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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주류문단과 비평계라는 얼음바다에 도끼를 내리치는 듯한 느낌이다.
조영일이라는 생소한 이름을 포털에서 검색해보니 프로필이 뜨지는 않고 기고한 내용들만 뜬다. 이 책도 그가 평론지 등에 기고했던 내용을 모아놓은 것이라서 중복이 있지만 신랄하고 과감하다. 조금만 문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재미있게 읽을 것이고 끝까지 읽을 것이며 그의 이름을 찾아볼 것이다
문학이란 무엇인가? 문학가란 무엇인가? 비평이란 무엇인가? 비평가란 무엇인가? 우리 한국문학의 위기는 어디에서 비롯되었는가? 직업으로서의 문학이 갖는 의미를 과거부터 현대까지 훑고 대중으로부터 존경받는 유명작가, 평론가를 거론하면서 내내 비판한다. 문학을 해서는 밥 먹고 살기 힘들다는 말을 누구든지 하고 어디에서나 한국문학의 위기라고 언급되고 있다. 또 문학지망생은 늘어나는 데 문학작품은 점점 팔리지 않는다고 하면서 현재 문학은 직업으로서 존재하기 힘들다. 과거에는 별도의 다른 직업이 있었고 문학은 부업으로 기능했고 문학이 직업이 된다는 것에는 거부감이 있었는데 90년대 들어 생계를 유지한다는 의미, 직업으로서의 문학이 성립했다. 이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는데 첫째는 상품성은 곧 문학성이라는 공식으로서 중요한 것은 작품 자체라기보다는 어느 문예지를 가지고 있는 출판사에서 출간되었냐에 따라 판단되었다. 즉 상업성=문학성을 판단하는 것이 메이저 문예지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문예창작과의 증가와 창작자의 교수화라고 하면서 90년대 들어 창작자 다수가 대학으로 진출하면서 직업으로서의 문학이 가능해졌다. 문예지 편집위원으로 있던 사람이 교수로 이동하고 비평가로 활동함에 따라 호의적 비평만 난무하고 그 사람들이 바로 문학권력이 되었다.
백낙청이 신경숙 표절에 대한 논란을 잘 헤쳐왔다고 옹호하는 것 대해 반박하고 신형철 평론가는 비평가의 권력이라고 해봐야 청탁권과 자기추천권밖에 없다고 말하는데, 되려 그 두 가지가 비평가의 모든 것이라고 맹공한다.
그래서 한국문학이 위기인 이유를 비평가이면서 교수인 문학권력자들이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출판사의 지분까지 가지고 있다 보니 출판에 영향을 미치게 됨에 따라 선생의 눈 밖에 나면 등단을 못하기 때문에 작가지망생들이 고분고분해져 그 선생들의 눈치를 본다는 것이다. 둘째는 문학에 대한 국가의 지원, 문학진흥법, 문학관설립 등이다. 특히 진보적 작가단체인 한국작가회의와 거기에 속한 황석영, 도종환 등이 국가지원요청에 적극적인 것을 공격한다. 모든 것에서 자유로워야 하는 문학이 그렇게 되면 생동감을 잃게 되고 또한 지원 자체가 일부 층에만 돌아가서 문학의 발전은 요원하다는 것이다. 진보든 보수든 국가의 지원을 환영하는데 잘못 되었다고 한다. 난 지금까지 한국작가회의와 그에 속하는 작가를 존경하는 편이었는데, 그의 글을 읽고 나니 약간은 다르게 보여진다. 하지만 국가지원에 대한 그의 말에는 반박하고 싶다. 지원하되 개입을 하지 않으면 될 것이 아닌가. 내가 문학현장에 있는 사람이 아니니 너무 낭만적으로만 생각해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부산영화제를 생각해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왜 지금 일본소설만 팔리는 지에 대한 지적이 있는데 독자를 우선시하지 않아서 그렇다고 한다. 내가 봤을 때도 그 지적은 타당하다. 재미의 차이이다. 한국소설은 대부분 재미없다. 재미가 없기에 소설이 팔리지 않는 것이다. 그러나 그 재미가 문학성을 의미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상품성=문학성이 되어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는다.
이 책을 읽고 그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아니면 얼토당토 않은 이야기라면서 다시 생각하지 않으려는 사람도 있을 것이디. 나도 적당히 좋으면 좋은거 아닌가 하면서 대충 살고 있는 보통사람이기에 뭘 그렇게 물고 늘어지는 가 싶지만 문학 관련된 일을 하는 사람은 그의 말을 되새김질 해볼 필요성은 있다고 생각된다. 혼자 뛰고 있는 비주류의 짠함과 절실함이 눈에 보여서 그의 말을 더 들어 주고 싶어진다. |
| 이 책에서 저자가 비판하는 2010년대 한국문단의 현실이나 10년이 지나 읽었지만 아마 더 심화되지 않았을까 싶다. 보통 이런 비판을 제기하면 외부자로 기득권에서 떨궈지니 제기하는 불평분자의 하소연쯤으로 여길 것 같지만,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거의 전세계적으로 비슷한 정도의 문제를 갖고 있지 않을까 싶다. 억울하면 출세해서 니가 바꿔보라고 얘기들 하지만 이미 기존세력에서 출세를 한 이상 이런 정도의 비판을 제기할 동력은 사라진다. 하여 우리는 이방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항상 약자의 위치에서 서서 문제를 봐야하는데 그리 됐다면 이런 세상은 되지 않았겠지 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