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법의학이란 것은 사실 보통 사람이라면 일생 동안 경험할 기회가 없거나 아니면 경험하고 싶지 않은 쪽일 것이다. 그리고 그 단어를 들으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건 부검이라는 말일지도 모르고 말이다. 하지만 꼭 시체실에 가지 않아도 법의학이 필요한 곳은 많은가 보다. 이 책을 보니 이미 현대의 사건들이란 꼭 시체가 나오지 않는다 해도 법의학의 도움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한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 사실 책 제목에 나온 루미놀(아주 작은 양의 혈액에도 분명하게 반응을 하는 시약이라고 한다.)이 나오는 이야기보다는 DNA 감정에 얽힌 사건들이 더 흥미를 끌었다. 친생자 감정 같은 사건도 있었고, 도저히 그 외의 방법 말고는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고 말이다. 슈퍼 임포즈 부분을 읽을 때는 웬지 오싹해지기도 했다. 3] 읽다 보니 궁금해지는 것이, 지금 같은 방법이 없던 시절의 수사 라는 것은 도대체 얼마나 정확했을까 하는 것이다. 어쩌면 억울한 사람이 범인으로 몰리거나 해결할 수 있는 것도 그저 남겨야 하는 경우도 꽤 되지 않았을까 싶다. 그러고 보면 어떤 명판관이나 명탐정보다도 더 필요한 것이 법의학자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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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법의학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고 하고 실제 사건의 사례도 나온다고 하여 흥미를 가지고 사서 보았다. 그러나 읽어보고 나니 왠지 그게 아닌 것 같아 실망했다. 물론 실제 있었던 사건의 이야기, 그리고 그 해결이 얽힌 이야기가 실려있는 것은 사실이나, 해결 방법은 오로지 루미놀을 뿌려서 해결했다는 한가지 방침이고 법의학 자체에 대한 소개도 없을 뿐더러 사건에 대해서도 자세히 서술하긴 해도 경찰이나 형사가 아니기 때문에 한발짝 멀리서 지켜보는 법의학자의 입장일 뿐이다.
이건 미궁에 빠진 사건을 과학수사로 해결했다기 보다는 루미놀을 뿌려서 단서를 잡아 해결한 경찰들의 사건수사 기록일지에 불과하다. 재미있는 소설도 아니고, 전문적인 서적도 아니다. 학생들을 위한 교양서적이라고 보기에는 내용이 주로 강간 살인 범들을 다루고 있어서 안 어울린다. DNA 감정과 혈액형 판별은 이과생이라면 고등학생 때 이미 배우는 부분이라 새롭지 않았고, 루미놀 용액 자체에 대해서도 혈액과 정액에 반응하여 빛을 발한다고만 설명할 뿐 그 유래 등에 대한 소개가 이루어져 있지 않아 맥이 빠졌다. 법의학자의 수기로서 읽을 만하기는 하지만 그다지 추천하기는 힘든 책이다. [인상깊은구절] 필자는 아침에 눈을 뜨면 으레 조간 신문부터 읽는다. 그날도 여느때와 같이 신문을 펼쳤다. 사회면에 대문짝만한 활자로 씌어있는 '가정주부 피살'이라는 살인 사건의 제목이 유난히 눈에 띄었다. 필자는 놀라움과 긴장된 마음으로 기사 내용을 꼼꼼히 읽어 내려갔다. 가장 궁금한 내용은 역시 증거물에 관한 것이었다. 범인이 남기고 간 증거는 무엇일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