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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의미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당연했다. 내 삶은 평범 그 자체였다. 돈이 풍족한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족한 것도 아닌 일반 가정에서 아무런 사고 없이 평범하게 자랐다(물론 항상 무탈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그래서일까? 삶에 대해서 진지하게 고민해 본 적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참 안이하다. 삶이란 행복하면 된다고 생각해 왔다. 지금도 크게 변함은 없지만 '삶=행복'이라는 공식을 당연하게 생각해 왔다. 사실 조금만 생각해 보면 이런 생각에는 오류가 있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을 텐데 진지하지 못했다. ‘행복’이란 것이 목표는 될 수 있지만 내 삶의 의미가 될 수 없다는 것을 늦게 알았다. 그러다 우연히 《삶의 보람에 대하여》를 접하게 되었다. 저자는 미치코 왕비의 상담의로 유명했던 가미야 미에코이다. 일본어가 아닌 일본학, 그러니까 일본에 대한 전반적인 사항을 배우는 ‘일본학’을 전공한 나는 고개를 갸우뚱 했다. 사실 조금 창피하기도 했다. 전공 분야임에도 불구하고 처음 들어보는 이름이란 것에 대해서 말이다. 부끄러움을 뒤로 하고 책을 펼쳐 들었다. 《삶의 보람에 대하여》는 사는 보람감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사는 보람감에 대해 탐구하기 위해 주로 나병(=한센병) 환자들의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우리나라에서는 예전에 문둥병이라고 불렸던 병이다. 이 책은 꽤 오래 전에 쓰인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처럼 의학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기이니 그때 한센병은 얼마나 두려운 존재였을지 상상도 하지 못하겠다. 이제는 모두가 알고 있듯 전염성이 없고 완치도 가능한 병이지만 세간의 눈과 자신에게 닥친 충격이란 상상도 못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상해 본다. 이 책에서도 역시 한센병에 걸린 많은 이들이 '매일 할 일 없이 보낸다', '무의미한 생활을 뜻있게 보내려는 쓸데없는 노력을 하고 있다', '따분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꼭 절망한 사람들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대부분이 무의미한 삶에 토로했다면 소수이지만 사는 기쁨에 대해 이야기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한다. 여기서의 생활은…… 오히려 삶에 존엄함을 느낄 수 있고 인간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다. 앞으로는…… 사람을 더 사랑하고 내 생명을 더 소중히 하고 싶다. 이것은 인간의 바람이며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 《삶의 보람에 대하여》 중에서
한센병에 걸린 사람보다 더 나은 조건 속에서 살고 있는 나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을 읽으며 마음이 쿱쿱했다. 나는 얼마나 감사함을 잊고 살았던 것인가. 가까운 친구는 해외로 봉사활동을 하고 지내며 사는 보람을 찾았고, 활기찬 삶을 살고 있다. 또 다른 친구는 자신이 원하던 선생님이 되어 아이들을 가르치는 것에서 보람을 찾았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지금 하고 있는 일이 사는 보람일 수 있겠다 싶다. 삶에 대해 깊게 탐색해 보지 않았기 때문에 미처 몰랐을 뿐이었다. 이 책으로 인해 삶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보지 않고 지냈던 나의 나태함과 나보다 못해 보이는 삶을 사는 '것' 같은 사람들에게 보낸 동정의 눈빛 즉 나의 오만함을 반성한다. 나는 나태하고 오만했다. 궁극적으로는 이 책은 사는 보람감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결국 사는 보람감에 대해 생각해 보는 것이 내 삶에 대해 진지하게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곧 이것이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나는 지금도 탐색 중이다. 책 한 권으로 결론에 도달할 수 있는 간단함이 그게 어찌 삶이겠는가. 가미야 미에코가 '무엇이 사는 보람이 되는가'하는 물음에 기성복처럼 만들어진 대답은 없다고 했듯이 '나만'의 답도 곧 찾을 수 있을 것이라 두근거리며 기다려 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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