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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놀러 집 밖으로 나갈 때마다 “차 조심하고” 라는 말을 꼭 들었다. 우리나라 도로는 보행자보다는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됐으며, 이는 아파트 단지라 하여도 예외가 아닌지라 사람이 알아서 조심하는 수밖에 달리 방법이 없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아이를 붙들고 그런 말을 할 이유가 사라졌다. 대부분의 아파트에서 차량은 지하로만 다닌다. 각 동별 출입구와 지하주차장이 연결 돼 있는지라 운전자는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바람이 부나 땅을 밟지 않아도 된다. 차량과 사람이 뒤엉키지 않아도 되니 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그뿐만이 아니다. 단지 내 나무는 유명 공원 어디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그만큼 분양료가 비쌌겠지? 오로지 숨만 쉬며 몇 년을 버텨도 서울에선 내 집 장만이 힘들다는 웃기면서도 슬픈 이야기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왠지 알 것도 같다. 인문학 연구는 가히 힘들다. 사람이 사람의 삶을 연구하기 위해서는 타자의 시선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최우선 과제다. 누군가에게 신뢰를 쌓기 위해선 그가 속한 집단 안으로 들어갈 수 있어야 한다. 아파트 단지/공동체 등을 연구하는 입장에서는 그게 쉽지가 않다. 천정부지 치솟은 집값을 감당해가며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몇 년씩 거주지를 옮길 수 있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많은 시행착오 끝에 저자는 드디어 자신이 뜻한 바를 연구할 수 있는 행운을 거머쥐었다. ‘연주시’라는 말에 의아해하며 검색부터 나섰다. 가상 도시일 거라곤 꿈에도 생각을 못했다. 저자가 설정한 성일 노블하이츠 단지는 왠지 서울에서 그리 머지않은 어딘가에 존재할 것만 같아 보였다. 그만큼 지역에 따른 차이가 존재치 않는다고 받아들여도 좋으리라. 오늘날 대부분의 아파트가 성일 노블하이츠처럼 재건축/재개발 과정을 거쳐 오늘날의 모습을 갖추었다. 현재는 지배적인 거주 형태가 된 아파트지만, 처음부터 사람들이 아파트에 열광했던 건 아니었다. 서울로 몰려드는 많은 인구를 수용하기 위해 필요한 건 효율성이었다. 상대적으로 좁은 면적의 땅을 필요로 하는 고층 아파트의 탄생은 정부의 정책에 의한 측면이 강했다. 사람들은 정부의 정책을 받아들이는데 주저했다. 이른바 ‘속도전’을 전개하다 보니 부실 공사가 잦았고 결국 세상 사람들의 가슴에 충격을 안기며 무너진 아파트도 있었다. 아파트가 지닌 편리함도 매력적이지만,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게 된 데엔 재산 증식에 아파트만큼 뛰어난 무언가가 존재치 않았기 때문 같다. 재건축 여부를 놓고 원주민들은 망설였고, 대세에 밀려 결국 제 집을 잃었다. 정주율은 절반 이하로 떨어졌으며, 그렇게 생겨난 빈 자리는 투기를 목적으로 몰려든 사람들에 의해 채워졌다. 사람들은 아파트가 돈벌이에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철썩 같이 믿었다. 어떻게 하면 제 집의 가치를 높일 수 있을지는 직장을 거르고도 남을 정도로 중요한 고민이었다. 그렇게 탄생한 게 아파트 이름에 붙게 된 정체불명의 용어들이다. 혹자는 시골에서 올라온 부모가 자식 집을 찾지 못하게끔 만들기 위한 장치라는 우스갯소리를 던지기도 했었는데, 정말이지 익숙해지기 전까지는 어찌나 어색했는지 모른다.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끔찍한 사례는 현실에서도 있음직했다. 지상 위로 차량의 출입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여 아파트 단지가 지상낙원처럼 안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공간이 되어주진 못했다. 이야기 속 아이는 사망했고, 입주자들은 분노했다. 혼탁한 감정 싸움이 전개되는 동안 사람들은 소진을 경험했다. 정작 중요한 게 무언지,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마음은 기억하질 못했다. 시청을 단죄한다고 열악한 외부업체 직원들의 근무환경이 개선되진 않는다. 특정 과정에게 보직을 부여 않고 징계를 할지라도 정말로 필요한 소통이나 공동체 문화가 생겨나진 않는다. 아파트는 사람들에게 잠시 머물다 떠나는 장소일 뿐이다. 아파트에서 주인으로서의 나를 기대해선 곤란하다. 지금의 동네에 거주한 지도 30년을 훌쩍 넘겼다. 예전에는 20년을 채 채우지 못한 상황에서도 심심찮게 흘러 나왔던 재건축 이야기가 어느 순간 쏙 들어갔다. 낡은 집은 마치 오래도록 반복해 입어 내 몸에 맞춰진 옷마냥 정겹다. 아무리 패러다임이 바뀌었을지라도 지금의 집을 허물어야 할 수도 있다. 시공사와 몇몇 사람들은 보다 높이 고급스러운 건물을 쌓아올리고자 안간힘을 쓸 것이고, 누군 몇 억을 벌었다더라 떠도는 소문에도 불구하고 왠지 나를 위한 집은 없을 것만 같다. 타인을 배제함으로써 나만을 위한 견고한 공간을 만드는 방식은 옳지 않다. 진정 가치 있는 아파트라면 나뿐만이 아니라 너, 더 나아가 우리의 지친 몸을 뉘이고 허한 마음을 위로 받을 수 있어야만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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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이 책의 앞부분을 읽고 연주시의 성일 노블하이츠가 어디야 하고 검색을 해봤네요. 알고 보니 성일 노블하이츠는 약 60개동 5000가구가 거주하는 최저 15층 최고 35층 건물로 구성된 초고층 대단지인 아주 전형적인 수도권의 브랜드 아파트로 실제하지만 익명성을 위해서 가상의 이름을 붙인 아파트 단지였네요. 연주시도 마찬가지고요. 이 책의 저자인 인류학자 정헌목은 아파트에 대한 인류학적 연구를 위해서 이 성일 노블하이츠라는 가명으로 등장하는 아파트에서 2년여 동안 현장연구를 수행했었다고 해요. 입주민들과 대면 접촉을 하고 입주자대표회의를 비롯한 각종 아파트 커뮤니티의 활동을 비롯해 단지 내부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사건을 관찰했으며 또 재건축이 시작된 2005년부터 8년간 이 아파트의 온라인 주민 카페에 축적된 수만 건의 게시물과 댓글을 모두 읽고 그 속에서 벌어지는 입주민들의 상호작용을 분석했어요. 이러한 연구방법을 인류학의 연구방법 중 하나인 현장연구(fieldwork)라고 부르네요. 얼마 전 뉴스에서 아파트 값 떨어진다고 주변에 임대주택 건설도 반대하고 꼭 필요한 시설들도 못들어 오게 시위하는 것을 보았어요. 심지어는 아파트를 싸게 급매로 내놓은 부동산을 찾아가서 항의하는 사태도 벌어지곤 해요. 이렇게 아파트 가격상승에만 몰입하는 상황에서 아파트의 진정한 가치란 무엇일까요. 저자가 재건축 과정에서부터 살펴 본 결과 언론에서 보도하는 대로 입주민들에게 가치란 우선적으로 매매가를 즉 아파트 가격을 의미했어요. 그런데 의외로 아파트 가격 정체로 매매 차익 기대가 작아지니 오히려 매매용이 아닌 주거용으로 아파트를 생각해서인지 주민들이 점점 아파트 단지를 머무는 공간 그리고 공동체로 받아들이게 되었다고 해요. 미국 드라마 등에서 나오는 중산층 주거지가 차를 타고 한참 가는 시내 외곽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고 프랑스 등 서구 유럽권에서는 중산층들이 도심 대로변에 거주 하고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는 이 두 가지 중 어느 하나에만 해당한다고 생각되지 않고 두 가지를 절충한 모습처럼 보여요. 즉 주로 도심의 교통이 좋은 곳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꾸려져 중산층들이 거주 하고 있어요. 이처럼 우리나라에서 주거수단으로 전 국민의 절반 이상이 거주하는 아파트를 빼놓을 수 없을 거예요.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말도 듣기도 하죠. 그런 의미에서 나아가 우리 사회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 또 우리가 살고 있는 삶의 형태에 대한 앎을 위해서 이 책을 읽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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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책은 대한민국에서 아파트라는 것이 무엇일까? 수십 년 동안 수십 수백 배 가격이 폭등한 재테크로서의 강남아파트의 신화부터 특정 브랜드의 아파트와 주변의 공공임대아파트 간에 대한 차별의식까지 아파트에 대한 논란은 끝이 없을 것입니다. 왜냐하면 대한민국 국민의 60% 정도가 거주하는 공간이며 그 비율은 더욱더 증가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시민들에게는 가장 큰 재산이기 때문이겠죠. 이 책은 이러한 대한민국 아파트 중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던 2000년대 초중반 이후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와 함께 침체기에 빠진 2010년대 초반까지 약 10여년에 걸친 시기의 브랜드 아파트 단지에 관한 인류학적 연구입니다. 이책의 내용 저자의 핵심질문은 ‘2000년대 이후 한국사회, 아파트 단지에서 함께 살아간다는 의미란 무엇인가?’입니다. 이 책은 ‘생물로서의 인류와 그 문화를 연구하는 학문’인 인류학적 연구이므로 미래를 예단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지나간 과거를 깊이 파고들어 그 안에서 현재의 우리가 얻어내야 할 의미를 건져 올리고 있습니다.
미국의 프루이트아이고나 프랑스의 변두리 아파트 같은 서구의 아파트들이 버려지고 범죄의 소굴이 되어가는 반면 대한민국의 아파트는 갈수록 선호되어져서 주변 땅값을 올리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점차 아파트로의 주거비율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몇몇 유명 브랜드 아파트가 선호되는데 이런 아파트는 주변 도시환경에 배타적인 ‘빗장 지르기’라는 게이티드 커뮤니티의 속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마치며 우리나라의 아파트 사회는 세계에서도 독특한 형태라고 들었습니다. 몰락한 서구의 아파트들과는 다르게 성공하게 된 요인이 여러 가지가 있지만 높은 인구밀도와 편리한 교통수단이 인접한 것도 요인일 듯합니다. 이 책에서는 그에 더해 정치적인 요인 및 문화적인 요인들도 함께 분석하고 있습니다. 그간 저도 오랜 기간 계속 아파트에 살고 있는데 이 책을 통해서 제가 알고 있는 아파트에 대해서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아파트 살고 있거나 살고 싶으신 분들이 읽어보시면 좋을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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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있는 아파트 만들기 일명 닭장이라는 별명이 붙어 있는 아파트, 사실 아파트...하면 선입견이 좋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지금 나는 그런 선입견을 사그리 날려버린지 오래되었다. 너무나 편안하고 깔끔하고 그런 생활에 이미 젖어버린 탓이리라. 그렇다면 우리 집, 내 아파트에 정이 들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일까? 사실 나는 시멘트 건물의 차가운 냉기가 싫었다. 보일러를 넣지 않은 겨울에, 뼈가 시리도록 파고드는 그 차가움이 아파트에 정이 들지 않게 하였다. 푸른 생명이라곤 발견할 수 없는 죽어있는 건물이란 선입견을 영영 버리지 못하며 10여년을 살다보니, 이젠 그런 아파트 문화에 푹 젖어서 타성적으로 살아가던 작년 어느 날, 아파트 화단에서 바람에 하늘거리는 벌개미취 꽃을 발견했다. 도로에서나 가끔 볼 수 있던 꽃이고, 어느 야산 아래서나 봄직한 꽃인데 우리 아파트 화단에서 보랏빛 꽃으로 바람에 하늘거리고 있었다. 그때 무엇인가 보물을 발견한 듯 내 가슴은 설레기 시작했던 것 같다. 아파트 후문 경비아저씨가 벌개미취를 봄에 몇 폭 갖다 심으셨는데, 그 꽃들이 씨앗을 퍼트려 올해 화단 가득 퍼졌다. 아저씨는 틈만 나면 풀도 뽑아주고, 거름과 물을 주면서 알뜰살뜰 가꾸셨다. 그 모습을 보면서 나도 화단에 무언가 심어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화원을 오며가며 살폈다. 가져다 심을 만한 것이 무엇이 있을까 찾아 헤매다가, 주고, 솎아도 주면서 화단을 곱게 가꾸어 놓으신 거였다. 그 꽃들을 보는 순간, 아저씨의 정성이 가득 느껴지면서, 나의 아파트에 대한 애정이 생기기 시작했다. 얼마 전 층간 소음으로 사람을 죽이는 일까지 일어난 사건이 있었다. 그 뉴스를 듣는 순간, 사람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이사하고 얼마 있다가 위층에서 이사 떡을 돌렸다. “O층에 이사 왔어요. 우리 아이들이 남자아이들이라서 좀 시끄러울 거여요. 시끄럽더라도 조금 양해해주세요. 미안해요.”라 인사를 했다. 사실 이사하던 첫날부터 꿍꽝거리고, 날마다 피아노소리가 아침저녁으로 들려서 좀 신경이 쓰였던 터였다. 웃는 얼굴에 침 뱉지 못한다더니, 아침저녁으로 시끌버적지근한 위층 덕분에 우리들은 음악을 틀리 시작했다. 시끄러운 것도 만성이 돼서 나중에는 신경이 무뎌졌다. 시간만 나면 뭔가 만들어오는 그 안주인 덕분에 그 시끄러움도 나중에는 사람 사는 냄새다 생각할 만큼 전혀 신경이 쓰이지 않게 되었다. 경험상 그 댁 사람들이 예쁘니 소음도 음악처럼 들렸던 것이리라. 우리 아파트 단지 옆에는 현대아파트가 있었다. 왜인지 모르지만 그 아파트에 사는 사람들은 애나 어른이나 목에 힘을 준다는 느낌을 버릴 수가 없다. 사람을 봐도 인사도 안 하는 그 이웃을 보면서, 아파트 브랜드에 대해 생각한 적이 있었다. 이야기를 해보면 뭔가 한 계단 위의 사람들처럼 느껴졌다. 아파트도 더 좋아보였고, 아파트 주변 조경조차도 왜 그리 고급져 보이는지, 위축되는 느낌이었는데... 어느 날 우리 화단에 야생화가 하늘거리는 것을 보았을 때, 우리 아파트도 괜찮네...라는 생각을 했다. 가치부여가 우리 아파트도 나름 생기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현대아파트라고 어깨에 힘을 주던 내 친구, 그리고 그녀의 이웃들이 문득 떠오른다. 왜 사람들은 아파트가 브랜드가 뭐기에, 자신들도 모르는 무의식속에 자의식들이 꽉 들어차는 것일까? 그들에게 느낀 것은 현대아파트와 내 아파트를 놓고 브랜드 서열을 만들면서, 그 서열이 그 안에 사는 사람들에게도 투영시킨다는 느낌을 상대방이 눈치 채게 하는 걸까? 곰곰이 집단 무의식에 대해 생각하는 계기가 되었더랬다. 얼마 전 무지개떡건축이란 말을 듣고 감탄했던 적이 있다. 농가, 전원주택, 도시에 있는 주택, 다세대주택, 아파트, 주상복합아파트, ... 사람들이 생활하고 있는 공간이 얼마나 사람들의 의식을 좌지우지하는지, 또 그 집단 공동체의 생활형태가 얼마나 사람들에게 좋은 영향을 주는지, 또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지, 살아가면서, 책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다. 가치 있는 아파트를 어떻게 하면 만들 수 있을까? 그것은 한마디로 관심, 즉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어진다. 서로 위하는 마음들이 있을 때 아파트 공동체의 삶도 각박함에서, 삭막함에서 벗어날 수 있고, 또 경비를 줄이기 위해서 경비아저씨들을 잘라 버리고 용역업체에 맡기는, 단순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함께 살아가는, 십시일반 밥 한술 떠내려 한 사람 밥그릇을 만드는 일에, 더 가치를 두는 아파트 공동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며 이 책을 읽었다. 이 책을 읽는 내내, 넓고 높고 그런 공간적 제약에 얽매이지 않는 가치를 가진 아파트 공동체 집단 지성이 환하게 빛을 발하는 2018년 한 해가 되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내 머릿속에 맴맴 돌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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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한국 사회에서 아파트는 가장 인기 있는 주거형태인 동시에 가장 미움받는 주거형태하고 한다. 가장 많은 한국인이 거주하는 주택 유형이 아파트이고 획일적이고 단조로운 공간 구조와 집단이기지의의 온상, 부동산 투기의 주범, 과거의 정겨운 골목 공동체를 파괴하고 들어선 차가운 콘크리트 덩어리 등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어린 시절의 기억부터 약 10년전까지 아파트에서 생활했다. 그래서 아파트가 어떤 문화인지, 어떤 공간인지 잘 알고 있다.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에서는 브랜드 아파트 단지가 지닌 공간적 특징을 배경으로 전개되는 입주민들의 상호작용에 관한 일류학적 연구를 통해 한국의 아파트 단지를 분석하고자 한다. 2000년대 중반 이후 건설된 대부분의 브랜드 아파트 단지들을 중심으로 현장연구를 시작했고 아파트 자생단체에서 참여관찰을 하기도 했다. 브랜드 아파트는 브랜드명이 표기된 화려한 장식의 정문을 지나 단지 내부로 들어서면 외부로부터 완전히 격리된 듯한 인상을 주는 경관이 펼쳐지고 편의시설을 바탕으로 주민들은 친목모임이 활동 중이다. 2000년대 초 아파트 시장은 재건축 열풍이 분다. 정부가 추진한 강력한 부동산 규제 정책들은 별다른 효과 없이 상대적으로 부동산 가격을 더 올려놓은 결과를 낳았다. 아파트 재건축 열풍의 가장 큰 문제는 아파트 값이 다시 오히려 큰폭으로 상승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브랜드 아파트 단지를 선호하는 이유는 편리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아파트라는 생각 때문이다. 도심 한복판에 위치해 있는 동시에 서울로 통하는 고속도로와 가깝다는 점은 교통의 요지로서 높은 평가를 받고 부동산 시장에서의 가격 평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리고 브랜드 아파트는 범죄로부터 안전한 아파트다. 하지만 아파트 앞 도로에서 어린이가 청소 차량에 교통사고를 당하는 사고가 생겼고 아파트 입주민들은 큰 충격에 빠졌다. 유가족과 아파트 주민들은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사고에 대한 책임과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공동체를 만들어 노력한다. 아파트가 무관심이 문화로 대표되기도 하지만 공적인 의사소통과 사회적 합의로 공동체가 되어 입주민들의 의견을 대표하는 역할도 한다.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에서는 브랜드 아파트의 예시를 통해 새로운 공동체가 생겨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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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대부분을 단독주택에서 살았다. 몇 년 전 아파트에 살기 전까지 왜 사람들이 아파트를 더 높이 평가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나 아파트에 살아보니 아파트만의 장점이 분명히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동산의 가치로 따졌을 때 아파트가 단독주택이나 빌라보다 훨씬 많은 가격 상승을 보인다. 그래서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라는 제목만 보고 그 비법이 뭘까 궁금했다. 하지만 내 기대와 달리 이 책은 재건축 열풍에서 아파트 민주주의까지, 인류학자의 아파트 탐사기이다. 이 책을 쓴 정헌목은 도시 공간과 주거, 공동체를 연구하는 인류학자이다.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는 그가 박사학위 논문으로 썼던 내용을 대폭 수정하고 보완한 책이다. 그는 아파트 단지를 인류학의 연구 대상으로 보았다. 시간상으로 이 책이 다루는 내용은 2000년대 초중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약 10년에 걸친 시기에 해당한다. 책에 소개된 사례는 수도권 소재의 한 브랜드 아파트 단지를 재구성해서 재건축 전후의 아파트 단지 현안과 관련된 사건의 서술과 분석을 중심으로 내용으로 전개하고 있다. 한국의 아파트 단지를 둘러싼 환경에서 가치의 용법이 지금까지 대부분 부동산 가격, 즉 경제적 가치를 가리키는 데 쓰였던 반면, 변화하는 시장 상황은 아파트 단지에서도 사회적 가치들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키는 조건을 조성했다. 그동안은 매매 대상으로만 인식했지만 이제는 생활공간을 둘러싼 가치 역시 중요한 고려 대상이 되었다. 이렇게 아파트 단지에서 고려해야 할 '가치'들이 다면화되면서, 가치를 생성하고 평가하는 기준과 방법도 다양해졌다. 이 책에서 그려낸 성일 노블하이츠에서 있었던 일들은 2000년대 한국 사회, 특히 아파트 단지로 뒤덮인 도시공간의 민낯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해도 무방하다. 저자는 아파트 단지의 가치를 둘러싼 집합적 삶의 역동적인 양상을 인류학적 관점에서 포착하여 고찰하고자 했다. 공중에 떠 있는 집이 아파트라는 생각을 했을 만큼 불과 몇 년 전까지 사람들이 아파트를 선호하는 이유를 납득할 수 없었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은 이제 옛말이 되었다. 나에 대한 관심은 이제 부담스럽다. 그래서 누가 사는지 관심 없고 사생활이 보호되는 아파트에서의 삶은 편했다. 그리고 공동체를 위한 편의시설이 있어서 생활이 편리했다. 그러나 그보다 더 아파트에 대한 인식을 바꾼 건 아파트의 가치 상승률을 더 이상 부정할 수 없게 되면서다. 『가치 있는 아파트 만들기』는 경제적 가치만을 따져서 어떻게 비싼 아파트를 만드는지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중산층을 대변하고 전국 가구의 50퍼센트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를 관찰 대상으로 삼아, 인류학의 시선에서 살펴보고 있다. 최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생기면서 부동산 카페에 가입을 했고 그 안에서 자신의 재산권을 지키려고 노력하는 치열한 모습을 봤다. 이 책에서 관찰한 그들과 다름없었다. 비록 온라인상이라도 아파트의 평판을 해치는 요소는 배제시키고 조금이라도 자신의 재산권에 침해되는 요소가 있을 때에는 무위로 만들기 위해 단합하는 걸 보면서 놀란 적이 있기에 새롭지는 않았다. 과연 자신의 재산권을 지키려는 그들을 욕할 수 있을까? 님비현상, 핌비현상이라고 말하는 지역 이기주의에서 나 또한 자유롭지 않다. 그러나 재산권 보호도 중요하지만 공동체가 함께 잘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아파트는 우리나라 주택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다. 앞으로는 경제적인 가치만을 따지기보다 공동체가 함께 하는 가치를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 경제적인 가치만을 생각하던 나에게 경종을 울린 시간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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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본방사수하는 프로그램이 있다. 강호동 이경규가 하는 <한끼줍쇼>란믄 프로그램이다. 주로 서울 곳곳의 빌라촌을 누비면서 밥숫가락 하나 들고 밥한끼 얻어먹는 프로그램, 그 프로그램의 취지는 바로 과거 우리가 추구했던 삶의 가치, 공동체와 이웃, 관심,소통을 이끌어내기 위해서였다. 농촌에서 도시로 거주가 이동하면서 곳곳에 생겨나고 있는 아파트촌과 재건축되는 아파트의 모습들, 그런 모습들과 상반된 서울의 또다른 공간에서 밥 한끼 얻어먹는 오습은 때로는 낯설고 어색했다. 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원하던 삶, 이웃과 소통하고자 하는 우리의 자화상이 숨어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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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있는 아파트 만들기
우리나라는 아파트 공화국입니다. 꽤오래전에 발레리 줄레조라는 외국인교수가 쓴 '아파트 공화국'이라는 책이 생각났어요. 대한민국 국민의 70%이상이 아파트라는 주택에서 살고 있는데 전세계적으로 아파트는 대부분 서민들, 중산층 이하의 사람들이 주로 생활하는 공간이고 중상류층은 대부분 단독주택을 선호하고 있는데 유독 대한민국만 전국민적 차원으로 아파트를 선호한다는 사실을 외국인의 시각에서 풀어쓴 책이었었죠. 당시에는 이책이 아파트에 대해 저에게 많은 생각을 하게 했었죠. 이번에 발간된 이책 '가치있는 아파트 만들기'도 아파트에 대한 새로운 생각들을 하게 하는 책이네요. 제목만 보면 아파트 투자(?), 재산증식을 위한 아파트에 대한 분석처럼 느껴지지만 이책은 전혀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재건축 열풍에서 아파트 민주주의까지, 인류학자의 아파트 탐사기'라는 부제목이 적혀 있듯이 이책은 아파트를 재산증신의 관점에서 보고 투자를 위한책이 아니라 아파트를 하나의 주거공간으로 보고 그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적고 있어요. 이책은 실제로 2010년 초반에 수도권의 특정 아파트의 재건축을 위한 진행사항을 중심으로 실제로 진행된 상황을 그리고 있습니다. 물론 관련된 여러가지 사항때문에 실제지역이나 아파트명은 가명으로 처리해서 '연주시 노블하이츠'라는 명칭으로 이야기를 전개하고 있지만 이책을 읽고 있으면 아파트 재건축 진행에 관련된 모든 사항과 아파트 입주에 관련된 실제적인 이야기를 생생하고 접할수 있어요. 실제로 제가 분양받아 살고 있는 아파트의 예비입주자 모임을 꾸려서 입주자 모임을 함께 했던 저로서는 정말 많은 공감을 하고 그때의 활동이 많이 생각나게 하는 책이네요. 입주전 입주자들을 모아서 건설사를 상대로 싸웠던 이야기나 입주후 입주자대표로 나서서 활동을 했던 저로서는 이책의 이야기가 남의 이야기같이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저도 직장인이면서 휴가를 내고 일을 하기도 했었으니까요. 이책은 투자처로서의 아파트가 아니라 이제 우리 생활의 일부가된 아파트에서 살아가기 위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이웃과의 소통과 단재내에서 일어나는 여러상황들을 다양하게 이야기하고 있어요. 어쩌면 이책은 실제 벌어졌던 이야기들을 하고 있기때문에 더욱 많이 공감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제는 '아파트 문화'라는것이 단순한 투자의 개념이 아니라 살아가는 '주택'으로서 접근이 많이 필요한 시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예전같이 집한채로 부자되는 시절이 아니기 때문에 이제는 주거의 개념으로 아파트를 분석하고 아파트에 살아가기 위한 다양한 시도들과 소통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야 한다고 보네요. 그런면에서 인류학자의 입장에서 서술한 이책의 성일하이츠 모델은 다양한 시도를 보여 줍니다. 앞으로 투자처로서의 아파트 분석이 아니라 이책의 저자같이 인류학자, 사회학자, 정치학자등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시각에서 분석되는 아파트 공동체의 가치를 찾아보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됩니다. 참으로 시의적절한 시점에 좋은책 한권을 읽습니다.
제목: 가치있는 아파트 만들기 저자: 정현목 출판사: 반비 출판일: 2017년 11월 30일 초판 1쇄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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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집 마련과 장만하면 쉽게 떠오르는 것이 바로 아파트입니다. 살기 좋은 환경과 관리하기 수월한 측면, 다양한 주거지역에 위치한 편의시설, 상업지구나 역세권, 교통의 편의 등 다양한 측면에서 아파트를 선호하는 움직임은 당연해 보입니다. 하지만 그만큼 투기적인 성향도 강하고, 시세차익이나 매매차익을 노리는 사람들도 많아서 실거주를 목표로 하는 사람들에게는 나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아파트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와 유형파악 등 면밀한 분석과 검토가 필요합니다. 이 책은 아파트에 대한 모든 정보, 우리나라 아파트의 역사를 소개하면서 발전상과 동향, 앞으로의 전망과 비전까지 분석하고 있습니다. 일반 아파트부터 브랜드 아파트, 공공아파트 등 개인이 가용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모든 유형의 아파트를 언급하고 있고, 구체적인 지역과 사람들이 몰리는 지역, 수요가 늘어나며 가격의 안정성이 유지되는 지역 등 부동산 초보자나 아파트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구체적인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언급은 앞으로의 변화동향 및 정부정책, 기관들의 움직임까지 예측할 수 있어서 도움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도 단순한 부동산 정보나 아파트 구매나 매매에 대한 정보 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분위기나 공동체적 요건, 아파트에 살면서 느끼는 이웃과의 갈등이나 사회적인 문제, 공익적은 측면, 사회학적인 접근이 좋았습니다. 다른 책에서는 언급하지 않는 부분을 중심으로 아파트의 장단점이나 새로운 접근법, 가치있는 아파트 입지조건과 주변환경과 여건 등을 생각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대단지 아파트와 출퇴근에 용이한 가까운 역세권 근처의 아파트, 학군을 고려한 요소, 자녀교육과 아이들의 환경에도 영향을 주는 부분 등 우리가 직접 경험하는 유형과 사례들을 중심으로 설명하고 있어서, 가치있는 아파트의 조건, 그리고 보는 관점과 해석의 차이에 따라서 평가가 달라지겠다는 점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또한 아파트매매와 내집 마련에 관심있는 분들 외에도, 기존에 살고있는 사람들도 자신의 아파트를 가치있게 만들 수 있고, 이는 다세대 아파트나 같이 사는 이웃들과 공생의 노력으로 키울 수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시간이 갈수록 건물의 가치나 아파트는 퇴색되기 쉽지만, 꾸준한 관리나 보존, 주변 지역을 이해하는 능력에 따라서 그 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고, 아파트의 가치를 높일 수도 있습니다. 기존의 부동산 전망과 정책, 정보에 대한 언급, 그리고 사회학적인 접근과 실제 살아가는 사람들이 겪는 장단점과 어려움 등 다양한 관점에서의 접근과 해석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책에서 말하는 아파트에 대한 생각과 평가, 앞으로 늘어날 아파트들의 유형, 주거환경의 변화나 사람들이 원하는 방향성에 따라서 다양한 유형이 등장할 것입니다. 하지만 저는 아파트도 아파트지만, 사라져가는 주택을 보면서 그 가치가 발휘될 시점이 다가오고 있음을 생각하게 됩니다. 주거환경의 변화가 많은 것을 바꾸겠지만, 개인의 성향이나 차이에 따라서 여전히 주택을 선호하는 분들도 많고, 현실적인 경비나 여건에 의해서 아파트에 살아가는 분들도 많습니다. 본인의 선택이나 능력에 따라서 나뉘겠지만, 주택에 대한 관심, 주택과 아파트의 혼합된 형태, 아파트만의 가치 등 다양한 접근과 방법론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가치있는 아파트 만들기, 부동산과 사회학적인 접근, 접해 보시기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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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가옥보다 성냥갑 같은 아파트촌이 더욱 도시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아파트는 공동주택이다. 많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사는, 그러려면 모두가 서로 한국인이 최고로 선호한 48.1%의 주거지가 바로 아파트이고 보면 아파트에 대한 공동의 가치를 위한 공동의 일이 존재하듯 우리 각자의 가치를 위해서는 과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