 깜짝 놀란 것은 태어나서 처음이었다. 분명 꿈에서 깨어났다. 현실로 되돌아왔다. (p. 141)
이 소설은 우치무라가 여성의 실제 눈동자에 건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알려 주며 끝난다. 차곡차곡 쌓은 설정은 반전을 더 설득력 있게 만들고 있다. 다만, 아무리 착각을 깨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콘텍트렌즈까지 뺄까, 하는 의문이 든다. 빼지 않으면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으니까 넣은 설정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여성이 이성을 잃으면 어떤 일도 저지르는 성격이라는 것을 초반에 보여 주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든다. 단편소설의 매력 중 하나는 반전이 아닐까 싶다. 아홉 편 모두 반전이 잘 살아 있긴 하지만, 이런 아쉬움이 있는 작품들이 있다.「렌털 베이비」는 비혼 시대의 미래를 잘 그리고 있지만, 반전은 우타노 쇼고의『벚꽃지는 계절에 그대를 그리워하네』와 거의 똑같다.「10년 만의 밸런타인데이」,「고장 난 시계」,「크리스마스 미스터리」는 반전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오히려 살인 사건과 거리가 먼「새해 첫날의 결심」,「오늘 밤은 나 홀로 히나마쓰리」,「사파이어의 기적」,「수정 염주」가 신선하고 반전을 예상하기 힘들다.『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으로 건재를 알렸던 히가시노 게이고가 나아갈 방향이 어디인지 가리키는 단편집이 아닐까 싶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히가시노 게이고 어떤 작품을 쓰든지 건배할 것이다. 흡인력은 여전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재밌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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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보다는 장편을 좋아하지만 단편이 주는 매력을 알기에 단편 읽기를 소홀히 하지 않는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단편보다는 장편을 쓰고 다작을 하는 작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자체가 식상하지 않고 신선함이 있다. 이번에 나온 그의 책은 단편집이다. 이번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내 마음을 움직일지 시작도 하기 전에 기대가 컸다. 이번 단편집에는 모두 9편의 단편이 실렸는데 어떤 작품에선 용기가, 어떤 작품에선 웃음이 또 어떤 작품에선 우리네 인생을 생각할 수 있어 좋았다.
첫 번째 단편 ‘새해 첫날의 결심’은 새해아침 참배를 나선 어떤 부부의 이야기다. 참배를 위해 길을 나선 부부가 발견한 사람은 그 지방의 군수. 그가 둔기로 머리를 얻어 맞고 쓰러져 있었던 것. 정월 초하루부터 수사를 하게 된 형사들은 수상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아가려 하지만 야스요는 이상한 분위기를 감지하게 되는데... ‘10년 만의 밸런타인데이’는 10년 전 헤어진 치리코에게서 연락이 오며 시작된다. 미스터리 작가인 미네기시는 밸렌타인데이에 치리코와 재회한다. 미네기시의 오랜 팬이라 자처한 치리코는 소설에 대해 이야기 하면서 과거 자신이 한 어떤 행동이 조금씩 떠오르기 시작하는데... ‘오늘 밤은 나 홀로 히나마쓰리’는 명문가로 시집가는 딸 마호를 생각하며 걱정이 잠긴 아버지의 이야기다. 아내가 힘든 시집살이로 고생하다 병을 얻어 세상을 떠났기에 딸이 어떻게 결혼 생활을 할까 걱정이 많다. 그런 사부로가 알지 못했던 비밀이 하나 있었는데 그건 히나마쓰리 인형에 얽힌 이야기다. ‘그대 눈동자에 건배’는 경마장을 어슬렁거리던 우치무라가 대학 동창을 만나면서 전개가 된다. 친구는 모델과의 미팅이 있다며 같이 가자고 하고 그곳에서 애니메이션 미소녀를 떠올리게 하는 모모카를 만나게 된다. 그녀를 만나지만 그녀는 자신의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고 과거도 말하려 하지 않는다. 모모카에게는 어떤 비밀이 있는 것일까? ‘렌털 베이비’는 아기 로봇을 빌려 육아 체험에 도전한다. 아직 결혼 전인 에리는 남자친구와 가상의 가족을 꾸리지만 아기는 밤낮없이 울고 똥을 싸며 에리를 힘들게 하는데... 과연 에리는 렌털 기간을 잘 지낼 수 있을까? ‘고장 난 시계’는 암거래 사이트에서 알게 된 사람에게서 의뢰가 들어온다. 그는 나에게 조각상 하나를 훔쳐 와 달라고 하고 그 일로 거액을 받은 나는 침입 장소에서 조각상을 찾다 사람을 죽이게 되는데... ‘사파이어의 기적’는 이쿠와 고양이 이나리의 이야기다. 미쿠는 이나리와 우정을 쌓고 있었는데 어느 날 이나리가 자취를 감춘다. 다시 만날 수 없었던 이나리를 미쿠는 만날 수 있을까?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는 각본가 야요이와 배우 쿠로스의 치밀한 추리극을 다른 단편이고, ‘수정염주’는 배우의 꿈을 품고 미국에서 무명 생활을 하고 있는 나오키의 이야기다. 배우가 되겠다는 것 때문에 아버지와 의절한 상태인 나오키에게 누나에게서 전화가 온다. 아버지 신이치로의 시한부 판정 소식이라니. 나오키는 고향으로 향하지만 뜻밖의 전화로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다. 이후 아버지는 돌아가시고 나오키 집안에 전해오는 보물을 물려받게 된다. 그리고 아버지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다 나름의 색이 있고 개성이 있는 단편들이었다. 그 중에서도 기억에 남는 단편은 새해 첫날의 결심이다. 부부는 참배를 끝내고 아픈 선택을 하려 했지만 군수와 교육장의 행동을 보고 결심한다. 저런 사람들도 살고 있는데 왜 우리가 죽으려 결심을 했는지,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은 더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속 편하게 뻔뻔스럽게 살아보자고. 때론 그런 것 같다. 얼굴에 철판을 깐 듯 누구보다 치사하게 산 사람들이 더 잘 살고 있다는 것을. 물론 시간이 지나 그들은 그 나름의 다른 아픔들이 있겠지만 아직은 그런 것 같다.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피해보고 있는 세상인지 모르겠다고. 하지만 평범하고 성실하고 착하게 살아가는 대다수의 많은 사람들 덕에 오늘 우리는 이 세상을 살아갈만하다고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닐까?
그리고 수정 염주도 기억에 남는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 자식의 꿈이, 장래 희망들이 아버지 입장에서는 시시하고 하잘 것 없다 생각하고 무시할 수 있겠지만 그래도 부모는 부모인 것 같다. 결정적인 순간에 아버지는 아들을 위해 가장 귀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쓰게 되었으니까. 틀어질 대로 틀어질 수 있었던 관계. 살아 있는 동안 인정했다면 이렇게 아프게 아버지가 가지 않았을 텐데 하는 마음도 들었지만 그래도 결국 화해할 수 있어 다행이란 생각이 든다.
잔잔한 드라마 같은 이야기도 추리 소설 같은 이야기도 판타지 같은 이야기도 있어 종합선물세트 같은 느낌이 든다. 이번엔 단편이었으니 다음에는 장편으로 그의 책을 만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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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왜 우리처럼 성실하게 살아온 사람들이 죽어야 해? 이건 정말 이상하잖아. 말도 안 돼. 여보, 열심히 살아보자. 우리도 앞으로 그이들 못지않게 대충대충, 속 편하게. 뻔뻔스럽게 살아보자." 지금까지 들어본 적이 없는 아내의 힘찬 목소리였다. 다쓰유키는 자리에 앉아 반지를 집어 들었다. 자신이 쓴 글씨를 새삼 들여다보고 단숨에 반으로 쫘악 찢어버렸다. "응, 나도 동감이야." - <새해 첫날의 결심>중에서
단편집이 이렇게 재미있을 줄은 몰랐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장편들을 읽는 것처럼 술술 넘어간다. 화려한 장면은 없지만, 소소한 재미가 있다. 물론, 거기엔 '읽기가 정말 쉽다'라는 단점이자 장점도 포함된다. 그리고 『그대 눈동자에 건배』의 활자체는 무슨 명조체인지는 모르겠지만 활자체도 보기가 좋다. 다른 책들보다 더 읽기 좋게 편집해 놓았다. 한편한편 음미하면서 보기보다는 한편한편 즐기면서 넘기는 맛이 있다. 그래서 단편들임에도 불구하고 책장을 마구 넘기는 재미가 쏠쏠하다.
나는 모모카의 눈을 지긋이 바라보며 심호흡을 했다. 그걸로 가까스로 몸이 움직여졌다.나는 그녀의 두 팔을 잡았다. ":왜?" 그녀가 의아한 얼굴을 했다. "너를 만나서 다행이다. 너는………내가 오랫동안 찾던 사람이야." "글쎄 그런 말 좀 하지 말라니까!" 그녀는 손을 뿌리치려고 했다. 하지만 나는 놓아주지 않았다. 놓아줄 수 없었다. 너한테 물어볼 게 있어, 라고 나는 말했다. - <그대 눈동자에 건배> 중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엔 긴장감 대신, 상황상황을 즐길 수 있게 하는 문장의 향기가 있다. 그 향기를 맡다가 결국은 소설을 끝까지 읽게 하고야 마는 매력. 그래서 항상 아쉬운 점이 남는다. 만족감보다는 아쉬움이 남아서, 다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찾게 되는 아이러니. 이 채워지지 않는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에 대한 갈증을 무엇으로 채울 수 있을까. 언젠가 채워질 목마름을 위해, 나는 또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집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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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을 더듬어보니, 히가시노 게이고의 많은 작품을 읽었는데도 그의 단편은 처음인 것 같다. 흥미롭지만 묵직한 주제로 늘 독자에게 감동으로 다가왔던 그의 두툼한 이야기들을 접했던 시간을 떠올려보면서 이번 단편집을 읽었다. 전작들이 굵직하고 무거웠다면, 이번 단편집 속의 이야기들은 굵직하면서도 심플했다. 분량의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그가 전하는 감동은 여전했다.
머지않은 시간의 우리 환경을 보는 것처럼 놀라웠던 육아 체험 「렌털 베이비」는 흥미를 넘어서서 놀라웠다. 결혼과 육아가 쉽지 않다는 것을 알았지만, 결혼한다고 해서 누구나 부모가 될 수 없다는 것도 알았지만, 준비된 부모의 자세 같은 것을 엿보았다고 해야 할까? 선택의 책임과 부모로서의 역할을 확인하게 했다. 동시에, 우리 사는 세상의 변화를 미리 체험한 기분도 들더라는. 아이를 만들어 빌려주고, 키워보고, 현장체험 같은 시간을 겪은 후에 부모가 될지 말지를 결정하는 데 큰 역할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요즘 세태에 맞는 주제였던 것 같다. 또 뇌의 이식이라는 설정으로 누군가의 죽어가는 삶을 새롭게 이어갈 수 있음을 시사하는 「사파이어의 기적」 역시 상상으로만 멈추지 않을 우리 미래, 우리가 바라는 어떤 부분을 대신 경험하게 한다. 생명의 연장, 혹은 기적을 바라는 이야기에 우리 마음속 간절함을 대신 전한다.
완벽한 범죄가 없고, 죄를 지으면 벌을 받는다는 이야기도 흥미진진하다. 가끔 뉴스에서 엉뚱하게 범죄자를 검거하게 되는 영상을 보는 기분이라고 해야 할까, 아니면 완전범죄가 없다고 해야 할까. 「고장난 시계」와 「크리스마스 미스터리」는 완전범죄를 꿈꾸던 이들이 너무 완벽함을 도모하려고 애쓰다가 오히려 검거되는 상황에 이르는, 참으로 미스터리하고 어이없는 상황을 연출한다. 범죄를 저지르고, 완전하게 범죄현장을 벗어났다고 믿었던 이들에게 그 완전함을 꿰다가 오히려 발목 잡혔다는 결말을 선사한다. 가끔 아주 오래전에 발생했지만 해결하지 못한 미제수사의 해결 소식을 듣는 쾌감이었다. 「10년 만의 밸런타인데이」와 「그대 눈동자에 건배」 역시 미제로 묻힐 수 있는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다. 물론 결말보다는 그 과정이 더 흥미로워서 끝까지 읽기 전까지는 이 이야기가 어떤 내용으로 흘러갈지 가늠하지 못했다. 특히 「그대 눈동자에 건배」 같은 경우, 우치무라가 모모카의 눈을 마주하면서 했던 그 말의 의미는 진짜 놀라운 반전이었다. 너에게 반했어, 너는 내가 찾던 이상형이야, 같은 고백의 말을 상상했는데, 허를 찌르는 반전에 '이럴 수가!' 하는 놀라움에 무릎을 쳤다. 아,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야!
다른 세 작품 역시 삶을 돌아보게 하고, 가족이라는 관계에서 이뤄지는 감동을 일으킨다. 「오늘 밤은 나홀로 히나마쓰리」와 「수정 염주」는 자식을 바라보는 부모의 애틋함을 그렸다. 죽은 아내를 생각하면서 곧 결혼할 딸의 걱정에 마음 상하는 아버지의 마음은 그동안 놓친 순간들을 마주함으로써 안심을 한다. 아들이 바라는 미래가 부질없는 결과를 만들까 봐, 아들의 인생에 후회가 생길까 봐 걱정하던 아버지는 죽음을 향해 가던 순간에 마지막 소원을 쓴다. 그 소원의 영향은 곧 아들이 계속 살아갈 시간에 영향을 미친다. 또 한 번의 용기가 필요한 순간, 아버지와 아들은 화해의 감동으로 훈훈해진다. 의외로 「새해 첫날의 결심」은 시사적이기도 하다. 새해 첫 참배를 하러 신사에 간 부부가 우연히 쓰러진 사람을 발견한다. 알고 보니 별거 아닌 사건이었는데, 그 사건의 해결 과정에 이르는 시간에 부부가 본 모습들로 새 결심을 하게 된다. 의문이었던 사건에서 발견한 생의 의지가 부부에게 선사할 내일이 기대된다.
단편의 매력이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깔끔한 구성과 전개가 가장 마음에 든다. 짧지만 흡입력도 갖춘 작품들에 읽는 재미는 배가 되었다. 소설을 읽는 재미를 만드는 가독성과 감동까지 이어주는 책이었다. 추리와 미스터리, SF, 훈훈한 웃음과 풍자의 씁쓸함까지, 어느 것 하나 놓치지 않는 작품들로 구성되어 있어서 다양한 맛을 보는 즐거움까지 있다. 그의 장편에만 익숙했는데, 이 책으로 또다시 구성되기를 바라는 그의 단편집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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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신간이 나오면 꼬박꼬박 읽기는 했지만 미야베 미유키처럼 마음 깊이 좋아하는 작가는 아니었다. 하지만 최근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집 <그대 눈동자에 건배>를 읽고 호감도가 크게 상승했다. <그대 눈동자에 건배>는 히가시노 게이고가 2011년부터 2016년까지 문예지 등에 발표한 아홉 편의 신작 단편을 모은 책이다. 새해 첫날 첫 참배를 하러 신사로 향한 부부가 새전함 앞에 쓰러져 있는 남자를 발견하는 이야기인 <새해 첫날의 결심>, 10년 전에 헤어진 연인으로부터 만나고 싶은 편지를 받은 미스터리 작가의 하루를 그린 <10년 만의 밸런타인데이>, 외동딸을 먼 지방에 시집보내는 아버지가 아내와 딸이 공유해온 비밀을 알게 되는 <오늘 밤은 나 홀로 히나마쓰리> 등 단편 하나하나가 재미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히가시노 게이고로서는 드물게 SF 장르에 도전한 <렌털 베이비>이다. 주인공 에리는 여름 장기 휴가를 어떻게 보낼까 고민하다가 남자친구 아키라의 동의를 얻고 아기 로봇을 빌려 유사 육아체험에 도전한다. 에리는 실제 아기와 똑같이 생긴 로봇에게 '진주'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친엄마처럼 정성껏 돌보지만, 진주는 에리의 맘대로 되지 않고 설상가상으로 남자친구 아키라마저 에리에게 협조를 잘 하지 않는다. 과연 에리는 렌털 기간 동안 진주를 무사히 돌볼 수 있을까. 그동안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을 때마다 전개가 뻔하다, 소재가 비슷비슷하다, 이야기가 쓸데없이 길다는 인상을 받았는데, <그대 눈동자에 건배>는 전개도 그리 뻔하지 않고 반전도 괜찮고, 소재도 다양하고, 글 자체의 길이가 짧아서인지 쓸데없는 문장도 많게 느껴지지 않았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다음'이 기대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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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는 하나의 장르다고 한다. 그만큼 그의 작품들이 독자적인 세계를 열고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리라. 그는 추리적 측면에서는 상상을 불허할 만큼 대단한 작품을 만들고 있다. 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어디로 흘러갈지 감을 잡을 수가 없다. 그의 뛰어난 상상력이 만들어낸 결과이리라. 그의 작품은 반전의 묘미가 있다. 시작을 따라가다 보면 이야기의 단순함에 몰입하다가 놀라움으로 자신을 일깨운다. 치밀한 구성이 그 이야기의 정당성을 더욱 확보하게 만든다. 얘기가 재미가 있다. 다양한 생각거리를 제공하며, 우리들에게 사고의 폭을 시험하게 만드는 역할도 해준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집이다. 9개의 각기 다른 얘기가 들어 있다. 하지만 그 무게는 대단하다. 우리가 왜 히가시노 게이고를 찾고 외치는지 충분히 알 수 있게 만드는 내용들로 구성되어 있다. <새해 첫날의 결심> 새해 첫날 다스유키 부부는 가까운 신사에 마음을 드리기 위해서 나선다. 그리고 그곳에서 희한한 일을 목도한다. 군수가 신사 문 앞에 내의 차림으로 쓰러져 있는 것이다. 그것을 경찰에 신고를 한다. 경찰은 군수를 병원으로 옮기고 그가 깨어나길 기다린다. 하지만 군수는 기억을 상실한다. 둔기로 머리를 맞은 흔적이 있고. 그 후 부부는 경찰들에게 시달린다. 그곳에서 벗어나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잡혀 새로운 조사자들이 올 때마다 증언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다. 부부는 황당하다. 그런 가운데 교육장이란 사람이 어제 친구를 만나러 나갔다가 아직도 들어오지 않았다는 신고가 들어온다. 반전이 일어난다. 교육장과 군수가 어떤 여인을 두고 대결을 하고 그 결과로 이런 상황이 벌어졌다는 것을 알게 된다. 교육장은 신사에 머물러 있다. 경찰은 일을 덮기 위해 부부에게 아무 것도 보지 못한 것으로 하기를 요구한다. 새해 첫날 기원하러 갔다가 황당한 사건에 연루되어 기원도 못 하고 잡혀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부부의 이야기다. 많은 일들이 발생했으나 장들의 명예를 위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으로 마무리 지어야 하는 황당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생각해 볼만한 문제가 있다. <10년 만의 발렌타인데이> 작가 미네기시는 10년 전에 떠나버렸던 여친 리치코의 연락을 받는다. 만나고 싶다는 소식이다. 미네기시는 반가워 시간, 장소를 상대에게 정하라고 하면서 만나길 원한다. 그래서 발렌타이데이, 레스토랑에서 만난다. 리치코는 유명 작가와 다시 만나서 반갑다는 인사를 하면서 편지가 든 선물을 전한다. 그리고 지금 보지 말고 나중에 보라고 말한다. 둘은 대화를 해나간다. 그러면서 과거 리치코가 떠난 이유와 미네기시가 어떻게 유명작가가 되었는가 하는 것이 밝혀진다. 그것은 미네기시가 연재하다가 중단한 작품이 근거가 되어 확실하게 알게 되는 상황이 된다. 리치코는 자신의 친구 에미가 10년 전 목매달아 죽었는데, 그 친구가 글을 쓰고자 하는 사람이었고, 많은 작품들을 썼다는 것을 안다. 그리고 미네기시가 리치코와 사랑을 나눌 때 자신이 준비하는 작품을 얘기해 준 내용에서 에미의 것을 그대로 얘기해 준 것을 안다. 리치코는 문제를 느끼고 그를 떠난다. 이러한 일들이 공개되면서 미네기시가 에미의 작품을 도용했다는 것을 느끼고 그가 에미를 죽인 범인으로 인식한다. 그것이 대화를 통해서 밝혀진다. 그러면서 먼저 준 선물을 이제 봐라고 한다. 그 속에서 수갑이 떨어진다. 리치코는 그동안 경찰이 되었고, 친구 에미의 원한을 풀기 위해 오늘 많은 경찰들을 데리고 그곳에 온 것이다. 황당한 창작 사기를 애기를 다루고 있다. 그 사기가 살인에 까지 이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참람한 이야기다. 이런 일들은 있어서도 안 되고 생각해서도 안되는 일이다. 안타까운 인간들 욕심의 일면을 본다. <오늘 밤은 나 홀로 하나마쓰리> 아내를 읽고 딸과 함께 사는 아버지의 삶을 그리고 있다. 딸이 이제는 아버지를 떠나 자신의 꿈까지 접어가면서 시집을 가려고 하자 아버지는 안타까워한다. 하지만 하나마쓰리를 통해 딸이 충분히 자신을 지켜가면서 생활을 해나갈 것을 깨닫고 시집가는 것을 긍정적으로 인식한다. 그리고 아내를 생각해 보면서 혼자 하나마쓰리를 하고 있다. 아내는 늘 시어머니에게 눌려서 살았다고 생각했으나 하나마쓰리를 통해 슬기롭게 참고 이기며 생활했다는 것을 느끼고, 마음이 한결 따뜻해진다. 부모의 자식 사랑, 자식 걱정이 잘 표현되어 있다. <그대 눈동자에 건배> 주인공 우치무라는 지명수배자를 쫓는 형사다. 수백명의 지명수배자의 명단과 인상을 마음에 넣고 사람들이 많은 공간에서 몸을 숨겨가면서 그들을 검거하는 일을 하고 있다. 그런 그가 경마장에서 마권을 사는데 몇 년 만에 만나는 친구가 다가온다. 그리고 소개팅을 하는데 한 사람이 갑자기 비어 같이 가면 어떻겠는냐고 묻는다. 우치무라는 선뜻 응한다. 그리고 그곳에서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모모카를 만난다. 둘은 애니메이션 화제로 금장 친해진다. 그리고다시 만날 약속까지 한다. 우치무라는 모모카를 만나면서 그녀가 컬러 콘택트렌즈를 해 논이 크게 보이도록 한 모습을 예쁘게 생각한다. 그리고 만남이 지속될수록 화제가 딸려 그의 신변 문제로 얘기를 확대해 본다. 하지만 모모카는 자신의 집도, 가족도, 다른 모든 것도 화제로 삼으려 하지 않는다. 마치 그런 쪽에 강박관념이 이는 듯하다. 그러다 차츰 가까워지면서 모모카에 대해 조금 더 알려고 하고, 도와줄 수 있다는 생각도 한다. 그런 상황에서 모모카는 자신을 애니메이션 주인공 쯤으로 생각하는 우치무라에게 화장을 지우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얘기한다. 그러면서 돌아서라고 하고 자신의 콘택트렌즈를 뺀다. 그리고 자신의 참모습을 우치무라 앞에 드러낸다. 우치무라는 그녀를 수갑 채운다. 그녀는 콘택트렌즈에 가려진 지명수배자였던 것이다. 여성들의 외모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화장을 했을 때와 하지 않았을 때의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는 말이 실감나게 다가오는 글이다. 우리 주변에서도 이런 일들은 많이 목도한다. 특히 어두운 곳에서 만난 사람과 밝은 곳에서 만난 사람 사이에서. <렌털 베이비> 미래의 삶을 생각해 볼 수 있게 만드는 소재를 들고 왔다. 가상의 애기를 빌려 아이를 키우는 체험을 하는 얘기다. 한 여인이 아기를 기르는 것이 좋을 것인가, 어떨 것인가를 알아보기 위해 가상의 남편과 프로그램된 애기를 빌린다. 그리고 그 아기가 성장하는 과정 속에 있을 어려움을 겪게 만들면서 행복한 삶의 현장도 지니게 한다. 여인이 자신의 삶 속에 다른 가족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를 궁구하게 만드는 글이다. 끝에는 반전의 묘미가 함께한다. 그 여인이 60이 넘은 여인으로 나온다. 친구는 이제 포기하는 게 옳지 않느냐? 고 말한다. 그 여인은 그런 실험을 하면서 그렇게 시간을 보내온 것이다. 하지만 여인은 난자를 냉동 보관하고 있기 때문에 이 시간에도 가족을 가지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한다. 과학이 가져다 준 생활적인 가상의 시간들이 우리들 앞에 펼쳐진다. <고장 난 시계> 한 남자가 의뢰인이 미술품을 가져오기를 원하는 집에 침입한다. 그리고 조각상을 찾고 있는 상황 속에서 집주인이 들어와 그와 대면한다. 남자는 무심코 자신을 감추기 위해 주인을 죽이게 되고, 나름으로 철저하게 정리를 해놓고 미술품을 가지고 나온다. 그런데 주인의 손목시계가 멈춰 있는 것을 발견하게 되고, 그것이 단서가 될 것을 염려하면서 고쳐다 놓는다. 경찰은 조사를 해나가는 과정에서 그를 지목하게 된다. 그런데 그 이유가 손목시계에 있다. 손목시계가 월래 고장 나 있었던 것인데, 남자는 자신이 죽이는 과정 속에서 고장 났다 생각하고 고쳐다 놓은 것이다. 경찰의 탐문과정 속에서 시계가 고쳐진 것을 알게 되고, 그것을 탐문하는 과정에서 남자가 범인이라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형사는 궁금해 한다. 왜 시계를 고쳐다 놓았는가 하고. 남자는 자기 꾀에 자기가 넘어간 것이다. <사파이어의 기적> 마쿠는 길에서 고양이 한 마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그와 애정을 나눈다. 그러다 고양이가 사라진다. 그 후 많은 시간이 흐르고 미쿠가 18살이 된다. 그리고 동물 병원에서 이상하게 사라진 고양이를 만난다. 다시 만난 그 고양이를 미쿠는 자신이 주인의 허락 속에 자신이 돌보게 되고, 고양이는 자신과 같은 연한 파란 색의 많은 새끼를 가지게 된다. 그 고양이는 연한 파란 색을 가지고 있는 종(사파이어)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같은 종류의 새끼를 낳는 씨가 되기를 원한 사람들에 의해 옮겨 다녔다. 그런 고양이는 관상용으로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 고양이를 가진 사람들이 모두 사망하는 일이 벌어진다. 공히 17 마리 새끼를 낳았을 때 그 주인은 어떤 상황이든 죽게 되는 일이 벌어진다. 그래서 현재의 주인도 그런 두려움 때문에 더 새끼를 놓기 전에 거세를 하기 위해 동물 병원을 찾은 것이다. 그곳에서 일을 하고 있던 미쿠와의 인연으로 연한 파란색의 고양이는 새로운 길을 걷는다. 그런데 이 수컷 페르시아 고양이는 자기 종의 암컷에게서는 자신과 같은 종을 낳지 못했고, 잡종들에게서 자신과 같은 색깔의 고양이를 낳았던 것이다. 기존의 주인들은 같은 종류의 암컷만 교배를 통해 아름다운 고양이를 확보하고자 했기 때문에 같은 색의 고양이를 얻는 것을 모두 실패했다고 한다. <크리스마스 미스터리> 남배우가 자신이 상장하는데 큰 역할을 한 작가와 연인 관계에 빠진다. 그 작가는 영상업계 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다. 그 사람에 의해서 배우들의 생명력이 생겨나기도 하고 사장되기도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남배우는 여인과의 관계를 지속해 나가는데 부담을 느끼고, 또 자신의 인기는 그대로 지속시키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에 빠진다. 그래서 크리스마스를 핑계로 그녀 집에서 만나고, 그녀를 아무도 모르게 죽이기로 한다. 알리바이를 만들기 위해 대분 연습을 하는 것처럼 해놓고 자신은 창문으로 빠져 나가 그녀 집으로 간다. 그리고 그녀가 말했던 독약을 취해 그녀의 컵에 넣고 일을 벌인다. 그는 그녀를 죽였다 생각하고 집으로 돌아와 파티 장소로 간다. 그 장소엔 작가가 와야 행사가 진행 되는 상황이다. 기다리고 있는데 작가가 등장한다. 남배우는 귀신을 본 듯 깜짝 놀란다. 그리고 2차가 진행될 때 작가는 집으로 먼저 가겠다고 하고, 전화로 할 말이 있으니 집에 잠깐 들리라고 남배우에게 이야기한다. 그 후 작가가 사망한다. 남배우에게 경찰이 찾아온다. 남배우는 자신이 죽이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모든 정황이 자신이 죽인 것으로 꾸며진다. 작가가 자살을 하면서 남배우가 범인이 되도록 꾸민 것이다. 남배우는 결국 살의를 가지고 그녀 집에 갔던 이야기를 하지만 경찰들은 믿지 않고, 작가가 만들어 놓은 지문 등의 살인과 관련되는 요소를 통해 남배우를 범인으로 지목한다. 남배우는 좌절한다. <수정 염주> 나오키는 영화인이 되고 싶어 지방에서 사업을 하고 있는 부모의 집을 뛰쳐나와 미국으로 건너간다. 미국에 힘들게 살고 있는 나오키에게 누나의 전화가 온다. 아버지가 암으로 돌아가실 것 같으니 아버지의 생일에 집으로 오라는 것이다. 나오키는 중요한 오디션이 있는데, 그것과 집에 가는 것 때문에 망서린다. 하지만 빠르게 움직이면 두 가지 다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결국 집으로 가는 것을 선택하고 일본 공항에 내린다. 그때 아버지의 전화가 걸려온다. 그는 전화번호를 아버지에게 알려 주지 않았다. 전화번호를 가르쳐준 누구도 아버지에게 그것을 알려주지 않았다 한다. 아버지는 이제 포기하고 집으로 돌아와 가업을 이어라고 얘기한다. 나오키는 자신의 꿈을 놓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바로 공항에서 발을 돌린다. 그후 아버지는 죽고 나오키는 오디션에서 떨어진다. 그리고 장례 때문에 집으로 돌아온다. 그것에서 나오키는 수정염주에 대해 듣는다. 수정염주는 한 번 주인에게 시간을 되돌릴 수 있는 기회를 준다는 것이다. 그것은 대대로 그 집에 물려져 오고, 이제 나오키에게 전해지게 되었다고 한다. 나오키는 아버지가 그것을 사용해 나오키의 전화번호를 알고 자신엑 전화를 해 꿈을 포기하지 않도록 자극했다고 알게 된다. 만일 그렇지 않았다면 오늘의 일정 가운데 자신이 사고를 당할 상황이 설정될 수도 있었음을 우리는 알게 된다. 그리고 포기하려고 했던 자신의 꿈을 장례식을 통해서 다시 이어가기로 다짐한다. 흥미롭게 읽었다. 이 책이 왜 베스트셀러가 되는지 충분히 인지할 수 있겠다. 기발한 상상력과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추리적인 느낌이 그대로 드러나게 만드는 그의 화술, 참 대단하단 생각이 든다. 작은 분량 속에 이렇게 깊이 있는 얘기를 담기가 쉽지 않은데, 잘 정리되어 있고 충분히 설득력이 있는 내용을 보여준다. 장편을 읽을 때와는 또 다른 묘미를 느낄 수 있었던 글이다. 히가시노 게이고를 처음 만나는 사람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그의 작품을 입문하는 책으로는 참으로 그의 열정, 그의 책임감 등을 잘 읽을 수 있는 글들이 아닌가 여겨진다. 기록 삼아 줄거리를 개인적인 안목으로 적어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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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를 느끼면서 계속 읽고 있는 작가의 작품이다. 새책이 나왔으니 안 읽을 수가 없지. 모두 9편의 단편. 비교적 짧은 글 안에서도 반전을 느낄 수 있도록 구성한 글이다. 초반에 읽으면서 내가 짐작하는 의도대로 풀린다면 재미가 없다고 할 수 있겠지. 은근히 작가와 겨루는 기분을 느끼면서 읽게 된다.
소설을 읽으면서 하는 생각으로 마땅한 것일지 모르겠지만 다른 사람을 속인다는 것, 더 잘 속인다는 것, 이런 것도 키워야 하는 능력인가 싶다. 안 속이고 안 속고 살면 좋기야 하겠지만 그렇게만 되면 세상이 너무 심심하려나. 그렇다고 재미 있으라고 남을 속이는 것을 정당하다고 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더욱이 그게 범죄와 관련이 된다면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기분 좋게 해 주는 속임수도 있기는 하다. 속아서 기쁘기도 하고 속여서 다행이기도 한 그런 순간들. 추리소설을 속고 속이는 구성이라고만 하기에는 너무 가벼운 평가가 되겠지만, 내가 추리소설을 좋아하는 이유에는 분명히 이 점이 작용한다. 속고 싶지 않다는 것, 추리소설을 많이 읽다 보면 속지 않을 능력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으로.
나는 참 잘 속는 편이다. 뒤늦게 깨닫고는 난감해 할 때도 종종 있고. 끝까지 깨닫지나 말면 덜 속상할 텐데, 늦은 깨달음이 오고 마는 것이다. 아닌가, 깨달을 때까지 속고 있어서 그런가? 이렇게 계속 읽어서 나아졌으면 좋겠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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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다. 그의 작품을 어떤 것을 읽었는지 이전에 썼던 리뷰를 찾아보니 그래도 오랜 시간 동안 간간히 읽어왔다. <용이자 X의 헌신>을 시작으로 <백야행><유성의 인연>을 거쳐 약 19편의 리뷰가 있었다. <용의자 X의 헌신>이 2009년 리뷰이고 가장 최근은 2016년에 리뷰를 쓴 <공허한 십자가>였다. 이렇게 읽었으면서도 그의 작품을 많이 읽은 것 같지 않은 이유는 그의 대표작인 시리즈물을 읽어보지 못했고 최근 발표된 작품들보다는 이전 작품들을 찾아 읽었기 때문인 것 같다. 신작 발표가 가장 왕성한 작가라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그의 신작 알림은 자주 울린다.(관심작가로 등록했기에 신작이 발표되면 문자가 온다) 그러다가 이번에는 그의 신작을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이책은 출간되자마자 구입을 했다. 그의 단편집은 처음이었는데 어떤 장편 소설보다 히가시노 게이고 답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역시 그의 이야기는 담백하고 따뜻하면서 무엇보다 재미있다.
9편의 이야기가 모두 각각의 색을 가지고 있고 자신의 색의 아름다움을 십분 발휘하는 나름대로의 재미가 가득하다. 굳이 9편을 약간의 유사성으로 분류를 하자면 평범한 일상속의 잔잔한 파문 같은 이야기『새해 첫날의 결심』,부녀, 부자간의 이야기로 부모와 자식의 사랑을 이야기하는 『오늘 밤은 나 홀로 히나마쓰리』『수정 염주』,형사들이 등장하는 추리물 『10년만의 발렌타인데이』『그대 눈동자에 건배』,미래의 과학기술과 SF적인 요소가 가미된 이야기 『렌탈 베이비』『사파이어의 기적』,범죄자이긴 하지만 웬지 어설퍼서 걸국 자신의 꾀에 자신이 빠져 범죄의 댓가를 치루게 되는 이야기 『고장난 시계』『크리스마스 미스터리』 이야기 하나하나가 각각의 개성을 가지고 생각치도 못한 전개로 다가온다. 단편집이어서 다른 책과 함께 하루에 두 편 정도씩 읽으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시작했는데 역시 앉은 자리에서 후딱 다 읽고 말았다.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서 도무지 책을 덮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역자가 소개해 준 초기 단편집 <거짓말, 딱 한 개만 더>를 얼른 구매했다.
소설의 주체는 다양한 인간들이다. 물론 요즘에는 동물이나 다른 사물의 싯점에서 인간사를 바라보는 이야기도 간간히 나오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이야기는 인간들의 이야기이다. 워낙 다양하기에 이야기 또한 무궁무진하다. 그러한 인간들의 이야기중 추리물은 일상적이지 않은 일들이 일어나고 그것을 해결해나가는 과정을 즐기는 장르이다. 그러다보니 아무래도 아름다운 이야기보다는 사기. 범죄. 살인등이 소재가 되고 그 배경에는 음모, 배신. 복수등이 등장하는 것이 일반적인 틀이다. 그러나 히가시노 게이고의 추리물을 웬지 다른 추리물과는 다른 온도로 느껴진다. 물론 사기. 범죄. 살인등이 등장한다. 그러나 여타 추리물과 다르게 느껴지는 이유는 인물들의 평범함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소설속에서나 등장할만한 만들어진 악인이나 의인이 아니라 인간이면 누구나 생각해 봄직한 일도 범죄가 되도, 그것을 해결하는 과정 또한 인간의 본성을 앞세우는.. 어찌보면 첨단과는 거리가 먼 감성으로 접근을 하기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래서 그의 소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여전히 스테디 셀러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 보게 된다. 그리 힘겹지 않게 우리의 제반의 문제들을. 갈등들은 경쾌하고 스피디하게 풀어나가는 그의 글솜씨,.. 히가시노 게이고의 매력을 십분 느끼고 싶으면 장편들보다는 이러한 단편집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사업이 실패하고 어려워진 노부부가 새해 첫 날 신사로 첫 참배를 하러 새벽길을 나선다. 그곳에서 우연치 않게 지방 유지들의 추한 모습들을 보게 되고 부인 야스요가 사건을 해결한다. 그 노부부는 첫 참배 후 세상과의 인연을 끊으려 결심을 했었다. 그러나 그들처럼 그렇게 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도 살아가는데 왜 우리 같은 사람들이 죽을 결심을 하는지.. 야스요가 남편의 팔장을 끼며 했을 것 같은 저 말이 공감이 되면서 그럼 그럼.. 하는 추임새를 넣게 된다. 소설이기때문에 기대하게 되는 극적인 재미.. 그것들을 위해 이야기들은 점점 자극적이 되어가는 것 같다. 마치 좀 더 색다른 맛을 위해 자극적인 양념과 맛을 추구하는 것처럼.. 물론 그런 것들이 땡길때가 있고 필요할 때가 있다. 하지만 변하지 않고 꾸준히 찾게 되는 그런 그리운 맛은 히가시노 게이고의 이야기 같은 이런 류의 이야기가 아닐까 한다.
왕성한 그의 창작을 보면서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한다. 추리물이기에 이야기가 진부해도 안 되고 어디서 읽은 것 같은데.. 하는 느낌이 들어서도 않되니 그 소재를 찾기도 쉽지 않을덴데. 하는 쓸데 없는 걱정(?)을 하기도 한다. 그러면서 드는 생각은 우리 작가님들도 자주 신간들을 발표해주셨으면.. 하는 바램이다. 물론 창작이라고 하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안다. 하지만 그런 부분으로 탁월한 능력이 있기데 작가라는 이름으로 일반인들과 구분이 되는거라는 생각이다. 너무 읽고 싶은 작가님들이 많은데 요즘은 새로운 책이 출간된다고 해서 보면 예전에 출간되었던 책을 표지만 예쁘게 바꾸고 새 책처럼 나오는 것들이 많다. 그런 것보다 진짜로 새로운 따끈따끈한 새로운 이야기들이 읽고 싶다, 히가시노의 이번 단편집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그에게 앞으로도 계속 재미있고 유익한. 많은 이야기를 부탁하고 싶은 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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