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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는 멀리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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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양식'을 보다 정신적이고 내면적인 측면에서 '실크로드 에토스'라는 개념으로 부각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그간 저자가 렌투스 양식이라는 이름으로 실크로드의 시각문화를 정의했던 것에서 더 깊이 들어가 그 예술정신적 특징을 이처럼 규정한 것이다. 실크로드 미술을 통사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그간 천착해 왔던 광범위한 시기에 펼쳐진 유물들에 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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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크로드 양식'을 보다 정신적이고 내면적인 측면에서 '실크로드 에토스'라는 개념으로 부각시킨 것으로 생각된다. 그간 저자가 렌투스 양식이라는 이름으로 실크로드의 시각문화를 정의했던 것에서 더 깊이 들어가 그 예술정신적 특징을 이처럼 규정한 것이다. 실크로드 미술을 통사적으로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저자가 그간 천착해 왔던 광범위한 시기에 펼쳐진 유물들에 대한 연구를 통해 마치 징검다리처럼 고대에서 근대기에 이르기까지의 실크로드를 통한 동서문화교섭을 훑어볼 수 있다. 실크로드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리히트호펜에 대한 깊이있는 고찰, 동양에서의 서양화 유입이 기존 일본을 통해 네덜란드 문화가 전파되면서 시작된 것으로 보는 견해를 비판하고 이미 몽골제국시대에 서양화가들이 활동했다는 것을 밝힌 이야기, 특히 일본의 유명한 카노파 화단의 금지 작품에 대해 일본의 권위자들도 처음에는 일본 전통의 계승이라고 할 때 저자는 일찍부터 서양종교화의 영향을 간취하고 그 영향관계를 연구하는 과정에서 결국 예수회 선교회의 성상화로부터 카노파가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연구들이 속속 이루어지는 과정을 담은 이야기 등은 저자가 얼마나 치밀하게 연구를 진행해왔는지를 흥미진진하게 보여준다. 그리고 비단 미술사나 문화사의 경계를 넘어서 노련한 인문학자가 어떻게 하나의 아이디어를 학술적으로 전개해 나가는지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공부에 많은 도움이 된다. 언뜻 작은 소재들이지만, 그 소재들에서 거대한 동서양 문명의 교류를 읽어내는 과정은 학문이 결코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시작하는 것임을 절실히 깨닫게 한다.

d*******o 2018.01.27. 신고 공감 0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