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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문인들의 시문을 모아 출간한 책의 연원을 따진다면, 아마도 조선 전기에 출간된 <동문선>이 아닐까 한다.
<동문선(東文選)>은 제목 그대로 중국의 동쪽에 위치한 우리나라 문인들의 글을 뽑아서 모은 책이라는 의미이다.
내가 대학원에 다니던 무렵 잔체 3권으로 된 김달진 선생의 <한국한시>가 출간되어, 한동안 그것을 통해 한시의 세계에 빠져들기도 했던 기억이 나기도 한다.
그에 비해 산문만을 모아 번역한 것도 적지 않게 있었지만, 대부분 개인의 문집에서 뽑은 것이거나, 특정 소재나 주제를 다룬 내용의 작품들을 모은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물론 최근에는 한국고전번역원에서 진행하는 번역 작업도 연구자들에게 매우 유용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필자들이 고전 산문을 시대별로 선별하여 번역하는 작업에 뛰어든 것은 그것이 충분히 가치있는 일이라 여겼기 때문일 것이다.
하여 고전문학 전공자인 나로서는 기획자들에게 매우 반갑고 고마운 마음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한국산문선> 제4권은 주로 조선 중기라 할 수 있는 선조와 인조 연간에 활동했던 이들의 작품을 모아 놓은 책이다.
실상 이 무렵부터는 그동안 성리학 일색이었던 문인들의 사상적 경향이 조금씩 다채로운 면모를 띄기 시작하는 시기이다.
특히 <홍길동전>의 작가로 <호민론>과 <유재론> 등의 글을 통해서 당시 조선 사회의 문제점을 논파한 허균이나, 양명학을 수용한 장유 등이 활동했던 시기이다.
물론 여전히 강고한 성리학적 세계관을 놓지 않았던 다수의 문인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었지만, 조선 후기의 다기한 사상적 경향의 전초를 엿볼 수 있는 시기이다.
따라서 제4권에 수록된 문인들의 글을 읽는 재미가 적지 않을 것이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고풍스런 문체를 벗어버리고, 조금은 독자들이 쉽게 읽을 수 있어서 의미있다고 여겨진다.(차니) * 개인의 독서 기록 공간인 포털사이트 다음의 "책과 더불어(與衆齋)“(https://cafe.daum.net/Allwithbooks)에도 올린 리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