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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영훈의 우리 건축기행중에는 대두분이 절집을 소개하지만 안동하외마을과 운현궁은 조선시대 살림집, 즉 한옥을 소개한 글이다. 이 책은 집짓는 목수의 입을 통해 우리 한옥의 우수성, 필연성을 들여준다. 물론 대원군의 집이니 최상의 한옥기술과 물자가 사용되었겠지만 '한옥'을 읽어내는 눈이 부족한 우리에게 조선500년, 길게는 삼한5000년을 이어온 우리의 집이 이룩한 인간적, 문화적 성과를 이 한권으로 단편적이나마 성공적으로 보여준다.
첫페이지, 운현궁의 문앞에서 모든 이들에게 왜 문이 이렇게 생겼는지 묻고, 어리둥절한 사람들에게 그것이 사람이 드나드는 폭을 기준으로 기둥사이 간격을 삼았으며, 이 거리를 정사각형으로 한 도형의 대각선길이를 이용해 문 높이를 삼고, 또 그 문의 대각선으로 지붕높이를 삼았다는 이야기를 통해 사람의 치수와 황금비를 함께 사용했다는 이야기를 한다. 성인 중지의 둘째마디가 대부분 같은 길이인데 이것을 기준'치'로 쓴다는 이야기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서양식 교육에 찌들어 우리것은 모두 엉터리나 주먹구구이고 비과학적이라고 생각하던 선입관을 깨고 우리의 무지를 알게한다. 이렇게 시작한 신목수의 한마디 한마디가 책갈피속에서 살아난다. 한마디를 더 듣기 위해 나는 책속으로 빠져든다. 사진이 도와주고 있고, 신영훈의 글솜씨가 푸근하여도 어쩔수 없이 생소한 많은 이야기를 듣는다. 내 어릴적 살던 집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렇게도 멀게 느껴지는 것은 이미 내가 몸담고 사는 집이 그것에서 멀리 떨어져 나왔다는 간접적인 증거가 된다. 빛과 처마의 길이. 환풍과 종이문, 창과 문의 차이, 천정높이와 기운, 동선과 생활습관등 그의 설명이 미치는 곳곳에서 한옥은 죽은 박물관이 아니라, 우리가 살려내서 써야 할 우리문화의 정수로 살아난다. 콘크리트건물, 아파트속에 사는 한국인이라면, 우리시대를 사는 건축가들이라면 반드시 한번쯤 읽어주어야 할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상깊은구절] 벗은 신발이 섬돌과 쪽마루 사이 간격으로 빠질까봐 여기 이렇게 가는 나무오리끝을 약간 장식해서 부착하였습니다. 무심하거나 애정이 없으면 이런 곰살궂은 작업을 하기 어렵습니다. 행여 신발빠지면 불편할까봐 이런 시설을 빠뜨리지 않고 할 수 있었다는 것은 다저안 마음이 애틋하게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면 한옥은 바로 그런 마음이 집합된 응결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